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해안도로와 향일암 하늘빛 바다
@ 여수 앞바다 돌산대교와 장군도
여수는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해양도시이다.
동백꽃과 갈매기,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섬 풍경, 그리고 풍성한 수산물,
이 충무공과 호국의 얼이 살아있는 해양 문화의 보고인 진남관, 장군도, 선소, 손죽도, 흥국사,
충무사, 무술목, 종고산, 향일암 등이 있다.
하늘빛 바다의 진한 갯내음이 콧등을 스치는 부둣가에는 고깃배가 모여 있고
돌산대교 앞에 대형 선박들이 오가는 모습도 장관이다.
도심 한복판에는 야자수가 줄지어 서있고 남해항구의 이국적 풍경은 가벼운 흥분과 설렘을 안겨준다.
길이 450m의 사장교 돌산대교를 건너가면 돌산도다. 여수의 지킴이 여의주 같은
장군도 위를 갈매기들이 끼륵끼륵 노래하며 날아다니는 모습이 평화롭다.
돌산대교를 지나 굴전마을, 무술목, 백포 해변도로를 끼고 총 20㎞쯤 달리면
여수시 돌산읍 율림리 임포 마을에 닿는다. 해안선을 끼고 도는 낭만적인 드라이브 코스.
바다와 마주서는 순간의 시원스런 기분은 섬 여행만이 주는 또 다른 묘미이다.
임포는 아주 자그마한 해안포구이다.
기암절벽과 동백나무를 비롯한 아열대식물의 울창한 수림이 장관을 이룬 마을 뒤편
금오산(323m)은 멀리서 보면 거북이 형상을 닮았다.
마치 거북 한마리가 향일 암을 등에 지고 바다로 뛰어들 자세다.
향일 암은 신라 선덕여왕 13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암자다.
그래서인지 남해 금산 보리암, 강화군 보문사, 강원 양양군 낙산사처럼 이곳도 관음기도 도량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향일 암은 말 그대로 해를 향한 암자. 조선 숙종 41년(1715년) 인묵대사가
남해의 수평선 위로 솟아오르는 해돋이 광경이 너무 아름다워 붙인 이름이라 한다.
해돋이와 해넘이를 다 볼 수 있는 곳으로 해마다 12월 31일부터 이듬해 1월 1일까지
향일암 일출제가 열린다.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 해맞이를 구경하러 몰려들어 몸살을 치르곤 한다. 금오산 향일 암은 가파르고 바위투성이이지만 묘한 신비가 깃든 곳이다.
바위와 바위 틈새를 통과한다거나 큼직한 바위들 사이로 구부러지듯 난 어두운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바위와 바위 틈새로 앞서 간 친구가 홀연히 사라져 버리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떤 곳에는 마치 어두운 동굴 속을 걸어 들어가는 묘한 기분마저 들었다.
호기심이 많은 나는 나이가 들어도 바위들 사이로 지나다니는 것이 어찌나 재미나고
신기했던지 몇번을 들락거리며 비좁은 바위 사이에 손을 뻗어 동대문 놀이도 하면서
바위 돌문을 통과한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물했다.
이곳에서 사람과 교행을 할 경우에는 사람 몸을 비벼대야 겨우 지날 수 있다.
바위 문을 통과해서 최근 불사가 완공된 대웅전과 원효대사 수도 도량자리에 관음전
바다의 풍어와 천재지변의 보호 신을 모신 용왕전 삼성각 남해바다를 지나는 수많은 배들의
안녕과 중생들의 생명을 보호해준다는 해수관음보살의 자애로운 미소가 햇살에 빛난다.
옛날 원효대사가 수행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에 많은 불경 책을 가지고 갈수 없어 공중에 날려
보낸것이 멀리 가지 못하고 떨어져 생긴 경전바위라 불리는 바위도 고개 들어 눈여겨본다.
향일 암에 올라 넓은 바다를 바라보면 자유스러움을 만끽할 수 있다.
세속의 번뇌를 씻은 듯 한 기분이 이렇까 싶다. 향일 암은 일출을 보려는 관광객은 물론
수행자들과 기도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거북 머리 왼쪽의 홍합 양식장 쪽의 바다는 파란 하늘빛을 띠어 아름답다.
향일 암을 오르내리는 길에는 상가들과 민박집, 식당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보니
산사를 오르는 쾌적한 기분을 찾아 볼 수 없는 점이 아쉽다.
생김치로 색깔이 곱고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돌산 갓김치 파는 아줌마들이 맛보라고
선심을 베푼다. 지역을 사랑하는 애향 주민의 진실한 정보에 의하면 자칫 잘못사게되면
금방 후회한다고 한다. 금방은 먹을 수 있지만 며칠 지나면 김치에 물이 불어나 톡 쏘는
돌산갓김치의 본래 향을 잃어버린다고 한다.
사람들은 여행길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고하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인데 질 좋은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면서 다도해 국립공원 이미지를 실추
시키지 않기를 바라다. 정직과 정성이 들어간 좋은 갓김치를 만들어 팔아야한다.
최고의 맛을 내는 것은 정직이라는 양념이다. 이점을 잘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행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미각여행이다. 맛집을 만나는 것은 큰 행운이다.
돌산읍 작금마을에 위치한 아와비(우리말 전복) 전복 요리집이 그중 하나다.
돌산읍 작금 항은 처음 가보는 곳이라 생소함에 여기저기 구경거리가 가득하다.
해변을 바라보고 가는 바다는 비단물결이고 아직 덜 익은 일몰이지만 서서히
금하수로 물들어가는 광경도 감동적이다.
작금마을에 이르면 깔끔하게 단장된 전복요리 전문집 아와비 식당이 금방 눈에 띤다.
쥔장 김용규님은 해녀 배를 운영하면서 자연산 전복요리만 만들어낸다.
전복죽이 나오기 전에 잘 차려진 해산물 성게알 굴 멍게 피 문어 소라 해삼 들 푸짐한 해산물에 감탄하고 젓가락질이 분주해지며 좋아하는 것부터 비우기 시작 한다.
전복 개웃을 충분히 넣었기 때문에 고소로 우면서 쌉싸래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진다.
맛있는 전복죽 한 그릇에 여행의 피곤함이 스르르 풀리고 즐거움과 고소함 가득 가슴으로 안고
돌아 오는 길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흥겨움에 콧노래는 남해 바다에 퍼지자
잔잔한 물결도 내마음을 아는듯 덩실 춤추고 남해 석양빛도 함께 노래한다
첫댓글 친구들과 지난겨울에 찾았던 향일암은 한참 중건불사중였는데 지금은 어떤지..? 다시볼수있는 글과 사진에 감사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