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와서 재설작업을 하였는데 귀찮기는커녕 신바람이 났습니다. 이 공장에서
마지막으로 하는 작업일 것 같은 예감입니다. 일 갔다가 귀사 했는데 누가 앙증맞은
꼬마 눈사람을 만들어놨네요. 이런 동심의 소유자는 이집 공주님 말고는 없을
것입니다. 칭찬해주고 싶지만 안 합니다. 저는 지금 회사와 3년 째 싸우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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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 소나 하는 게 사업이긴 하지만 도대체가 생각이라고는 1도 없는 관계자들이
어떻게 10여년을 끌고 왔는지 의문입니다. 연병, 잘 먹고 잘 사시라. 우리는 스스로
설 수 없습니다.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말은 맞지만, 우리의 자율과
자립이 타인을 배려한 독자적인 행보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누구와의 관계를
선택하느냐가 인생을 결정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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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으러 나왔다가 간판을 보고 들어갔어요. 조기 구이를 먹고 싶었는데
갈치구이로 주문했어요. 먹기도 전에 갈치 한 토막을 보니 미각이 가늠되더이다.
보통은 두 토막이 나오잖아요. 우리가 아는 것처럼 미학적으로 홀수가 우수합니다.
그런데 여기 갈치 한 토막은 갈치의 정체성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메이드 인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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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거리 18회입니다. 술에 취한 남수의 모습을 본 유나는 맘이 답답합니다.
아무리그래도 퍽치기나 하는 너랑은 같이 갈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합니다.
남수가 유나에게 자기를 버리지 말라고 매달리는 꼴이 애처롭습니다. 회사가 도저히
제 꼴을 보기 싫었는지 최후통첩을 해왔어요. 저는 남수처럼 매달리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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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루고 있었는데 잘 됐어요. ‘권고사직‘이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합니다.
알았으니 법대로 하라고 짧게 말하고 부사장실을 나와 버렸어요. 원래는 국세청
내사, 환경단체, 노동청에 고발해서 타격을 입히고 덤벼오면 오기를 부릴 작정
이었는데 3년 동안 미운정이 들었나 봐요. 3개월 임금만 주면 부처님 같은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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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할 생각입니다. 창만의 눈에는 유나가 물가에 내놓은 애 같은 모양입니다.
또 무슨 사고를 칠지 걱정인형을 머리맡에 넣어두고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에요.
양심이 중요하다는 창만과 법이 더 중요하다는 유나가 닭이냐 계란이냐를 놓고
티격태격 합니다만 제가 정리하면 양심은 자연법이고 법은 실정법이니 가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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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는 창만의 논리가 유나보다 위일 것입니다. “누가 밥 먹여 준대?(유)” “난 평생
널 받들어 모시면서 밥 먹여 주고 싶어(창)“ 경상도 버전으로 하면 '내 알 나줘'
정도 될 것입니다. 장 노인의 방을 창만이 찾아왔어요. 종일 굶고 화장실도 못 갔대요.
신께서 늙으면 죽게 하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개 팔은 창만의 말대로 벌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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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 해보려고 팔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는데 아직까진 신통치가 않은 것 같습니다.
미선은 유나에게 창만과 결혼할 생각이 있냐고 넌지시 물었고 유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난 내 과거를 아는 사람과는 결혼하기 싫어(유)” 유나가
러닝머신을 뛰네요. 운동하는 여자가 섹시하지 않나요? 박세리가 하는 예능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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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언니’에 나오는 정유인(수영) 양도 매력 있더이다. “내 꺼니 깐 내리세요(다 영)”
다 영이 이러는 이유를 아는 사람은 알 것입니다. 다 영아,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잖아.
다영의 계모 홍 여사는 다영을 놔두고 유나를 좋아하는 창만이 못마땅합니다. 어쩌라고?
갑자기 칠복이가 개 팔에게 티가 나게 잘해줍니다. 칠복이가 죽으려 나 봅니다.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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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노인 주변인들이 도끼 형님을 면회 와서 문간방이 분주합니다. 짱구 엄마, 창만, 벤뎅이
미선까지.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맘보가 열 받습니다. 장 노인이 무도장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졌다고 언놈이 그랬어? 장물을 처리하기 위해 유나와 윤지가 장물아비를 알아봅니다.
고물상 할아버지는 못미더워 해서 윤지가 아는 거래처로 하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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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렇게 해서 결국은 다이아몬드가 고물상으로 갈 물건이었나 봅니다.
저는 공소시효가 끝날 때까지 물건을 풀지 않는다는 고물상 할아버지의 말이 맞다 고
생각했어요. 창만은 홍 여사가 자신에게 한 말을 떠올리며 혼자서 씨 익 웃습니다.
“창만 씨는 여자 보는 눈이 왜 그렇게 없어요(홍)” “여자를 어떤 눈으로 봐야 하는 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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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학력? 집안?(창)“ ‘상식이하야 어쩜 유나 같은 애를 좋아할 수가 있어(홍)”
‘왜 좋아할 수 없습니까? 사모님처럼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는데 제가 보듬어 주면
안 됩니까? 좋아할 수 있습니다(창).“ 남수랑 개 팔은 자기 방식으로 초를 잡고 있네요.
어떤 놈은 사랑을 구걸하고 있고, 어떤 놈은 벌금 분납신청이 거절돼서 코가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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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졌어요. 창만이 벌금을 대신 내 줄 테니 자신에게 분납하라고 제안을 합니다.
저도 최근에 가족에게 거절 받고 3일 동안 힘들었어요. 유나가 양순 언니에게
약속대로 천만 원을 주자, 양순 언니 완전 좋아 죽습니다. 저도 딸내미가 300만원을
줘서 얼마나 좋은지 그 기분 잘 압니다. 돈은 참 신통망통 한 마력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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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시타에 괴력을 발휘하니 말입니다. 몸 빵이 끝난 해숙은 무사히 귀가 했고 다세대
주택 사람들은 그녀를 식구처럼 반겨주었습니다. '웰컴 투 아월스 홈' 고생은 했지만
마음은 홀가분할 것 같네요. 양순 언니와 찜질방에 온 유나. 어째 불안, 불안 하더니
요 꼬마 도둑년에게 딱 걸렸어요. 범죄학에서 범인은 사건 현장에 반드시 나타난다.
이 때문일까? 꿈에 선 몽한 것일까요?
2020.12.19..sat.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