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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 26일, 오랜만에 일찍 일어난(!) 저는 일본 친구에게 줄 CD를 사기 위해 시내로 나갔습니다. 어떤 음반이 좋을까 생각하다가, 고른 곡은 이수영 5.5집 클래식 앨범(타이틀곡은 광화문연가)이었습니다. 조만간 이수영이 일본이 진출한다는 소식이 들려서요. 제 꺼랑 친구꺼랑 2개를 샀습니다. 회원이라 25% 할인을 해서 19?00원, 20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판 두 장을 샀습니다. 그리고 머리를 손질하기 위해 울 어머니의 단골 미용실(!)로 갔죠. 머리스타일은 걍 미용실 원장님께 맡기기로 했는데요, '부담스럽지 않게' 염색에 커트 정도가 좋겠다고 하시는군요.
그리고 제가 롯데리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요, 이 날 저녁 여행 전 마지막 근무를 했습니다. 근무가 끝난 후, 밤을 꼬박 새면서 짐 정리와 일정 수정하느라 정신 없었습니다. 아직 일본 펜팔친구와도 구체적인 약속을 못 잡았죠. 초조한 마음에 아침까지 밤을 새고...
2004년 1월 27일 오전, 드디어 집을 나서게 되었습니다. 부산으로 내려가기 위해 대구역에서 열차를 타고 가야하는데요, 그냥 집앞에서 버스를 타고 가려다가 지하철역 앞에서 환전 좀 하고 가려고 자전거를 타고 지하철 상인역(1995년 지하철 공사 중 폭발로 아픈 상처가 있었던 역)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지하철 상인역까지 타고 간 제 자전거입니다. 열흘동안 여기 갇혀 있어야 하는 불쌍한 존재...
지하철 역 앞에서 환전을 한 후, 지하철을 타고 대구역까지 갔습니다. 사고 나면 대책없는 싸구려 대구지하철, 예산 타령만 하면서 내장재 교체는 안 하고 단순한 '방염 처리'로 땜질하고 있으니, 이런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는게 안타깝습니다. 그리고보니 벌써 대구지하철 참사 1주년이 넘었네요.
▶◀ 2003년 2월 18일 지하철 참사로 희생되신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No.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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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노선 |
대구지하철공사 대구지하철1호선 |
종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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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차종, 기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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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도착지 |
상인 → 대구역 |
출발시각/도착시각 |
11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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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
대경교통카드 학생용 480원(정상요금 600원) |
싸구려 대구지하철, 이거보다 더 일찍 개통된 도쿄지하철도 대구보다 훨~씬 잘 되어 있습디다...
대구역에 도착해서 부산의 구포역까지는 이넘을 타고 갔습니다. 예전엔 새마을호였으나 무궁화호 특실로 격하되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걸려 일반실로 강등된 '구특전 무궁화호', 차는 오래되었지만 편한 시트에 받침까지... 무궁화호 이거 타면 땡잡은거죠. 저는 일부러 이 열차 예약하고(철도회원 예약) 탔습니다. 짐 올리기 좋으라고 창측이 아닌 통로측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No.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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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노선 |
한국철도 경부선 |
종별 |
무궁화호 |
형식(차종, 기종) |
유선형무궁화 |
출발지/도착지 |
대구 → 구포 |
출발시각/도착시각 |
13:04 → 1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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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
카드결제 학생할인 4,800원 |
부산의 구포역까지 타고 간 9213호(213호)열차입니다.
열차에 올라타자, 피곤한 탓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게 되었죠. 잠깐 눈을 뜨니, 옆 여성 승객분께서 치킨을 드시고 계셨는데, 제게도 하나를 주시는군요. 거절하기는 뭣하고 해서 그냥 먹었답니다. 저도 답례로 제 비상식량인 초코렛 캔 음료수를 하나 드렸죠. 안그래도 무거운데 잘됐네^^...
구포역에 도착한 후, 이모댁으로 가기 위해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No.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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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노선 |
부산시내버스 세익여객 200-1번 |
종별 |
일반버스 |
형식(차종, 기종) |
BS106 Hi-power |
출발지/도착지 |
구포역 → 그린코아아파트 |
출발시각/도착시각 |
14시 30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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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
디지털부산카드 680원 |
신라대에서 구포역을 거쳐 해운대로 가는 200-1번 일반버스, 기사님께서 친절하게 승객분들께 인사를 하시네요.
이모댁이 무사히 도착, 제 메일함을 열어보니 친구에게서 메일이 왔네요. 1월 31일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에 만나는게 어떠냐구요. 그리고 저녁에 제 휴대폰으로 전화를 준다네요(앗싸~^^). 그리고 한국의 어느 분과도 조인트를 하기로 했는데요, 그 분과도 시간약속을 잡아놨구요. 스케줄표를 보면서 일정을 수정하고 있는데, 이넘의 멍멍이들은 같이 놀아달라고 난리이니...
이모댁의 멍멍이들입니다. 오른쪽 넘(♂)은 좀 있으면 죽을 때 다 되어가는 영감쟁이, 왼쪽 넘(♀)은 그래도 아직 팔팔한 아줌마... 이 영감쟁이 자세가 민망해서 중요 부분(!)은 모자이크처리 해버렸습니다...
드디어 일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휴대폰에는 '발신자정보제한'이라고 뜨는데...
필자 : (한국어로) 여보세요
친구 : 곤니치와 (때는 TV에 대장금 하고 있을 시간... 그러니까 밤이죠.)
필자 : 곰방와^^ 아 곤니치와^^ (여기서 잠시 버벅되고...)
(중략, 그리고 만날 장소를 정하는데... 원래는 신주쿠에서 만나려고 했다가... 제가 괜찮은 장소를 잘 몰라서...)
친구 : 아사쿠사노 센소지노 카미나리몬데 이이데스까? [아사쿠사 센소지의 카미나리몬이 어떤지?]
필자 : 아, 카미나리몬 이이데스요^^ [아, 카미나리몬이 좋겠네요.]
건강에 유의하고 잘 자라는 친구의 마지막 한 마디를 끝으로 확실한 일정을 잡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스케줄 완성을 하니 때는 밤 11시... 일정을 프린트하려고 하는데, 앗 갑자기 이모댁의 프린터가 고장나고... 게다가 여행할 때 들을 CD를 구으려고 하니 계속 뻑나고-_-... (공 CD 석 장이 고스란히) 에라 모르겠다 내일 어떻게 되겠지...
2004년 1월 28일 아침, 일정표를 프린트하기 위해 급히 근처 피씨방으로 갔습니다. 근데 동네 피씨방이라 한 시간에 1000원, 게다가 프린트하는데 총 8장, 800원, 금방 프린트만 하고 올 건데 1800원이 고스란히 날아가고... ㅠㅠ 시간이 넉넉하면 스타크래프트나 함 하고 오겠지만 그럴 시간도 안되고... 그렇게 해서 일정표를 뽑았구요, 일본에서 들을 CD도 잘 구웠습니다.
2004년 1월 28일 10:50, 부산항 여객터미널로 가기 위해 306번 좌석버스를 탔습니다. 역시 친절한 기사님이시네요. 물론 저는 버스 탈 때 기사님들께 '수고하십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탑니다만^^... 제가 먼저 선수를 쳐버렸네요.
No.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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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노선 |
부산시내버스 태진여객 306번 |
종별 |
좌석버스 |
형식(차종, 기종) |
BS106 Hi-power |
출발지/도착지 |
그린코아아파트 → 부산데파트 |
출발시각/도착시각 |
11시 00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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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
디지털부산카드 1,300원 |
이모댁에서 부산항 여객터미널(중부경찰서)까지 타고 간 306번 좌석버스
부산항에 도착해서, 제가 탈 비틀, 제비 카운터에 배표, 여권, 탑승신고서, 부두세 2100원을 내자, 우리나라 출입국 신고서와 일본 출입국신고서, 그리고 탑승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국외여행허가증명서'와 여권, 우리나라 출입국 신고서를 들고 2층에 병무신고를 하러 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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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병역미필자 여러분, 출국하시기 전 '국외여행허가증명서'를 챙기셨는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이거 빠뜨리고 오시는 분 계시는데요, 집이 가까우면 몰라도 타지에서 오셨을 겨우... 머리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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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신고(출국신고)를 무사히 마치고, 출국심사 후 일본 하카타항(후쿠오카)로 가기 위해 잠깐 기다렸습니다. 여기서 저처럼 배낭여행을 하는 한 분을 만났는데요, 기다리면서 여러 이야기들을 주고받았습니다.(이 날 그 분이랑 후쿠오카 시내를 같이 돌아다녔구요, 이틀 뒤 교토에서 또 만나게 됩니다. 그 때 같이 기요미즈테라를 둘러봤죠. 올 때도 같은 배를 탔구요.) 제가 탈 배는 '제비 2세' 입니다.
No.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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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노선 |
한국고속해운 |
종별 |
제비 2세 |
형식(차종, 기종) |
제트포일 |
출발지/도착지 |
부산 → 하카타 |
출발시각/도착시각 |
13:00 → 약 2시간 55분 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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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
학생할인 왕복 136,000원 |
제가 타고 갈 제비 203편, 제트포일입니다. 최고시속이 83Km/h에 이르는 쾌속선이죠. 이번 여행에서 이 배가 '일본'이라는 세상의 첫 관문이었습니다. 승무원도 일본인이구요.
'이럇샤이마세'라는 인사를 받으며 배에 올랐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부산 영도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와는 '잠시만 안녕'이죠. 그리고 저 멀리서 손을 흔드시는 선박회사 직원(?)분들께도 거수경례로 답례를 했습니다.
부산아, 잘 있그레이~^^ 나 잘 갔다 올끼니까...
저 멀리 보이는 부산 영도, 한 동안 부산과는 굿바이...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
배가 출발하자, 승무원이 사탕을 나눠주시는군요. 제가 몇 개 가져가도 되는지 묻자 알아서 가져가라는군요. 많이 가져가면 좀 그렇고 해서 5개를 가져갔답니다. 맛있네요^^.
승객은 별로 없고, 바다도 고요하고(갈 땐 조용했으나 여행 마치고 올 땐, 고생했답니다...), 제 휴대폰 안테나는 하나씩 줄어들고... 그러다가 '통화권이탈' 되어버리고... (일본에서 안 터지는 휴대폰이지만 알람시계, 특히 야간열차 안에서의 '매너모드 알람시계'로 유용하게 썼답니다.)
'제비호'를 타고 한 시간을 갔을까, 오른쪽으로 대마도가 보이네요(저는 왼쪽에 앉아서 보기가 힘들었지만). 그리고 한참 망망대해(?)를 지나 하카타항에 도착했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이어집니다.
첫댓글 국외여행허가증 중요하죠. 저는 그게 없어서 하소연하지만 아무 말도 못하고 출국을 못 하는 사람을 본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부산항은 제가 간 경우에만 그런지 항상 한산해서 순식간에 일이 끝나는........
제비 호의 한국철도 역삼각 마크와 JR마크가 인상적...
앗! 구특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