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리본이 뜨겁다 / 김길애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를 위한
합동분향소에 와서 머리를 숙인다
분향소 유리창에 빼곡한 메모지엔 탄식과
분노와 안타까운 마음들 바르르 떨리고 있다
내가 단 노란 리본에도 실핏줄이 돋는듯하다
조문을 기다리는 교복 차림의 여고생
못마땅했던 짧은 치마가 사랑스럽다
눈에 보이는 것만 고집하며 살아온
내 편견이 한순간 흔들리고 만다
법과 규칙을 잘 지키고
각자 맡은 일을 잘 해주길 외치며,
찬 바다에서 죽어간 아이들은
나의 어른이었구나 부끄러움 알게 해 준
나의 스승이었구나
다시 한번 머리 숙이니, 파도가 일렁인다
파도소리 바람소리에 재잘거리는 아이들,
'그래 ... 알았다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어
네가 살아가야 했을 이 민족, 네몫까지 사랑하마'
가슴에 끌어 안은 노란 리본이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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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노원문인협회 시분과회장
첫댓글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