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기(歷代記) 이해
1. 저자: 익명
1) 탈무드 전통은 에스라-느헤미야서와의 문체 및 언어적 유사성 때문에 역대기를 에스라가 시작하고 느헤미야가 끝냈다고 말을 하지만 사실은 누가 썼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익명의 책입니다.
2) 오늘날 많은 구약 학자들은 역대기와 에스라-느헤미야 사이에 있는 주제와 신학의 차이를 들어 역대기의 에스라 저작권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3) 저자는 성전에 대한 자세한 관심과 제사장 레위 자손의 직책 등을 소상히 알고 있는 것으로 보아 성전에 근무하던 제사장 또는 레위인이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는 바빌론 포로생활에서 돌아와 유대 공동체를 재건하면서 갖가지 고초를 겪으면서도 그 공동체를 하나님의 공동체로 만들려는 열망이 뜨거웠던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2. 기록 연대: 주전 400년경
1) 이 책은 성전 건설을 위해 백성들이 바친 헌물 중의 일부를 “다릭(daric)”이라는 용어로 기록하고 있습니다(대상 29:7). 다릭은 주전 515년 이후에 만들어졌고 이것이 유다에서 통화의 기준이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2) 역대기에 언급된 사람 가운데 역사적으로 가장 나중의 사람은 아나니인데 그는 각 세대 간의 기간을 25년으로 해서 계산하면 주전 425-400년경에 태어났을 것입니다 (대상 3:24).
3. 제목
1) 히브리 제목은 "그 때의 사건들(또는 말씀)"(dibere hayyamim)인데 이 말은 공식적인 역사 기록에 대해 언급할 때 성경에서 사용된 말입니다 (왕상 14:19; 15:31 참조)
2) 구약의 헬라어 번역본인 70인역에서 역대기서는 사무엘서와 열왕기서에서 빠진 사건들을 기록했다는 뜻으로 "생략된 것들"(Paralipomenon)이라고 불립니다.
3) 영어와 한글 제목인 역대기(Chronicles)는 라틴 성경을 번역한 교부 제롬이 붙인 제목 "하나님의 전체 역사에 대한 역대기"(a chronicle of the whole divine history)를 축약시킨 것입니다.
4. 히브리 정경에서의 위치
1) 현재 역대기는 상하 두 권으로 나눠져 있지만 히브리 정경에서 역대기의 두 책은 한 권으로 계산됩니다.
2) 이 책들은 성문서(the Writings)의 마지막에 들어 있으며 히브리 성경의 마지막에 위치합니다.
5. 역사적 배경
1) 역대기 상의 길고 자세한 족보는 아담에서부터 다윗에 이르기까지 언약 믿음의 전통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2) 역대기에서 다루는 실질적 역사는 사울 통치 말년에서부터 포로된 유대인의 귀환을 허락하는 고레스왕의 칙령 발표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주전 1020-538년).
3) 역대기 기자는 성경(사무엘과 열왕기)과 성경외 자료들(예: 선지자 스마야와 선견자 잇도의 족보책; 대하 12:15)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6. 기록 목적
1) 역대기는 다윗을 통한 하나님의 언약 백성들에 대한 하나님의 택하시고 보존하시는 은혜를 보여주기 위해 기록되었습니다.
2) 다윗과 제사장직과 성전에 대해 강조하여 포로 전의 영광을 상기시키고 하나님의 약속이 그들에게 계속 살아있음을 확신시킴으로써 포로기 이후 유대인들을 격려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는 그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려는 것이죠.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가장 번창했던 다윗 시대의 역사를 부각시키면서 보잘것없는 현재 상태에서도 힘을 잃지 말 것을 이야기해 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열왕기서와는 달리 다윗 왕조에 대해 나쁜 인상을 줄만한 사건들은 다윗의 인구조사에 대한 기록을 제외하고는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3) 또 다른 목적은 새로운 공동체의 방향을 제시하려는 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께 지극히 성실했던 다윗을 보여주면서 그렇게 충실히 하나님을 섬기면, 언약을 신실히 지키시는 하나님께서 다시금 이 공동체를 보살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불어넣고 키워주려는 뜻이 이 책에 가득 담겨 있습니다. 더불어 예루살렘 성전 제의를 올바로 지키는 예배 공동체가 포로시대 이후 유대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이라는 점도 함께 제시되고 있습니다.
7. 구조
1) 족보 (대상1-9장)
2) 다윗의 통치 (대상10-29장)
A. 사울의 죽음 (10장)
B. 다윗의 등극 (11-12장)
C. 언약궤의 돌아옴 (13-17장)
D. 다윗의 정복 (18-20장)
E. 다윗 왕국의 조직 (21-27장)
F. 다윗의 성전 건축 준비 (28:1-29:9)
G. 다윗의 유언과 임종 (29:10-30)
3) 솔로몬의 통치 (대하 1-9장)
A. 솔로몬의 등극 (1장)
B. 성전 건축 (2:1-5:1)
C. 성전 헌당 (5:2-7:22)
D. 솔로몬의 행적 (8-9장)
4) 유다의 역사 (대하 10:1-36:16)
5) 포로기 (36:17-23)
8. 신학적 메시지
1) 역대기 저자는 집단적 예배와 동시에 개인적 예배의 중요성을 말해줍니다 (대상 16:36; 15:29; 대하 31:20-21) 이 책은 참된 예배가 가식없는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과 더불어 (대하 6:31, 33) 진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동기에서 이루어짐(대상 28:9; 대하 19:9)을 말해줍니다. 역대기 기자가 가진 하나님 통치 사상의 이상적 중심은 예배 장소, 즉 성전이었습니다(대하 5:2-7:10). 그러나 그는 동시에 하나님에 대한 진정한 예배는 시간이나 어떤 장소에 한정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대하 6:12-23). 역대기는 또한 예배의 인도자이며 지도자인 제사장과 레위인들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2) 역대기는 즉각적인 인과응보의 신학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건이나 순종의 행위들은 성공과 번영(대상 22:11, 13; 29:23), 많은 수의 자녀들(대상 3:1-9; 14:2-7; 대하 11:18-22; 21:1-3), 대중적인 지지(대하 11:13-17; 15:10-15)등으로 보상을 받습니다. 반대로 불순종과 신실치 못함은 군사적인 패배(대하 12:1-9; 16:1-9), 대중적인 반감 (대하 16:10; 21:19), 병(대하 16:12; 21:16-20)등을 가져옵니다. 순종은 축복으로, 불순종은 재앙으로 이어진다는 사상은 모세언약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9. 신약과의 관련
1) 역대기 기자가 인식한 것처럼 진정한 예배는 특정 장소에 한정될 수 없으며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신령과 진정으로” 드려져야 합니다(요 4:20-24). 참된 예배는 예배당 공간에서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디서든지 하나님께 예배할 수 있으며 또 예배드려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높여드리기 위해 진실된 마음으로 기도하고 찬양함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다면 사무실도, 가정의 부엌도, 학교의 교실도 지극히 거룩한 곳, 즉 지성소가 될 수 있습니다.
2) 예수 그리스도는 더 나은 언약, 즉 새언약의 보증자로서 진정한 우리의 제사장이십니다(히 7:20-22). 그분은 영원한 제사장이며 완벽한 제사장이십니다. 그분은 하나님 앞에서 우리를 대표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하나님 앞에 서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하나님께로 인도하시는 분이며 우리의 중보자이십니다. 그분은 자기를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사람들을 완전하게 구원하실 수 있습니다. 그분은 언제나 살아계셔서 우리를 위해 지금도 하나님께 중보하시는 분이십니다.
3) 인과응보의 신학은 씨 뿌림과 거둠의 비유로 신약에서 반복됩니다(갈 6:7-8). 우리는 심은 대로 거둡니다. 육체를 위해 심는 자는 육체로부터 썩을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해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원한 것을 거둘 것입니다. 물론 그 거둠이 늘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반드시 거둔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