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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방송중 다시 듣기에 없어서 이것도 대본만 우선 올립니다. )
오늘 저랑 영화 한 편 보실래요?
무더위에 지친 몸은 휴식을 필요로 하죠. 겨우 짬을 내어 휴가나 휴식을 만들어 보지만 그 뒤에 또 문제에요. 무엇을 해야 할까, 라는 가장 기초적인 문제에 마주하고 맙니다. 무엇을 해야 잘 쉬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을 해보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것은 없고 이 황금같은 시간을 단순히 자고 먹는데 쓰기는 아깝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보는데요. 그 때에 번뜩이면서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주변에 이게 취미인 사람 한 두명쯤은 꼭 있으니까 추천을 받는 일도 어렵지 않고요, 집에서도 간단하게 몇 번의 클릭으로 두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도 있죠. 바로, 영화감상입니다.
영화를 본다는 것은 단순히 영상물을 보는 것에 지나지 않고 또다른 세계를 알게 되고 내가 이전에 하지 못했던 생각, 미쳐 펼쳐 보이지 못했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경험죠. 그리고 우리의 두시간을 훌쩍 채워주는 좋은 취미 생활 중의 하나고 말이죠.
그리고 여기에서 또 하나의 고민이 생깁니다. 어떤 영화를 봐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죠. 하지만 날씨에 따라 기분에 따라 어떤 영화를 볼지 선택하는 과정은 짜증나고 귀찮은 시간이 아니라 더 큰 즐거움을 만나보기 위한 즐거운 고민의 시간임은 틀림 없어요. 누군가에게 물어보거나 영화평론가의 블로그에 들어가 천천히 그리고 정성들여서 보고 싶은 영화의 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보고 줄을 그어가는 것도 좋고요, 무작정 극장으로 가 가장 가까운 시간에 있는 영화를 선택하는 모험도 나쁘지 않아요. 그 색다른 경험이 주는 흥분과 정말 생각없이 본 영화가 내 웃음을 그리고 눈물을 자극했다면 그것만큼 황홀한 경험은 없을 거에요. 마치 아무런 생각없이 지나다니던 거리에서 이상형을 발견한 것처럼요.
안녕하세요, 도서관은 방송중 오늘의 예비 사서 하지숙입니다.
M1 에픽하이 - 시나리오
영화와 함께할 도서관은 방송중, 저는 오늘의 예비 사서 하지숙입니다. 여러분은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저같은 경우에는 사실 영화와는 그렇지 친하지 않은 편이었는데 사실 좋아하는 라디오에 고정게스트로 나오던 영화 평론가가 일주일에 한번씩 신작영화와 고전영화를 추천해주는 영화코너를 듣다가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극장에 나온 영화에 따라서 보기도 했고요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작품을 위주로 보기도 했죠. 그러다가 점점 취향이 생기니까 내가 어떤 영화를 보면 좋아하는 구나, 라고 알게 되었고 올해는 전주국제영화제를 친구들하고 같이 다녀오고 나서 더 확실하게 영화를 즐기는 법을 알게 된 거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고요.
혹시 처음으로 본 영화를 기억하고 계시나요? 제가 태어나서 처음 본 영화는 전세계 모든 사람들을 반전의 매력에 빠지게 하였던 영화 식스센스 였어요. 너무 유명한, 전설이 되어버린 그 스포일러를 저도 소리쳐서 말하고 싶지만 차마 아직 모르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여서 꾹 참겠습니다. 여하튼 그 영화를 처음 본 나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이었는지 아니면 일학년 겨울방학쯤이었는지 헷갈리기는 하지만 이걸 제가 친척언니와 함께 집에서 비디오로 보았던 것은 확실하거든요. 따져보면 제가 92년생이고 영화가 99년도에 나온 작품이니까 아마 딱 영화관의 개봉이 끝나서 비디오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던 그 때였던 거 같아요. 그러면 아홉 살 언저리의 나이었겠죠?
눈이 오는 날에 이불을 돌돌 둘러싸고서 어린 할리 조엘 오스먼트와 젊은 부르스 윌리스를 만났어요. 그리고 썩 유쾌하지는 않지만 토하는 소녀도 보았죠. 너무 오래 전에 보아서 모든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르지는 않지만 눈이 오는 거리에서 귀신과 마주하고 놀라 엄마를 찾던 할리 조엘 오스먼트의 얼굴이나 마지막 장면에서 부르스 윌리스의 씁쓸한 얼굴은 잊혀지지 않고 남아 있어요. 언젠가 한 번 누군가 인생이 끝나지 전 마지막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다고 하면 어떤 영화를 볼 거냐는 질문에 저는 이 영화를 꼽기도 했었죠.
이런 반전을 주는 영화로는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식스센스와 이 작품이 가장 유명할 것 같은데요, 바로 유주얼 서스펙트입니다. 보시지 않은 분이 계시다면 진짜 진짜 꼭 한 번 보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제가 만나는 사람마다 추천을 하고 다니는 영화였어요. 흔히 이야기할 때 그런 인용구를 사용하잖아요. 식스센스 이후 최고의 반전이다, 유주얼 서스펙트를 뺨치는 반전이다 이렇게요. 저도 예전에는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 영화를 보고 나니까 아 정말 그 인용구는 최고의 찬사를 함께 담고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정말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저는 이렇게 영화를 볼 때 스토리에 어떤 반전이 있는지에 따라서 조금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입니다. 스토리에 비중을 둔다는 이야기겠죠? 그리고 그만큼 하나 더 비중을 두고 영화를 감상하는 포인트가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영화음악입니다. 어떤 장면에 어떤 음악이 나오냐에 따라서 그 느낌과 감동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죠.
우선 간단하게 영화음악에 대해 알아볼게요. 흔히 우리는 영화음악 혹은 사운드트랙이라고 이것을 부르고 ‘Original Sound Track'의 줄임말인 OST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영화에 사용된 음악은 물론이고 영화 속 대사나 소음 등이 함께 수록되는 경우와 영화와 어울리는 기존의 곡이나 작곡가가 영화의 분위기에 맞추어서 새롭게 창작한 곡들이 삽입됩니다. 기존의 곡을 사용하면 그것을 삽입곡이라 부르고 창작곡은 스코어라고 부릅니다.
제가 이제부터 여러분께 소개시켜드릴 영화음악은 스코어에 해당하는, 창작곡으로 이것을 만드는 영화음악감독 두 분을 먼저 소개시켜드릴거예요. 그분들의 이름만 들으면 누군가 싶으시겠지만 제가 어떤 영화의 음악을 만드셨는지 알려드리면 모두 아 그때 그 음악! 하고 생각이 날 거예요. 그만큼 우리 나라 영화음악계의 주류 혹은 천재라고 불러고 손색이 없는 두 사람입니다.
첫 번째로는 어떤날로 음악계에 등장하여 큰 영향을 끼친 뮤지션이자 우리나라 영화 음악계에 정말 없어서는 안 될 보물인 이병우님입니다. 우리또래의 사람들에게 어떤날은 먼 이름처럼 들리지만 그들의 음악을 듣고 대중음악을 시작한 뮤지션인 토이 등의 이름이나 대한민국 100대 명반에서 그들의 첫 번째 앨범이 4위, 두 번째 앨범은 1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만 보아도 얼마나 대단한 뮤지션인지 알 수 있겠죠?
간단하게 그가 음악을 만들어 우리에게 선물해주었던 영화들을 이야기 해볼게요. 대표적으로 영화 해운대, 괴물, 왕의 남자, 연애의 목적, 장화홍련 등이 있는데요 여기에서 나오는 주요한 연주음악 대부분을 그가 작곡하였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특히 제가 여러분과 같이 나누고 싶은 음악은 영화 장화홍련에 쓰인 에필로그 음악입니다. 이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멜로디가 피아노 반주를 통해 먼저 전해집니다. 이어지는 현악의 향현이 다시 한 번 임수정과 문근영의 얼굴을 상기시키면서 슬픈 멜로디는 다시 기타를 통해 전해져요. 어딘가 불안함을 주지만 끝낼 수 없는 선율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운명을 대변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줘요. 개인적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음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꼭 여러분하고 같이 듣고 싶었어요. 이병우가 만든 영화 장화홍련의 음악, 에필로그 듣고 오실게요.
M2 : 장화홍련 OST -에필로그
이번에 들어올 음악의 작곡가는 조금 낯설 수도 있지만 최근에 영화관을 방문했던 사람이라면 이병우님보다 낯이 익은 이름일 수도 있어요. 비교적 개봉 한 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영화들의 음악 감독이었던 분이거든요. 광해, 왕이 된 남자, 도가니, 회사원 등의 음악을 총지휘하면서 충무로의 떠오르는 신예 음악감독이 된 모그입니다.
소통의 방식을 빨리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멀티플렉스용 영화인지, 예술영화전용관 위주의 영화인지, 감독이 음악으로 구현하고 싶은 게 어떤 것인지 등을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다, 라는 말과 <도가니>가 개봉했을 때 멀티플렉스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다. 음악을 만들면서 의도했던 부분, 그러니까 ‘관객들이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게 해 주고 싶다’ 했던 부분에서 사람들이 정말로 훌쩍이는 게 아닌가. ‘무대 위에서 사람들과 직접 마주하지 않더라도, 소통할 수 있구나’를 느끼는 순간이었다라는 인터뷰를 보면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진 음악 감독인지 조금 짐작 할 수 있을 거 같지 않나요?
어떤날이라는 그룹과 기타리스트로 처음 음악계에 데뷔했던 이병우님과 마찬가지로 모그도 처음에는 베이스를 연주하는 연주자로 음악계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지금은 뛰어난 음악감독으로 더 유명세를 치루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딱 기억에 남는 게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보면서 계속 음악이 너무 좋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영화가 시작할 때 나오는 오프닝이나 끝날때쯤의 음악도 정말 좋아서 영화에 집중하면서도 꼭 엔딩 크레딧에서 영화음악 감독의 이름을 보고 가야지라고 다짐했었어요. 우리나라 영화관의 대부분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지나가고 엔딩 크레딧의 검은 화면이 올라가자 마자 얼른 나가라고 쫓아 내듯이 바로 불이 켜지고 영화관 직원들이 들어와서 막 그러잖아요? 같이 갔던 친구도 그래서 막 일어나려고 하는거 다시 앉히고서 정말 모든 자막이 위로 올라갈때까지 기다렸다가 나왔어요. 물론 영화음악 감독의 이름이 써진 자막이 맨 끝에 나온 것은 아니었지만 엔딩 크레딧이 다 끝나는 순간까지 마지막 영화음악이 나오니까 말이에요. 그 때 제가 중간에 나온 이름을 보고서 중얼중얼 혼자 외웠던 이름이 바로 이 영화음악 감독인 모그였습니다.
이 광해 왕이 된 남자 오프닝을 듣고 있으면 아침에 일어나 궁녀들의 도움을 받아 보다 완벽한 왕의 모습을 위하여 치장을 하는 이병헌씨의 모습이 생각이 나요. 화려한 궁중의 생활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상상이 드는 노래입니다. 여러분은 이 음악을 들으면서 영화의 어떤 장면을 떠올리실지 궁금해요.
한번 다시 그 영화의 장면을 떠오리시면 같이 들어볼까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오프닝곡입니다.
M3: 광해, 왕이 된 남자 -오프닝
한 장면을 위한 수십번의 고뇌는 촬영장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후의 작업들에서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영화음악은 주로 후반작업에 많이 이루어지지만 영화가 만들어지는 중간중간에도 계속 쉼없이 이루어진다고 하네요. 정식적인 엘리트코스는 없지만 이미 인지도를 얻어 활동하고 있는 음악감독의 아래로 들어가 마치 무술을 수련한느 제자처럼 직접 사사받아 음악감독으로 데뷔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앞서서 말씀드린 이병우님과 모그 같이 다른 음악작업을 하다가 음악감독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잉 전부는 아니라는 말이네요. 그리고 또 한가지 여러분이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편견을 깨자면 영화음악이라고 모두 연주곡만 있는 것은 아니예요. 영화의 분위기에 따라 가사붙은 멜로디를 부르는 목소리의 스코어도 있답니다. 대표적인 예로 저는 루시드폴이 참여하여 만든 영화 버스 정류장의 ost 앨범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앨범은 연주곡도 실려 있지만 그 모든 것을 관통하듯이 전해주는 음악인 노래들에는 가사가 붙은 음악들도 있어요, 지금은 솔로 음반을 낸 가수이기도 하지만 당시에는 스웨터에 소속되어 있던 가수인 이아립님이 목소리를 빌려준 트랙도 있고 루시드폴, 조윤석님이 직접 부른 트랙도 만나 볼 수가 있어요.
그리고 모든 것에는 제 짝이 있다는 말이 있죠. 저는 이미 먼저 만들어진 음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후에 그런 영화가 만들어 질 줄을 미리 알았는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한 쌍을 발견하면 참 신기하더라고요. 대표적으로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삽입곡이었던 신승훈의 ‘아이 빌립’이 있겠죠? 어느 중국 예능프로그램의 엠씨가 자기가 영화에서 봐서 알고 있는 한국 노래가 있다면서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보면서 깜짝 놀랐거든요. 개봉 한 지 꽤 된 영화라서 지금 학생인 분들은 잘 모를 영화이고 노래인데 외국인인 그녀가 아직도 그 영화의 감동과 함께 노래를 기억하고 부른단 사실이 말이죠.
그리고 진짜 잊지 못할 삽입곡 중의 하나를 외국영화에서 뽑아 보았는데요, 최근에 불었던 명작 재개봉 열풍에 힘입어 다시 스크린에 올랐던 명작이기도 하죠 영화 레옹에 삽입되었던 Sting의 Shape of my heart입니다. 듣기만 하면 이제 자동적으로 마틸다와 레몽의 모습이 생각나죠. 그의 상징이 되어버린것만 같은 화분을 든 모습과 칼단발 모습의 소녀가 말이예요. 쓸쓸한 기타반주와 함께 어우러지는 그 모습의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마음속에서 머릿속에서 상상되는 그 모습에 감히 절경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어요. 정말, 진짜, 너무너무 멋있거든요. 그 기타 반주소리에 스팅의 목소리까지 얹어지고 “사는 게 항상 힘들어요? 아님 어릴때만 그래요?” 라는 마틸다의 말에 always like this. 항상 이래, 라고 대꾸하는 레옹의 말까지 겹쳐지면 그보다 더한 전율은 없어요.
이렇게 장면과 미치도록 잘 어울려서 우리를 뒤집어 버리는 노래는 한 곡 더 있습니다. 첫사랑의 아련함을 담은 영화 클래식의 삽입곡이었던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입니다. 이 고백이라는 곡 자체는 사실 만화 H2를 보고서 만든 노래라고 해요, 야구 만화 'H2'에서 주인공 쿠니미 히로와 여자친구 야마미야 히까리의 관계를 모티프 삼아 만들었다고 하니 첫사랑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네요. 첫사랑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가진 음악과 영화는 아직 자라지 않아 미묘한 감정들에 머누는 청춘을 정확하게 관통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명곡으로 꼽히던 음악이었던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은 영화를 통해 더 다양한 대중에게 소개되면서 지금까지도 첫사랑 하면 떠오르는 명곡이 되었고 작년 여름 응답하라 1997이라는 드라마에 다시 한 번 쓰이면서 재조명 받기도 하였어요. 자 그러면 이쯤에서 이 첫사랑 노래를 들으면서 우리도 한 번 추억에 잠겨볼까요? 순수한 사랑 올곧은 사랑만이 아니라 이것이 사랑인지 뭔지 헷갈려해서 소위 말하는 어장관리처럼 보이는 가사도 우리가 겪었던 그 한 번쯤의 혼란을 기억하게 만들어서 더욱더 현실감이 들어요. 영화 클래식의 삽입곡이었던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입니다.
M4 : 델리스파이스 - 고백
도서관은방송중 오늘의 주제는 영화입니다. 앞에까지는 영화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는데요, 그래도 우리 도서관이니 만큼 여러분이 낯설지 않게끔 그리고 어떤 영화를 어떻게 보아야 좋을지 생각 한 번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영화와 관련한 책을 추천해드릴게요.
혹시 앞에서 했던 이야기를 기억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영화를 고를 때 그냥 느낌적인 느낌을 믿기 보다는 내가 믿을 수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그걸 기억했다가 보는 사람이에요. 그 대상은 나랑 취향이 비슷한 주변의 누군가가 될 수도 있지만 주로 영화평론가의 글이나 인터뷰를 보고 결정을 내리는데 수많은 평론가 중에서 저에게 가장 큰 영향략을 선사하는 분이 바로 이동진 평론가입니다.
라디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낯선 분은 아닐거예요.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를 거쳐서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에서도 첫주부터 마지막주까지 함께 했던 게스트이시고요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진행하신 경험도 있으시죠. 팟캐스트 방송도 하고 계시고요. 특히 최근에 은밀하게 위대하게 라는 영화의 평을 두고서 정말 이례적인 10대 영화관객의 입에 오르락내리락 거리면서 본의 아니게 곤혹을 치루시기도 한 분이죠. 날카로운 비평보단느 무수한 단점 안에서 장점을 짚어서 알려주는 평론가이면서도 영화의 감독이 앞에 있더라도 자신이 생각한 말은 꼭 해야 하는 단호한 면도 갖추고 있는 이 평론가가 책을 썼다는 사실은 그리 유명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그는 아홉권이나 되는 책에 저자로 이름을 올린 작가인데 말이죠. 그중에서도 여러분에게 알려드릴 책은 필름 속을 걷다와 길에서 어렴풋이 느끼다, 입니다.
사실 이 두책은 여행 에세이에 가까운 책입니다. 우선 다양한 영화가 태어난 풍경을 발견하고 그곳의 느낌을 전해주는 여행기인 필름 속을 걷다는 영화와 여행이 현실에서 한 발 벗어나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해주는 글입니다. 우리도 그러잖아요. 유명한 어느 영화나 어느 드라마를 찍었다는 곳에 가면 괜히 자신이 그 장면의 주인공이 된 것 마냥 포즈를 따라하기도 그 장면의 명대사를 읊어 보기도 하면서 멍한 기분이 빠져들 듯이 이 책에도 그런 현실에서 벗어나 있는 그 느낌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책은 조선일보에서 이동진의 세계영화기행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던 내용을 모아서 엮은 것으로 가보고 싶지만 갈 수 없는, 먼 곳에 있는 그곳을 이동진 평론가가 대신 다녀와주고 그 곳의 감상을 이야기해줌으로서 우리에게 어느 정도의 대리만족을 선물해줄 수 있을 거예요. 영화와 여행이 만나는 그 낭만적인 순간을 말이죠.
「러브레터」「비포 선셋」「러브 액츄얼리」「화양연화」등 다양한 영화들이 태어난 그곳들을 보는 이동진 평론가의 따뜻한 글은 영화 뿐 아니라 여행자가 가질 수 있는 호기심과 시선을 함께 전해줌으로서 한 영화로 끝나는 여행이 아니라 혹여 내가 만들어 나갈 수도 있는 또다른 영화를 상상하게 해주는 계기가 될 지도 모릅니다.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는 필름 속의 걷다의 후속편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유독 음악이 주인공인 영화가 많이 소개되어서 그 느낌 고대로 살려 북 ost를 수록하였다는 점 정도입니다. 이 책에서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로 나오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울룰루를 소개한다던지 폭푹의 언덕이 그려지는 영국 요크셔데일스 등을 담아내고 있어요. 이렇게 영화평론가가 직접 그 영화의 배경이 된 곳에 가서 전해주는 이야기는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소개해드릴 또다른 책들은 영화로 만들어진 원작 소설들입니다. 첫 번째는 위대한 개츠비입니다. 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은 영화가 개봉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게 된 이 책은 1920년 미국을 배경으로 한 개츠비의 화려한 일상과 의문의 사나이를 만난 이후 바뀌는 삶에 중심을 두고 있는데요, 영화화가 되기 전부터 많은 이들에게 읽히면서 사랑을 받아 왔던 글입니다. 원작소설이 있는 영화를 본다는 것은 사실 큰 모험을 하는 일이에요, 내가 활자를 읽으면서 펼친 상상력엔 제한이 없지만 영화에는 어쩔 수 없이 걸리게 되는 제약들이 있으므로 내가 생각했던 것의 그 이하를 보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죠. 물론 간혹가다 그 이상을 보여주는 수작들이 있으니까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그런 면에서 영화 라이브 오프 파이는 원작소설인 파이 이야기를 뛰어넘는 감동들의 연속이었어요, 다른 것은 몰라도 연출에서는 확실합니다. 파이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거대한 이야기를 모두 담아내지 못했다는 평이 있기도 하지만 소설에선 만날 볼 수 없었던 생생하면서도 몽환적인 이미지는 내가 있는 곳이 별천지 딴세상이라는 감상에 젖게 만들어요. 정말 한순간 한순간 눈을 뗄 수 없는 화면들의 연속인데요. 아이맥스 영화관일수록 그리고 3D로 영화를 감상했던 분이라면 더더욱 그 감동은 더할 거예요. 저는 조금 작은 스크린으로 봐서 너무 아쉬웠어요. 정말 색감이며 연출, 구도 같은 것이 어느 거 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대단했어요. 영화를 보고 나니까 이 멋진 장면들이 책에서는 어떻게 그려져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책을 찾게 만드는 마법이 부리는 것만 같았고요. 책으로 꼭 한 번 같이 읽어봐요, 우리.
음 어떤 음악을 들을까 고민했었는데 앞서서 소개해드렸던 이동진 평론가의 책 어렴풋이 꿈을 꾸다에서 그가 찾아갔던 장소의 한 영화, 한 음악을 같이 듣고 싶어요.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그 영화의 그 노래입니다. 원스의 ost죠, 글렌 한사드가 부른 falling slowly 듣고 올게요.
M5: 원스 - falling slowly
사실 고백하자면 저는 음악영화도 반전영화만큼 좋아해요. 이동진 평론가님의 취향에도 곧잘 고개를 끄덕거리는 이유가 전형적인 한국형신파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좋은 음악이 붙는 좋은 영화를 좋아한다는 큰 공통점 때문이었거든요.
음악과 영화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종종 음악영화 라는 말을 마주하고는 해요. 음악영화하면 여러분은 어떤 영화를 떠올리세요? 저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보았던 코러스라는 영화를 가장 먼저 떠올리고는 합니다.
크리스토퍼 파라티에 감독의 지휘 아래 탄생한 이 영화는 프랑스의 어느 작은 기숙사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시대는 2차 세계대전의 끝난 직후로 토요일마다 아빠를 기다리는 페피노와 엄마의 관심을 받기 위해 크고 작은 사건을 일으키는 모항주를 비롯하여 돌아갈 곳이 없기에 쓸쓸한 여름방학을 보내는 아이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곳으로 임시직 교사로 부임한 마티유는 아이들을 위해 포기했던 음악을 다시 시작하고 노래를 가르치기 위해 지휘봉을 다시 잡죠. 모항주에게는 놀라운 음악적 재능이 있었고 그를 필두로 아이들은 하나둘씩 호흡을 맞추고 화음을 쌓아가지만 요주의 소년 몽당의 전학과 함께 학교는 새로운 사건을 맞이하면서 다른 방햐으로 전개가 시작이 됩니다.
코러스라는 이름답게 영화 전체를 흐르는 동안 소년들의 아름다운 합창소리가 귀를 간질이는 영화예요. 실제 합창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년들을 데리고 와서 찍었다고 하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상투스를 듣던 때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예요. 그냥 듣고만 있는데도 성스러워지는 기분이 든다고 해야 하나요?
두 번째 음악영화는 바로 밴드의 이야기입니다. 실제 결성과정과 연습, 그리고 정식으로 대중들에게 소개되는 때를 정밀하게 담은 mate의 플레이- 이 영화를 찍기 위해서 남다정 감독은 직접 메이트 멤버들과 다니면서 그들의 데뷔과정이나 그 당시에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하나하나 인터뷰하여서 남기고 그것을 시나리오에 적극 반영하였다고 해요, 그래서 발생하는 이야기나 사랑에 관한 이야기 중 실제인 사런도 많기 때문에 남다른 리얼리티를 반영합니다. 노래가 본업인 메이트 본인들이 직접 주인공으로 출연하여 연기하였기 때문에 뛰어난 연기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지만요, 그래도 영화의 음악이 너무 좋은 음악영화이니까 조금 봐주기로 해요.
사실 메이트의 또다른 앨범이라도 봐도 될 정도의 고퀼리티인 이 앨범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은 impro인데요, 이것은 무대·텔레비전에서 연예인과 관객이 번갈아 진행하는 즉흥쇼를 뜻하는 단어예요. 이 음악이 등장하는 씬 또한 설치미술을 하는 은채가 자신의 미완성된 작품을 헌일에게 보여주면서 어떤 음악을 써야 할이지 고민하는 순간에 나와요. 그녀에게 잠시 기다리란 말을 남긴 그가 자신의 기타와 활을 가지고 와서 음악을 즉흥에서 연주하면서 은채에 작품에 음악을 입히는 장면인 거죠. 영화관에서 혼자 앉아 영화를 보다가 일렉기타를 활을 이용해서 켜는 모습을 보고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던 것이 저는 아직도 생각나요. 반할 정도로 멋있었거든요. 아니 그냥 반했어요. 흐흐... 그렇다면 제가 반한 그 노래 같이 들어보실래요? 영화 플레이의 ost 중 하나인 메이트 임헌일의 impro입니다.
M6: mate - impro
영화와 음악, 두 가지의 주제가 함께 달린 도서관은 방송중이 이제 슬슬 끝날 때가 되었네요.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여러분을 찾아와서 즐거웠습니다 여러분은 어땠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많이많이 기뻤는데 말이죠. 여러분도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마지막 노래로는요, 이루마의 인디고를 띄어드릴 게요. 운이 좋아서 이루마의 공연을 보게 된 기회가 있었는데 거기에서 이루마씨가 직접 이야기하더라고요. 자신이 집에서 TV를 틀어놓고 작업을 하는데 우연히 홍콩 느와르 영화가 나왔고 그 분위길르 담아서 만든 노래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듣고 있으면 홍콩 영화 특유의 진득하고 낭만적인 느낌과 느와르의 그 거침이 함께 살아 있는 노래예요. 이 노래를 들으면서 저도 모르게 유덕화라던지 하는 홍콩의 남자 배우들을 떠올리고 지나간 옛영화들을 기억해냈거든요. 주윤발이 성냥을 씹어 뱉던 영웅본색 같은 거요. 오늘은 이렇게 마지막까지 여러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노래를 들려드리고 저는 이만 갈게요.
지금까지 저희 도서관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예비사서 하지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