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에포크가 너무 많아서 고르긴 힘들었지만 우드버닝, 현대무용 중에서 고민을 했다. 맨 처음엔 우드버닝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현대무용 선생님이 사정 때문에 마지막 수업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어 큰 맘 먹고 현대무용에 들어갔다. 현대무용이 인기가 많아서 많이 들어 올 줄 알았는데, 정작 나 포함해 1학년 3명에 3학년 1명이 들어왔다. 필름사진에 사람들이 많아서 몇 명쯤은 현대무용으로 들어 올 줄 알았는데, 몇 시간을 기다려도 사람이 들어오지 않았다. 설마 이 4명으로 현대무용을 한다는 건가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맞았다.
나는 스트레칭을 오랜만에 해봤는데 진짜 너무 아팠다. 생각보다 내가 너무 뻣뻣했다. 스트레칭을 끝내고 복근 운동을 했는데 이건 스트레칭 보다 더 아팠다. 윗몸 일으키기부터 플랭크까지 복근이 생기는 운동은 거의 다했다. 그리고 어떤 날은 종혁쌤과 은헤쌤이 오셔서 촬영을 했는데 종혁쌤의 리액션과 말투가 그땐 너무 웃겨서 복근운동 할 때 혼자서 씰룩씰룩 거렸다. 고통의 복근 운동이 끝나고 공연에 올릴 노래를 들었다. 웅장하고 신나서 마음에 쏙 들었다. 이젠 기본 동작을 하나하나 배우고 공연에 올릴 동작을 배웠다. 이때부터 땀이 수없이 생겼다. 내가 버틸 수 있었던건 딱 한 가지. 학교에서 간식을 수없이 줬기 때문이다. 특히 간식 먹을 때 소연쌤과 지연쌤이 썰을 풀어 주실 때가 제일 재미있었다. 선생님들이 유쾌하시고 재밌으시고 모를 때 차근차근 잘 알려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1~2일 정도는 진도를 나갔고 3일쯤에 컨택이라는걸 했다. 기산이 오빠하고 파트너가 돼서 조금씩 연습을 했는데 아무래도 터치나 둘이 같이 안무를 하는 거다 보니 이 안무가 제일 어려웠다. 연습을 해도 해도 안돼서 선생님하고 개인 레슨까지 해서 외웠다. 마지막에 창작춤에서도 특정 부위를 정해 만드는 건데 방향을 정하면서 추는 게 너무 어려웠다. 공연 끝나고 애들한테 물어 보니깐 그 부분이 제일 멋있고, 인상 깊었다고 해줘서 뿌듯했다. 마지막 날쯤 선생님이 대전까지 가셔서 무대 의상으로 셔츠를 사오셨는데 색깔이 너무 밝아서 선생님들 끼리 의논을 한 끝에 나온 결론은 3만원짜리 옷에 검정색깔 물감을 뿌리는 거다. 사랑반에 따로 현대무용팀끼리 모여서 검정색 물감을 옷에 묻혔다. 한 곳 한 곳 무칠 때 마다 내 마음이 아팠다. 결과는 다 예쁘게 나왔지만 확실히 민지 옷이 제일 예쁘게 나왔다. 이 옷은 무대말고 평상시에 입어도 예쁠 것 같다. 최종 무대 의상은 검은 바지에 흰 티셔츠에 우리가 색칠한 셔츠로 정해졌다.
공연 당일, 옷을 다 입고 메이크업을 했다. 고데기로 머리를 정돈하고 스프레이를 뿌리면서 머리를 묶었는데 나는 숱이 너무 많아서 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머리를 정돈해서 묶으니 대머리처럼 보여서 처음에는 좀 부끄러웠는데 점점 적응이 됐다. 현대무용이 오프닝 무대라서 떨렸지만 한편으로 처음에 하고 다른 무대들을 맘 편히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 종혁쌤과 은혜쌤이 영상을 만들어 같이 봤는데 그 영상을 보니 뭔가 긴장이 풀렸다.
무대는 성공적이었지만 몇몇 부분 때 속도가 좀 빨라져서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았다. 하지만 무대 끝나고 시원한 마음은 떠나질 않았다. 멍들고 까졌지만 그만큼 무대가 잘 나와서 좋았다. 실수해도 오히려 긍정적이고 파이팅 해 주셨던 소연쌤 지연쌤께 너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