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에서 누리는 도시탈출
파주 코스
파주는 접근성이 좋아 조금의 시간만 투자해도 방문이 가능하다. 따라서 투자시간 대비 만족할만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헤이리, 출판도시, 임진각 모두 주말 같은 경우 차로 붐비는데, 자전거로는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고 가장 큰 주차문제도 없어서 좋다.
editor 인유빈 photo 이성규 rider 배경진, 박성용, 인유빈
프롤로그
운정신도시에 위치한 운정호수공원을 기점으로 자전거길과 공도를 이용해 임진각을 돌아 헤이리마을, 파주출판단지를 들러 다시 돌아오는 약 60km 가량의 코스이다. 운정호수공원은 규모가 그리 작지도, 크지도 않은 공원으로 소소하게 구경할 것 들이 많다. 공원에서 뻗어나온 자전거 길을 타고 가다 공도로 빠지게 되며, 차량과 신호가 많은 구간이 있기도 하지만 북쪽인 임진각으로 갈수록 차량 통행이 적고 한적해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출출해진다면 헤이리 마을에서 식사를, 조금 소화를 시킬 겸 자전거 도로를 통해 파주출판단지까지 달린 후 마음에 드는 카페 한 곳에 들어가 카페인을 충전할 수도 있다. 코스 중에는 딱히 급격한 업·다운힐이 없어 부담없는, 샤방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사실 이 코스는 10월에 촬영한 것으로 11월호에 나갈 예정이었지만 사정상 이번 12월호에 소개하게 되었다. 다소 복장이 추워 보일 수 있고 지금 볼 수 있는 풍경과는 다를 수 있다. 파주는 북쪽에 위치해 조금 더 기온이 낮은 편이다. 따라서 한겨울보다는 온도가 웬만큼 회복이 되는 날에 가는 것을 권한다.
운정신도시의 구심점
운정호수공원
자가를 이용하는 이들은 운정호수공원 주차장에 주차 후 출발하면 된다. 운정호수공원은 운정신도시 개발 이전에 있던 야산, 저수지, 경사로 등을 보존하면서 꾸며놓은 자연 친화적인 곳이다. 평상시에는 일반 도시공원이지만, 장마철에는 홍수를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 황조롱이를 형상화한 인공 식물섬, 공원을 횡단하는 고가 다리인 스카이 브릿지, 호수 경관은 물론 각종 전시와 학습이 이루어지는 에코토리움, 화초가 자라는 100개의 테라스가 마련된 테라스가든, 워터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는 1천석 규모의 공연장인 아쿠아 프라자 등이 있다. 신도시 특성상 지나다니는 보행자가 아직 많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 타기에 좋다. 공원을 외곽으로 크게 한바퀴 도는 것도 좋지만 구석구석 돌아보면 재미난 요소가 많다.
업다운힐 없어 부담 제로
임진각까지 전진 또 전진!
운정호수공원에서 뻗어나온 자전거길을 타고 북쪽으로 이동해 공릉천 부근에 다다르면 공도로 빠진다. 금촌역까지는 신호도 많고 차량도 많은 시내의 작은 길들을 거친다. 이후부터는 비교적 넓은 길에 접어든다. 금촌신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통일로가 나오며, ‘임진각 100km 코스’로 지정된 루트에 합류할 수 있다. 여기부터 북쪽방향으로 15km를 직진하면 임진각에 다다를 수 있다. 본격적으로 도심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이 나기 시작해 마구 달리고 싶어지는 시점에 접어든다. 다만, 큰 화물차가 고속으로 달리는데다 교차로가 많기 때문에 우측에서 합류하는 차량에 주의한다.
사실 이번 코스 내에는 특출난 업다운힐이 없다. 통일로에서 평지인 듯, 평지 아닌, 평지 같은 약간의 경사구간이 전부이다. 은근히 에너지 소모가 되기 때문에 주유소 같은 안전한 곳에 멈춰서 수분섭취나 열량 보충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역풍이 불기 때문에 동행 라이더와 번갈아가며 바람막이를 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표지판을 따라 계속 직진하다보면 어느새 주변에는 자동차가 보이지 않고 한적해진다. 논이 보이기 시작하고 아까와는 다른 신선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 이는 임진각 도착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임진각은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7km 떨어져있어 그만큼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여유를 느끼기에는 좋다. 하지만 마련되어 있는 기념비, 경기평화센터, 실향민들이 고향 생각에 찾는 망배단 등을 둘러보면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임진각 옆에 마련된 평화누리공원 내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 없기에 공원 밖에 주차하거나 불가하게 끌고 들어가게 되면 꼭 안장에서 내려야 한다. 공원 곳곳이 포토존이며 바람개비 언덕에서는 사계절 모두 아름답게 나오기 때문에 기념사진은 필수다.
눈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곳
헤이리 & 파주출판단지
어감이 특이하고 예쁜 헤이리는 경기도 파주 지역에 내려오는 노동요인 ‘헤이리 소리’에서 나오는 후렴구 ‘헤(이)리’에서 따와 마을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마을 내에는 박물관, 공연장, 음식점, 게스트하우스, 아트숍 등과 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창작주거공간이 있다. 아기자기 꾸며 놓아 눈이 즐거우며 특히 건축물이 인상적이다. 국내외 유명 건축가가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려 설계해 이질감 없이 잘 어우러진다. 이 곳에서 출출한 배를 채우면서 천천히 예술마을을 느껴보면 좋다.
헤이리부터 출판단지까지는 자전거 도로를 타고 가면 된다. 비교적 잘 되어있기에 부담이 전혀 없다. 출판단지의 정식명칭은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이다. 이름 그대로 출판 기획부터 인쇄까지 출판의 전 과정이 이곳 안에서 이루어진다. 좋은 곳에 있으면 좋은 것이 보이고 좋은 느낌으로 좋은 글과 디자인이 나온다고 해서 근사한 건물이 하나 둘 세워지게 되었다고 한다. 덕분에 파주출판도시는 책뿐만 아니라 건축으로도 유명해졌다. 책을 좋아하는 라이더라면 책을 구매하면 이득이다. 앞서 말했듯 기획부터 인쇄까지 이루어지기 때문에 할인가에 구매가 가능하다.
출판단지에는 많은 북카페가 있다. 사이클링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또 카페인이다. 차분하고 따뜻한 느낌의 북카페에서 달달한 디저트와 함께하는 한잔의 커피는 또 하나의 힐링 요소이다. 여유롭게 즐긴 후 출발지인 운정호수공원으로 가면 코스가 끝이 난다.
에필로그
파주는 접근성이 좋아 조금의 시간만 투자해도 방문이 가능하다. 따라서 투자시간 대비 만족할만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헤이리, 출판도시, 임진각 모두 주말 같은 경우 차로 붐비는데, 역시 자전거로는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고 가장 큰 주차문제도 없어서 좋다.
다만 신도시 부근과 같이 정비가 잘 된 구간의 자전거 길에서는 부담없이 이동할 수 있었지만, 특히나 경의중앙선인 금릉역-금촌역 구간의 시내 구석구석 방치된 자전거 길에서는 오히려 공도로 가는 것이 나을 정도로 관리가 시급했다. 또한 외곽으로 빠지는 통일로에서는 꽤 한참을 이동하는데, 화물차들이 고속으로 지나다니고 교차로가 많아 솔로 라이딩은 위험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개인 라이딩 보다는 최소 2명 이상이 함께하는 단체 라이딩을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