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독일을 떠나는 관계로 인터넷 사정이 별로 좋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여
급히 선생님들께서 나누었던 이야기에 몇가지 저의 의견도 덧붙여 보겠습니다.
우선 첫번째,..
학교운영비를 부담하는 부모들의 학교운영참여에 대한 것입니다.
학비를 부담한다고 학교운영에 대한 참정권을 갖는다라고 이해하기 보다는
혹은 교사의 수업권에 대한 관여의 의미는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부모가 학비를 부담하는 것은 공립학교가 아닌 사립이기 때문에 사적으로
부담하는 것이고, 그리고 학부모 대표가 일정한 부분 학교운영에 대한 참정권을
갖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학교 운영위원회'같은 성격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발도르프특수학교에 보내는 부모는 아이가 어떤 인지학적 배경을 갖고
교육을 받을 것인지를 어느정도 교육을 통해서 이해한 후 승낙을 한 학부모의 자녀에 대하여
입학을 결정하게 되므로 학교 운영에 대하여 모든 학부모가 자신이 학비를 낸 만큼 목소리를
높이는 것 보다는 그들이 뽑은 부모대표와 함께 협의하여 운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 하리라
생각합니다.
두번째..
문화창조로서의 음악수업....
교사가 우선 인지학적으로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에게 어떤 음악수업이 필요한지를 알게 되면
음악시간에 부르게 될 노래를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이 키워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도르프학교에는 교과서가 없습니다. 그러니 음악교과서 또한 있을 수 없지요.
그러나 아이들이 배우는 아름다운 노래는 이루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고
늘 노래와 함께 생활합니다.
어떤 노래가 아이들의 정서적, 예술적 감성을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 노래들을
선별해 내야 하는 것이 또한 교사의 몫이자 문화창조 행위의 시작이라고 할수 있겠지요.
세번째,
아이의 육아문제.. 희생의 문제...
미혼의 여교사 결혼을 하고 자신의 아이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인간사 아닐까요?
게다가 자기 자식을 양육하는 것은 소홀히 한채 남의 자식을 제대로 키워보겠다고
온 시간과 정열을 바치는 것은 모순된 일이 아닐까요?
남의 자식도 귀하고 자신의 자녀 또한 귀한 이 세상의 소중한 생명입니다.
아이를 낳고 일정한 기간 휴직을 하고 아이가 어느정도 부모의 손을 적게 필요하게 될때
다시 복직하여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의 보장은 그 어느것 보다 우선이 되어야 하며 이곳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지요. 아마 한국에서도 그것은 보장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모이셨던 여러분들이 발도르프교사는 많은 시간을 학교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희생'을 통해서 실현되는 것으로 이해하신 것 같은데...
저는 그것을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또 원하지 않는 '희생', 강요된 '희생'은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는 학교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많은 시간 교장, 교감이 요구하지 않아도 수업준비며
교제연구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어떤 교사는 학교에서 일하기 보다는 집에서
수업준비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모두 각자의 일하는 취향을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교사론'... 즉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하는가..라는 문제는 이 답글에서 충분히 설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서문의 일부에서 얘기되어진 것은 '교사는 세계에 관한, 세상에 대한 다양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했지요. 세상에 대하여 열린자세, 즉, 나를 둘러싼,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고 있어야 세상에 대하여 깨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생생한 세상에 대한 인식이 바로 아이들을 성장시키기 위한 기본이 될수 있다는 것이고요.
처음 학교를 준비하는 과정은 분명히 많은 '희생(?)'도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원하지 않는 희생은 강요이자 찍어 누르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의욕도 없고
의미도 잃어버리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알아가고 세상을 알아가고, 그리고 자신이 이 세상에서 무엇을, 어떤 일을 해야하는 가를
알아가는 것이 우리가 함께 모여서 이루려는 공동체의 과제라 생각합니다.
혹시 부족한 것이 있을것 같습니다. 교사론은 나중에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지금 몸도 마음도 그리 만만치 않은 상태라 정신없이 몇자 답글이랍시고 적었으니 말입니다.^^
또 궁금한 것 있으면 답글 올려주세요. 내일오전까지는 대화가 가능할것 같습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