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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에 기반한 가혹하고 극단적 금욕주의 실천한 군주 ….불임증 환자 오명 얻어
부왕 제사로 혹사…영양 실조와 탈진으로 재위 1년도 못 채우고 31세에 사망
조선 12대왕 인종(이 호: 1515~1545)은 중종의 장남으로 30세에 보위에 올라
겨우 9개월을 통치한 후 31세에 세상을 뜬 임금이다.
6세에 책봉이 되어 25년간이나 세자로 있었던 것에 비해
1년도 채우지 못한 왕 노릇이란 얼마나 허망한지. 인종의 트레이드 마크는
극단적 도덕주의자이자 가혹한 금욕주의자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그는 ‘바른 생활 임금님’이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의
극기의 표상으로서, 그 모습은 본능을 거스르는 수준의 효성을 발휘한 것으로 표출됐다.
인종은 쫓겨난 첫 번 째 부인 신 씨의 뒤를 이은 중종의 두 번 째 부인의 소생이다.
그러나 생모는 출산 후유증으로 7일 만에 죽고 중종의 세 번째 부인인
문정왕후의 손에서 성장한다. 문정왕후는 조선 역사상 가장 큰 권력을 휘두른
드센 여인으로서 인종은 그야말로 악독한 계모 밑에서 성장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인종은 표독한 계모를 극진히 모시는 효성을 발휘하는데,
효자 임금이라는 트레이드 마크도 그래서 붙었다고 보여진다.
인종에 대해 실록에도 ‘하늘이 낸 효자’라고 기록하고 있는 것이 그 사실을 뒷받침한다.
[6.25때 미국이 반출한 문정왕후 어보 : 2013년 한국으로의 반환이 결정되었지만 아직 반환되지는 않았다]
인종은 지나치게 반듯한 사람이었다.
절제와 인내로 자기관리가 뛰어난 군주였다.
자신의 공을 드러내지 않으며 남 앞에서 낯을 찡그리거나 그렇다고
웃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으며 담담히 감정을 억제하는 타입이었다.
칭찬에도 들뜨지 않았고, 여자를 가까이 하지도 않았고,
사치스러운 것도 멀리하며 늘 검소했고 인자하고 숙연하고 진지한 사람이었다.
5백년 조선을 관통하는 지배 체제인 성리학이 정점에
이른 시대의 군주다운 모습이었던 것이다.
인간적 본성이 억압되고 억제된 인위의 극치를 보여주었다고 할지.
인종의 이러한 성품이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지나치게 삼가하고 절제하는 습관은 섭생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오장육부가 성할 리 없었다. 건강의 악신호는 설사와 복통이 반복되는
이질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심열증으로 병세가 번져나간다.
지나침은 아니함만 못하다는 말은 인종을 두고 한 말일까.
효성이 너무 지나치니 어버이의 상을 당함에 곡기를 끊고
몸과 마음이 상할 지경으로 비통해 하다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것이다.
아들의 이러한 효성이 역광으로 작용했다고 할지, 야사에서는
계모 문정왕후가 효성 깊은 인종을 떡으로 독살했다는 말까지 전한다.
효자 임금이 너무나 허망하게 저 세상으로 떠난데다
독설을 내 뱉으며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으로까지 인종을 괴롭히고 저주했던
계모 문정왕후에 대한 원망이 작용하여 이를 전해 들은 백성들이
한을 담아 지어낸 이야기일까.
[조선왕조실록 중 인종실록]
여하튼 인종은 부모 상을 치르면서 지나치게 몸을 혹사하여 죽은 것이다.
부왕 중종 사망 후 6일간 식음을 전폐하고 5개월 동안 소리 내어 곡을 했으며
육식이나 소금을 전혀 먹지 않았다. 자신의 건강이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망가지고 있는 지경에서도 아버지 제사에 목숨을 걸었으니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잡는 형국으로 인종의 건강이 최악으로 치달았던 원인이다.
결국 여름이 오면서 탈진에 이르러 필수 영양소 결핍, 탈수, 수면 부족, 과로 등이 겹쳐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인종의 직접적 사망 원인은 열탈진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극단적인 금욕주의자 인종을 연산군과 비교한 글이 있다.
“인종과 연산군은 매우 대조적이지만 비슷한 면이 많다.
일찍 세자로 책봉되었고 어머니는 얼굴도 모르는 시절에 여의었으며 계모의 손에서 자랐다.
그리고 다음 왕위가 계모의 아들로 이어졌다.
어머니가 모두 파평 윤 씨이며 본인들이 31세에 사망한 점도 닮았다.
하지만 인종은 극단적 효자이자 도학자로서 금욕적인 삶을 실천한 반면,
연산군은 처용무 같은 유희에 몰두하고 백모도 겁간하면서 소의 태를 먹는 등
극단적인 쾌락을 추구했다. 극단적인 도덕성도, 극단적인 쾌락도
건강을 해친다는 평범한 진리를 연산군과 인종은 확인해 준다. “- 이상곤 <왕의 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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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종과 연산군 ... 극단적인 금욕 그리고 쾌락... 이분들에게 국가와 백성이 그리 중요하지는 않았나봅니다. 나랏님으로서 백성들을 하늘처럼 생각했으면 좋았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