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르 7,31-37
그때에 27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카이사리아 필리피 근처 마을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 그리고 길에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28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29 예수님께서 다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베드로가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30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에 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셨다.
31 예수님께서는 그 뒤에,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시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32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명백히 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33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신 다음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며 꾸짖으셨다.
34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군중을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3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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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 많은 오해를 합니다.
아주 옛날, 지구는 제 자리에 있지만 태양이 지구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해가 뜨고 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과학의 발달로 태양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신앙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옛날 사람들은 자신들을 구원해 줄 구세주는 하늘의 구름을 뚫고 내려올 정도로 높은 권능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기대와 달리 그분은 모든 사람과 다르지 않게 여성의 몸에서 태어나셨습니다. 또한 그들의 구세주는 화려한 궁에서 살며 세상을 호령하는 분이라 생각했지만 그와 반대로 작은 몸 하나 머물 방한 칸 없이, 허름한 마구간 구유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구세주는 하늘을 찌를듯할 위엄과 권위를 가진 분이라고 기대했지만 그분은 너무나 온유하고 겸손한 분이셨습니다. 구세주는 세상의 모든 적을 물리치고 유대인들에게 나라를 돌려주고 세계의 패권을 쥐어 줄 것이라 기대했건만 그분께서는 세상 사람들에게 지고 모든 고난과 치욕을 받으며 마치 죄인처럼 죽음을 당하셨습니다. 구세주는 세상 위에 군림하는 왕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무릎을 꿇고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는 분이셨습니다.
사람들은 하느님과 제자들에 대해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주님을 따르기만 하면 주님의 나라에서 높은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했기에 요한과 야고보의 어머니는 예수님께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아들을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청한 것입니다. 그러한 그녀에게 주님께서는 어떠한 권위와 직책도 약속하지 않으셨습니다. 단지 “당신이 마실 잔을 마실 것”이라는 것만을 약속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죽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큰 일을 한 사람은 주님의 나라에서 반드시 존중 받고 섬김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는 군중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주님을 따르는 사람은 행운과 성공이 따르고 부유함을 누릴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오히려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제자들로부터 여론을 들으신 후 예수님께서는 군중들이 당신에 대해서, 또 당신의 구원사업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을 느끼셨습니다. 그러므로 제자들에게 그 구세주가 바로 하느님의 아들인 당신이고, 당신이 가야 하는 길은 바로 십자가의 길이라는 것, 또한 당신은 참혹한 고통과 고난, 치욕을 겪고 죽어야만 한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에서 당신의 제자가 되려면 반드시 당신이 가신 그 십자가의 길을 따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그렇다면 주님께서는 인간의 성장이 아닌 파멸을 원하시고, 행복이 아닌 고통을 원하신 것입니까?
세상 모든 사람들은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겠다고 약속하는 데 왜 오직 주님께서만 그와 반대로 당신의 십자가 길과 고난만을 약속하신 것일까요?
진정 주님께서는 인간에게 행복을 주기 위하여,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내려오셨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주시는 행복은 이 세상의 짧은 행복이 아닌, 영원한 행복이기에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인류도 소멸되지 않는 영원한 행복, 참 행복의 영광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영원한 행복을 원한다면 많은 수고와 고난을 겪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많은 고통 중에서도 가장 큰 고통은 자신을 버리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인간에게 고난과 수고를 겪으라고 하신 것은 인간을 벌하고자 하심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인간에게 자신을 버리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는 고통을 겪으라고 하신 것은 인간을 멸망의 길로 들어가야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그것이 이 땅의 인간이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길이며 참 행복을 얻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예수님 당신께서, 스스로 고난의 십자가의 길을 가심으로써 부활하셨고 참 행복에 도달하심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따라서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주님께서 인간에게 고난을 주시는 것은 인간을 고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참 행복으로 인도하려는 의도이십니다. 십자가의 죽음 역시 인간을 파멸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바로 새 생명을 얻고, 새로운 삶 속에서 진정한 발전을 이루며, 영원한 삶과 참 행복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주님의 말씀은 참으로 받아들이고 행하기 어려운 말씀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진리이며, 영원한 생명과 행복의 길로 이르게 하는 오직 한 길입니다. 주님께서는 헛된 약속으로 우리를 기만하시지도 않으셨습니다. 당신 스스로 가신 바른 길만을 보여주셨습니다.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오직, 주님의 자녀들이 진정한 용기와 실천으로 하늘나라의 참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랄 뿐이십니다.
주님, 저희가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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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십자가 위에서 죽으시기 까지 자신을 낮추고 사랑을 보여주신... 그분의 온유와 겸손을 사랑합니다.!! 아멘.
저희들의 모든 죄를 대신지신 주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