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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般涅盤經卷第十八
梵行品第二十
범행품제이십
20. 청정한 행 ⑤
爾時世尊在雙樹間見阿闍世悶絶躄地卽告大衆
이시세존재쌍수간견아도세민순벽지즉고대중
我今當爲是王住世至無量劫不入涅槃迦葉菩薩
아금당위시왕주세지무량겁불입열반가섭보살
白佛言世尊如來當爲無量衆生不入涅槃何故獨
백불언세존여래당위무량중생불입열반하고독
爲阿闍世王佛言善男子是大衆中無有一人謂我
위아도세왕불언선남자시대중중무유일인위아
그 때에 세존이 쌍으로 선 사라나무 사이에서 아사세가 기절하여 땅에 쓰러짐을 보고 대중에게 말씀하시었다. "내가 이 임금을 위하여 한량없는 겁 동안 세상에 있으면서 열반에 들지 아니하리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마땅히 한량없는 중생을 위하여 열반에 들지 않으실 터이온데, 어찌하여 아사세왕만을 위한다 하시나이까?" "선남자야, 이 대중에는 한 사람도 내가
必定入於涅槃阿闍世王定謂我當畢竟永滅是故
필정입어열반하도세왕정위아당필경영멸시고
悶絶自投於地善男子如我所言爲阿闍世不入涅
민순자투어지선남자여아소언위아도세불입열
槃如是密義汝未能解何以故我言爲者一切凡夫
반여시밀의여미능해하이고아언위자일체범부
阿闍世者普及於一切五逆者又復爲者卽是一切
아도세자보급어일체오역자우부위자즉시일체
끝까지 열반에 들리라고 생각하는 이가 없지만, 오직 아도세왕이 내가 끝까지 열반에 들리라 하여 기절하고 땅에 쓰러졌느니라. 선남자야, 내가 말한 바 아사세를 위하여 열반에 들지 않는다는 것은 비밀한 뜻이어서 그대들은 알지 못하리라. 왜냐 하면 나의 말에 위한다 함은 온갖 범부요, 아사세라 함은 5역죄를 지은 모든 사람들이니라. 또 위한다는 것은 모든
有爲衆生我終不爲無爲衆生而住於世何以故夫
유위중생아종불위무위중생이주어세하이고부
無爲者非衆生也阿闍世者卽是具足煩惱等者又
무위자비중생야아도세자즉시구족번뇌등자우
復爲者卽是不見佛性衆生若見佛性我終不爲久
부위자즉시불견불성중생약견불성아종불위구
住於世何以故見佛性者非衆生也阿闍世者卽是
주어세하이고견불성자비중생야아도세자즉시
함이 있는 중생이니, 나는 언제나 함이 없는 중생을 위해서는 세상에 머물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함이 없는 이는 중생이 아니며, 아사세라 함은 번뇌를 구족한 것이니라. 또 위한다 함은 불성을 보지 못하는 중생이니라. 만일 불성을 보았다면 나는 오래도록 세상에 머물지 아니하리니, 왜냐 하면 불성을 본 이는 중생이 아니며, 아도세라 함은
一切未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又復爲者卽
일체미발아뇩다라삼막삼보리심자우부위자즉
是阿難迦葉二衆阿闍世者卽是阿闍世王後宮妃
시아난가섭이중아도세자즉시아도세왕후궁비
后及王舍城一切婦女又復爲者名爲佛性阿闍者
후급왕사성일체부녀우부위자명위불성아도자
名爲不生世者名怨以不生佛性故則煩惱怨生煩
명위불생세자명원이불생불성고즉번뇌원생번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지 못한 온갖 중생들이니라. 또 위한다 함은 아난과 가섭 두 대중이요, 아도세라 함은 아사세왕의 후궁 에 있는 후비들과 왕사성의 모든 여인들이니라. 또 위한다 함은 이름이 불성이요, 아도는 나지 않음이요, 세는 원수니, 불성이 나지 않았으므로 번뇌인 원수가 생겼고,
惱怨生故不見佛性以不生煩惱故則見佛性以見
뇌원생고불견불성이불생번뇌고즉견불성이견
佛性故則得安住大般涅槃是名不生是故名爲爲
불성고즉득안주대반열반시명불생시고명위위
阿闍世善男子阿闍者名不生不生者名涅槃世名
아도세선남자아도자명불생불생자명열반세명
世法爲者名不汙以世八法所不汙故無量無邊阿
세법위자명불오이세팔법소불오고무량무변아
번뇌인 원수가 생겼으므로 불성을 보지 못하는데, 번뇌가 생기지 아니하면 불성을 볼 것이며, 불성을 보았으므로 대반열반에 편안하게 머물 것이니, 그러므로 나지 않았다 이름하며, 그러므로 아도세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야, 아도는 나지 않았다는 것이요, 나지 않은 것은 열반이며, 세는 세상법이요, 위한다 함은 더럽히지 않음이니, 세상의 여덟 가지 법으로는 더럽힐 수 없는 것이므로, 한량없고 그지없는
僧祇劫不入涅槃是故我言爲阿闍世無量億劫不
승지겁불입열반시고아언위아도세무량억겁불
入涅槃善男子如來密語不可思議佛法衆僧亦不
입열반선남자여래밀어불가사의불법중승역불
可思議菩薩摩訶薩亦不可思議大涅槃經亦不可
가사의보살마하살역불가사의대열반경역불가
思議爾時世尊大悲導師爲阿闍世王入月愛三昧
사의이시세존대비도사위아도세왕입월애삼매
아승지겁에 열반에 들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아사세를 위하여 한량없는 억겁을 열반에 들지 않는다'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여래의 비밀한 말이 불가사의며, 부처님·교법·승가도 불가사의며, 보살마하살도 불가사의며, 대반열반경도 불가사의니라." 이 때에 자비하신 세존 도사(導師)께서 아도세왕을 위하여 월애(月愛) 삼매에 드시고,
入三昧已放大光明其光淸涼往照王身身瘡卽愈
입삼매이방대광명기광청량왕조왕신신창즉유
鬱蒸除滅王覺瘡愈身體淸涼語耆婆言曾聞人說
울증제멸왕각창유신체청량어기파언증문인설
劫將欲盡三月並現當爾之時一切衆生患苦悉除
겁장욕진삼월병현당이지시일체중생환고실제
時旣未至此光何來照觸吾身瘡苦除愈身得安樂
시즉미지차광하래조촉오신창고제유신득안락
삼매에 듣고는 큰 광명을 놓으니, 그 광명이 청량하여 왕의 몸에 비치매 대풍창병이 즉시 나았고, 답답하고 뜨거운 증세가 스러지고 말았다. 왕은 병이 나았고 몸이 시원함을 느끼면서 기바에게 말하였다. "내가 들으니 겁말(劫末)에는 달 셋이 한꺼번에 나타나고, 이 때에는 모든 중생의 근심과 고통이 없어진다 하더니, 아직 그 때가 되지 않았는데, 이 광명이 어디서 와서 나의 몸에 비치며, 창병의 고통이 나아져서 몸이 편안하여지는가."
耆婆答言此非劫盡三月並照亦非火日星宿藥草
기파답언차비겁진삼월병조역비화일성숙약초
寶珠天光王又問言此光若非三月並照寶珠明者
보주천광왕우문언차광약비삼월병조보주명자
爲是誰光大王當知是天中天所放光明是光無根
취시수광대왕당지시천중천소방광명시광무근
無有邊際非熱非冷非常非滅非色非無色非相非
무유변제비열비랭비상비멸비색비무색비상비
기바는 대답하였다. "이것은 겁이 다하여 달 셋이 한꺼번에 비친 것도 아니고, 불해[火日]나 별이나 약초나 보배 구슬이나 하늘 빛도 아닙니다." "이 광명이 달 셋이 한꺼번에 비치는 것도, 보배 구슬의 광명도 아니하면 누구의 광명인가." "대왕이시여, 이것은 하늘 중의 하늘이 놓는 광명이니, 이 광명은 근본이 없고 가가 없어서, 더운 것도 아니고 찬 것도 아니며, 항상함도 아니고 없어짐도 아니며, 빛도 아니고 빛 없는 것도 아니며, 모양도 아니고
無相非靑非黃非赤非白欲度衆生故使可見有相
무상비청비황비적비백욕도중생고사가견유상
可說有根有邊有熱有冷靑黃赤白大王是光雖爾
가설유근유변유열유랭청황적백대왕시광수이
實不可說不可攃見乃至無有靑黃赤白王言耆婆
실불가설불가찰견내지무유청황적백왕언기파
彼天中天以何因緣放斯光明耆婆答言今是瑞相
피천중천이하인연방사광명기파답언금시서상
모양 없는 것도 아니며, 푸른 것도 아니고 누른 것도 아니며 붉은 것도 아니고 흰 것도 아니지만,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모양이 있어 볼 수 있으며, 근본이 있고 가가 있고 덥고 차고 푸르고 누르고 붉고 희어서 말할 수 있나이다. 대왕이시여, 이 광명이 비록 그러하나, 진실로 말할 수 없고 볼 수 없으며, 나아가 푸르고 누르고 붉음이 없나이다."
"기바여, 그 하늘 중의 하늘이 무슨 인연으로 이 광명을 놓으시는가?" "이 상서는
將爲大王以王先言世無良醫療治身心故放此光
장위대왕이왕선언세무량의료치신심고방차광
先治王身然後及心王言耆婆如來世尊亦見念耶
선치왕신연후급심왕언기파여래세존역견념야
耆婆答言譬如一人而有七子是七子中一子遇病
기파답언비여일인이유칠자시칠자중일자우병
父母之心非不平等然後病子心則偏重大王如來
부모지심비불평등연후병자심즉편중대왕여래
대왕을 위한 것이니, 대왕이 먼저 말씀하기를 '이 세상에는 몸과 마음을 치료할 용한 의원이 없다' 하셨으므로 이 광명을 놓아서 먼저 왕의 몸을 다스리고, 그런 뒤에 마음을 다스리니이다." "기바여, 여래 세존께서 나를 생각하시는가?"
"어떤 사람이 아들 일곱을 두었는데, 그 가운데 한 아들이 병이 났다고 한다면, 부모의 마음은 평등하건만 병난 아들에게 마음이 치우치게 되는 것이오니, 대왕이시여,
亦爾於諸衆生非不平等然後罪者心則偏重於放
역이어제중생비불평등연후죄자심즉편중어방
逸者則生慈念不放逸者心則放捨何等名爲不放
일자즉생자념불방일자심즉방사하등명위불방
逸者謂六住菩薩大王諸佛世尊於諸衆生不觀種
일자위육주보살대왕제불세존어제중생불관종
姓老少中年貧富時節日月星宿工巧下賤僮僕婢
성노소중년빈부시절일월성숙공교하천동박비
여래도 그와 같아서 여러 중생에게 평등하지 않음이 없건만, 죄 있는 이에게 마음이 치우치게 되는 것이오매, 방일한 이는 부처님께서 자비로 염려하시고, 방일하지 않는 이는 마음을 놓는 것이오니, 방일하지 않는 이는 6주(住) 보살이니이다. 대왕이시여, 부처님 세존은 중생들에 대하여 문벌이나 늙고 젊음이나 빈부나 시절이나 해나 달이나 별이나 공교롭거나 미천하거나 하인이나 종이나를
使唯觀衆生有善心者若有善心則便慈念大王當
사유관중생유선심자약유선심즉편자념대왕당
知如是瑞相卽是如來入月愛三昧所放光明王卽
지여시단상즉시여래입월애삼매소방광명왕즉
問言何等名爲月愛三昧耆婆答言譬如月光能令
문언하등명위월애삼매기파답언비여월광능령
一切優鉢羅華開敷鮮明月愛三昧亦復如是能令
일체우발라화개부선명월애삼매역부여시능령
보는 것이 아니고 선심 있는 중생만을 보오며, 선심이 있으면 문득 자비하게 생각하나이다. 대왕이시여, 이 상서는 여래께서 월애삼매에 들어서 놓으시는 삼매인 줄로 아십시오." "어떠한 것을 월애삼매라 하는가?" "마치 달빛이 모든 우발라꽃을 곱게 피게 하듯이,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衆生善心開敷是故名爲月愛三昧大王譬如月光
중생선심개부시고명위월애삼매대왕비여월광
能令一切行路之人心生歡喜月愛三昧亦復如是
능령일체행로지인심생환희월애삼매역부여시
能令修習涅槃道者心生歡喜是故復名月愛三昧
능령수습열반도자심생환희시고부명월애삼매
大王譬如月光從初一日至十五日形色光明漸漸
대왕비여월광종초일일지십오일형색광명점점
중생들로 하여금 선한 마음을 피게 하므로 월애삼매라 하나이다. 대왕이시여, 마치 달빛이 모든 길 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듯이,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열반의 길을 닦아 익히는 이의 마음을 기쁘게 하므로 월애삼매라 하나이다. 대왕이시여, 마치 달빛이 초하루부터 보름까지 형상과 빛이 점점
增長月愛三昧亦復如是令初發心諸善根本漸漸
증장월애삼매역부여시령초발심제선근본점점
增長乃至具足大般涅槃是故復名月愛三昧大王
증장내지구족대반열반시고부명월애삼매대왕
譬如月光從十六日至三十日形色光明漸漸損減
비여월광종십육일지삼십일형색광명점점손멸
月愛三昧亦復如是光所照處所有煩惱能令漸滅
월애삼매역부여시광소조처소유번뇌능령점멸
늘어나나니,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처음 마음을 낸 이로 하여금 선한 근본이 점점 늘게 하며, 나아가 대반열반을 구족케 하므로 월애삼매라 하나이다. 대왕이시여, 마치 달빛이 16일부터 그믐까지 형상과 빛이 점점 덜어지나니,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빛이 비치는 곳마다 모든 번뇌를 점점 덜어지게 하나니,
是故復名月愛三昧大王如盛熱時一切衆生常思
시고부명월애삼매대왕여성열시일체중생상사
月光月光旣照鬱熱卽除月愛三昧亦復如是能令
월광월광기조울열즉제월애삼매역부여시능령
衆生除貪惱熱大王譬如滿月衆星中王爲甘露味
중생제탐뇌열대왕비여만월중성중왕위감로미
一切衆生之所愛樂月愛三昧亦復如是諸善中王
일체중생지소애락월애삼매역부여시제선중왕
그러므로 월애삼매라 하나이다. 대왕이시여, 한창 무더울 때에 모든 중생이 항상 달빛을 생각하고 달빛이 비치면 찌는 듯하던 더위가 감하여지듯이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의 탐욕과 번뇌의 더위를 덜어지게 하나이다. 대왕이시여, 마치 보름달이 여러 별들 중에 왕이며 감로맛이 되어 모든 중생의 사랑을 받듯이,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여러 선한 일 중의 왕이며,
爲甘露味一切衆生之所愛樂是故復名月愛三昧
위감로미일체중생지소애락시고부명월애삼매
王語耆婆我聞如來不與惡人同止坐起語言談論
왕어기파아문여래하여악인동지좌기어언담론
猶如大海不宿死屍如鴛鴦鳥不住圊廁釋提桓因
유여대해불속사시여원앙조부주청측석제환인
不與鬼住鳩翅羅鳥不棲枯樹如來亦爾我當云何
불여귀주구시라조불서고수여래역이아당운하
감로맛이 되어 모든 중생의 즐거움이 되나니, 그러므로 월애삼매라 하나이다." "기바여, 내가 들으니, 여래는 바쁜 사람과 함께 앉지도 섰지도 일어나지도 말도 의논도 하지 아니함이, 마치 바다가 송장을 묵히지 아니하고, 원앙이 뒷간에 머물지 아니하고, 제석천왕이 귀신과 함께 있지 아니하고, 구시라새가 죽은 나무에 깃들지 않는 것 같아서, 여래도 그러하다 하나니,
而得住見設令見者我身將無陷入地耶我觀如來
이득주견설령견자아신장무함입지야아관여래
寧近醉象師子虎狼猛火絶燄終不接近重惡之人
녕근취상사자호랑맹화절염종부접근중악지인
是故我今思惟如是當有何心往見如來耆婆答言
시고아금사유여시당유하심왕견여래기파답언
大王譬如渴人速赴淸泉飢者求食怖者求救病者
대왕비여갈인속부청천기자구식포자구구병자
내가 어떻게 가서 뵈오며, 설사 뵈온들 내 몸이 장차 땅속으로 들어가지 않겠는가. 내가 보건대 여래께서 차라리 술 취한 코끼리·사자·호랑이나 맹렬한 불꽃을 가까이할지언정 막중한 죄업을 지은 사람과는 가까이하지 아니하리라 하였소. 그러므로 나는 이런 생각을 하였으니 무슨 마음으로 여래를 가서 뵈옵겠는가?" "대왕이시여, 마치 목마른 사람은 샘으로 가고, 굶주린 이는 밥을 찾고, 두려워하는 이는 구원을 청하고, 병난 이는 의원을 구하고,
求醫熱者求涼寒者求衣王今求佛亦應如是大王
구의열자구량한자구의왕금구불역응여시대왕
如來尙爲一闡提等演說法要何況大王非一闡提
여래상위일천제등연설법요하황대왕비일천제
而當不蒙慈悲救濟王言耆婆我昔曾聞一闡提者
이당불몽자비구제왕언기파아석증문일천제자
不信不聞不能觀察不得義理何故如來而爲說法
불신불문불능관찰부득의리하고여래이위설법
더위에 지친 이는 서늘한 그늘을 구하고, 추워 떠는 이는 불을 구하나니, 대왕이 지금 부처님을 찾으심도 그와 같이 하여야 하나이다. 대왕이시여, 여래는 일천제 따위를 위하여서도 법을 연설하시거늘, 하물며 대왕은 일천제가 아니온즉 마땅히 자비로 구제하심을 받을 것입니다." "기바여, 예전에 내가 들으니 일천제는 믿지도 않고 듣지도 못하고 관찰하지도 못하고 이치도 얻지 못한다 하던데, 어찌하여 여래가 그에게 법을 말하시는가?"
耆婆答言大王譬如有人身遇重病是人夜夢昇一
기파답언대왕비여유인신우중병시인야몽승일
柱殿服酥油脂及以塗身臥灰食灰攀上枯樹或與
주전복수유지급이도신와회식회반상고수혹여
獼猴遊行坐臥沈水沒泥墮墜樓殿高山樹木象馬
미후유행좌와침수몰니타타루전고산수목상마
牛羊身著靑黃赤黑色衣喜笑歌舞或見烏鷲狐貍
우양신착청황적흑색의희소가무혹견오취호리
"대왕이시여, 어떤 사람이 중병이 들렸는데, 밤에 꿈을 꾸니, 기둥이 하나만 세워진 전당에 올라가서 생소와 기름을 먹기도 하고 몸에 바르기도 하였 으며, 재에 눕고 재를 먹기도 하고 마른 나무에 오르기도 하였으며, 혹은 원숭이와 함께 다니고 않고 눕기도 하고, 물에 잠기고 진흙에 빠지기도 하며, 누각과 높은 산과 나무와 코끼리와 말과 소와 양 따위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몸에 푸르고 누르고 붉고 검은 옷을 입고 웃으며 노래하고 춤추기도 하며, 혹은 까마귀·독수리·여우·살쾡이 따위를 보기도 하고,
之屬齒法墮落裸形枕狗臥糞穢中復與亡者行住
지속치법타락라형침구와분예중부여망자행주
坐起攜手食啖毒蛇滿路而從中過或復夢與被髮
좌기휴수식담독사만로이종중과혹부몽여피발
女人共相抱持多羅樹葉以爲衣服乘壞驢車正南
여인공상포지다라수엽이위의복승괴려차정남
而遊是人夢已心生愁惱以愁惱故身病轉增以病
이유시인몽이심생수뇌이수뇌고신병전증이병
이가 빠지고 머리카락이 떨어지며, 벗은 몸에 개[狗]를 베고 더러운 가운데 누워 보기도 하며, 또 죽은 사람과 함께 가고 서고 앉고 일어나면서 손을 잡고 음식을 먹기도 하며, 독사가 가득한 길로 걸어가기도 하며, 또 혹은 머리를 풀어헤친 여인과 서로 껴안기도 하고, 다라나무 잎으로 옷을 만들기도 하며, 부서진 나귀 수레를 타고 남방으로 가기도 하였나이다.
增故諸家親屬遣使請醫所可遣使形體缺短根不
증고제가친속견사청의소가견사형체결단근불
具足頭蒙塵土著敝壞衣載故壞車語彼醫言速疾
구족두몽진토착폐괴의재고괴차어피의언속질
上車爾時良醫卽自思惟今見是使相貌不吉當知
상차이시량의즉자사유금견시사상모불길당지
病者難可療治復作是念使雖不吉當復占日爲可
병자난가료치부작시념사수불길당부점일위가
이 사람이 이런 꿈을 꾸고는 마음으로 수심하며, 수심한 까닭으로 병이 더하였고, 병이 더한 까닭으로 집안 친속들이 사람을 보내어 의원을 청하였습니다. 심부름 간 사람이 키가 작고 불구자로서 머리에는 먼지를 쓰고, 헌옷을 입고 낡고 깨어진 수레를 타고 가서 의원을 보고 빨리 수레를 타라고 청하였습니다. 이 때에 의원이 생각하기를 '심부름 온 사람의 모양이 불길하니 환자의 병을 고치기 어려우리라' 하였고, 다시 생각하기를 '심부름꾼은 비록 불길하지만, 다시 날짜를 점쳐서 병을
治不若四日六日八日十二日十四日如是日者病
치불약사일육일팔일삼이일십사일여시일자병
亦難治復作是念日雖不吉當復占星爲可治不若
역난치부작시념일수불길당부점성위가치불약
是火星奎星昴星閻羅王星溼星滿星如是星時病
시화성규성묘성염라왕성습성만성여시성시병
亦難治復作是念星雖不吉復當觀時若是秋時冬
역난치부작시념성수불길부당관시약시추시동
다스릴 수 있는가 보리라. 4일, 6일, 8일, 12일, 14일과 같은 이런 날에는 병을 치료하기가 어렵겠구나' 하였습니다. 또 생각하기를 '날짜는 비록 불길하나, 다시 별로 점을 쳐서 치료할 수 있는가 보리라. 만일 화성, 금성, 묘성(昴星)·염라왕성·습성(濕星)·만성(滿星) 이런 별들을 본다면 병을 고치기 어려우리라' 하였습니다. 또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별점은 비록 불길하나 다시 때를 살펴보리라. 만일 가을이나 겨울이나
時及日入時夜半時月入時當知是病亦難可治復
시급일입시야반시월입시당지시병역난가치부
作是念如是衆相雖復不吉或定不定當觀病人若
작시념여시중상수부불길혹정부정당관병인약
有福德皆可療治若無福德雖吉何益思惟是已尋
유복덕개가료치약무복덕수길하익사유시이심
與使俱在路復念若彼病者有長壽相則可療治短
여사구재로부념약피병자유장수상즉가료치단
해가 질 때나 한밤중이나 달이 질 때면 이 병이 고치기 어려울 것이다'. 또 생각하기를 '이렇게 여러 가지가 죄다 불길하거니와 혹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리니, 마땅히 병인을 보아야 할 것이다. 병인이 만일 복덕이 있으면 다스릴 수 있을 것이요, 복덕이 없다면 비록 길한들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 하였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심부름꾼과 함께 길을 떠났습니다. 길에서 다시 생각하기를 '저 병인이 장수할 상이면 치료할 수 있을 것이요,
壽相者則不可治卽於前路見二小兒相牽鬥諍捉
수상자즉불가치즉어전로견이소아상견투쟁착
頭拔髮瓦石刀杖共相打擲見人持火自然盡滅或
두발발와석도장공상타척견인지화자연진멸혹
見有人斫伐樹木或復見人手曳皮革隨路而行或
견유인석벌수목혹부견인수예피혁수로이행혹
見道路有遺落物或見有人執持空器或見沙門獨
견도로유유락물혹견유인집지공기혹견사문독
단명할상이면 치료할 수 없으리라' 하였는데, 앞길에서 두 아이가 서로 붙들고 싸우면서 머리를 쥐어뜯고 머리카락을 뽑고 기왓장과 돌과 칼과 작대기로 때리는 것을 보았으며, 어떤 사람이 불을 들고 가던 것이 저절로 꺼지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나무를 찍고, 어떤 사람이 가죽을 끌고 길을 따라 가는 것을 보았으며, 혹은 길에 떨어진 물건을 보며, 어떤 사람은 빈 그릇을 들었고, 혹은 사문이 혼자 가는
行無侶復見虎狼烏鷲野狐見是事已復作是念所
행무려부견호랑오취야호견시사이부작시념소
遣使人乃至道路所見諸相悉皆不祥當知病者定
견사인내지도로소견제상실개불상당지병자정
難療治復作是念我若不往則非良醫如其往者不
난료치부작시념아약부왕즉비량의여기왕자불
可救療復更念言如是衆相雖復不祥且當捨置往
가구료부경념언여시중상수부불상차당사치왕
것을 보며, 혹은 범·이리·까마귀·독수리·여우를 보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것들을 보고는 또 생각하기를, '심부름꾼이나 길에서 보는 것이 모두 상서롭지 못하니 이 병인은 결정코 치료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였으며, 다시 생각하기를, '내가 만일 가기 않으면 용한 의원이 아니요, 만일 가더라도 치료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고, 또 생각하되, '이렇게 여러 가지가 상서롭지 못하지만 우선 그냥 두고
至病所思惟是已復於前路聞如是聲所謂亡失死
지병소사유시이부어전로문여시성소위망실사
喪崩破壞析剝脫墮墜焚燒不來不可療治不能拔
상붕파괴석박탈타타분소불래불가료치불능발
濟復聞南方有鳥獸聲所謂烏鷲舍利鳥聲若狗若
제부문남방유조수성소위오취사리조성약구약
鼠野狐豬免聞是聲已復作是念當知病者難可療
서야호저면문시성이부작시념당지병자난가료
병인에게 가 보리라' 하였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는 때에 앞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없어졌다, 죽었다, 무너졌다, 꺾어졌다, 깍아버렸다, 떨어졌다, 타버렸다, 오지 말라, 치료할 수 없다, 구제할 수 없다.' 또 남쪽에서 짐승의 소리가 들리니, 까마귀·독수리·사리새의 소리와 개·쥐·여우·멧돼지·토끼의 소리였습니다. 이런 소리를 듣고는 병인은 진실로 치료하기 어려우리라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治爾時卽入病人舍宅見彼病人數寒數熱骨節疼
치이시즉입병인사택견피병인수한수열골절동
痛目赤流淚耳聲聞外咽喉結痛舌上裂破其色正
통목적류루이성문회인후결통설상렬파기색정
黑頭不自勝體枯無汗大小便利閉塞不通身卒肥
흑두부자승체고무오대소편리폐새불통신졸비
大紅赤異常語聲不調或麤或細擧體斑駮異色靑
대홍적이상어성부조혹추혹세거체반교이색청
그리고 병인이 있는 집에 들어가서 병인을 관찰하니, 찼다 더웠다가 하고, 골절이 아프고 눈이 붉고 눈물이 흐르고 귀 우는 소리[耳聲]가 밖에까지 들리며, 목구멍이 아프고 혓바닥이 터져 그 빛이 검고, 머리를 바로 들지 못하고, 몸은 말라서 땀이 나지 않고, 대소변이 막혀서 통하지 못하며, 몸이 갑자기 비대하여 뻘겋고 이상하며, 말이 고르지 못하여 컸다 작았다 하고 온몸이 얼룩얼룩하여 푸르고
黃其腹脹滿言語不了醫見是已問瞻病人病者昨
황기부장만언어불료의견시이문첨병인병자작
來意志云何答言大師其人本來敬信三寶及以諸
래의지운하답언대사기인본래경신삼보급이제
天今者變異敬信情息本喜惠施今者慳吝本性少
천금자변이경신청식본희혜시금자간린본성소
食今則過多本性弊惡今則和善本性慈孝恭敬父
식금즉과다본성폐악금즉화선본성자효공경부
누렇고하며, 배가 부었고 말이 분명치 못하였습니다. 의원은 병세를 살피고는 간병하는 이에게 '병인의 정신상태가 요사이에 어떠하냐'고 물었더니, 그의 대답은 '이 사람이 본래는 삼보와 하늘을 믿고 존경하더니, 지금은 변하여 공경하고 믿는 마음이 없으며, 본래는 보시하기를 좋아하더니 지금은 인색하며, 본래는 밥을 적게 먹더니 지금은 많이 먹으며, 본래는 성품이 폐악(敝惡)하더니 지금은 온화하고 선하며, 본래는 성품이 인자하여 부모에게
母今於父母無恭敬心醫聞是已卽前Ȑ之優跋羅
모금어부모무공경심의문시이즉전 지우발라
香沈水雜香畢迦香多伽羅香多摩羅跋香鬱金香
향침수잡향필가향다가라향다마라발향울금향
栴檀香炙肉臭葡萄酒臭燒筋骨臭魚臭糞臭知香
전단향적육취포도주취소근골취어취분취지향
臭已卽前觸身覺身細軟猶如繒綿劫貝襙華或監
취이즉전촉신각신세연유여증면갑패조화혹감
공경하더니 지금은 부모에게 공경하는 마음이 없나이다'하였습니다. 의원이 이 말을 듣고는 병자에게 가까이 가서 맡아보니, 우발라향 내음, 침수향 내음, 필가다향 내음, 다가라향 내음, 울금향 내음, 바마라발향 내음, 전단향 내음과 고기 굽는 냄새, 포도주 냄새, 뼈 타는 냄새, 생선 냄새, 똥 냄새가 났습니다.향내와 구린내를 알고는 또 몸을 만져보았더니 보드랍기는 비단이나 목화와 같았고, 굳기는
如石或冷如冰或熱如火或澀如沙爾時良醫見如
여석혹랭여빙혹열여화혹삽여사이시량의견여
是等種種相已定知病者必死不疑然不定言是人
시등종종상이정지병자필사불의연부정언시인
當死語瞻病者吾今遽務明當更來隨其所須恣意
당사어첨병자오금거무명당갱래수기소수자의
勿禁卽便還家明日使到復語使言我事未訖兼未
물금즉편환가명일사도부어사언아사미흘겸미
돌과 같고, 얼음처럼 차기도 하고, 불처럼 뜨겁기도 하고, 모래처럼 깔깔하기도 하였습니다. 의원은 이러한 가지가지 형편을 보고 병자가 반드시 죽을 것을 알았지만, 꼭 죽는다는 말을 하지 않고, 간병하는 사람에게 말하기를 '오늘은 바쁜 일이 있어서 갔다가 내일 다시 올 터이니, 병인이 찾는 대로 무엇이나 주라'고 하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이튿날 심부름꾼이 또 의사에게 갔으나, 의사의 말은 '나의 볼일이 아직 끝나지 못하였고
合藥智者當知如是病者必死不疑大王世尊亦爾
합약지자당지여시병자필사불의대왕세존역이
於一闡提輩善知根性而爲說法何以故若不爲說
어일천제배선지근성이위설법하이고약불위설
一切凡夫當言如來無大慈悲有慈悲者名一切智
일체범부당언여래무대자비유자비자명일체지
若無慈悲云何說言一切智人是故如來爲一闡提
약무자비운하설언일체지인시고여래위일천제
약도 마련하지 못하였노라' 하였습니다. 이만하면 지혜 있는 이는 병자가 반드시 죽을 줄을 알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세존도 그러하여 일천제들의 근성을 잘 알아서 법을 말하나이다. 왜냐 하면 만일 그를 위하여 말하지 아니하면, 범부들은 말하기를 '여래가 자비한 마음이 없도다. 자비한 마음이 있으면 온갖 지혜를 가진 이라 하련만, 자비한 마음이 없다면 무엇으로 온갖 지혜를 가진 이라 말하랴' 할 것이므로, 여래는 일천제를
而演說法大王如來世尊見諸病者常施法藥病者
이연설법대왕여래세존견제병자상시법약병자
不服非如來咎大王一闡提輩分別有二一者得現
불복비여래구대왕일천제배분별유이일자득현
在善根二者得後世善根如來善知一闡提輩能於
재선근이자득후세선근여래선지일천제배능어
現在得善根者則爲說法後世得者亦爲說法今雖
현재득선근자즉위설법후세득자역위설법금수
위하여서 법을 연설하나이다. 대왕이시여, 여래 세존은 병자를 보는 대로 늘 법약을 주건만 병자가 먹지 않는 것은 여래의 허물이 아니옵니다. 대왕이시여, 일천제를 분별하면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현재의 선근을 얻을 이요, 하나는 후세의 선근을 얻을 이입니다. 여래는 일천제들을 잘 아시어서 현재에 선근을 얻을 이에게는 법을 말씀하시고, 후세에 얻을 이에게도 법을 말씀하나니, 지금에
無益作後世因是故如來爲一闡提演說法要一闡
무익작후세인시고여래위일천제연설법요일천
提者復有二種一者利根二者中根利根之人於現
제자부유이종일자이근이자중근이근지인어현
在世能得善根中根之人後世則得諸佛世尊不空
재세능득선근중근지인후세즉득제불세존불공
說法大王譬如淨人墜墮圊廁有善知識見而憫之
설법대왕비여정인타타청측유선지식견이민지
이익이 없어도 후세의 인을 짓기 위하시므로 여래는 일천제에게도 법을 말씀하나이다. 일천제는 또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영리한 이요 하나는 중품 근성입니다. 영리한 사람은 현재에 선근을 얻을 것이요, 중품 사람은 후세에 얻을 터이므로 부처님의 설법이 헛되지 않나이다. 대왕이시여, 어떤 깨끗한 사람이 뒷간에 빠진 것을 선지식이 보고는 딱하게 여기어
尋前捉髮拔之令出諸佛如來亦復如是見諸衆生
심전착발발지령출제불여래역부여시견제중생
墮三惡道方便救濟令得出離是故如來爲一闡提
타삼악도방편구제령득출리시고여래위일천제
而演說法王語耆婆若使如來審如是者明當選擇
이연설법왕어기파약사여래심여시자명당선택
良日吉星然後乃往耆婆白王如來法中無有選擇
량일길성연후내왕기파백왕여래법중무유선택
나아가 머리카락을 붙들고 끌어내나니, 부처님 여래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이 3악도에 떨어짐을 보고는 방편으로 구제하여 벗어나게 하나니, 그러므로 여래는 일천제를 위하여서도 법을 연설하나이다." "기바여, 여래가 참으로 그러하시다면 길한 날을 택하여 가서 뵈오리라." "대왕이시여, 여래의 법에는 길한 날을 택하는 일이 없나이다.
良日吉星大王如重病人不擇良日時節吉凶唯求
량일길성대왕여중병인불택량일시절길흉유구
良醫王今病重求佛良醫不應選擇良時好日大王
량의왕금병중구불량의불응선택량시호일대왕
如栴檀火及伊蘭火二俱燒相無有異也吉日凶日
여전단화급이란화이구소상무유이야길일흉일
亦復如是若至佛所俱得滅罪唯願大王今日速往
역부여시약지불소구득멸죄유원대왕금일속왕
대왕이시여, 마치 중병에 걸린 사람은 날을 보고 길흉을 가리지 못하고 용한 의원을 구할 뿐이니, 대왕은 지금 병이 중하시오니, 부처님 의원을 구하실 뿐이옵고, 좋은 날을 택하실 것 아닌가 하나이다. 대왕이시여, 전단나무에 타는 불이나 이란(芛蘭)에 타는 불이 타기는 마찬가지오니, 길한 날 흉한 날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께 가시기만 하면 죄를 멸할 것이오니, 바라옵건대 대왕은 오늘 곧 가사이다."
爾時大王卽命一臣名曰吉祥而告之言大臣當知
이시대왕즉명일신명왈길상이고지언대신당지
吾今欲往佛世尊所速辦供養所虛之具臣言大王
오금욕왕불세존소속변공양소허지구신언대왕
善哉善哉所須供具一切悉有阿闍世王與其夫人
선재선재소수공구일체실유아도세왕여기부인
嚴駕輦乘一萬二千巨力大象其數五萬一一象上
엄가련승일만이천거력대상기수오만일일상상
이 때에 대왕은 길상이란 신하에게 말씀하였다. "경은 내가 지금 부처님 계신 데 가려 하니, 공양하기에 필요한 물건들을 마련하라." 길상은 여쭈었다. "대왕이시여, 좋사옵니다. 필요한 공양거리가 모두 준비되었나이다." 아사세왕은 부인과 더불어 타고 가는 수레가 1만 2천이요 살찌고 건장한 코끼리가 5만이니, 코끼리마다
各有三人齎持幡蓋華香伎樂種種供具無不具足
각유삼인재지번개화향기락종종공구무불구족
導從馬騎有十八萬摩伽陀國所有人民尋從王者
도종마기유십팔만마가타국소유인민심종왕자
五十八萬爾時拘尸那城所有大衆滿十二由旬悉
오십팔만이시구시나성소유대중만십이유순실
皆遙見阿闍世王與其眷屬尋路而來爾時佛告諸
개요견아도세왕여기권속심로이래이시불고제
세 사람씩 타고, 가지고 가는 깃발·일산·꽃·향·풍류 여러 가지 공양거리가 모두 구족하였고, 따라가는 인마들이 18만이요, 마가다국 백성들로 왕을 따라가는 이가 58만이었다. 이 때에 구시나성에 있는 대중이 12유순에 가득하여, 아도세왕과 그 권속들이 길을 찾아오는 것을 멀리서 보고 있었다.이 때에 부처님께서는
大衆言一切衆生無阿耨多羅三藐三菩提近因緣
대중언일체중생무아뇩다라삼막삼보리근인연
者無先善友何以故阿闍世王若不隨順耆婆語者
자무선선우하이고아고세왕약불수순기파어자
來月七日必定命終墮阿鼻獄是故近因末若善友
래월칠일필정명종타아비옥시고근인말약선우
阿闍世王復於前路聞舍婆提毗流離王乘船入海
아도세왕부어전로문사파제비류리왕승선입해
대중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모든 중생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가까운 인연이 될 것은 착한 벗이 제일이니라. 왜냐 하면 아사세왕이 만일 기바의 말을 따르지 아니하였더라면 내달 7일에는 목숨이 마치어 아비지옥에 떨어질 뻔하였느니라. 그러므로 가까운 인연은 착한 벗이 제일이라 하느니라." 아도세왕은 앞으로 나아가면서 사바제의 비유리왕은 배를 타고 바다에 들어갔다가
遇火而死瞿伽離比丘生身入地至阿鼻獄須那刹
우화이사구가리비구생신입지지아비옥수나찰
多作種種惡至於佛所衆罪得滅聞是語已語耆婆
다작종종악지어불소중죄득멸문시어이어기파
言吾今雖聞如是二語猶未審定汝來耆婆吾欲與
언오금수문여시이어유미심정여래기파오욕여
汝同載一象設我當入阿鼻地獄冀汝捉持不令我
여동재일상설아당입아비지옥기여착지불령아
화재를 만나 죽었다 하고, 구가리 비구는 산 채로 땅에 들어가 아비지옥에 갔다 하고, 수나찰다는 가지가지 나쁜 짓을 하고는 부처님 계신 데 가서 모든 죄가 소멸되었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그러고는 기바에게 말하였다. "내가 지금 이런 두 가지 이야기를 들었으나 결정할 수 없으니, 경은 와서 나와 함께 한 코끼리를 탑시다. 내가 만일 아비지옥에 들어가게 되거든, 경이 나를 붙들어 떨어지지 않게 하시오.
墮何以故我昔曾聞得道之人不入地獄爾時佛告
타하이고아석증문득도지인불구지옥이시불고
諸大衆言阿闍世王猶有疑意我今當爲作決定心
제대중언아도세왕유유의의아금당위작결정심
爾時會中有一菩薩名持一切白佛言世尊如佛先
이시회중유일보살명지일체백불언세존여불선
說一切諸法皆無定相所謂色無定相乃至涅槃亦
설일체제법개무정상소위색무정상내지열반역
왜냐 하면 내가 들으니 도를 얻은 사람은 지옥에 들어가지 않는다 하오." 이 때에 부처님께서는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아도세왕이 지금 의심이 있으니 내가 이제 그를 위하여 결정한 마음을 가지게 하리라." 그 때에 모인 가운데 한 보살이 있으니 이름은 지일체(持一切)라 하는데, 부처님께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먼저 말씀하시기를 모든 법이 일정한 모습이 없나니, 빛도 일정한 모습이 없고 나아가 열반도
無定相如來今者云何而言爲阿闍世作決定心佛
무정상여래금자운하이언위아도세작결정심불
言善哉善哉善男子我今定爲阿闍世王作決定心
언선재선재선남자아금정위아도세왕작결정심
何以故若王疑心可破壞者當知諸法無有定相是
하이고약왕의심가파괴자당지제법무유정상시
故我爲阿闍世王作決定心當知是心爲無定定善
고아위아도세왕작결정심당지시심위무정정선
일정한 모습이 없다 하였사온데, 지금 여래께서 어찌하여 아도세왕을 위하여 결정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 하시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좋은 말이다. 선남자야, 내가 이제 결정코 아사세왕에게 결정한 마음을 가지게 하리라. 왜냐 하면 만일 왕의 의심을 깨뜨린다면 모든 법이 일정한 모습이 없는 줄을 알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아도세왕을 위하여 결정한 마음을 가지게 하리니, 이 마음이란 일정함이 없는 줄을 알지니라.
男子若彼王心是決定者王之逆罪云何可壞以無
남자약피왕심시결정자왕지역죄운하가괴이무
定相其罪可壞是故我爲阿闍世王作決定心爾時
정상기죄가괴시고아위아도세왕작결정심이시
大王卽往娑婆雙樹間至於佛所仰瞻如來三十二
대왕즉왕사파쌍수간지어불소앙첨여래삼십이
相八十種好猶如微妙眞金之山爾時世尊出八種
상팔십종호유여미묘진금지산이시세존출팔종
선남자야, 만일 저 왕의 마음이 일정하다면 왕의 역죄를 어떻게 벗게 하리요만, 일정한 모습이 없으므로 그 죄를 파괴할 수 있느니라. 그러므로 내가 아도세왕을 위하여 결정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는 것이니라." 이 때에 대왕은 쌍으로 선 사라나무 사이에 이르러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가 여래를 뵈오니, 32상과 80종호가 마치 미묘한 황금산 같았다. 이 때에 세존이 여덟 가지
聲告言大王時阿闍世左右顧視此大衆中誰是大
성고언대왕시아도세좌우고시차대중중수시대
王我旣罪逆又無福德如來不應稱爲大王爾時如
왕아기죄역우무복덕여래불응칭위대왕이시여
來卽復喚言阿闍世大王時王聞已心大歡喜卽作
래즉부환언아도세대왕시왕문이심애환희즉작
是言如來今日顧以愛言眞知如來於諸衆生大悲
시언여래금일고이애언진지여래어제중생대비
음성으로 '대왕이여!' 하였다. 아도세왕은 좌우로 돌아보면서, 이 대중에 누가 대왕인가. 나는 이미 역적죄를 지었고, 또 복덕도 없으니 여래께서 나를 대왕이라고 부르지는 아니하리라고 생각하였다. 이 때에 여래는 '아사세대왕!' 하고 다시 불렀다. 이 말을 왕이 듣고는 마음이 즐거워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래께서 오늘날 인자하게 돌아보아 말씀하시니, 여래의 중생에게 대하여 대비로
憐憫等無差別卽白佛言世尊我今疑心永無遺餘
련민등무차별즉백불언세존아금의심영무유여
定知如來眞是衆生無上大師爾時迦葉菩薩語持
정지여래진시중생무상대사이시가섭보살어지
一切菩薩言如來已爲阿闍世王作決定心阿闍世
일체보살언여래이위아도세왕작결정심아도세
王復白佛言世尊假使我今得與梵王釋提桓因坐
왕부백불언세존가사아금득여범왕석지환인좌
가엾이 여기심이 차별이 없음을 알겠도다.' 그리고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의심이 아주 없어졌사오니, 여래는 참으로 중생의 위없는 대도사이심을 알겠나이다."이 때에 가섭보살은 지일체보살에게 말하였다.
"여래는 벌써 아도세왕을 위하여 결정한 마음을 가지게 하였나이다."
아사세왕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가령 내가 범천왕이나 제석천왕과 함께 앉고 일어나고
起飮食猶不欣悅得遇如來一言顧命深以欣慶卽
기음식유불흔열득우여래일언고명심이흔경즉
以所持幡蓋香華伎樂供養前禮佛足右繞三匝禮
이소지번개향화기락공양전예불족우요삼잡예
敬畢已卻坐一面爾時佛告阿闍世王言大王今當
경필이각좌일면이시불고아도세왕언대왕금당
爲汝說正法要汝當一心諦聽諦聽凡夫常當繫心
위여설정법요여당일심제청제청범부상당계심
먹고 하더라도 오히려 기쁠 것이 아니지만 여래께서 한 말씀으로 인자하게 말씀하심을 듣자옴은 매우 기쁘고 경사스럽나이다." 그리고 아도세왕은 가지고 왔던 깃발·일산·향·꽃·풍류로 공양하고, 부처님 앞에 나아가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을 돌고는 한 곁에 물러나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아도세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이제 대왕을 위하여 바른 법을 말하리니 일심으로 자세히 들으라. 범부들이 마땅히 마음을 가다듬고 몸을 살펴보는데
觀身有二十事一我此身中空無無漏二無諸善根
관신유이십사일아차신중공무무루이무제선근
三我此生死未得調順四墮墜深坑無處不畏五以
삼아차생사미득조순사타타심갱무처불외오이
何方便得見佛性六云何修定得見佛性七生死常
하방편득견불성육운하수정득견불성칠생사상
苦無常樂我淨八八難之難難得遠離九恆爲怨家
고무상락아정팔팔난지난난득원리구항위원가
스무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나의 이 몸에는 공하여 무루가 없고, 둘째는 선근의 근본이 없고, 셋째는 나의 생사는 아직 조복되지 못하였고, 넷째는 깊은 구렁에 빠져서 간 데마다 두렵고, 다섯째는 무슨 방편으로 불성을 보게 되겠는가. 여섯째는 어떻게 선정을 닦아야 불성을 볼 수 있을까. 일곱째는 생사가 늘 괴로워서 항상함과 나와 깨끗함이 없고, 여덟째는 8난(難)의 액난은 여의기 어렵고, 아홉째는
之所追逐十無有一法能遮諸有十一於三惡趣未
지소추축십무유일법능차제유십일어삼악취미
得解脫十二具足種種諸惡邪見十三亦未造立度
득해탈십이구족종종제악사견십삼역미조립도
五逆津十四生死無際未得其邊十五不作諸業不
오역진십사생사무제미득기변시오부작제업부
得果報十六無有我作他人受果十七不作樂因終
득과보십육무유아작타인수과십칠부작락인종
항상 원수가 따라다니고 열째는 한 가지 법도 유(有)를 막을 수 없고, 열한 번째는 3악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열두 번째는 가지가지 나쁜 소견을 구족하고, 열세 번째는 5역죄의 나루를 건너갈 일을 마련하지 못하였 고, 열네 번째는 나고 죽는 일이 그지없는데 그 끝을 얻지 못하고, 열다섯 번째는 업을 짓지 않고는 과보를 얻을 수 없고, 열여섯 번째는 내가 짓고 다른 이가 과보를 받을 수 없고, 열일곱 번째는 즐거운 인을 짓지 못하였으니,
無樂果十八若有造業果終不失十九因無明生亦
무락과십팔약유조업과종불실십구인무명생역
因而死二十去來現在常行放逸大王凡夫之人當
인이사이십거래현재상행방일대왕범부지인당
於此身常作如是二十種觀作是觀已不樂生死不
처차신상작여시이십종관작시관이불락생사불
樂生死則得止觀爾時次第觀心生相住相滅相定
락생사즉득지관이시차제관심생상주상멸상정
즐거운 과보가 없고, 열여덟 번째는 업을 지었으면 과보가 없어지지 않고, 열아홉 번째는 무명으로 인하여 났으니 무명으로 인하여 죽을 것이요, 스무 번째는 과거와 미래와 현재에 항상 방일을 행함이니라. 대왕이여, 범부들은 이 몸에 대하여 항상 이렇게 스무 가지 관찰을 하여야 하며, 이러한 관찰을 하게 되면 생사를 좋아하지 아니할 것이요, 생사를 좋아하지 아니하면 지(止)와 관(觀)을 얻을 것이니, 그 때에는 차례차례 마음의 나는 모양, 머무는 모양, 없어지는 모양을 관찰하며, 차례차례 마음의 나고 머물고 없어지는 모양을 관찰하면 선정·
慧進戒亦復如是觀生住滅已知心相乃至戒相終
혜진계역부여시관생주멸이지심상내지계상종
不作惡無有死畏三惡道畏若不繫心觀察如是二
부작악무유사외삼악도외약불계심관찰여시이
十事者心則放逸無惡不造阿闍世言如我解佛所
십사자심즉방일무악부조아도세언여아해불소
說義者我從昔來未曾觀是二十事故多造衆惡造
설의자아종석래미증관시이십사고다조중악조
지혜·정진·계율도 그와 같이 하며, 나고 머물고 없어지는 모양을 관찰하면, 마음의 모양과 나아가 계율의 모양을 알아서 마침내 나쁜 짓을 하지 아니하며, 죽는 두려움과 3악도의 두려움이 없으리라. 만일 마음을 가다듬어 이 스무 가지를 관찰하지 아니하면 마음이 방일하여 온갖 나쁜 짓을 하게 되리라." 아도세왕이 여쭈었다. "제가 부처님의 말씀하신 이치를 이해하기로는 저는 애초부터 이런 스무 가지 일을 관찰하지 못하여서 여러 가지 나쁜 짓을 지었사오며,
衆惡故則有死畏三惡道畏世尊自我招殃造茲重
중악고즉유사외삼악도외세존자아초앙조자중
惡父王無辜橫家逆害是二十事設觀不觀必定當
악부왕무고횡가역해시이십사설관불관필정당
墮阿鼻地獄佛告大王一切諸法性相無常無有決
타이비지옥불고대왕일체제법성상무상무유결
定王云何言必定當墮阿鼻地獄阿闍世王白佛言
정왕운하언필정당타아비지옥아도세왕백불언
나쁜 짓을 많이 지었으므로, 죽음의 두려움과 3악도의 두려움이 있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재앙을 받으려고 중대한 죄악을 지어 아무 허물 없는 부왕을 역해하였사오니, 이런 스무 가지를 관찰하거나 않거나 간에 결정코 아비지옥에 떨어질 것입니다." "대왕이여, 온갖 법의 성품과 모양이 항상하지 아니하여 결정한 것이 없는 것이거늘, 왕은 어찌하여 결정코 아비지옥에 떨어지리라 하는가."
世尊若一切法無定相者我之殺罪亦應不定若殺
세존약일체법무정상자아지살죄역응부정약살
定者一切諸法則非不定佛言大王善哉善哉諸佛
정자일체제법즉비부정불언대왕선재선재제불
世尊說一切法悉無定相王復能知殺亦不定是故
세존설일체법실무정상왕부능지살열부정시고
當知殺無定相大王如汝所言父王無辜橫加逆害
당지살무정상대왕여여소언부왕무고횡가역해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법이 일정한 모양이 없다면 나의 살생한 죄도 결정적이 아닐 것이옵고, 만일 살생한 죄가 결정적이라면, 모든 법도 결정이 아니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좋은 말이오. 여러 부처님 세존께서는 '모든 법이 일정한 모양이 없다' 하였는데, 왕도 살생이 결정적이 아니라고 아시니, 그러므로 살생 이 일정한 모양이 없음을 알 것이오. 대왕이여, 왕의 말이 허물이 없는 부왕을 억울하게 역해하였다 하는데
者何者是父但於假名衆生五陰妄生父想於十二
자하자시부단어가명중생오음망생부상어십이
入十八界中何者是父若色是父四陰應非若四是
입심팔계중하자시부약색시부사음응비약사시
父色亦應非若色非色合爲父者無有是處何以故
부색역응비약색비색합위부자무유시처하이고
色與非色性無合故大王凡夫衆生於是色陰妄生
색여비색성무합고대와범부중새어시색음망생
무엇을 아버지라 하는가. 이름만 빌린[假名] 중생의 5음에 대하여 허망하게 아버지란 생각을 내는 것이오. 12입이나 18계 가운데서 무엇을 아버지라 하겠는가. 만일 색음이 아버지라면 다른 4음은 아버지가 아닐 것이고, 만일 4음이 아버지라면 색음은 아버지가 아닐 것이며, 만일 색음과 색음 아닌 것이 화합하여 아버지가 되었다 하여도 그럴 이치가 없으니, 왜냐 하면 색음과 색음 아닌 것은 성질이 화합할 수 없는 까닭이오.대왕이여, 범부 중생들이 색음에 대하여
父想如是色陰亦不可害何以故色有十種是十種
부상여시색음역불가해하이고색유십종시십종
中唯色一種可見可持可稱可量可牽可縛雖可見
붕유색일종가견가지가칭가량가견가박수가견
縛其性不住以不住故不可得見不可捉持不可稱
박기성부주이부주고불가득견불가착지불가칭
量不可牽縛色相如是云何可殺若色是父可殺可
량불가견박색상여시운하가살약색시부가살가
아버지란 생각을 낸다 하여도 이러한 색음을 해할 수도 없나니, 왜냐 하면 색에는 열 가지가 있거니와, 이 열 가지 중에서 색진(色塵) 한 가지만을 볼 수 있고 잡고 저울질하고 헤아리고 끌고 속박할 수 있소. 비록 보고 속박할 수 있더라도 그 성품이 머물지 아니하나니, 머물지 아니하므로 볼 수 없고 잡을 수 없고 측량할 수 없고 끌고 속박할 수 없는 것이오. 색의 모양이 이러하거늘, 어떻게 살해할 수 있겠소. 만일 색진인 아버지를 살해하여서
害獲罪報者餘九應非若九非者則應無罪大王色
해획죄보자여구응비약구비자즉응무죄대왕색
有三種過去未來現在過去現在則不可害何以故
유삼종과거미래현재과거현재즉불가해하이고
過去過去故現在念念滅故遮未來故名之爲殺如
과거과거고현재념념멸고차미래고명지위살여
是一色或有可殺或不可殺有殺不殺色則不定若
시일색혹유가살혹불가살유살불살색즉부정약
죄보를 얻는다면, 다른 아홉 가지는 아버지가 아닐 것이고, 그 아홉 가지는 아버지가 아니라면, 살해하더라도 죄가 없을 것 아니겠소. 대왕이여, 색에 세 가지가 있으니 과거와 미래와 현재요. 과거와 현재는 살해할 수 없나니, 왜냐 하면 과거는 지나간 연고며 현재는 찰나찰나 멸하는 연고요, 미래의 색은 계속하지 못하게 하므로 죽인다 하는 것인즉, 같은 색에도 어떤 것은 죽일 수 있고 어떤 것은 죽일 수 없소. 죽일 수 있는 것과 죽일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색이 일정하지 않은 것이고,
色不定殺亦不定殺不定故報亦不定云何說言定
색부정살역부정살부정고보역부정운하설언정
入地獄大王一切衆生所有罪業凡有二種一者輕
입지옥대왕일체중생소유죄업범유이종일자경
二者重若心口作則名爲輕身口心作則名爲重大
이자중약심구작즉명위경신구심작즉명위중대
王心念口說身不作者所得報輕大王昔日口不敎
왕심념구설신부작자소득보경대왕석일구불교
색이 만일 일정하지 않다면 죽이는 것도 일정하지 않을 것이니, 죽이는 일이 일정하지 않으면 과보 받는 것도 일정하지 않을 것이거늘, 어찌하여 결정코 지옥에 들어가리라 말하는가. 대왕이여, 모든 중생의 짓는 죄업에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가벼운 죄고, 하나는 중대한 죄요. 만일 마음과 입으로만 지은 것은 가벼운 죄요,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지은 것은 중한 죄라 하는 것이오. 대왕이여,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을 하였으나 몸으로 짓지 아니하였으면 받는 보가 가벼운 것이오. 대왕이 예전에 입으로
殺唯言刖足大王若敕侍臣立斷王首坐時乃斷猶
살유언월족대왕약칙시신립단왕수좌시내단유
不得罪況王不敕云何得罪王若得罪諸佛世尊亦
부득죄황왕불칙운하득죄왕약득죄제불세존역
應得罪何以故汝父先王頻婆娑羅曾於諸佛種諸
응득죄하이고여부선왕빈파사라증어제불종제
善根是故今日得居王位若佛世尊不受其供則不
선근시고금일득거왕위약불세존불수기공즉불
죽이라고 말하지 아니하고, 발을 끊으라 하였 을 뿐이오. 대왕이 만일 신하에게 명령하여 '섰을 적에 부왕의 머리를 베라' 한 것을 앉았을 적에 베었더라도 죄가 되지 아니할 것인데, 하물며 왕은 베라고 말하지 아니하였으니 무슨 죄를 얻겠소. 왕이 만일 죄를 얻는다면 부처님 세존도 죄를 얻어야 하리니, 왜냐 하면 왕의 부왕인 빈바사라왕이 일찍부터 여러 부처님께 선근을 심은 까닭으로 금생에 임금이 되었나니, 부처님들이 만일 그의 공양을 받지 않았더라면 임금이 되지 못하였을 것이오.
爲王若不爲王汝則不得爲國興害汝若殺父當有
위왕약불위왕여즉부득위국여해여약살부당유
罪者我等諸佛亦應有罪若諸佛世尊無有罪者汝
죄자아등제불역응유죄약제불세존무유죄자여
獨云何而得罪耶大王頻婆娑羅往有惡心於毗富
독운하이득죄야대왕빈파사라왕유악심어비부
羅山遊行射獵周偏曠野悉無所得唯見一仙五通
라산유행사렵주편광야실무소득유견일선오통
만일 임금이 되지 아니하였으면 대왕이 나라를 위하여 살해하지 않았을 터이오. 그러니까, 왕이 아버지를 살해하여 죄가 있다면 우리 부처님들도 죄가 있을 것이고, 만일 부처 세존이 죄가 없다면 어찌하여 대왕만이 죄를 얻게 된다는 말이오.대왕이여, 빈바사라왕도 과거에 나쁜 마음이 있었소. 비부라산에서 사냥할 적에 넓은 들을 두루 다녔으나 짐승을 잡지 못하였고, 오직 5신통을
具足見已卽生瞋恚惡心我今遊獵所以不得正坐
구족견이즉생진에악심아금유렵소이부득정좌
此人驅逐令去卽敕左右而令殺之其人臨終生瞋
차인구축령거즉칙좌우이령살지기인림종생진
惡心退失神通而作誓言我實無辜汝以心口橫加
악심퇴실신통이작서언아실무고여이심구횡가
屠戮我於來世亦當如是還以心口而害汝命時王
도륙아어래세역당여시환이심구이해여명시왕
얻은 신선이 있는 것을 보았소. 보고는 나쁜 마음으로 성을 내어 '내가 사냥하는데 한 마리도 잡지 못한 것은 이 사람이 모두 쫓아보낸 탓이라' 하고, 시중들에게 명령하여 죽이라 하였소. 그 사람이 죽을 적에 원망하는 마음을 내었으므로 신통을 잃어버리고 맹서하기를 '나는 아무 죄도 없건만 네가 마음과 입으로 억울하게 나를 죽이니, 나도 오는 세상에 그와 같이 마음과 입으로 너를 죽이리라' 하였소.
聞已卽生悔心供養死屍先王如是尙得輕受不墮
문이즉생회심공양사시선왕여시상득경수불타
地獄況王不爾而當地獄受果報耶先王自作還自
지옥황왕불이이당지옥수과보야선왕자작환자
受之云何令王而得殺罪如王所言父王無辜者云
수지운하령왕이득살죄여왕소언부왕무고자운
何言無夫有罪者則有罪報無惡業者則無罪報汝
하언무부유죄자즉유죄보무악업자즉무죄보여
그 때에 빈바사라왕은 그 말을 듣고 뉘우치는 마음을 내어 죽은 송장에게 공양하였소. 그 왕은 그러하여 과보를 가볍게 받고 지옥에는 떨어지지 아니하였는데, 대왕은 죽이라고도 하지 아니하였거늘, 어찌 지옥에서 과보를 받겠소. 선왕은 자기가 지은 업으로 자기가 받은 것이거늘 대왕이 어찌하여 살생죄를 받게 되겠소. 대왕은 부왕이 허물이 없다 하거니와, 어찌 허물이 없다 하겠는가. 죄가 있으면 죄의 갚음이 있고, 나쁜 업이 없으면 죄의 갚음이 없는 법이오.
父先王若無有罪云何有報頻婆娑羅於現世中亦
부선왕약부유죄운하유보빈파사라어현세중역
得善果及以惡果是故先王亦復不定以不定故殺
득선과급이악과시고선왕역부부정이부정고살
亦不定殺不定故云何而言定入地獄大王衆生狂
역부정살부정고운하이언정입지옥대왕중생광
惑凡有四種一者貪狂二者藥狂三者咒狂四者本
혹범유사종일자탐광이자약광삼자주광사자본
왕의 부왕이 만일 허물이 없었으면, 왜 죄의 갚음이 있었겠소. 빈바사라왕은 현세에도 선한 과보를 얻고 나쁜 과보도 얻었소. 그러므로 선왕도 일정하지 않았으니, 일정하지 않았으므로 살해함도 일정하지 않았으며, 살해함이 일정하지 않았거늘, 어찌하여 결정코 지옥에 들어간다고 말하겠소. 대왕이여, 중생이 미치는 데는 네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탐심으로 미치는 것이고, 둘은 약으로 미치는 것이고, 셋은 주문으로 미치는 것이고, 넷은 본래 지은
業緣狂大王我弟子中有是四狂雖多作惡我終不
업연광대왕아제자중유시사광수다작악아종불
記是人犯戒是人所作不至三趣若還得心亦不言
기시인범계시인소작부지삼취약환득심역불언
犯王本貪國興此逆害貪狂心作云何得罪大王如
범왕본탐국여차역해탐광심작운하득죄대왕여
人醉酒而害其母旣醒悟已心生悔恨當知是業亦
인취주이해기모기성오이심생회한당지시업역
업의 인연으로 미치는 것이오. 대왕이여, 나의 제자 중에 이 네 가지 미친 이가 있어 나쁜 짓을 많이 하지만 나는 이 사람이 계율을 범한다고 치지 아니하나니, 이 사람의 짓는 것이 3악도에 이르지 아니하며, 도로 본마음을 얻어도 범하였다 말하지 아니하는 터이오. 대왕이 본래 나라를 탐하여서 부왕을 역해하였으니, 탐심으로 미치어서 지은 것이거늘, 어찌 죄를 얻으리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술이 취하여 어머니를 역해하고 깨어서는 후회하는 마음을 낸다면, 이런 업으로는
不得報王今貪醉非本心作若非本心云何得罪大
부득보왕금탐취비본심작약비본심운하득죄대
王譬如幻師於四衢道幻作種種男女象馬瓔珞衣
왕비여환사어사구도환작종종남녀상마영락의
服愚癡之人謂爲眞實有智之人知非眞有殺亦如
복우치지인위위진실유지지인지비진유살역여
是凡夫謂實諸佛世尊知其非眞大王譬如山谷響
시범부위실제불세존지기비진대왕비여산곡향
죄보를 받지 아니하오. 왕은 지금 탐욕에 취하였고, 본마음으로 지은 것이 아니니, 만일 본마음이 아니라면 무슨 죄를 얻겠는가. 마치 환술하는 사람이 네거리에서 환술로 가지가지 남자 여자와 코끼리·말·영락·의복을 만든다면, 어리석은 사람은 참인 줄 알지만, 지혜 있는 사람이면 참이 아닌 줄을 알 것이니, 살해하는 일도 그와 같아서 범부들은 참이라 하지만 부처님 세존은 참이 아닌 줄을 아는 것이오. 대왕이여, 산골짜기에 울리는
聲愚癡之人謂之實聲有智之人知其非眞殺亦如
성우치지인위지실성유지지인지기비진살역여
是凡夫謂實諸佛世尊知其非眞大王如人有怨詐
시범부위실제불세존지기비진대왕여인유원사
來親附愚癡之人謂爲眞實智者了達乃知虛詐殺
래친부우치지인위위진실지자료달내지허사살
亦如是凡夫謂實諸佛世尊知其非眞大王如人執
역여시범부위실제불세존지기비진대왕여인집
메아리를 어리석은 사람은 참말 소리인 줄 알지만 지혜 있는 사람은 참이 아닌 줄을 아나니, 죽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범부들은 참이라 하지만, 부처님 세존은 참이 아닌 줄을 아는 것이오. 대왕이여, 원수 맺힌 사람이 와서 친한 양 하는 것을 어리석은 사람은 참으로 친하는 줄 알지만 지혜 있는 이는 거짓인 줄을 아나니, 죽이는 것도 그와 같아서, 범부는 참이라 하지만 부처님 세존은 참이 아닌 줄을 아는 것이오. 대왕이여,
鏡自見面像愚癡之人謂爲眞面智者了達知其非
경자견면상우치지인위위진면지자료달지기비
眞殺亦如是凡夫謂實諸佛世尊知其非眞大王如
진살역여시범부위실제불세존지기비진대왕여
熱時燄愚癡之人謂之是水智者了達知其非水殺
열시염우치지인위지시수지자료달지기비수살
亦如是凡夫謂實諸佛世尊知其非眞大王如乾闥
역여시범부위실제불세존지기비진대왕여건달
사람이 거울을 들고 얼굴을 볼 적에 어리석은 사람은 참말 얼굴이라 하지만 지혜로운 이는 참 얼굴이 아닌 줄을 아나니, 죽이는 것도 그와 같아서 범부는 참이라 하지만 부처님 세존은 참이 아닌 줄을 아는 것이오. 대왕이여, 더울 때의 아지랑이를 어리석은 사람은 물이라 하지만 지혜로운 이는 물이 아닌 줄을 아나니, 죽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범부들은 참이라 하지만 부처님 세존은 참이 아닌 줄을 아는 것이오.대왕이여,마치
婆城愚癡之人謂爲眞實智者了達知其非眞殺亦
바성우치지인위위진실지자료달지기비진살역
如是凡夫謂實諸佛世尊知其非眞大王如人夢中
여시범부위실제불세존지기비진대왕여인몽중
受五欲樂愚癡之人謂之爲實智者了達知其非眞
수오욕락우치지인위지위실지자료달지기비진
殺亦如是凡夫謂實諸佛世尊知其非眞大王殺法
살역여시범부위실제불세존지기비진대왕살법
건달바성을 어리석은 사람은 참인 줄 알지만 지혜로운 이는 참이 아닌 줄을 아는 것처럼, 죽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범부들은 참이라 하거니와, 부처님 세존은 참이 아닌 줄을 아는 것이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꿈속에서 5욕락을 누리었거든, 어리석은 사람은 참인 줄 알지만 지혜 있는 이는 참이 아닌 줄 을 아나니, 죽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범부들은 참이라 하거니와 부처님 세존은 참이 아닌 줄을 아는 것이오.
대왕이여, 죽이는 방법·
殺業殺者殺果及以解脫我皆了之則無有罪王雖
살업살자살과급이해탈아개료지즉무유죄왕수
知殺云何有罪大王譬如有人主知典酒如其不飮
지살운하유죄대왕비여유인주지전주여기불음
則亦不醉雖復知火亦不燒燃王亦如是雖復知殺
즉역부취수부지화역불소연왕역여시수부지살
云何有罪大王有諸衆生於日出時作種種罪於月
운하유죄대왕유제중생어일출시작종종죄어월
죽이는 업·죽이는 사람·죽이는 과보와 해탈을 내가 다 아는 것이매 죄가 없거늘, 왕이 비록 죽임을 안다 한들 어찌 죄가 있겠는가.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술 붓는 책임을 맡았더라도 마시지 아니하면 취하지 않듯이, 비록 불인 줄 알아도 타지 않는 것이니, 대왕도 그와 같아서 비록 죽임을 안다 한들 어찌 죄가 있겠는가. 대왕이여, 중생들이 해가 났을 적에 가지가지 죄를 짓고, 달이
出時復行劫盜日月不出則不作罪雖因日月令其
출시부생겁도일월불출즉부작죄수인일월령기
作罪而此日月實不得罪殺亦如是雖復因王王實
작죄이차일월실부득죄살역여시수부인왕왕실
無罪大王如王宮中常┥屠羊心初無懼云何於父
무죄대왕여왕궁중상 도양심초무구운하어부
獨生懼心雖復人獸尊卑差別寶命重死二俱無異
독생구심수부인수존비차별보명중사이구무이
떴을 적에 도둑질을 하다가도, 해와 달이 뜨지 아니하면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면, 비록 해와 달을 인하여 죄를 지었더라도 해와 달은 죄를 받지 아니하나니, 죽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비록 왕을 인하였다 하나 왕은 실로 죄가 없는 것이오. 대왕이여, 대왕이 궁중에서 매양 양을 잡으라 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이 없거늘, 어찌하여 부왕에 대하여서만 두려운 마음을 내는가. 비록 사람과 짐승이 높고 낮은 차별은 있지만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죽기를 싫어하는 것은 일반이거늘,
何故於羊心輕無懼於父先王生重憂苦大王世間
하고어양심경무구어부선왕생중우고대왕세간
之人是愛僮僕不得自在無愛所使而行殺害設有
지인시애동박부득자재무애소사이행살해설유
果報乃是愛罪王不自在當有何咎大王譬如涅槃
과보내시애죄왕부자재당유하구대왕비여열반
非有非無而亦是有殺亦如是有雖非有無而亦是
비유비무이역시유살역여시유수비유무이역시
무슨 까닭으로 양에게는 가볍게 여겨 두려움이 없고 부왕은 소중히 여겨 근심을 하는가. 대왕이여, 세상 사람들이 애정의 종이 되어 자재하지 못하며, 애정의 시킴을 받아 살해하는 일을 한 것인즉, 설사 과보가 있더라도 이는 애정의 죄일 것이니 자재하지 못한 왕이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 대왕이여, 마치 열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면서도 있는 것처럼, 죽이는 일도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있는 것이니,
有慚愧之然則是有非有慚愧者則爲非無受果報
유참괴지연즉시유비유참괴자즉위비무수과보
者名之爲有空見之人則爲非有有見之人則爲非
자명지위유공견지인즉위비유유견지인즉위비
無有有見者亦名爲有何以故有有見者得果報故
무유유견자역명위유하이고유유견자득과보고
無有見者則無果報常見之人則爲非有無常見者
무유견자즉무과보상견지인즉위비유무상견자
부끄러움이 있는 사람에게는 있는 것이 아니고,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에게는 없는 것이 아니나, 과보를 받는 이는 있다고 이름하며, 공하다는 소견을 가진 이에게는 있는 것이 아니고, 있다는 소견을 가진 이에게는 없는 것이 아니나, 있다는 소견이 있는 이는 있다고 이름하나니, 왜냐 하면 있다는 소견이 있는 이는 과보를 얻는 연고이나, 있다는 소견이 없는 이는 과보가 없는 것이오. 항상하다는 소견을 가진
이에게는 없는 것이 아니고,
則爲非無常常見者不得爲無何以故常常見者有
즉위비무상상견자부득위무하이고상상견자유
惡業果故是故常常見者不得爲無以是義故雖非
악업과고시고상상견자부득위무이시의고수비
有非無而亦是有大王夫衆生者名出入息斷出入
유비무이역시유대왕부중생자명출입식단출입
息故名爲殺諸佛隨俗亦說爲殺大王色是無常色
식고명위살제불수속역설위살대왕색시무상색
항상하다는 소견이 없는 이에게는 있는 것이 아니나, 늘 항상하다는 소견을 가진 이에게는 없을 수가 없나니, 왜냐 하면 늘 항상하다는 소견을 가진 이는 나쁜 업의 과보가 있는 연고며, 그러므로 늘 항상하다는 소견을 가진 이에게는 없을 수가 없기 때문이오. 이런 이치로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있는 것이오. 대왕이여, 중생이라 함은 숨을 쉬는 이라 이름하고, 숨 쉬는 것을 끊으므로 죽였다 이름하거든, 부처님도 세상을 따라서 죽였다 이름하는 것이오. 대왕이여, 색은 무상한 것이고 색의
之因緣亦是無常從無常因生色云何常乃至識是
지인연역시무상종무상인생색운하상내지식시
無常識之因緣亦是無常從無常因生識云何常以
무상식지인연역시무상종무상인생식운하상이
無常故苦以苦故空以空故無我若是無常苦空無
무상고고이고고공이공고무아약시무상고공무
我爲何所殺殺無常者得常涅槃殺苦得樂殺空得
아위하소살살무상자득상열반살고득락살공득
인연도 무상한 것이니, 무상한 인으로 좇아 난 색이 어떻게 항상하며, 내지 식(識)은 무상한 것이고 식의 인연도 무상한 것이니, 무상한 인으로 좇아난 식이 어떻게 항상하겠는가. 무상한 연고로 괴롭고 괴로운 연고로 공하고 공한 연고로 내가 없나니, 만일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내가 없다면 무엇이 죽일 바가 되겠는가. 무상함을 죽이면 항상한 열반을 얻고, 괴로움을 죽이면 즐거움을 얻고, 공함을 죽이면
實殺於無我而得眞我大王若殺無常苦空無我者
실살어무아이득진아대왕약살무상고공무아자
則與我同我亦殺是無常苦空無我不入地獄汝云
즉여아동아역살시무상고공무아불입지옥여운
何入爾時阿闍世王如佛所說觀色乃至觀識作是
하입이시아도세왕여불소설관색내지관식작시
觀已卽白佛言世尊我今始知色是無常乃至識是
관이즉백불언세존아금시지색시무상내지식시
참됨을 얻고 내가 없음을 죽이면 참나를 얻을 것이니, 대왕이여, 만일 무상과 괴로움과 공함과 나 없음을 죽인 이는 나와 같을 것이오. 나도 무상과 괴로움과 공함과 나 없음을 죽이었으나 지옥에 들어가지 아니하였는데, 당신인들 어찌 지옥에 들어가리오."
이 때에 아도세왕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색을 관하며, 나아가 식을 관하고 나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색이 무상하며, 나아가 식이
無常我本若能如是觀者則不作罪世尊我昔曾聞
무상아본약능여시관자즉부작죄세존아석증문
諸佛世尊常爲衆生而作父母雖聞是語猶未能審
제불세존상위중생이작부모수문시어유미능심
今乃定知世尊我亦曾聞須彌山王四寶所成所謂
금내정지세존아역증문수미산왕사보소성소위
金銀琉璃頗梨若有衆鳥隨所集處則同其色雖聞
금은류리파리약유중조수소집처즉동기색수문
무상함을 알았나이다. 제가 본래부터 이런 줄을 알았으면 죄를 짓지 아니하였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일찍 듣사온즉 부처님 세존은 항상 중생에게 부모가 된다 하였습니다. 비록 이런 말을 들었으나 분명하게 알지 못하였더니 이제서야 확실히 알았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또 수미산이 네 가지 보배로 되었다고 들었으니 이른바 금과 은과 유리와 파리며, 모든 새들이 모이는 곳을 따라 빛이 같다 하였습니다. 비록 이런 말을 들었으나
是語亦不審定我今來至佛須彌山則與同色與同
시어역불심정아금래지불수미산즉여동색여동
色者則知諸法無常苦空無我世尊我見世間從伊
색자즉지제법무상고공무아세존아견세간종이
蘭子生伊蘭樹不見伊蘭生栴檀樹我今始見從伊
란자생이란수불견이란생전단수아금시견종이
蘭子生栴檀樹伊蘭子者我身是也栴檀樹者卽是
란자생전단수이란자자아신시야전단수자즉시
역시 분명하게 알지 못하였더니, 이제 부처님 수미산에 오르매 곧 빛이 같사오니, 빛이 같다는 것은 모든 법이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내가 없음을 아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 세간에서는 이란의 씨에서 이란나무가 나는 것만 보옵고, 이란의 씨에서 전단나무가 나는 것을 보지 못하였더니, 지금에야 비로소 이란의 씨에서 전단나무가 나는 것을 보았사오니, 이란의 씨는 나의 몸이고 전단나무는 곧
我心無根信也無根者我初不知恭敬如來不信法
아심무근신야무근자아초부지공경여래불신법
僧是名無根世尊我若不遇如來世尊當於無量阿
승시명무근세존아약불우여래세존당어무량아
僧祇劫在大地獄受無量苦我今有幸得見如來以
승지겁재대지옥수무량고아금유행득견여래이
是見佛所得功德悉壞衆生煩惱惡心佛言大王善
시견불소득공덕실괴중생번뇌악심불언대왕선
믿음의 뿌리가 없는 나의 마음입니다. 뿌리가 없다 함은, 나는 애초에 여래를 공경할 줄도 모르고 교법과 승가를 믿지 않았사오니, 이 것을 뿌리가 없다 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만일 부처님을 만나지 못하였더라면 마땅히 한량없는 아승기겁 동안에 큰 지옥에서 끝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온데, 저는 지금 부처님을 뵈었사오니, 이 부처님을 뵈온 공덕으로써 중생들의 온갖 번뇌와 나쁜 마음을 파괴하게 되나이다." "대왕이여,
哉善哉所今知汝必能破壞衆生惡心世尊若我審
제선제소금지여필능파괴중새악심세존약아심
能破壞衆生諸惡心者使我常在阿鼻地獄無量劫
능파괴중생제악심자사아상제아비지옥무량겁
中爲諸衆生受大苦惱不以爲苦爾時摩伽陀國無
중위제중생수대고뇌불이위고이시마가타국무
量人民悉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以如是等無
량인민실발아뇩다라삼막삼보리심이여시등무
대단히 좋은 일이오. 나는 이제 대왕이 반드시 중생의 나쁜 마음을 파괴할 줄을 압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만일 중생의 나쁜 마음을 파괴할 수 있다면, 설사 제가 아비지옥에 항상 있어서 한량없는 세월에 중생들을 위하여 크나큰 고통을 받더라도 괴롭다 하지 않겠나이다." 이 때에 마가다국의 한량없는 사람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으며, 이렇게
量人民發大心故阿闍世王所有重罪卽得微薄王
량인민발대심고아도세왕소유중죄즉득미박왕
及夫人後宮婇女悉皆同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
급부인후궁채녀실개동발아뇩다라삼막삼보리
心爾時阿闍世王語耆婆言耆婆我今未死已得天
심이시아도세왕어기파언기파아금미사이득천
身捨命短命而得長命捨無常身而得常身令諸衆
신사명단명이득장명사무상신이득상신령제중
한량없는 사람이 큰 마음을 내었으므로, 아사세왕의 모든 중죄가 곧 소멸되었고, 왕과 부인과 후궁의 채녀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다. 이 때에 아도세왕은 기바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기바여, 나는 지금 죽기도 전에 하늘의 몸을 얻었고, 단명한 것을 버리고 장수함을 얻었고, 무상한 몸을 버리고 항상한 몸을 얻었으며, 중생들로 하여금
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卽是天身長命常身
셍발아뇩다라삼막삼보리심즉시천신장명상신
卽是一切諸佛弟子說是語已卽以種種寶幢幡蓋
즉시일체제불제자설시어이즉이종종보당번개
香華瓔珞微妙伎樂而供養佛復以偈頌而讚歎言
향화영락미묘기락이공양불부이게송이찬탄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게 하였으니, 이것이 곧 하늘의 몸이며 장수함이며 항상한 몸이며, 곧 여러 부처님의 제자라 하겠소." 이렇게 말하고는 가지각색 보배 당과 번과 일산과 향과 꽃과 영락과 아름다운 풍류로 부처님께 공양하고, 다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實語甚微妙 善巧於句義 甚深秘密藏
실어심미묘 선교어구의 심심비밀장
爲衆故顯示 所有廣博言 爲衆故略說
위중고현시 소유광박언 위중고략설
진실하고 현미하고 묘하온 말씀 구절이나 이치에도 공교하시니
오묘하고 깊고 깊은 비밀한 법장 중생들을 위하여서 나타내시네.
법장 속에 들어 있는 넓으신 말씀 중생들을 위하여서 말씀하시니
具足如是語 善能療衆生 若有諸衆生
구족여시어 선능료중생 약유제중생
得聞是語者 若信及不信 定知是佛說
득문시어자 약신급불신 정지시불설
이와 같은 참된 말씀 구족하여서 중생들의 번뇌 병을 치료하시네.
삼계에서 헤매이던 여러 중생들 이와 같은 좋은 말씀 얻어들으면
믿거나 안 믿거나 물을 것 없이 부처님의 말씀인 줄 알게 되오리.
諸佛常軟語 爲衆故說麤 麤說及軟語
제불상연어 위중고설추 추설급연어
皆歸第一義 是故我今者 歸依於世尊
개귀제일의 시고아금자 귀의어세존
어느 때나 여래 말씀 부드럽다도 중생들을 위하여서 억세거니와
부드러운 말씀이나 억센 말씀이 모두가 제일의로 돌아가나니.
내가 지금 세존께 귀의합니다.
如來語一味 猶如大海水 是名第一義
여래어일미 유여대해수 시명제일의
故無無義言 如來今所說 種種無量法
고무무의언 여래금소설 종종무량법
여래 말씀 한결같아 바닷물처럼 그러므로 제일의라 이름하나니
이치 아닌 말씀이란 조금도 없네. 여래께서 오늘날에 말씀하시는
가지가지 한량없는 미묘한 법문
男女大小聞 同獲第一義 無因亦無果
남녀대소문 동획제일의 무인역무과
無生亦無滅 是名大涅槃 聞者破諸果
무생역무멸 시명대열반 문도파제과
남녀노소 누구라도 듣기만 하면 한 가지로 제일의를 얻게 되오리.
인도 없고 결과도 없는 것이며 나도 않고 멸하지도 아니하는 일
이를 일러 열반이라 이름하나니 듣는 이는 모든 결박 벗어나리라.
如來爲一切 常作慈父母 當知諸衆生
여래위일체 상작자부모 당지제중생
皆是如來子 世尊大慈悲 爲衆修苦行
개시여래자 세존대자비 위중수고행
부처님께서는 어디서나 우리들에게 자비하신 부모님이 항상 되시니
알지어다, 한량없는 우리 중생들 모두 다 부처님의 아들 딸임을.
자비하고 자상하신 부처님께서 중생들을 위하여서 고행하오심
如人著鬼魅 狂亂多所爲 我今得見佛
여인착귀매 광란다소위 아금득견불
所得三業善 願以此功德 迴向無上道
소득삼업선 원이차공덕 회향무상도
허깨비에 들린 이가 정신 없어서 이것 저것 되는 대로 하는 것같이.
내가 지금 부처님을 뵈옵고 나서 몸과 입과 뜻으로 지은 선근들
바라건대 이 공덕을 회향하여서 위없는 보리에로 돌려지이다.
我今所供養 佛法及衆僧 願以此功德
아금소공양 불법급중승 원이차공덕
三寶常存世 我今所應獲 種種諸功德
삼보상존세 아금소응획 종종제공덕
부처님과 법보와 승가에게 내가 지금 공경하여 공양하온 일
바라건대 이러한 공덕으로써 삼보가 이 세상에 항상 있고자.
내가 지금 부처님께 예경하옵고 얻게 되는 가지가지 공덕으로써
願以破一切 衆生四種魔 我遇惡知識
원이파일체 중생사종마 아우악지식
造作三世罪 今於佛前悔 願後更不作
조작삼세죄 금어불전회 원후경부작
중생들의 네 가지 마군들을 여지없이 깨뜨려 없애지이다.
이내 몸이 나쁜 동무 만날 적마다 지난 세상 오는 세상 많은 죄업을
지성으로 부처님께 참회하오니 이 뒤에는 다시 짓지 말아지이다.
願諸衆生等 悉發菩提心 繫心常思念 十方一切佛
원제중생등 실발보리심 계심상사념 십방일체불
復願諸衆生 永破諸煩惱 了了見佛性 猶如文殊等
부원제중생 영파제번뇌 료료견불성 유여문수등
원하건대 생사고해 모든 중생들 아뇩다라 보리심을 모두 내어서
한결같이 정성스런 참된 맘으로 시방 삼세 부처님을 생각하오며
원하건대 여섯 갈래 모든 중생들 영원하게 모든 번뇌 없애 버리고
부처님의 참성품을 분명히 보고 문수사리보살들과 같아지이다.
爾時世尊讚阿闍世王善哉善哉若有人能發菩提
이시세존찬아도세왕선재선재약유인능발보리
心當知是人則爲莊嚴諸佛大衆大王汝昔已於毗
심당지시인즉위장엄제불대중대왕여석이어비
婆尸佛初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從是以來至
파시불초발아뇩다라삼막삼보리심종시이래지
我出世於其中間未曾復墮地獄受苦大王當知菩
아출세어기중간미증부타지옥수고대왕당지보
이 때에 세존은 아사세왕을 찬탄하셨다. "대왕이여, 잘하는 일이오. 만일 어떤 사람이 보리심을 낸다면 이 사람은 부처님의 대중을 장엄하는 것이오. 대왕은 지나간 옛적 비바시부처님에게서 처음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고, 그 때부터 내가 출세할 때까지, 한 번도 지옥에 떨어져서 고통을 받은 일이 없었소. 대왕이여, 보리의 마음은 이렇게 한량없는 공덕이 있는 줄을 알아야 하오. 대왕은 이제부터는 항상 보리의
提之心乃有如是無量果報大王從今已往常當勤
리지심내유여시무량과보대왕종금이왕상당근
修菩提之心何以故從是因緣當得消滅無量惡故
수보리지심하이고종시인연당득소멸무량악고
爾時阿闍世王及摩伽陀國一切人民從座而起繞
이시아도세왕금마가타국일체인민종좌이기요
佛三匝辭退還宮天行品如雜華說
불삼잡사퇴환궁천행품여잡화설
마음을 닦을지니, 왜냐 하면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한량없는 죄악을 소멸할 수 있는 까닭이오." 이 때 아사세왕과 마가다 나라의 온 백성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세 번 부처님을 돌고는 하직하고 궁중으로 돌아갔다. [천행품(天行品)은 잡화(雜花)에서 말한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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