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사회>는 <인터뷰>, <주홍글씨> 등을 연출한 변혁 감독이 옴니버스 영화 <오감도> ‘Segment1-His Concern’ 이후 무려 9년 만에 선보인 사회 풍자 드라마이다.
젊고 야망 있는 경제학 교수 장태준(박해일 분)과 미래미술관 부관장인 그의 아내 오수연(수애 분)이 상류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재벌과 정치인들의 비리와 욕망을 우스꽝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여기서 김강우는 화려한 언변과 수려한 외모로 장태준을 쥐락펴락하는 조폭 백광현으로 특별출연했다.
그는 시민은행 설립을 위한 출자금 300억을 당당히 요구하는 간 큰 장 교수에게 “선배님, 저 여기 네고(협상)하러 온 거 아닙니다. 선배님이 말씀하시면 그렇게 됩니다.” 라며 태준의 욕망에 불을 지른다.
그가 지은 회사명 ‘대일’이 ‘일본에 대항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대일본제국’을 뜻하는 거라고 비아냥거리는 친일 사업가.
참치 한 조각이 얹힌 회칼을 태준의 코앞에 들이밀며 “맛 좀 보시겠어요?” 라고 협박하고 그의 코를 잡아 비틀며 농락하는 미래그룹 한용석 회장(윤제문 분)의 유능한 해결사.
아킬레스건이 가장 좋아하는 부위라는 그는 난무하는 폭력 한가운데서 담담하게 보드게임을 즐기는 여유를 보이기도 한다.
김강우는 이제껏 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나이스하고 젠틀한’ 조폭 백광현을 창조함으로써 폭력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인 ‘비뚤어진 욕망’을 제대로 표현해주고 있다.
그의 묵직한 존재감은 ‘특별출연’이라는 말을 무색케 한다.
배우 김강우의 힘이다.
글/배성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