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2일 캐나다 밴쿠버 한인회관에서는 K- 김치 세계 연대에 참가하며 김치 나눔 축제(K-Kimchi Festival)의 장이 열렸다.
김치 재료 하나하나(11월)가 모여 22가지(22일)의 좋은 효능을 나타낸다는 의미로 11월 22일이 김치의 날이 되었다고 한다. 지난해 한국에서 김치의 날이 제정된 이래 올해는 전 세계가 김치로 연대하여 김치를 세계에 더욱 알리고 또 나누는 뜻깊은 행사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무궁화여성회(회장 김인순)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밴쿠버협의회(회장 정기봉)의 여성분과위원회가 공동 주관하고 주밴쿠버총영사관, 재외동포재단, 밴쿠버장학재단, 그리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밴쿠버협의회가 후원하였다.
▶ 참가자들은 모두 백신 카드를 확인하며 행사장에 입장하였다.
▶ 김치 나눔 축제 행사 전 준비
정기봉 민주평통 회장은 개회사에서 K- 김치 세계 연대는 한국인들의 밥상에 항시 올라오는 우리의 음식인 김치를 세계인들과 함께 기념하고, 홍보하는 자리임을 소개했다. 캐나다 서부지역의 주요 도시인 캘거리 민주평통(분회장 전안나)에서는 11월 21일에 행사를 진행했으며, 에드먼튼 민주평통 분회(분회장 이영수)를 통해 동시간대에 진행하고 있음을 화상을 통해 소개하고 격려 인사를 나눴다.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밴쿠버협의회 정기봉 회장과 에드먼튼 분회 행사장과 화상통화 연결
이어 나용욱 부총영사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가 사랑을 받고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대표 음식인 김치로 축제를 진행할 수 있어서 기쁘며, 한국 음식이 더욱 현지의 사랑을 얻기를 바란다고 축사했다.
▶ 주캐나다 밴쿠버 총영사관 나용욱 부총영사관
특별히 한국 문화 공연 순서가 있었다. 캔남사당(단장 조경자)의 힘찬 사물놀이 공연과 밴쿠버 중앙무용단의 김영주 단장의 흥겨운 쟁강춤 공연으로 행사장의 열기가 뜨거워졌다. 객석은 뜻밖에 역동적인 한국문화를 총체적으로 체험하면서 큰 박수로 화답했다.
▶ 캔남사당 사물놀이 공연
▶ 밴쿠버 중앙무용단 김영주 단장의 쟁강춤 공연
▶ 한국 전통 문화공연 관람을 즐기는 참가자들
본격적인 2부 순서로 민주평통 여성분과위원회의 위원이자 무궁화재단의 이사인 우애경 한식 연구가의 김치 담그기 강연이 이어졌는데 중국, 베트남, 홍콩, 일본, 이탈리아 등 21명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의 캐나다인들은 각자 챙겨 온 도마와 칼을 꺼내고 앞치마를 두르며 흥겨워했다.
▶ 흥분된 모습의 참가자들
김치 만들기 체험 참가자들은 무채 썰기와 파 썰기, 이어 갖은양념에 고춧가루와 무채를 버무리며 김칫속을 맛보기도 했는데 고춧가루가 묻은 붉은 손으로 서로의 마스크를 내리고 맛보기를 하면서 재밌어하며 웃었고, 한 참가자는 숨이 덜 죽은 배춧속에 김칫속을 넣고 '김치 꽃'을 만들었다고 자랑하였다.
▶ 김치 꽃 좀 보세요!
▶ 참가자들에게 시연하는 무궁화여성회 회원들
이탈리아 친구와 함께 참가한 한 한국인 부인은 서로에게 이탈리아 요리와 한국 요리를 가르쳐주면서 친해진 사이라며 우정을 과시했다. 이탈리안 친구에게 김치 행사에 참여한 이유를 묻자, 지금까지 인터넷을 통해서 한국요리를 많이 접했는데, 행사에 직접 참여해서 '아줌마(부인이 직접 말한 낱말이 아줌마였음) 김치'를 배워보고 싶어서 참가하게 됐다고 대답했다.
▶ 직접 만든 김치를 맛보며 즐거워하는 참가자들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김치 만들기가 진행되었고 미리 준비된 김치통에 넣으면서 행사가 마무리됐다. 그리고 깜짝 발표가 있었다. 바로 참가자들을 오가며 도왔던 여성회 회원들에 의해 비밀리에 심사된 결과로 최고의 김치를 만든 세 명의 참가자가 뽑혔다.
▶ 최고의 김치를 만든 주인공들
무궁화여성회 김인순 회장은 "코비드로 인해 대면 행사를 할 수 없어 많은 활동은 하지 못하고 의료진과 양로원 등에 마스크를 전달하거나 노인 대상 넘어짐 예방 행사를 2년 만에 진행했습니다. 회원들도 오랫동안 함께 모이지 못하다가 이번 김치 나눔 행사 덕분에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했습니다. 한 달여 동안 준비한 것 같습니다. 배추를 주문하고, 장을 보고, 양념을 만들고, 배추를 절이는 과정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저녁 늦게까지 봉사하는 회원들을 보면서 역시 봉사는 우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기쁨을 충만하게 한다고 느꼈습니다. 더욱이 저희가 정성껏 만든 김치를 혼자 계신 노인들이나 입양아 가정과 6.25 참전 용사님들께 나눠 드린다 생각하니 만드는 손길에 더욱 정성이 들어갔습니다."라고 전했다.
▶ 무궁화여성회 김인순 회장
강연자였던 우애경 한식 연구가는 총 스무 상자의 배추를 구매했는데 큰 배추만을 골라서 100포기를 절이고 씻어서 헹구어 준비했고, 한국 김치를 홍보하는 행사에 여러 나라 문화의 캐나다인들이 참여해서 기쁘고, 다들 재밌어하고 즐거워해서 뿌듯하다고 전했다.
그리고 최고의 김치를 만든 참가자 심사 기준을 물었다. "우선은 무채 써는 것을 보았고, 배추 안에 김칫속을 꼼꼼히 집어넣었는지,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잘 감쌌는지도 보았습니다." 포기김치는 서양인들이 만들기 힘드니 쉽게 담그는 김치인 맛김치 만드는 법을 소개하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깍두기 만들기 시연 중인 우애경 한식 연구가와 김인순 회장, 맨 왼쪽은 통역을 맡았던 원소현 한인회 이사
한국인 친구들 통해서 김치를 맛보고 김치 애호가가 되어 이미 집에서 김치를 담가 먹고 있다는 베트남계 캐나다인 디엠 투(Diem Tu)는 한국의 김치를 만드는 법을 소개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 음악과 무용을 관람하는 순서도 있어 유익하고 즐거운 행사였다며 준비한 봉사자들과 한국 정부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 100포기 김치에 넣을 김칫속을 만들고 있는 무궁화여성회 자원봉사자들
▶ 김치 축제를 만들어낸 무궁화여성회 자원봉사자들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밴쿠버협의회 위원들
▶ '밴쿠버 평화 김치'는 다 같이 평화롭게 나누어 먹는다는 뜻으로 만들었다고.
최고의 김치 만든 사람으로 뽑힌 세 명의 입상자 중 한 명인 에밀리(Emily O'Brien)는 행사가 정말 즐거웠다면서 엄마와 함께 김치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맛있어서 좋았고 집에 가서 다시 김치를 만들어 볼 수 있어서 신난다고 말했다. "오늘 김치 축제와 같은 행사는 사람들에게 그들 자신의 문화가 아닌 다른 문화를 소개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먹는 것은 항상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좋은 방법입니다!"라며 좋은 의견도 주었다.
심사위원들이 왜 당신의 김치를 뽑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처음에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고, 보기에 괜찮았나 보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리고 "훌륭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분명히 이 일을 해내지 못했을 거예요! 행사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매우 친절했어요. 앤 우(우애경 강사)는 훌륭한 선생님이에요."라며 행사를 준비한 분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 에밀리(Emily O'Brien)와 어머니 오드리(Audrey O'Brien)
일본인 남편을 둔 한국인 정성희(Patti Ikegami) 씨와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워서 조금 긴 지면을 사용해서라도 나누고 싶다.
Q. 오늘 행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오늘 제 친구인 연아 마틴 상원의원을 통해 이 행사를 소개받고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녀를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어요. 오늘 순서에서 한국 음악과 춤 공연이 참 즐거운 부분이었어요. 왜냐하면, 밴쿠버에서 열린 86년 엑스포 때 저는 Korean Cultural Society’s Dance group의 일원으로 농악 춤을 추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공연을 보면서 어린 시절의 좋은 추억들이 많이 떠올랐어요.
김치 담그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오늘 많이 볼 수 있어서 매우 고무적이었습니다. 저는 2019년 11월부터 김치를 담그기 시작했습니다. 재밌는 것은 한국인인 저에게 김치를 만들도록 영감을 준 것은 바로 오늘 함께 참가한 이탈리아인 친구 암펠리아(Ampellia)였다는 것입니다! 암펠리아는 한국 문화와 음식에 관심이 많았고 김치를 비롯한 한국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알고 싶어 했어요. 그녀가 김치를 담그도록 저를 조금이나마 밀어주었던 거예요!
▶ 정성희 씨와 이탈리안 캐나다인 친구 암펠리아(Ampellia)
Q. 다른 문화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어떻게 그들과 함께하는 이벤트를 만들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다른 문화를 거부할 때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저는 그것이 이해의 부족과 때로는 이웃에 대해 배우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캐나다는, 특히나 밴쿠버는 다문화 사회입니다. 저는 여러 문화가 나란히 존재할 수 있는 캐나다에서 살 수 있어서 매우 감사히 여깁니다. 김치 축제와 같은 행사가 많은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음식을 먹거나 식사를 함께하는 것은 많은 문화의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자연스러운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음식을 포함한 문화 행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지금은 한국 드라마, 문화, 음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행사가 많아지면 사회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행사를 잘 홍보하면 더 많은 사람이 행사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 김치 한 통의 행복을 맛본 김치 나눔 축제 참가자들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두 시간가량의 빠듯한 진행을 쫓아 사진을 찍고, 중간중간 사람들에게 질문하고, 녹음하고, 이메일 주소를 물어보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사진을 보정했고, 참가자들과 주요 진행자들에게 간단한 미니 인터뷰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인터뷰 답변을 급히 달라고 당부했기에 자정이 넘어서까지 몇 명의 참가자들이 답장을 보내왔다. 행사 후 24시간 이내에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해서 정말 쉴 새 없이 달려보았다.
김치 연대라는 말에서 풍겨 나오는 한국적이고도 튼튼한 느낌의 제목이 말해주는 듯하다. 김치 나눔의 축제는 여러 기관이 함께 준비하고 후원하고, 각 기관과 여러 진행자의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김치를 배우고 싶어 모인 사람들의 열정과 즐거움과 준비한 이들의 정성과 사랑이 각 김치통에 담기고 전달되는 과정에서는 숙성되고 맛이 들어서 받는 분의 밥상에서 고스란히 전해졌으면 좋겠다.
재외통포재단 스터디코리안 해외통신원리포트 2021.11월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