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안에 선물 '기침해방탕'
개암 김동출(프란치스코)
지난 4월 하순 교육대학 동기 부부들과 함께 5박 6일 동안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애월읍(2박)과 서귀포(3박) 펜션에서 숙박하며 계획한 일정에 따라 인근의 관광지를 찾아다녔다. 현지에서 대여한 카니발을 타고 도보 여행하듯 하루에 대략 5~6천 보 정도 걸었다.
덜 뜬 기분에 젊은이 못잖은 패기로 함께 다니면서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거 사서 먹고, 보고 싶은 거 보고, 사람 구경도 하고, 경치 좋은 곳에서 힐링도 한 그때는 피곤한 줄도 모르고 여행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그런데 귀가 후에 울려 했던 후유증이 곧바로 나타났다. 체력이 바닥 난 탓에
면역력이 떨어지자 감기 바이러스가 무섭게 달려들었다. 병원에 가서 마늘주사 링거를 맞기도 하였으나 끝내 한동안 심한 감기·몸살로 앓아눕고 말았다.
나의 안부가 궁금한 玉 溪 김 바오로 형님께서 남양 洪 氏 처가에서 대대로 전해오는 민간요법 <기침 해방 탕>을 만드는 처방전을 상세히 기록하여 보내 주셨지만,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없어 꾸물거렸다. 이를 안타깝게 여기신 성질 급한 형님께서 어느 날 예고도 없이 형수님께 부탁하여 정성 들여 달인 [기침 해방 탕]을 전기밥솥 통째로 차에 싣고 송구하게도 글쓴이의 집 앞까지 걸음 하여 주셨다.
신앙 안에서 맺은 형제 의가 만든 감동의 선물이었다. 몇 번이고 감사 인사를 드린 후 무거운 밥솥단지를 캐리어에 받아 싣고 올라와서 서재의 책상 위에 조상 신줏단지 모시듯 올려놓고 전기를 꽂았다.
그대로 뚜껑을 열어 당장 맛을 보니 뜨끈한 맛에서 우러나는 열기가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순식간에 퍼져 후끈후끈 달아오르니 곧 낫겠다는 믿음이 들었다.
이후부터 전기를 꽂아 놓고 물을 조금씩 더해가면서 재료가 삭아 없어질 때까지 쉬엄쉬엄 마셨더니 며칠 지나 몸이 씻은 듯 개운해졌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었다. 쓴 이보다 7살 연상으로 집안의 맏형 벌인 김 바오로 형님은 경상북도 영덕 출신이다. 태백산맥의 지맥이 뻗어내린 곳. 청정해역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고장의 출신이다. 글쓴이가 10년 전 현재의 본당으로 전입한 첫날 교중미사를 마치고 나오는 우리 부부를 맨 처음 따뜻하게 맞아주셨던 분이다. 그 인연으로 <레지오쁘레시디움>과
<바오로회> 신심 단체의 활동을 함께 이어오면서 굳건한 형제 의를 다져 오고 있다.
글쓴이는 3년 전 바오로 형님의 축일을 기해 다음과 같은 詩를 지어 족자에 담아 헌정하였다.
***玉溪 金○光 바오로 頌***
산수 빼어난 영덕盈德의 아들로/ 밝은 형안에 人品이 청아하며/ 언행이 반듯한 금일의 선비로다.
예수님 믿음은 반석같이 견고하고/ 나누는 정의마다 평화가 깃드니/ 그를 칭송함에 한 점 부끄럼 없어라.
**壬寅년 淸明지절 개암 김동출**
미국의 시인 T.S. 엘리엇은 1922년 그의 시 **"황무지"**(The Waste Land)에서 전통적으로 생명과 부활의 달로 알려진 4월을 역설적으로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가? 이는 겨울이 끝나고 모든 것이 다시 깨어나는 봄의 시작을 고통스러운 정신적 깨어나므로 비유한 것일 테지만, 부활절을 성스럽게 보낸 후 일탈한 제주도 여행의 추억을 제대로 남기기도 전에 이렇게 큰 시련이 닥칠 줄은 미처 깨닫지 못했다. 이후 기도 중에 곰곰이 생각하니 "너는 이렇게 무리하게 몸을 쓰면 안 된다."라는 예수님의 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기·몸살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만병의 원인이며 시작이 된다고 한다. 글쓴이 같은 노인네들은 일단 감기·몸살기가 나면 휴식을 취하고 바로 가까운 병원에 가서 피로 해소와 체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 B1 성분의 **마늘주사**를 맞도록 경험으로 가격도 비싸지 않으니 권해드리고 싶다.
글쓴이에게 ** "기침 해방 탕" **으로 치유의 은총을 빌어주신 김 바오로 형님 내외분께서 건강하게 백년해로하시길 기도드리면서 독자 재현 여러분께 김 바오로 형님이 보내 주신 처방전 원안을 감히 공개하오니 감기·몸살 비방 책으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남양 洪氏 家 秘傳 **기침 해방 탕**]
1. 재료: 배 2개, 콩나물: 약간(2 천 원어치 정도), 갱엿(없으면 물엿으로 대체), 도라지, 대추, 생강: 1개 정도
2. 조제 방법: 전기밥솥에 배를 껍질 벗기지 말고 잘게 쪼개어 밥솥 바닥에 껍데기가 밑으로 가도록 깔고그 위에 콩나물 대가리째로 한판 깐다. 또 그 위에 도라지, 대추, 생강을 쪼개어 넣은 후 **물 붓지 말고** 전기밥솥을 보온 상태로 켜놓고 12시간 정도 있으면 기침 해방 탕이 완성된다.
3. 음용법: 수시로 쪽 자로 퍼마시면 되는데, 다 마실 때까지 꼭 보온을 유지하면 된다.
4. 기타: 물엿보다 구할 수만 있으면 경엿이 좋음. 맛있다고 지나치게 마시면 당뇨와 위장 장애가 올 수 있음.
5. 음용(飮用)으로 100% 나을 수 있다는 확신하고 복용하면 기침에서 해방되며 완치 후 감사 인사는 꼭 해야 재발하지 않는다고 함. 🙏
2024-07-08
첫댓글 기침해방탕~
신기하옵니다.
기억 하셨다가 몸기.몸살기가 들면 활용해 보시도록 권해드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