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 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여름이 무색 할 정도로 더워졌으니 세월이 참 빠르기만하다.
언제나처럼 설레이는 마음으로 6시30분발 포항행 고속버스에 오른다.
이번 여행은 경북 칠포 해변에서 시작 되는데 정총의 고향인 청하면이 월포해변 부근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바닷가 뜨거운 길 보다 이번에는 산행코스를 접목해 내연산 보경사와 폭포구경도 겸하기로 했다.
이 또한 여행의 여유 아닌가.
상생폭포에서 시작하여 보현,삼보,잠룡폭포는 그냥 지나치고 관음폭포에서 잠시 쉬어 본다. 무척 덥지만 발끝으로 아려오는
느낌이 드는걸 보면 더위에 물보다 좋은게 있으랴,
폭포에서 나와 화진해변 부근에서 첫째날의 여정을 풀어본다.
25일 둘째날은 4차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영덕 블루 로드" 코스다.
무더위를 피하려고 7시 전에 4코스 부터 시작 한다. 화진 해변에서 한 시간쯤 지나면 장사해변 지나 좌측으로
경보화석박물관이 나온다. 1976년 강해중선생이 자비로 세계 30여곳에서 2,500여점의 진귀한 화석을 수집하여 만들어
놓은 곳인데 학술적 가치도 높고, 그냥 그 곳이 좋아 10여차레 방문한 곳이다. 그래도 각종화석을 열심히 관람하고
강구항으로 발길을 돌린다.(D코스)
강구항은 17여 년 전 최불암,박원숙,박상원,최진실,차인표등이 주연한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 장소로 유명세를 타서 지금도
휴일에는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다.
병인이와 나는 최불암이 열연한 박선장처럼 강구항을 잠시 거닐어 본다.
이제부턴 "영덕 블루로드"A코스(강구항~영덕 해맞이 공원)다.
이곳은 바닷길을 달리해 산속 임도를 해파랑 코스로 잡은 곳인데 걷기도,느낌도 좋은 길이다.
병인이 폰에서 흘러나오는 셀린디온의 "The Power of Love"를 들으며 상념에 젖어도 보고, 김광석의 "어느 60대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잠시 센티해 지기도한다.
영덕 풍력단지의 24기의 요란한 풍차소리를 들으며 잘 가꿔진 영덕 해맞이 공원으로 하산해서 마시는 캔 맥주의 기막힌 맛을
우리 70 친구들은 알고 있을까?
순자네 식당에서의 기막힌(?) 저녁으로 허기를 채우고 민박집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해본다.
26일 마지막 코스는 "영덕 블루로드" B.C코스, 일명 "푸른 대게의 길과" " 목은 사색의 길" 탐방이다.
축산항(죽도)에서 죽도산 전망대에 오르니 이른 시각이라인지 풍광이 더욱 압권이다.
수 백키로를 보아온 바다 풍광이지만 또 다른 묘한 매력이 있다.
이제부턴 등산길이다. 대소산 봉수대 거처 목은 이색이 유유자작하게 거닐었던 숲속 소나무길을
우리도 목은 처럼 걷고 또 걸어본다.
잠시 평상에 누워 보는데 병인이는 그 짧은 시간에 코까지 고는 여유까지 부린다.
가는 길마다 산딸기가 지천으로 깔렸다.
마지막날이니 베낭에는 물 밖에 없는데 산딸기로 허기를 잠시 잊게 해본다.
하산은 고려말의 대학자 목은 이색의 생가이자, 조선시대 전통 가옥들로 고색창연한 영양남씨 집성촌인 "괴시리 전통마을"로
내려왔다. 현재도 영남지역 사대부들의 주택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후손들이 그 곳에 직접 살며,문화와 예절이 훌륭하게 전승되고 있으니 한 번쯤 들려 봄직하다.
언제나처럼 마지날이 되면 더욱 지치고 힘들지만, 유월의 다섯번째 울진코스가 간절히 기다려짐은 이미 중독된 걸까??
영해거쳐 영덕에서 서울행 고속버스에 올라 쪽잠을 청해보며 이번 여행을 마무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