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령의 겨울바람
선자령의 칼바람은 추웠다
이 겨울의 가장 추운 바람이
나의 아픈 데를 알고
있었지만 용서하고 싶었다
아무도 그의 허락 없이
울지 못해도, 나는
빈틈없이
이 겨울을 채우고 있었다
바람이 아프다
나는 모래처럼
그 바람에 무너지고 있다
흔들어버리고 싶은 하늘
도저히 나의 것이 될 수 없는
하늘이,
모든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바로 그 소리 였다
방금 헤어진 소리로
나는 떨리고 있었다
내가 용서할수 있는 건
바람 뿐 이었다
그는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울지 않았다
그래도 살아 있었다
아직도 사랑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다는 말인가
그래, 나는 아직 우리의 산하를
아직 더
사랑해야 할일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가야한다
너와 나의 산하가
아닌
우리 모두의 산하山河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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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를 쓰고 싶다
맹물에 면 넣고, 무 조각 올려놓은
초라한 모양새로 그 흔한
고춧가루, 참기름, 깨소금
하나 넣지 않은
그 닝닝한 맛의 국수 같은 시
음식을 만든다 하여
다 음식이 아니듯
보이는 세상 보다
보아야 하는 세상에
천년이 지나도 남는 시
비록 이도저도 아닌 맛이지만
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맛으로
눈, 혀를 자극하지 않고도
은근슬쩍 뭇사람들을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맛의 이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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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 : 한신섭
필명 : 길손백하
누리사랑방 : 네이버 누졸재
약력 : 한국(문협도봉지부 · 문인산악회 · 산서회· 산악회 · 등산학교)회원 - 한국등산학교 92기와 한국산악연수원 48기 수료 . 백두대간과 백대명산 완주
저서 : 시화집 백두대간 그 안 이야기(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