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국 지배 집단의 일본 이주설
김해김씨 세보에 의하면「거등왕 원년 기묘년(199년)에 왕자선(仙)이 세상이 쇠하는 것을 보고 신녀와 함께 구름을 타고 떠나버렸다.(己卯子諱仙見塵世哀葬與神女乘雲離去)」고 한다. 그런데 일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1915년 김해김씨 세보를 발금 처분했었다. 김해김씨 세보에 왕자 거칠군이 염세상승(厭世上乘)했다느니 또 왕자 선(仙)이 진세가 쇠해가는 것을 보고 승운이거(乘雲離去)했다느니 라고 했는데 이 염세상승이니 승운이거니 하는 곳이 바로 일본 북구주 지방이며 왕자 선(仙)이 이곳의 아시하라(華原)를 정복했다고 하는 설이 있다. 일본서기(日本書紀)에는 천손(天孫)「니니기」가 하강할 때 천신(天神) 「아마테라스」가 딸 셋을 내려 보내 길잡이를 시켰다고 했다.
지금도 오키시마(庶島)와 오오시마(大島) 또 후구오카 해안의 무나카타(宗像)에 세 여인의 신사가 있어서 제사 지내고 있다.
그런데 이 천손강림(天孫降臨)이란 가락국 왕족이며 이때 김해지역 주민이 일본열도로 이동한 것이라는 주장이 일본학계에도 지적되고 있으니, 기마민족 일본 정복설(騎馬民族日本征服說)도 이것을 하나의 근거로 삼고 있다.
역사가 천과우는 김해지역 주민이 일본열도로 건너간 사실은 한국측 자료에서는 찾기 어렵지만 「김해김씨 선원보략(金海金氏 璿源譜略: 1914년 金龍奎편)」은 큰 시사를 준다고 하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수로왕과 왕비 허씨 사이에는 十子가 있었다. 長子는 太子(居登王)요 二子는 왕후의 성(姓)를 따라 허씨(許氏)가 되고 七子는 염세상계(厭世上界)하고,일자 거칠(居漆)은 군(君)에 봉해져 거칠군(居漆君)으로 칭했다. 거등왕의 아들 선(仙)은 진세(塵世)가 쇠함을 보고 신녀(神女)와 함께 승운이거(乘雲離去) 하였다.」 이 세보에서 이와 같은 전승의 출처는 밝히지 않았으나 대성(大姓)인 김해김씨들이 이 전승을 조작해야 할 까닭이 없는 것이고 보면, 이 전승은 오랜 유래를 가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이 전승에 나오는 염세상계(厭世上界), 승운이거(乘雲離去)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일본의 천손강림설화가 가락국의 수로왕 탄강설화와 놀랍게도 비슷하다. 니니기가 구름을 혜치고 내린 곳은 쓰쿠시(北九州)의 쿠지후루(혹은 소호리)인데 그 자손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일본 황족이다.
그런데 거칠군(居漆君)의 칠(漆)을 일본 천손강림설화에서「소호리」로 읽고 있다.
가락국 김수로왕 탄강설화와 일본 천손강림설화 사이에 비슷한 점은 첫째 수로왕도 니니기처름 하늘에서 내려 왔다는 것이다. 둘째 수로왕은 붉은 천에 싸여서 내려왔고 니니기는 이불에 싸여왔다. 셋째 수로왕은 구지봉에 내려왔고 니니기는 쿠지후루에 내려왔다. 이와 같은 점에 근거하여, 일본 니니기 강림설화의 니니기가 바로 거칠군이라는 설이 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일본의 구지후루에 강림한 니니기의 건국설화는 구지봉에 강림한 김수로왕의 건국설화와 비슷하다. 이런 것들이 일제가 불온서적도 아닌 김해김씨 세보를 발급 처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전 : 1995년 김시우저 가락국 천오백년 잠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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