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영화를 두 편 보았다.
우리 세대라면 누구나 보았을 법한 영화, 소피아 로렌의 '해바라기(I Girasoli, 1970)'와'우크라이나에서 온 편지(Everything is illumated, 2005)'였다.
이 두 영화는 제목에서 보면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의 무대가 우크라이나 지방이라는데 공통점이 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해 '해바라기'가 영화에서 강한 은유가 담긴 핵심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사진 몇 장을 볼까...
석 장의 사진은 '해바라기'에 등장하는 화면을 직접 캡쳐한 것인데, 화질이 그렇게 좋질 못하다.
2차 대전에서 러시아 전선에 참전하여 실종된 남편을 찾아 우크라이나까지 찾아온 그녀 앞에 펼쳐진 것은 끝없는 해바라기 밭이다. 그녀가 필사적인 수소문 끝에 찾아낸 남편의 실종지역이 지금은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해바라기의 밭으로 변해 있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해바라기는 한 남자를 향한 여자의 탈색되지 않는 열정과 사랑을 상징하는 것이다. 멀리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내용이 해바라기의 이런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을 들추지 않더라도, 얼굴을 펴고 서서 바라보고 있는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 같다.
' 우크라이나에서 온 편지'에 등장하는 해바라기는 어떤가...
사진을 한 장 볼까...
우크라이나 출신 유태계 미국인이 자신의 조부의 고향, 우크라이나를 찾아가는 동행길에 한 젊은 가이드와 운전수로 함께 한 그의 할아버지...젊은이는 미국을 동경하고, 할아버지는 유태인을 매우 싫어한다.
그러나 여행 중 해바라기 밭의 주인인 노파로부터 2차 대전 당시 나치에게 살해당한 그의 조부를 비롯한 유태인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무덤까지 찾아가게 된다. 그런데, 유태인을 지독히 싫어하던 운전수 노인은 자신도 유태인임을 밝히고 자살한다.
이 영화에 등장한 해바라기는 어떤 의미로 읽어야 할까...
이 영화는 '해바라기'와 달리 우울하지 않으며 휴먼 코미디 같은 느낌을 준다. 고전적인 해바라기의 이미지를 들이대면 읽어낼 무엇이 드러나지 않는다. 이 영화의 주제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영화의 멋진 소품 같은 것으로 삽입한 것일까...
나에게 이 영화에 등장하는 해바라기는 따뜻한 무엇이었다. 자신의 과거와 화해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노인, 그는 비록 자살하긴 했지만, 웃으며 죽었던 것이다. 특히 영화에 등장한 화면처럼 노란 해바라기꽃과 하얀 빨래가 멋지게 대비되는 색채감에서 그렇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여기서 빨래는 모든 과거가 햇살을 받아 드러난다는 상징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영화의 원 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그런데...
둘 다 시간적 배경은 2차 대전이며, 집단 죽음을 당한 사람들이 해바라기 밭에 뭍혀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나는 두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읽을 수 있는 코드 같은 것을 찾진 못했다. 다만, 솔직히 말해 우크라이나 광활한 해바라기밭이 풍기는 장엄미 앞에 압도당해버렸을지도...
우리나라에도 규모가 큰 해바라기밭이 몇 군데 있는 것 같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걸로 축제도 하는 모양이고, 일부 개인 농원에서 입장료를 받는 관상 농업용으로 재배하고 있는 것 같다.
태백산록에 핀 해바라기꽃
글을 쓰고 있는 나는 기실 해바라기밭을 가보질 못했고, 우크라이나의 해바라기밭을 가보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왜 가보고 싶을까...?
해바라기꽃의 절정기는 8월말인 듯하여, 멋진 해바라기 밭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렇게 또 하나 보고싶고 가고 싶은 곳은 하나 떠 꼽아두게 된다.
첫댓글 두 영화 모두 저도 특별한 마음을 보내며 봤던 영환데요...... 님의 리뷰를 보며 그 마음을 다시 챙겨 봅니다. 해님을 따라 옥시토신으로 인해 빚어지는 .... 굴광성,,,,, 사실 살아남았다는 것이 짐일 일은 아니었는데요. ..... 그 할아버지가 ..... 너른 해바라기 밭 가운데 있던 집에 사시던. 그 분과 집안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눌 때 그들을 직접 보여준 것이 아니라 ..... 밖에 있던....조나단과 그 손자를 보여 주며 .... 그들 중 누군가 뒤집어 입었던 셔츠.....속에 숨겨져 있던 것도 뭔가 ..... 메세지가 있었던 것 같기도 ....... 얼마 전에 본 것인데도 가물가물하네요........ 감사합니다. ~*__^*
'해바라기'에서의 '소피아 로렌'은 '로마제국의 멸망'에서 보여준 섹시한 모습이 아니라 삶에 맛서서 불굴의 의지로 버티는 억센 여인의 모습이지요. 너무나 인상깊게 본 영화입니다.
저도 해바라기 그림 참 좋아하는데 여기서 실컷 보네요.
소피아 로렌의 해바라기 를 다시 보고 싶네요...가능할련지요???????????????
잘 보고갑니다
감사 감사합니다.
소피의 해바라기 감상 할 수 있을까요 ?
감사합니다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