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학교하는 동안 완이를 3년 반 지켜보고 7개월 함께 살면서 ASD자녀를 가진 부모님들에게 할 이야기가 많아졌습니다. 완이는 저랑 7개월 함께 살았지만 그 중 4개월은 제주도에서 보냈습니다.
완이가 발달학교 다니는 동안 5-6개월에 한번씩 완이부모가 완이를 제게 며칠씩 맡기는 일이 있었기에 저는 완이를 가까이서 오래 지켜보았습니다. 완이는 감각문제가 거의 해결되지 않은 채 발달학교 생활을 시작했기에 개선 난이도로 치면 상급이었고, 발달학교 입학했던 8세까지 기저귀를 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며칠씩 같이 지낼 때는 완이 봐주는 일이 빨리 끝나기만 기다려야 할 정도로 힘들고 괴로운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완이가 저랑 본격적으로 살게 되면서 지독하던 감각추구와 감각회피 문제에서 상당수 벗어났고, 의미파악은 안될지라도 보고 듣고 만지고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소거되었을 뿐만 아니라 의미있게 하는 행동 비중도 꽤 커졌습니다.
이렇게 감각처리문제가 개선되어가는 즈음에 완이에게 부딪친 커다란 문제, 바로 전두엽이 가동되어야 할 수 있는 행동이 도저히 되지않으니 큰 숙제입니다. 완이는 유난히 전두엽 담당 기능들이 유난히 안된다 싶은 것은 짐작컨데 그저 완이가 하는대로 방치한 채 일상 속 통제훈련이 거의 없었지 않나 싶습니다. 사람을 피해 제멋대로 하는 행동패턴이 너무 오래되서 그게 몸에 그대로 배어있습니다.
완이 뿐 아니라 이런 아이들은 상당히 많습니다.부모님들의 입장에서 보면 아이를 방치하려고 작정하고 했던 경우는 없습니다. 단지 방법을 몰랐고 핵심적인 사항을 알려주는 전문가가 없었을 뿐일 것입니다.
전두엽가동이 되지 않으면 다음과 같은 행동문제들이 빈번하게 됩니다.
● 남에게 피해를 주고 폐를 끼치는 행동,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수시로 하지만 스스로는 절대 인식을 전혀 못합니다.
● 자기하고 싶은 대로 해야되서 통제가 어렵게 됩니다.
● 자아인식이 약해서 내것 네것에 대한 구분이 어렵고 이로 인해 타인의 영역을 아무렇지 않게 침범합니다.
● 보상개념이 없어 칭찬하거나 벌을 주거나 해도 별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 타인에 대한 인식은 자기가 뭔가 필요할 때 뿐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 문제해결능력이 없기 때문에 주변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기는 하지만 도움받을 일이 해결되면 주변사람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 평소에는 주변사람들을 투명인간 취급합니다.
● 순차개념, 시간개념, 시간논리개념이 생기질 않아서 현재만을 살아가게 됩니다. 가까운 미래예측도 어렵습니다.
● 현재라는 시제 밖에 없기 때문에 의미있는 기억을 뇌에 저장하지 못합니다.
● 엄청 활달하고 몸을 움직이면서도 의도적이고 목적성있는 동작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 상황인지가 되지않아서 상황에 맞지않는 행동을 수시로 합니다. 예를 들어 혼나면서도 깔깔 웃는 행동, 맛있는 거 먹으면서도 갑자기 우는 행동 등을 하게 됩니다.
● 감정조절 뿐 아니라 감정을 드러내는 행동도 원시적이고 유치한 수준에 머물게 됩니다.
● 주변 사람들의 감정상태와 전혀 관계없이 자기기분에 따라 돌발적인 짜증을 내거나 이유없는 웃음을 터뜨립니다.
● 언어다운 언어구사가 전혀 안됩니다. 혼잣말 반향어 지연반향어 모두 전두엽이 가동되지 않으면 개선되지 않습니다.
● 수시로 하는 잘못에 대해 혼내거나 벌을 주면 자기가 한 잘못에 대한 인식을 못하기 때문에 자기를 혼낸 사람을 미워하거나 복수적 공격을 하려고 합니다.
● 옳고 그른 것에 대한 판단능력이 없기때문에 남들 행동 중에 자기가 끌리는 행동이 절대 해서는 안되는 것이라도 그대로 재현합니다.
● 관심이라곤 오로지 먹을 것만 향합니다.
● 비체계성이 상습화되서 이것저것 건드려보지만 순간적 관심에서 끝나게 됩니다.
● 늘 충동적이고 돌발적 성향이 강합니다.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사고에 따른 행동을 하지 못하고 당장의 감각정보에 따라 즉흥적 행동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주변 누군가 치킨이야기를 하거나 길가다가 치킨집을 보면 치킨 사달라고 떼를 쓰는 이치입니다.
사실 일반사람들도 전두엽을 훈련해가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라고 결코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아니 우리 아이들에게는 더욱더 필요한 작업이 바로 전두엽자극 훈련입니다. 자폐증이 있는 경우 큰 특징이 바로 전두엽 성장이 아예 안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사람들이 전두엽이 약한 경우에는 타인의 감정을 잘 읽지못하거나, 역지사지 기능이 잘 가동되지않고, 남을 이용해 먹으려는 잔머리 스타일, 고맙고 미안한 감정을 못 느끼고 표현하지 못하는 냉혈한적 스타일 정도로 나타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은 아예 일상생활이 송두리째 힘들어져 버리는 극단적 비인간적 상황으로 가게 되어있습니다.
전두엽 기능이 거의 없다고 판단되는 완이에게 어떻게 조금이라도 이 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지 가능할 지 아직은 모르지만 좀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찾아서 적용해 보려고 합니다.
'인간됨'의 근본이랄 수 있는 전두엽 성장,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그 시행착오 과정을 하나씩 올려보려고 합니다.
첫댓글 저희아이에게도 해당되는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 앞으로의 글이 너무나 기다려집니다
다행히 그림이는 모든 항목에서 30, 40점 정도, 간혹 50점도 있어서 교육의 필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