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서 원룸생활을 하며 주말부부인 나로서는 방학이 되면 최대한 집에서 있는 시간을 많이 갖기 위해 최소한의 원격연수를 신청하고 집에서만 생활하려 애쓰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2015년을 맞이하여 새해 첫 시작에는 두가지 계획을 하게 되었다. 1월 초에 3박 4일간의 왕성성경통독원에서의 성경통독, 1월 말에 있는 KTSM 수련회 참여였다.
새해 말씀으로 시작하고, 주님 안에서 귀한 선생님들과 수련회를 통해 학생들과 새학년 새학기를 잘 보내기 위해서였다.
성경통독원 계획은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좀더 가졌으면 좋겠다는 남편의 권유를 따르기로하여 마음을 접기로 했다.
KTSM 수련회는 오랫동안 참여하지 않았었는데 올해는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마음이 있어서인지 어머님을 비롯하여 가족들에게도 미리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었다.
수련회 일주일 전부터 수련회를 위한 중보기도자를 신청받는다고 하는데, 나도 일주일동안 중보기도신청을 했다. 열심히 중보기도에 힘썼다.
그런데 웬일인지 수련회에 함께 참여하기 위해 초청하는 선생님들이나 제자들이 아무도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겼다.
가고 싶고, 갈 수 있는 선생님들이나 제자들은 상황이 갈 수 없는 곤란함이 있었고, 갈 수 있는 사람들은 가고 싶은 의지도 별로 없고, 다른 여러 가지 일들로 부담스러워했다.
잘 차려진 잔치에 초대하는데 함께 가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고 속상했다.
과거에 여러 명의 학생들과 함께 수련회에 참여했을 때 나는 그 아이들을 데려온 사람이 나인줄 알았다. 정확히 아니었음을..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시면 절대로 올 수 없음을 다시한번 확인하며 주님의 인도하심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자기 마태복음 22장의 아들의 혼인잔치에 손님을 초대한 임금에 대한 말씀이 떠오르며,
천국잔치는 심령이 가난하지 않으면 쉽게 참여할 수 없는 거겠구나..
하나님께서 선택한 자 이외에는 올 수 없겠구나..
심령이 가난하지 않은데 오는 건 기적이겠구나 ..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안타까워 기도하고 있는데, 우리 아들이 생각이 나는 거였다.
여태까지 아들은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이번에 대학을 들어가니 청·장년에 속하는 것이었다. 아들에게 초청을 했는데, 단번에 얼굴을 붉히며 싫다고 거절했다.
아들을 데려가는 것은 기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상한 마음에 다시 기도했다.
속상해서 부르짖는 기도를 하게 되었다.
목요일 날 아침에 남편에게 아침식사를 준비해주고 앉아서 속상함을 전하며 ‘그럼 당신이 나랑 같이 가면 어떨까?’하며 빤히 쳐다봤더니 얼른 눈치 채고 준비가 안됐다며 거절했다.
아들에게 알바를 해달라고 하면 어떨까? 라고 말했더니 얼마가 들더라도 아들이 하나님을 잘 믿게 되면 아깝지 않지.. 라고 말했다.
출근하는 남편에게 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얘기 좀 잘해달라고 말했다.
점심에 치킨을 먹고 싶다는 아들을 데리고 트레이더스에 다녀오면서 아들에게 엄마를 위해 알바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며 일당을 얘기했더니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아빠한테는 이런 얘기했다고 말하지 말라고 아빠랑 엄마가 다툴지도 모른다고 하는 거였다.
아들에게 점심 식사하러 온 남편이 방학이라 점심을 같이 하는 아이들 앞에서 ‘아들아 엄마가 혼자 서울에 가기 부담스러운 것 같아. 엄마 길치라 길도 잘 못찾아가면 어쩌나 염려되는데, 길 안내 좀 해드리면 어떠니? 알바 일당 줄게..’라고 말하니까 아들이 웃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엄마랑 얘기했었던 거냐며..
나는 수련회 참여 알바로, 남편은 수련회 길안내 알바로 요청한거였다.
아들이 엄마의 알바는 거부했는데, 아빠의 알바는 기꺼이 수용했다.
아빠는 아들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마음이 엄마보다 크다.
그래서 그런지 아들은 아빠 말씀을 잘 듣는다.
주님은 그렇게 내 기도의 응답을 주셨고, 기적이 일어난 거였다. 감사했다.
아들이랑 남편이 차표 예매를 하고, 나는 그냥 아들의 안내를 받으며 가면 되는 거였다.
수련회 당일 아침 6:40분에 남편이 나와 아들을 대전역에 태워다주었다.
아들의 안내로 서울역까지 와서 간단한 베이컨 애그 샌드위치와 아메리카노를 아침으로 먹고, 수련회에 늦지 않게 잘 왔다.
수련회 참여한 분들의 연령대가 높아 아들이 가장 막내였고, 총진행을 맡은 선생님 아들이 26세였다. 아들은 안내 알바를 마치고 자기의 임무를 다했기에 수련회에는 관심이 없었다.
시작부터 초청된 목사님의 ‘신앙과 고난’메시지가 울리는데, 아들은 긴장하고 알바를 한지라 내내 민망할 정도로 고개를 끄덕이며 졸고 있었다. 두시간 넘게 진행된 목사님의 설교 후에 아들이 낯선 환경과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심해졌는데, 속이 답답하다는 둥 나가고 싶다는 둥 불편한 심기를 있는대로 다 드러내고 앉아 있었다.
나는 속으로 계속 기도했다.
‘하나님께서 불러주셨고, 하나님께서 인도하셨으니 주님께서 아들 마음을 회복시켜주실 줄 믿습니다.’라고.
아들은 그나마도 답답하고 불편해서 못마땅한데, 숙소가 찜질방이라고 하니 숨이 막혔던 모양이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서울에 거주하다보니 집에서 주무시고 다음날 다시 오시기 때문에 타지역에서 오신 분들은 관례적으로 찜질방에서 주무시는 것 같았다.
한번도 찜찔방에 안가보았는데, 거기서 잠도 자야한다고 하니 기가 막힌 모양이었다.
계속 불편한 마음이 있어보이기에 정 어려우면 작은 아빠에게 연락해보자고 했고, 아빠에게 알아봐달라고 하고, 차라리 피씨방에서 자는게 낫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럼 우리 아들의견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아들이 피씨방에서 자면 나도 거기서 한번 자보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건 좀 아닌 것 같다고 하고, 아빠가 알아보니 작은 아빠 집은 한시간 이상 걸린다고 하며 언제 끝나는지 물어보았다. 잘 모르겠다고 하니 지하철 마지막시간이 언제인지 찾아보기도 했다.
점심을 먹고 와서 두 번째 프로그램인 ‘기독교 세계관’부터는 감사하게도 아들이 순하게 잘 듣고, 졸지 않고 들을 귀가 생겨 잘 듣게 되었다.
아들에게 물어보았다. 아침보다 잘 듣고 좋아졌다고.. 어찌된 거냐고..
그랬더니 어차피 찜질방에서 자야할 것 같다고.. 그냥 포기했다고..
그러더니 선생님들이 질문하면 웃으며 답하고 한결 편안한 분위기가 지속되었다.
나머지 프로그램도 순조롭게 잘 듣고, 10시가 넘어 찜찔방으로 락윤샘 차를 타고 이동해서 들어갔고, 아들은 남자쪽으로, 나는 다른 여자 분들 두분과 함께 여자쪽으로 들어갔다.
아들은 어릴적 빼놓고는 대중탕에 가본 일이 없는데, 두분(최샘, 양샘) 남자선생님들을 잘 따라다니며 무리없이 지냈다고 한다.
아침에 8시 30분경 교회 예배당 앞으로 갔는데, 계단 위에 어떤 남자가 술 취해 앉아있어서 그냥 내려왔다. 찜질방에서 지낸 다른 남자 샘들과 연락하여 아침 식사로 콩나물국밥을 먹고 수련회장에 갔다. 찬양 후에 내 마음에 중보기도에 대한 부담이 왔다. 최승호샘이 말씀을 전하기 바로 전에 예배당 뒤편에 방에 들어가서 기도를 했다. 수련회 마지막까지 승리하도록 말씀을 듣는 모든 분들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변화를 받게 해달라고, 여호수와가 아이성 전투에서 단창을 들고 끝까지 지켰던 것처럼.
다음에는 수련회 전 일주일 중보기도도 필요하겠지만 이전처럼 수련회기간 중보기도 시간표도 운영하여 끝까지 영적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머지 프로그램을 잘 마치고, 점심식사 후에 나오는데, 현주샘이 아들이 너무 이쁘고 기특하다며 용돈으로 3만원이나 아들에게 주셨다.
최승호샘, 양정석샘 부부, 오현주샘, 안락윤샘, 강명희샘, 안인숙샘, 이덕신샘 등의 포옹과 배웅을 받으며 감사히 잘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 아들은 알바를 잘 마쳤다.
하나님 은혜로 아들과 행복한 여행, 평생에 삶의 귀한 표지가 될 생명의 말씀들을 들을 수 있는 복된 여행을 잘 마쳤다. 아들의 삶에 있어 지금은 아무 느낌이 없을지라도 믿음 안에서 아름답게 섬기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며 훗날에 감사하며 깨닫게 될 귀한 은혜의 시간이 되었음을 확신한다.
주님을 찬양합니다.
수련회 준비를 위해 섬겨주신 모든 선생님들에게
진심을 담아
표현해드리지 못한 사랑의 마음을 깊이 담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과 축복을 전해드립니다.^^
함께했던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첫댓글 수련회에 참석하시기까지 이렇게 기도로 준비하시고 노력하셔서 기적을 이루신 것이네요! 기도로 섬겨 주시고 멀리서 와 주셔서 감사하고 반가웠습니다. 알바(!)를 성실히 잘 마친 보령이에게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함께하여 믿음이 더욱 자라가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