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악양루탄관산융마(登岳陽樓歎關山戎馬)-신광수(申光洙)
악양루에 올라 관산융마를
탄식하다-신광수(申光洙)
秋江寂寞魚龍冷(추강적막어룡냉) : 가을 강은 적막하고 물고기는 찬데 人在西風仲宣樓(인재서풍중선루) :
사람은 찬 바람 부는 중선루에 있노라. 梅花萬國聽暮笛(매화만국청모적) : 천지에 매화꽃 피고 저물녘에
피리소리 桃竹殘年隨白鷗(도죽잔년수백구) : 도죽 지팡이에 의지한 늙은이 백구를 따르노라. 烏蠻落照倚檻恨(오만낙조의함한) : 해지는
저녁, 오만의 땅에서 난간에 기대니 直北兵塵何日休(직북병진하일휴) : 북녘 전쟁은 어느 때나
그칠런가. 春花故國濺淚後(춘화고국천루후) : 고향의 봄꽃에 눈물 흘리며 떠난 뒤 何處江山非我愁(하처강산비아수) : 어느 곳 강과 산이
나의 근심 아니리오. 新蒲細柳曲江苑(신포세류곡강원) : 새 부들, 가는 버들 늘어선 곡강의 동산 玉露靑楓夔子州(옥로청풍기자주) : 옥
이슬, 푸른 단풍 기자의 고을이라. 靑袍一上萬里船(청포일상만리선) : 선비로 한번 만 리 뱃길에 오르니 洞庭如天波始秋(동정여천파시추)
: 하늘 같은 동정호, 물결이 가을을 알린다. 無邊楚色七百里(무변초색칠백리) : 끝없는 초나라 경물 칠백
리 自古高樓湖上浮(자고고루호상부) : 예부터 높은 누각 호수 위에 떠있었다. 秋聲徙倚落木天(추성사의낙목천) : 가을소리는 낙엽 지는
가을에 옮아와 기대어 眼力初窮靑草洲(안력초궁청초주) : 푸른 풀 가득한 섬을 끝없이 바라보노라. 風煙非不滿目來(풍연비불만목래) :
바람과 안개 눈에 가득 한없이 부는데 不幸東南飄泊遊(불행동남표박유) : 불행히도 나는 동남으로
떠도는구나. 中原幾處戰鼓多(중원기처전고다) : 중원 땅에는 몇 곳이나 전쟁이 잦은가 臣甫先爲天下憂(신보선위천하우) : 신하인 두보는
남 먼저 세상 위해 근심하였어라. 靑山白水寡婦哭(청산백수과부곡) : 푸른 산, 깨끗한 물가에서 과부는
울었고 苜蓿葡萄胡馬啾(목숙포도호마추) : 거여목과 포도 우거진 곳에 오랑캐 말도 울었다. 開元花鳥鎖繡嶺(개원화조쇄수령) : 개원연간의
꽃과 새들은 수령궁에 갇혀서 泣聽江南紅荳謳(읍청강남홍두구) : 눈물을 흘리며 강남의 붉은 콩 노래를
들었어라. 西垣梧竹舊拾遺(서원오죽구습유) : 서원의 오동나무와 대나무는 옛 두보의 것이리니 楚戶霜砧餘白頭(초호상침여백두) : 초나라
민가의 서리 낀 다듬이 소리에 백발만 남았구나. 蕭蕭孤棹犯百蠻(소소고도범백만) : 쓸쓸하고 외로운 배가 백만 지역으로
들어가니 百年生淮三峽舟(백년생회삼협주) : 백년 인생이 삼협을 지나는 배와 같구나. 風塵弟妹淚欲枯(풍진제매루욕고) : 풍진 속에
오누이들 눈물이 마르려고 하고 湖海親明書不投(호해친명서불투) : 호수와 바닷가 친구들 소식마저 전하지
못하는구나. 如萍天地此樓高(여평천지차루고) : 떠도는 부들 같은 세상, 이 높은 누각 亂代登臨悲楚囚(난대등림비초수) : 어지러운
시대에 올라보니 초나라 죄수가 슬러진다. 西京萬事奕棋場(서경만사혁기장) : 서경의 온갖 일들이 한 바탕
장지판 北望黃屋平安不(북망황옥평안부) : 북으로 임금님의 안부가 어떠한지 알고 싶도다. 巴陵春酒不成醉(파릉춘주불성취) : 파릉의
봄술에 취하지 못하여 金囊無心風物收(금낭무심풍물수) : 비단 주머니에 풍물 읊은 시 담을 마음이
없어진다. 朝宗江漢此何地(조종강한차하지) : 조종강한, 이것들이 어떠한 땅인가 等閒瀟湘樓下流(등한소상루하류) : 한가하게 소상의
강물은 누대 아래로 흘러간다. 蛟龍在水虎在山(교룡재수호재산) : 교룡은 물에 있고, 범은 산에 있나니 靑瑣朝班年幾周(청쇄조반년기주)
: 궁궐에서 조회하던 일이 몇 년이나 지났는가. 君山元氣莾蒼邊(군산원기망창변) : 차고도 아득한 둘레 군산의 원기가
서려있고 一簾斜陽不滿鉤(일렴사양불만구) : 한 발 지는 해는 낚싯배를 채우지 못하는구나. 三聲楚猿喚愁生(삼성초원환수생) : 세 마디
초나라 원숭이 울음소리가 근심을 불러와 眼穿京華倚斗牛(안천경화의두우) : 두성과 우성에 기대어 서울을 눈이 뚫어지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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