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 기량이 뛰어나거나 고단자 중에는 중단 자세가 기본 자세와는 다른 검사(劍士)도 적지 않다. 그러한 자세는 그 사람의 장기간 수련과정에서 가꾸어진 하나의 개성이며, 그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완성에 가까운 자세를 취하는 검사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일반적으로는 자세가 원인이 되어 더이상의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검사도 많이 있을 것이다. 또한 슬럼프에 빠졌을 때와 같은 경우도 좀처럼 헤어나오기가 어렵다. 이럴 때는 다시 한번 초심자로 돌아가서 자신의 자세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기본적인 자세를 이제라도 한번 더 확인하는 것은 자신의 검도 수준 향상에 하나의 도약대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1) 검선(劍先)
검선(劍先=칼끝)의 높이는 자신의 가슴으로부터 목 부근에 유지한다. 상대와 맞서고 있을 때는 검선의 연장선상이 상대의 양눈 사이를 겨누도록 한다. 사람에 따라 상대의 왼쪽 눈을 겨누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실전적이기는 하지만 기본은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정중선상이다. (* 나의 경우 : 나는 중단 대적시 검선의 연장선상이 상대의 목 부위에 가 닿게 한다. 따라서 나의 칼끝의 높이는 명치, 혹은 명치보다 약간 낮다. 내 소견으로는 검선이 높으면 공격하기가 쉽고, 낮으면 수비하기가 용이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높이가 아니라 검선에 자신의 기를 얼마나 모았느냐, 이다. 흔들림 없는 검선,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칼끝의 감각―이것에 신경을 쓴다.)
(2) 눈(目)
상대의 눈을 보도록 하면서 전신을 보도록 한다. 째려보려고 한다든가, 혹은 치고하 하는 마음으로 특정 부위를 본다든지 하면 신체의 어딘가에 힘이 들어가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상대를 보는 연습을 한다. 자기에게 알맞는 호면을 바르게 쓰는 것도 중요하다. 호면 가로쇠의 7번과 8번(위로부터) 사이를 통해 수평으로 상대를 보지 않으면 자세가 나쁘게 되어버린다. (* 나의 경우 : 나는 일부러 굳이 상대 눈을 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저 보이는 대로 할 볼 뿐이다. 그래서 때로는 상대 눈을 볼 때도 있고, 몸 전체를 볼 때도 있고, 손을 볼 때도 있고, 죽도 끝을 볼 때도 있다. 일부러 보려는 것이 아니고 그냥 그렇게 보인다. 이것에 대해서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3) 겨드랑
너무 조이지도 말고 너무 늦추지도말고, 겨드랑 아래에 달걀을 넣고 떨어뜨리지도 않게 깨드리지도 않게―그와 같은 기분으로 자세를 취한다. (* 나의 경우 : 나는 겨드랑을 약간 조이는 듯한 느낌으로 자세를 취한다. 그것이 약간의 긴장감이 있어서 좋고 편하다. )
(4) 팔꿈치
양팔꿈치는 튀어나오게 벌리지도 말고, 펴지지도 않게 여유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오른쪽 팔꿈치가 뻗어지는 사람은 죽도 쥐는 손의 위치가 너무 앞으로 가 있지 않은가 확인한다. 왼쪽 팔꿈치가 뻗어 있는 사람은 왼주먹의 위치가 낮아지기 쉬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 나의 경우 : 팔꿈치 아랫부분이 아래를 향하도록 하는 데 신경쓴다. 그리고 양팔꿈치의 위치를 내 몸통보다 약간 앞으로 나오게 한다. 즉 양손과 팔꿈치와 어깨로 이어지는 팔 전체의 모양새를 삼각형, 혹은 유선형으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공격적인 검도를 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것 같다.)
(5) 무릎
양쪽 무릎 공히 너무 굽히지 말고, 너무 뻗지도 말고, 전후좌우로 언제든지 신체를 옮길 수 있도록 무릎의 관절 힘을 빼서 편하게 한다. 무릎의 유연함은 공격과 방어의 유연한 대응과도 직결된다. (* 나의 경우 : 나는 뒷발의 오금을 거의 팽팽히 펴는 편이다. 이를 테면 팽팽하게 당겨진 활 시위처럼 말이다. 손을 놓았다 하면 강하게 발사되는 화살과 같은 기분으로 내 몸 전체를 뒷발 오금과 연결시켜 놓는다. 역시 공격에는 용이하나 수비에 약점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른쪽 무릎은 상당히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
(6) 발
양발의 앞뒤 간격은 발 뒤꿈치로부터 발 뒤꿈치까지가 약 반보의 거리. 큰 폭이 아닌 소폭(일보가 아닌 반보)으로 보행하다가 오른발이 앞으로 나왔을 때 멈춘 상태가 올바른 자세이다. 발끝은 좌우 공히 정면을 향하도록 한다. 왼발의 발 뒤꿈치는 너무 들지 않도록 주의하며 약간 띄운다. 오른발의 뒤쪽은 전체가 붙도록 하되, 기분상 체중이 발가락 쪽으로 쏠리도록 한다. 양발에 체중을 두는 비율은 평균 5 : 5로 한다. (* 나의 경우 : 이것은 사람마다 틀리다. 어떤 사람은 앞발 : 뒷발 = 6 : 4로 하기도 한다. 나의 경우에는 몸의 중심을 앞발에 7, 뒷발에 3 정도로 극히 공격적인 자 세를 취한다. 단 몸을 버텨주는 힘은 앞발에 3, 뒷발에 7을 둔다. 따라서 나는 대체로 오른발이 마루에 닿을 듯 말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 자세의 단점은 발놀림이 용이하지 못하고 수비하는데 곤란한 점이 많다. 대신 나는 상대 공격시 받아치기를 한다.)
(7) 목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세운 듯이 한다. 호면을 쓰면 그 무게로 인하여 뒤로 제키든지 앞으로 숙이든지 하기 쉬운데, 항상 턱을 잡아당기고 등과 후두부를 일직선상에 있게 하는 것처럼 생각을 갖는다.
(8) 등
자세를 좋게 보이게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등이다. 등 역시 자연스럽게 펴는 것이 좋다. 젖혀지지 않도록 등의 힘을 빼어 편안하게 하고, 가슴을 느긋하게 펴고, 양 어깨의 힘을 빼 늘어지듯이 한다. 등을 펴는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습관화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도를 하면 자세가 좋아진다.라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그 반대로 ―검도를 잘 하기 위해서는 등을 펴라.라는 마음자세를 갖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나의 경우 : 나는 키가 크고 마른 편이라 어깨와 등이 상당히 굽은 편이다. 그래서 초심자 시절 '등을 펴라'라는 지적을 매우 많이 받았다. 일부러 등을 펴고 운동을 하느라 고생도 많이 했다. 그 덕분인지 지금은 예전보다 많이 등이 펴지고 어깨도 펴진 것 같은 느낌이다. 검도를 멋있게 하는 사람들을 보면 거의가 어깨와 등이 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 자세를 가진 사람들이 부럽기만 하다.)
(9) 오른손
죽도 파지법 중 오른손의 경우는 식칼을 쥐는 요령으로 한다. 옆에서가 아니라 위부터 쥔다. 새끼손가락, 약지, 가운데손가락을 조이고 엄지와 집게손가락은 가볍게 감아쥔다. 전체적으로는 알을 쥔 거와 같이 살짝 감싸쥐는 것이 좋다.다만, 손잡이와 손바닥 사이가 너무 느슨하면 재빠른 반응을 할 수 없다. 또 엄지와 집게손가락에 힘이 너무 들어가면 손목의 스냅이 듣지 않게 되어 어깨까지 힘이 들어간다. 손매무새는 기술의 발휘와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므로 의식적인 연습을 통하여 빠르고 바르게 쥐는 요령을 체득해야 한다.
(10) 왼손
왼손의 파지법은 검도의 정확한 자세와 직결된다. 새끼손가락은 손잡이 끝머리부터 감아쥐고, 이어 약지·가운데손가락을 차례로 감아 조인다. 엄지와 집게손가락은 가볍게 덧붙이듯 쥔다. 왼주먹의 위치는 배꼽으로부터 주먹 하나 정도 앞으로 내고, 주먹 하나 정도 아래로 내린다. 정중선상에 고정시키고 죽도를 받치는 기분으로 쥔다. 손잡이가 타원형인 목검을 쥐면 올바른 손매무새의 요령을 체득하기가 쉽다. (* 나의 경우 : 권총을 쥔 모양새를 한다. 초심자 지도시에는 목검으로 기본동작을 익히게 한다.)
(11) 손의 위치
오른손 위치의 결정 방법―죽도 손잡이 끝머리를 오른쪽 팔꿈치 안쪽에 댄 다음, 죽도를 수평으로 누인다. 이어 팔꿈치를 축으로 죽도를 세운다. 오른손의 바닥이 닿는 곳이 적합한 오른손의 위치이다. 그 위치부터 코등이까지의 간격이 너무 벌어졌으면 손잡이가 짧은 죽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왼손은 기본적으로 손잡이 끝머리를 붙이듯 쥐는 것이 좋다. 사람에 따라서는 끝머리부터 새끼손가락 반 정도 나오게 쥐는 경우도 있다. 수련을 쌓아가는 중에 자기에게 적합한 위치를 파악하도록 한다.
(12) 허리
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허리의 중심을 약간 올리는 듯한 기분으로 편다. 구체적으로는 자연체 상태에서 상체를 그대로 유지하고, 배꼽 밑을 뒤로 빼는 듯이 엉덩이를 비스듬히 위로 내미는 듯한다. 그 상태에서 머리와 오른발을 거의 평행하게 한다. 왼발의 뒤꿈치는 들어올리면서 앞으로 내놓기 직전의 모양새를 한다.
(13) 배
복식호흡을 행하고, 아랫배(배꼽 밑 3촌 정도)에 힘을 넣는다. 아랫배에 힘이 모아지면 자연히 어깨에서 힘을 빼기가 쉽다. 또 중심을 아래로 내려 허리의 안정을 취한다. 검도에서 일반적으로 입는 바지를 입지 않고 통이 넓은 바지를 입는 것은 아랫배를 졸라맴으로써 단전에 힘이 들어가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말도 있다. 좋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복장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