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재경영 2020년 12월호 기고)
언택트 시대 인재상과 HEXACO
기업의 인재상은 시대에 따라서, 또 상황에 따라서 변화하고 진화해 왔다. 이것은 산업화와 정보화로 시대가 크게 변화하면서 사람에 대한 관점이
관점이 달라진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게다가 2020년 우리경제는 코로나라고 하는 어려움을 마주하고 있다. 코로나는 경제의 구조 뿐만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고 이에 따라 필요한 인재에 대한 기준도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때에 취업포털을 운영하는 사람인은 Soft-skill 기반의 AI역량검사와 Hexaco기반의 인적성검사 FIT2.0(Fit in test)를 출시하며 현 시대의 인재상에 그리고 한국인에게 더욱 적합한 새로운 평가도구의 등장이라며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왜 일어나고 있을까?
기업의 인재상은 시대에 따라서, 또 상황에 따라서 변화하고 진화해 왔다. 이시대 우리가 주목해야할 인재들은 어떠한 인성적 특징이 요구되는지 짚어보고 필요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방법론은 왜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다시 살펴보고자 한다.
사람에 대한 관점의 변천사
노동력의 시대에서 인적자원의 시대로
마을의 누군가가 짚신을 만들어 그동네 장날 장터에서 마을의 누군가에게 팔던 마을경제의 시대에 사람은 가족이나 시키는 일을 하는 일꾼에 불과했다. 일꾼은 부지런하고 재주가 좋은 사람이면 충분했다. 초기 산업화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사람은 단순히 노동력으로 취급되었다. 200명이 필요하면 200명을 확보해 투입하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산업화의 급격한 발전으로 대량생산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경쟁이라는 새로운 상황을 만나게된다. 시장에서 선택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겨난 것이다. 최초의 경쟁은 가격에서 시작되었다. 가격의 경쟁은 생산성이라는 관리요소를 등장시켰고 테일러의 과학적관리론과 같은 이론들과 벨트컨베이어와 같은 분업화와 역할 분담이 생겨났다.
경영의 관건은 보다 능률적으로 일하게 하는 것이었고 관련된 많은 실험과 방법들이 생겨나게된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환경을 조정해가면서 실험하고 이를 통한 개선이 이루어 져갔다. 1924년부터 미국의 Western Electric Co에서 실시되던 호손실험은 뜻밖의 호손효과를 발견하게된다. 자신이 실험의 대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근로자들은 어두운 조명에서도 오히려 작업의 성과가 높아졌다.
이때까지 사람은 돈을 주고 부리는 일꾼이었고 HR은 노동력의 확보의 관점에 그쳐있었다. X이론으로만 사람을 바라보았던 것이다. 하지만 호손효과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은 돈과 강제가 아닌 다른 동기요인으로 더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존재이다. 이는 Y이론에서 보는 인간관과 같다.
사람에 대한 관점이 바뀌며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특성에 대한 연구와 관리기법들이 생겨난다. 성과자의 성격적 특징, 행동적 특징에서 상황에 대한 연구들로 이어지면서 사람은 단순히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노동력이 아니라 관리하고 개발하는 투자의 대상인 인적자원으로 관점이 바뀌게 된다.
채용하고자 하는 인재의 요건도 지식과 기술과 태도의 요건으로 상세히 정리되었고 이러한 요소를 측정하고 평가하기 위한 도구들이 개발되게 된다. 특히 태도의 부분은 성격에서 인성으로 개념이 확대되어가며 다양한 검사도구들이 개발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인적자원의 시대에서 조직문화의 시대로
1982년 Tom Peters & Bob Waterman은 'In Search of Excellence'(1982)라는 조사연구를 통해 뛰어난 기업들의 8가지 특징을 발견하였고 그중에 하나로 ‘Simple form, Lean staff’를 들며 조직이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하였다고 한다. 이후로 Collins 등이 ‘Build to Last’와 ‘Good to Great’를 통해서 ‘종교와 같은 문화’, ‘규범의 문화’를 뛰어난 조직의 특성으로 들었고, Herman Simon이 2007년 ‘Hidden Champions’를 통해 숨겨진 세계1위 기업들의 특징중 하나가 ‘성과지향적인 조직문화’라고 언급하며 모든 hr담당자들에게 조직문화는 큰 이슈가 되었다. 다시 말해 인사관리는 개인의 측면에서 조직의 측면으로 확대되었다. 여기서 조직이란 단순히 사람들이 모여있는 집단의 의미가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유기적인 집합체으로서의 조직을 말한다. 사람에 대환 관점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조직의 일원으로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왜 일어났을까?
글로벌로 경쟁은 계속해서 심화되고있고 변화의 속도는 말도 못하게 빨라졌다. 덕분에 일은 더욱 직무중심으로 전문화되고 분업화 되어 왔다. 게다가 현재 MZ세대로 불리우는 더욱 개인주의적인 신인류가 조직에 합류하고 있으니 조직으로의 유기적인 융화에 대한 필요는 높아져 갈 수 밖에 없다. 바야흐로 사람들은 조직의 형태로 구성되어지고 관계속에서 소통과 협력을 통해 경쟁력있는 성과를 만들어내야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어떤면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조직화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조직차원에 대한 관심을 만들어내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에 대한 관점의 변화에 따라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에 대한 관점도 달라진다.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상호이해하며 조직내부의 시너지를 높이고 경쟁력을 발휘하는 고성과 조직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
Hexaco의 재발견
오랜 고찰 끝에 얻은 결론은 앞서 언급한 사람에 대한 관점의 변천과정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인성검사는 Big 5기반의 성격검사이다. 100년 가까운 오랜역사를 지닌 성격진단검사가 Costa & McCrae 등 수 많은 학자의 연구를 통해 검증되며 현재 인성검사 시장의 주류가 되었다. 하지만 과거에 개발된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5가지 성격요인 들이 앞으로도 계속 유효할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볼 수 있다. 사람에 대한 관점이 노동력에서 성과차원의 인적자원으로 바뀌었듯이 2000년 이후에는 조직차원으로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시대의 변화는 그동안의 Big5에서 다루던 개인의 성과와 관련된 5가지 성격요소에서 부족한 무언가가 느껴질 수 있고 많은 학자들이 제6요인, 제7요인으로 해답을 찾아왔다 그중에 가장 타당한 해답을 제시한 것이 2002년 캘거리대의 이기범 교수와 브록대 M.C.Ashton교수가 제시한 Hexaco라 할 수 있다.
Hexaco는 제6요인으로 H.Factor를 포함하고 있다. H.Factor란 대인관계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는 정직.겸손성(Honest –Humility)이라는 요소로서 이러한 H.Factor이 부족할 경우 거짓말과 자기과시 분에 넘치는 부와 출세의 추구 등 비조직적인 특성이 나타나게 된다고 한다.
조직차원에서 필요한 관계역량으로서의 크게 작용하는 성격요소이다. 따라서 Hexaco를 기반으로 하는 인성검사를 개발한다는 것은 과거 개인차원의 성격검사에서 조직차원으로 확대된 인성검사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또한, Hexaco 인성검사는 한국인에 대한 타당도가 우수하다는 것을 광운대 유태용교수가 기존 저자들과 함께한 연구를 통해 이미 2004년 밝혀내었다고 하니 그 활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만 하다.
Soft-skill의 등장
지난 8월 고용노동부에서 재택근무와 관련된 설문을 실시했다. 벌써 절반에 가까운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실시했고, 하반기에는 재택근무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 한다.
반면, 400명의 인사담당자들은 재택근무에 대해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대로 일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성과관리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어려움을 이야기 하고 있다.
바야흐로 언택트 근무의 시대가 전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소통과 성과관리의 문제를 해결해야할 필요가 생겨난 것이다.
이러한 때에 Soft-Skill이라 불리우는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Kantrowitz 박사 등이 제시하는 Soft-Skill도 직장에서 필요한 대인관계역량으로 설명될 수 있다.주1) 이러한 대인관계 역량은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재택근무가 일반화 된 언택트 근무의 시대에 꼭 필요한 역량으로 주목되고 있다. 재택근무 실시회사의 인사담당자들이 우려하는 ‘소통이 안되는’ 문제와 ‘성과관리가 안되는’ 문제에 대한 대비책으로서 주목받는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soft-skill은 교육이나 훈련을 통해 쉽게 개발할 수도 없다. 다시 말해 채용을 통해 해결해야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채용과정에서 수준높은 소프트스킬을 보유한 인재를 찾아야 한다.
(소프트스킬 웨비나 유투브 캡쳐)
요컨대
사람에 대한 관점이 단순한 노동력에서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으로서의 인적자원으로 또 다시 조직의 차원으로 확장되었고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따라 우리는 조직경쟁력의 일원으로서 적합한 인재를 선발해야하는 과제를 직면하게 되었다.
그리고 채용시장에는 이러한 필요에 부응하는 선발평가도구들이 등장하고 있다. 소프트스킬에 초점을 맞춘 AI역량검사와 Hexaco기반의 인적성검사가 속속 소개되고 있다. 이러한 도구들은 짧은 면접시간 사람의 눈으로, 느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인성의 영역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정제된 심리학 이론과 과학적통계를 기준으로 채용에 대한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다.
언택트 근무의 시대 채용을 계획하는 기업들과 채용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아야 할 대목이다. 보다 시대에 맞는 타당도 높은 채용을 실현하기 위해 또 다시 노력해야할 때다.
주1) 직장에서 technical skill과 지식을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대인관계, 인간, 사람 또는 행동 스킬로 정의됨( Rainsbury et al, 2002 ; Kantrowitz,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