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댓글<북촌방향> 저는 정처 없이 발이 닿는대로 떠돌 수 있게 이어진 북촌의 골목길을 좋아합니다. 본 작품은 이와 같이 미로처럼 복잡한 북촌 골목을 배경으로, 우연과 삶에 대해 논하는 작품입니다. 북촌 골목에서 떠돌다가 우연히 여러 사람을 마주하여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많은 순간 욕망에 휘둘리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 같기도 합니다. 삶은 불확실한 우연으로 가득 차 있고, 우리는 나름대로 우연을 서로 엮어 이유를 만들기 위해 애씁니다. 이러한 이유들은 얼핏 모두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특별함 없이 같은 일들이 반복될 뿐이며, 그저 흘러갈 뿐인 것이 삶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 했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개성이 짙게 묻어 있는 작품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 본 작품은 복지 사각지대 속 쉽게 소외될 수 있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다니엘 블레이크는 복지의 수혜가 절실한 상황이나, 제도라는 이름 하에서 계속하여 거절당합니다. 개인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관료주의적 제도가 역으로 그들을 벼랑에 내몰 때, 인간으로서 연대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감상 후 울림이 깊은 영화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Enthiran> 인도 영화라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연출과 전개이나, 앞으로 인공지능과 공존해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영화이다.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갑작스러운 사건을 통해 감정을 가지게 되었을 때 생기는 일을 담고 있다. 영화는 '로봇과 인간이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는 그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에 질문을 던진다. 로봇이 '사랑'을 느낄 수 있는가? 가능하다면 그것이 인간의 사랑과 동일한지 증명 가능한가? 이 질문들에 우리는 답을 명확하게 할 수 없다. 혹여나, 로봇이 진정으로 사랑을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가 이를 포용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영화에서는 어떻게 이러한 질문에 답을 했을지 확인해보며 영화를 감상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1917> 러우전쟁, 이팔전쟁이 발발했음에도 우리 사회는 너무나도 평온하다. 어쩌면 우리가 평화에 익숙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영화 '1917'을 통해 주인공의 시점을 따라 쫓아가며 전쟁의 잔혹함과 긴장감을 경험할 수 있다.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왜 어려운지, 평화 유지를 위해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궁금해진다. 전쟁의 잔혹함을 느낄 수 있기에 추천하고 싶다.
<카이로의 붉은 장미>, 우디 앨런 영화란 우리 삶에 있어 무엇일까요? 우린 왜 영화를 사랑할까요? 사랑하는 영화 속 인물이 화면 밖으로 나온다는 즐거운 설정을 가진 이 영화는 주인공에게 낭만적인 순간들을 선사하는 동시에 현실은 절대 영화가 될 수 없다며 신랄하게 비웃기도 합니다. 비록 영화가 삶을 완전히 뒤바꿀 수는 없더라도, 그럼에도, 힘든 현실 속에서 영화가 자그마한 도피처 정돈 되어줄 순 있음을 말하는 영화입니다. 트뤼포가 말한 (했다고 정성일 평론가가 퍼뜨린) '영화를 좋아하는 3단계 ' 라는 것이 있습니다. 영화감독이란 존재는 그 중에서도 극에 다다른 사람인지라 그들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할때면 영화에 대한 애정이 흘러넘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큐어>, 구로사와 기요시 세기말의 분위기와 연쇄살인을 파헤치는 형사의 이야기가 어우러져 섬뜩하게 다가오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살인을 담는 방식과 그 살인의 동기에 집중하며 보다보면 다른 스릴러와는 다른 느낌으로 조여오는 느낌을 줍니다. 알게모르게 사람들을 억압하는 일상과 그에 따라오는 인간 내면의 억눌린 분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비정전>, 왕가위 여러 여자와 만나지만 진정한 관계는 없고 항상 마음속에 무언가가 결핍되어 있는 아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어머니에게 결핍을 느끼는 아비와, 아비에게 차인 후 아비에게 결핍을 느끼는 여자들을 보며 결핍이 꼬리잡기처럼 물고 물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외로움과 상실에 대한 영화적 통찰과 시각적 이미지가 인상깊은 작품이라서 추천합니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압둘라티프 케시시 레즈비언의 연애를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자유'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레즈비언의 성 정체성을 깨닫는 것 자체가 권력에 대한 자유의 상징으로 보이기도 하고, 파란색이 자유와 우울을 동시에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고, 또 노동하는 일상과 노동에서 벗어난 저녁을 반복적으로 다루는 연출에서도 자유를 추구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실존주의와 사르트르가 영화 내에서 직접 언급되기도 하는데, 동시에 엠마와 아델의 계급적 차이가 중요한 테마로 다루어지기도 합니다. 사르트르의 책을 읽으면서 '경제적/구조적인 압박과 실존주의적인 자유는 다른 층위의 것이다'는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와 비슷한 의구심과 문제의식을 다룬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20대들이 어렴풋이라도 실존적 자유에 대한 고민을 지니고 있을 것 같아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컨택트> 드니 빌뢰브 외계 생명체와의 접촉을 다루는 영화지만, 주로 언어가 사고와 현실 인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시간과 운명에 대한 비선형적 접근을 다루고 있어, 언어학 심리학적 토론도 가능하지만, 외계인의 현실 인식 방식을 통해 ‘결정론’과 ‘자유 의지’에 대한 철학적 토론도 가능합니다.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 요시다 다이하치 한 인기 학생인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을 갑자기 그만드면서 나타나는 학교 내 다양한 학생들의 관계 변화 감정 변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를 통해 청소년 간 사회적 지위, 정체성, 불안과 혼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며, 특히 ‘존재의 부재’가 가지는 의미에 대한 토론이 가능합니다. 영화 내내 ’키리시마‘는 언급만 되는 맥거핀일 뿐, 등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재밌습니다.
첫댓글 <북촌방향>
저는 정처 없이 발이 닿는대로 떠돌 수 있게 이어진 북촌의 골목길을 좋아합니다. 본 작품은 이와 같이 미로처럼 복잡한 북촌 골목을 배경으로, 우연과 삶에 대해 논하는 작품입니다. 북촌 골목에서 떠돌다가 우연히 여러 사람을 마주하여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많은 순간 욕망에 휘둘리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 같기도 합니다. 삶은 불확실한 우연으로 가득 차 있고, 우리는 나름대로 우연을 서로 엮어 이유를 만들기 위해 애씁니다. 이러한 이유들은 얼핏 모두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특별함 없이 같은 일들이 반복될 뿐이며, 그저 흘러갈 뿐인 것이 삶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 했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개성이 짙게 묻어 있는 작품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
본 작품은 복지 사각지대 속 쉽게 소외될 수 있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다니엘 블레이크는 복지의 수혜가 절실한 상황이나, 제도라는 이름 하에서 계속하여 거절당합니다. 개인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관료주의적 제도가 역으로 그들을 벼랑에 내몰 때, 인간으로서 연대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감상 후 울림이 깊은 영화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Enthiran>
인도 영화라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연출과 전개이나, 앞으로 인공지능과 공존해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영화이다.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갑작스러운 사건을 통해 감정을 가지게 되었을 때 생기는 일을 담고 있다. 영화는 '로봇과 인간이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는 그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에 질문을 던진다. 로봇이 '사랑'을 느낄 수 있는가? 가능하다면 그것이 인간의 사랑과 동일한지 증명 가능한가? 이 질문들에 우리는 답을 명확하게 할 수 없다. 혹여나, 로봇이 진정으로 사랑을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가 이를 포용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영화에서는 어떻게 이러한 질문에 답을 했을지 확인해보며 영화를 감상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1917>
러우전쟁, 이팔전쟁이 발발했음에도 우리 사회는 너무나도 평온하다. 어쩌면 우리가 평화에 익숙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영화 '1917'을 통해 주인공의 시점을 따라 쫓아가며 전쟁의 잔혹함과 긴장감을 경험할 수 있다.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왜 어려운지, 평화 유지를 위해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궁금해진다. 전쟁의 잔혹함을 느낄 수 있기에 추천하고 싶다.
<카이로의 붉은 장미>, 우디 앨런
영화란 우리 삶에 있어 무엇일까요? 우린 왜 영화를 사랑할까요? 사랑하는 영화 속 인물이 화면 밖으로 나온다는 즐거운 설정을 가진 이 영화는 주인공에게 낭만적인 순간들을 선사하는 동시에 현실은 절대 영화가 될 수 없다며 신랄하게 비웃기도 합니다. 비록 영화가 삶을 완전히 뒤바꿀 수는 없더라도, 그럼에도, 힘든 현실 속에서 영화가 자그마한 도피처 정돈 되어줄 순 있음을 말하는 영화입니다. 트뤼포가 말한 (했다고 정성일 평론가가 퍼뜨린) '영화를 좋아하는 3단계 ' 라는 것이 있습니다. 영화감독이란 존재는 그 중에서도 극에 다다른 사람인지라 그들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할때면 영화에 대한 애정이 흘러넘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큐어>, 구로사와 기요시
세기말의 분위기와 연쇄살인을 파헤치는 형사의 이야기가 어우러져 섬뜩하게 다가오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살인을 담는 방식과 그 살인의 동기에 집중하며 보다보면 다른 스릴러와는 다른 느낌으로 조여오는 느낌을 줍니다. 알게모르게 사람들을 억압하는 일상과 그에 따라오는 인간 내면의 억눌린 분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비정전>, 왕가위
여러 여자와 만나지만 진정한 관계는 없고 항상 마음속에 무언가가 결핍되어 있는 아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어머니에게 결핍을 느끼는 아비와, 아비에게 차인 후 아비에게 결핍을 느끼는 여자들을 보며 결핍이 꼬리잡기처럼 물고 물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외로움과 상실에 대한 영화적 통찰과 시각적 이미지가 인상깊은 작품이라서 추천합니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압둘라티프 케시시
레즈비언의 연애를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자유'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레즈비언의 성 정체성을 깨닫는 것 자체가 권력에 대한 자유의 상징으로 보이기도 하고, 파란색이 자유와 우울을 동시에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고, 또 노동하는 일상과 노동에서 벗어난 저녁을 반복적으로 다루는 연출에서도 자유를 추구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실존주의와 사르트르가 영화 내에서 직접 언급되기도 하는데, 동시에 엠마와 아델의 계급적 차이가 중요한 테마로 다루어지기도 합니다.
사르트르의 책을 읽으면서 '경제적/구조적인 압박과 실존주의적인 자유는 다른 층위의 것이다'는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와 비슷한 의구심과 문제의식을 다룬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20대들이 어렴풋이라도 실존적 자유에 대한 고민을 지니고 있을 것 같아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컨택트> 드니 빌뢰브
외계 생명체와의 접촉을 다루는 영화지만, 주로 언어가 사고와 현실 인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시간과 운명에 대한 비선형적 접근을 다루고 있어, 언어학 심리학적 토론도 가능하지만, 외계인의 현실 인식 방식을 통해 ‘결정론’과 ‘자유 의지’에 대한 철학적 토론도 가능합니다.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 요시다 다이하치
한 인기 학생인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을 갑자기 그만드면서 나타나는 학교 내 다양한 학생들의 관계 변화 감정 변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를 통해 청소년 간 사회적 지위, 정체성, 불안과 혼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며, 특히 ‘존재의 부재’가 가지는 의미에 대한 토론이 가능합니다. 영화 내내 ’키리시마‘는 언급만 되는 맥거핀일 뿐, 등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재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