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성검 4권 - 제 25장
최고위비무대회
백상인은 다음날 찾아간 곳은 음왕이 있는 석실이었다.
음왕이 있는 곳 또한 환왕의 석실과 다르지 않았고, 서책들
도 그 숫자가 비슷했다.
다만 이곳은 환왕의 석실보다 좀더 개방적이었다.
서책을 가져나가지만 못하게 할 뿐 밤중에 석문을 닫아놓지는 않았다.
그리고,
유일하게 음왕은 여자였다.
귀밑머리가 하얗고, 눈가에 가는 잔주름이 진 그녀는 얼핏
보기에 중년의 미부같았다.
그래서인지,
그곳을 찾아온 수련생들의 숫자는 환왕의 석실보다 많았다.
백상인은 그곳에 들어 역시 이틀 밤낮 끝에 종의 음공비급을 독파했다.
그는 다음엔 독왕의 석실로 가려고 생각했다.
"어머, 아직 안가고 있었는가?"
음왕 자애로운 미소를 뒤로 한 채 백상인은 신형을 움직였다.
× × ×
백상인은 그 이튿날 독왕의 석실로 갔다.
독왕은 주먹코에 두 눈에선 은은한 자색광채가 도는 사람었다.
이곳의 수련방식도 전의 두 곳과 비슷했다.
다만 이곳의 석실은 다른 두곳보다 무려 다섯 배나 컸다.
물론 그 안의 서적들도 무려 일천여 권이나 됐다.
그 서적들은 대략 삼백 권 정도가 독술 및 독공, 용독, 해독
법 등에 관한 것이었고,
나머지 칠백여 권은 모두 의학에 관한 내용들이었다.
이곳의 석실은 가장 컸으나, 또한 가장 수련생들은 적었다.
의학이나 독공 등은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허나, 워낙 책을 좋아하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백상인이기
에, 그는 그 서책들을 겨우 열흘만에 완파했다.
그것은 실로 경이적인 기록이라고 할 수 있었다.
또한 그것은 백상인의 금단서공이 이미 어느 정도 수준에 올
라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독왕의 석실에서 돌아온 백상인은 무려 이틀간이나 잠을 잤다.
그리고 그 다음날 무예수련을 나가지 않았다.
그날은 바로 최고우비무대회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날만은 십이무왕들도 무예전수를 쉬고 공증인 역할을 하는
만큼, 전 수련생들은 아침부터 대회장 부근을 몰려들었다.
대회는 정확히 정오에 열리기로 되어 있었다.
백상인은 아침수련을 마친 뒤, 다른 수련생들을 따라 발길을옮겼다.
각종 비무를 보는 것은 때로는 무예를 배우는 것보다 더 무
예증진에 효과적일 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 × ×
비무대회장.
그곳은 잠룡곡의 거의 중심부에 위치한 곳으로 그 지형이 자
못 괴이했다.
거대한 암산의 중앙이 끊겨 가운데 공간이 생긴 듯한 형상으로,
안에서 보면, 삼면이 암벽으로 둥글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 암벽들은 올라갈수록 앞으로 튀어나온 형상이라서 맨 위
쪽의 세 암벽끝은 서로 맞닿을 듯 가깝게 보였다.
굳이 이곳을 비무장으로 택한 이유는 우선 내부의 장소가 넓
고, 바람을 막아주며, 햇빛의 방해를 없게 해주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햇빛을 안거나, 바람을 안고 비무하게 되면 불리하며,
거의 비슷한 실력일 경우, 그런 요소가 승패를 가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찌감치 그런 요소를 제거한 것이다.
오늘의 날씨는 바람 한점 없이 화창했다.
점심때가 가까워지자 수련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비무장으로 모여들었다.
비무대는 중앙에 위치하고 있었고, 좌측으로 공증인석이 보였다.
백상인은 비무대와 비교적 가까운 장소에 자리를 잡았다.
근처에 앉은 수련생들은 어느 정도는 파벌에 따라 나뉘어 앉아 있었다.
시각은 이제 거의 정오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 열두 명의 공증인들은 도착하지 않고 있었다.
공증인들이 오면 대회는 곧 시작될 것이다.
백상인은 그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돌연 그의 뒤
에서 짤랑거리는 음성이 일었다.
"어머, 여기 와 있었군요? 난 그런 줄도 모르고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요?"
그것은 여몽청의 음성이었다.
백상인이 돌아보니, 여몽청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어서 와요. 청매!"
백상인이 반기자, 여몽청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온지 오래 됐어요?"
"아니, 별로.................."
여몽청은 그를 보며 살짝 눈을 흘겼다.
"정말 그럴 수가 있어요? 나를 두고 먼저 오다니....... 난
오빠의 거처를 찾기 위해 한참을 해맸단 말이예요."
"그래, 찾기는 찾았소?"
여몽청은 예쁘게 코웃음을 날렸다.
"흥, 내가 그런거 하나 못찾을 줄 알아요? 그나저나 헛수고
만 한 걸 생각하면..........."
"미안하오."
"흥, 미안하다고만 하면 단가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겠소?"
"음..........."
여몽청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다가, 백상인을 보며 말했다.
"나중에 내 부탁을 하나 들어줘요!"
백상인은 눈을 짐짓 크게 떴다.
"부탁? 어떤 부탁인데?"
여몽청은 웃으며 말했다.
"그건 비밀이예요. 그나저나 들어줄 거예요? 말거예요?"
백상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정말요?"
여몽청은 좋아서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백상인은 미소했다.
"정말이오."
여몽청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믿을 수 없는데요? 설마 내가 죽으라고 해도 들어줄 거예요?"
백상인은 웃었다.
"그런거야 할 수 없고, 되의에 어긋나지 않는 것이어야 하오!"
"피이........"
여몽청은 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백상인을 보고 다짐하듯 말했다.
"꼭 들어주셔야 해요?"
백상인은 눈을 크게 떴다.
"그런게 정말 있단 말이오?"
"그래요. 도의에도 벗어나지 않는 일이고요. 설마..... 사나
이가 일구이언 하지는 않겠죠?"
백상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헌데 그 부탁이라는게 대체 뭐요?"
여몽청은 살짝 웃었다.
"비밀이라고 했잖아요!"
"허.......... 이거 내가 당한 느낌이 드는 걸!"
백상인은 고개를 갸웃뚱거렸다.
"호호! 그러길래 누가 약속을 하래요?"
여몽청은 까르르 교소를 터뜨렸다.
이때,
공증석으로 십이무왕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장내는 어느덧 조용해졌다.
십이무왕들이 자리에 모두 않자, 비무대 위에 홀연 한 미소
녀가 날아올랐다.
그녀는 다름 아닌 상관약빙이었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영롱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그럼 지금부터 비무대회를 개최하겠어요! 전번 최고위자인
천상삼화에게 도전할 사람은 출전하세요!"
"................"
장내는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그러나 나서는 사람은 아직 하나도 없었다.
상관약빙은 주위를 둘러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만일 일각 이내로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규정대로
천상삼화가 전번회에 이어 이번에도 최고위자가 되는 것으로
결정됩니다."
문득 좌중에서 한 소리 씨부렁거리는 음성이 터졌다.
"제기랄! 석형은 출전 안하시겠소?"
마침 조용하던 참이라, 그 목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려 좌중
의 시선을 모았다.
그 목소리의 임자는 바로 호중산이었다.
그는 옆에 앉은 석장형에게 묻는 것이었는데, 석장형은 조용
히 고개를 젓고 있었다.
이때,
한 사람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럼 내가 나가지!"
바로 이광리였다.
그는 좌중을 한 차례 ㅎ어보더니, 곧 신법을 펼쳐 비무대 위
로 날아올랐다.
스슷!
몹시 경쾌하고 재빠른 신법이었다.
그가 비무대에 오르자, 상관약빙은 다시 입을 열어 말했다.
"여기 도전자 한 분이 출전하셨습니다. 만일 일각 안에 여러
분들 중에 다른 도전자가 없을 경우, 이분이 도전권을 획득하게 됩니다."
그때,
"내가 하겠소!"
한줄기 묵연한 음성과 함께 좌중에서 신형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로 남궁장천이었다.
그가 비무대 위로 날아오르자, 좌중에선 가벼운 소란이 일었다.
"아........."
역시 그군!"
"이번엔 아마 최고위를 획득할지도 몰라."
상관약빙이 손을 들어 그 소음을 저지 시켰다.
"다음 도전자가 있으면 일각 안에 나오세요! 그렇지 않으면
이 두 분 중 승자가 도전권을 획득하게 됩니다."
"............"
장내는 다시 조용해졌다.
그런데 도전자는 더 이상 나타타지 않았다.
이윽고 일각이 되자,
상관약빙은 다시 말했다.
"이로서 도전자는 두 분으로 확정이 되었어요! 규정하여, 이
두 분 중의 승자가 도전권을 얻게 됩니다. 단, 시간은 무제한
이며, 대결 도중 고의적으로 상대방을 살상한 사람은 패자로
간주합니다."
그 말을 끝내고, 상관약빙은 비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따라서 비무대 위엔 이제 두 사람만이 남았다.
비무대는 땅을 두둑하게 고르고, 그 위에 석판 여러개를 깔
아놓은 것이었다.
그 두 사람으로 인해 일순 비무대는 꽉 차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남궁장천과 이광리는 서로 삼 장의 거리를 두고 마주 서 있었다.
남궁장천은 그 시선을 담담히 받으며 먼저 입을 열었다.
"모처럼 이형과 비무를 하게 되어 영광이오!"
"정말인가? 나같은 자와 비무하게 되어 불쾌하지는 않고? 허
나 잠시 후 쓰러지는 놈은 네놈이 될 것이다."
이광리은 차갑게 냉담하게 대꾸했다.
그 말은 남궁장천에 비해 몹시 무례한 말이었다.
남궁장천은 안색이 가볍게 변하는 듯 하다가 낄낄 대소를 터뜨렸다.
"하핫! 이형의 독서은 여전하시군! 이기고 지는 것은 병가의
상사인터, 자, 어서 겨루기나 합시다!"
이광리는 대답과 함께 우측 손을 좌측 허리로 가져갔다.
그의 좌측 허리엔 한 자루 장검이 걸려 있었다.
얼핏 보기에도 거의 자세는 쾌검의 자세였다.
그러자,
남궁장천은 허리에서 한 자루 장검을 빼들었다.
스르릉............
검신의 빛깔이 푸른 하늘색을 닮고, 맑은 음향을 토하는 것
으로 보아 필시 좋은 검임에 틀림없엇다.
그는 검신을 수평으로 눕히며 검끝이 이광리를 향하게 했다.
그것은 바로 심와의 조화검형의 자세였다.
그런데,
그가 마악 자세로 갖추기 전에 이광리가 날벼락같이 다가들었다.
그들의 거리는 본래 삼장,
그들같은 사람들에겐 결코 넓지 않은 거리였다.
이광리의 순간적인 신법은 쾌속했다.
그는 비정한 냉소를 뿌리며 삼 장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히며 다가들었다.
이에, 남궁장천은 한 순간 당황하는 듯 했다.
그는 설마 이광리가 이 많은 사람들, 특히 십이무왕들 앞에
서 기습공격을 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허나 상황은 이미 급막했다.
그가 놀라고 자시도 할 새도 없이 이과리는 이미 지척에 이르록 있었다.
일반적으로 발검과 쾌검의 싸움에서 거리가 가까울수록 쾌검
이 유리한 법이다.
"아앗!"
"엇.........."
관전하던 좌중의 수련생들은 그 광경을 보고 저마다 경악성을 발했다.
그들의 눈으로 보건대, 남궁장천이 당할 확률이 많았던 것이다.
허나, 과연 남궁장천은 노련한 감이 있었다.
그는 우선 뒤쪽으로 몸을 급격하게 후퇴시켰다.
동시에 무수하게 그의 검시에서 피어오르는 검기.......
그 급박한 상황에서 그처럼 신속하고도 침차갛게 대처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때,
비로소 이광리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
번쩍!
그의 쾌검은 어찌나 빠른지, 번쩍이는 한 순간의 검광이 그
저 환상처럼 느껴졌다.
본래 그때는 이미 남궁장천은 전면에 검기로 천라지망을 펼쳐놓고 있었다.
변검에 의한 실로 완벽한 수벽,
이젠 어떤 검이 찔러와도 능히 자신을 방어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런데,
스팟!
검과 검기가 부딪치는 순간, 남궁장천은일이 잘못되었음을
알았다.
천라지망을 펼쳐놓아 완벽하리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검기의
막이 돌연 뚫려 버린 것이다.
(가, 강하다!)
바르면 강한 이치,
남궁장천은 순간으로 그 이치를 간과한 것이다.
그는 일순 안색이 홱 변했다.
(그곳에 좀더 집중적인 변화를 펼쳐야 했어!)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은 것이다.
이광리의 장검끝은 이미 독사처럼 그의 인후부를 노리고 파
고드는 중이었다.
(위험하다!)
남궁장천은 감히 피할 염두도 못냈다.
이광리의 쾌검의 빠르기란 이미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다만, 위기의식속에서 남궁장천은 목을 좌측으로 급격히 이동시켰다.
팟!
순간적으로 이광리의 검이 그의 목 옆으로 가는 선혈을 그리며 지나갔다.
나궁장천은 그 순간 맹려하게 좌측으로 굴렀다.
쿠당당..........!
워낙 다급한 김에 펼쳐진 해동이라 그것이 미처 신법으로 연
결되지 못했다.
남궁장천은 그대로 바닥에서 대여섯번이나 몸을 굴렀다.
그것은 바로 강호인들이 가장 수치로 여기는 뇌려타곤의 수법,
허나, 수치를 느끼기도 전에 이광리의 제이검이 그를 향해
폭출되고 있었다.
번쩍---------!
(놈은 강하다!)
남궁장천은 정신을 번쩍 차렸다.
그는 한순간 진기를 끌어올림과 동시에 누운 그대로 신형을
뒤쪽으로 쏜살같이 이동했다.
그와 함께 그의 수중에서 장검이 최초로 불을 뿜었다.
스으으으..........
그의 조화검형과 이광리의 쾌검이 순간적으로 맞부쳤다.
꽈꽝!
굉렬한 금속성이 일며 장내의 공기가 맹렬히 파동을 일으켰다.
그 수난 이광리는 안면을 가볍게 지푸렸다.
검끼리 부딪치는 순간, 그의 장검 끝이 잘려나간 것이다.
검끝이 뭉툭해졌다는 것은 쾌검에 었어선 매우 불리한 조건
인 것이다.
검의 속도는 물론이요, 찔러가는 도중 파공음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놈! 보검을 지녔구나!)
이광리는 내심 이틀 감았으나 계속해서 세 번째의 쾌검을 날렸다.
스팟!
허나 그땐 이미 남궁장천이 어느 정도의 여유를 되찾고 있었다.
그는 번개같이 몸을 풍겨 일어나면서 다시 이광리의 zhoraj
을 쳐냈던 것이다.
꽈광-------!
그 순간 이광리의 검끝은 또 부러져 나갔다.
이광리는 다시 검을 날렸다.
허나, 이미 남궁장천은지면 위에 우뚝 서서 그의 쾌검을 막
아내고 있었다.
꽝-------!
이번의 격돌에서 이광리의 검끝은 절반 이상이나 부러져 나갔다.
그 반면 남궁장천의 검은 완전히 멀쩡한 채 서늘한 애광을
뿌리고 있었다.
이제 이광리가 불리해진 것은 명백했다.
꽈꽝!
검끼리 부딪치는 횟수가 더해질 때마다 이광리는 점차 밀리기 시작했다.
반대로 이번엔 남궁장천이 서서히 그를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남궁장천이 이기겠죠?"
여몽청의 질문에 백상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것이오."
(이광리의 무극섬혼의 화후는 남궁장천의 조화검형 화후보다
다소 못하다. 보검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공의 차이도
있고...... 처음엔 남궁장천이 너무 얕보다가 당한 것이다.)
백상이는 내심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장내에서 굉렬한
진동음이 들려갔다.
꽈꽝-------!
그것은 비무대 위에서 두 사람의 싸움이 걸판이 나는 소리쳤다.
이미 이광리는 바닥에 뒹굴어 있었다.
그의 우수에 잡힌 장검은 이제 손자루만이 남아 있었다.
이광리는 자신을 검끝으로 겨누고 있는 남궁장천을 올려다보
며 이를 갈며 소리쳤다.
"어서 죽여라!"
이에 남궁장천은 웃으며 검을 거두었다.
"죽이다니 그게 무슨 소리요? 우리가 한 번씩 뒹군 것은 똑
같거늘, 나는 오늘 운이 좋은 것 같소!"
남궁장천이 포권하며 말하자, 이광리는 일어서며 냉랠하게
대꾸했다.
"좋다! 언젠가는 이 빚을 꼭 돌려주고 말겠다!"
싸늘한 한마디를 남기고 이광리는 신형을 날려 사라져 버렸다.
획!
비무대 위에 다시 상관약빙이 올라왔다.
그녀는 좌중을 돌려보며 입을 열엇다.
"이미 보신 바와 같이 도전권은 남궁공자가 자치했습니다.
그럼 이전엔 전번회의 최고위자인 천상삼화의 등장이 있겠습니다!"
상관약빈은 말을 하며 한쪽 입구쪽을 손을 가리켰다.
그 순간 좌중에 가벼운 탄성이 일었다.
"천상삼화!"
세 명의 절세미소녀들,
그들은 어느새 입구에 나타나 미끄러지듯 다가오고 있었다.
얼핏 보기에도,
정말이지 그녀들의 미모는 정녕 인세의 것이 아니었다.
좌중의 시선은 이느새 그녀들을 향해 집중되어 있었는데, 그
들의 시선엔 은연중 경탄과 존경심이 어려 있었다.
백상인도 자연 그녀들을 보게 되었다.
그 순간 그의 눈을 크게 떠졌다.
(정말이로구나...........)
백상인은 내심 연신 감탄성을 발했다.
(그토록 유명하기에 설마 했더니..........)
그는 세상에 이러한 미소녀들이 존재할 줄은상상도 못했었다.
제갈청하,
그녀는 세 사람 중 좌측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의 용모는 일년 전에 비해 배나 아름다워진 듯 했다.
한마디로 그녀는 꿈 속의 요정처럼 아름다웠다.
그러나, 정작 눈부시게 아름다운 소녀는 그들 중 우측에서
걸어오는 소녀였다.
마치 꽃 중의 왕이라고나 할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그녀의 전신을 온통 찬란한 미의 극치였다.
이곳에선 화려한 의복이 지급되지 않으므로, 그녀들이 입고
있는 의복 역시 평범한 옷이었다.
그러나 그 옷들은 이미 평법하지 않고 화려하고 찬란해 보였다.
옷에도 생명이 있다면,
그러한 소녀들에게 입혀진다는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할
것이었다.
굳이 일일이 표현하자면,
가장 아름다운 머릿결에, 가장 아름다운 얼굴, 가장 아름다
운 눈썹과, 가장 아름다운 입술, 세류요 등...........
마치 하늘의 모든 조각사들이 모여 그녀의 전신을 정성들여 세공한 것 같았다.
그런데,
가운데 소녀를 향해 시선을 던진 백상인은 문득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쿵..........!)
글세 이러한 미모도 있을까?
얼핏 본다면,
그녀의 용모는우측의 소녀에 비해 다소 부족한 감이 있었다.
화려한 것은 먼저 보인다고,
백상인의 시선이 그녀에게 가장 늦게 갔던 까닭은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일단 그녀에게 시선이 간 순간, 백상인은 격렬한 심장의 고
동을 느껴야 했다.
그녀에게는 어딘가 깊숙이 울려오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볍게 움직이는 손끝이 그러하고, 벼들잎처럼 나부끼는 세
류요의 흐름, 고요하게 치켜 뜬 아름다운 두 눈의 시선이 바로 그러했다.
아니, 그러한 격렬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느낌은 그녀의
전신 곳곳에서 빠짐없이 일어나고 잇었다.
성결함이라고나 할까?
어떤 거대한 숙명적인 슬픔이라고나 할까?
빛과 어둠,
성스러운 미소와 끝없는 아품의 빛깔이 그녀의 전신 곳곳에
는 어려 있었다.
그러한 느낌은 보는이로 하여금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게 만
들고, 격동속에서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것이다.
"흥, 눈을 들려요!"
갑자기 들려온 여몽청의 전음에 백상이는 번뜩 정신을 차렸다.
그는 한 차례 몸을 부르르 떨며 마음을 겨우 지정시킬 수가
있었다.
그때, 그의 뇌리로 스쳐가는 한 가닭의 기억이 었었다.
(내미지상, 내미지상의 여자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었다니..........)
백상인은 경탄을 거듭했다.
내미지상-----
전설을 전문으로 취급한 어느 고전에 따르면,
단지 미소 하나로 천하의 모든 사람을 웃게하고, 한줄기 탄
식만으로도 천하를 수심에 젖게 할 미인이 있다고 한다.
그 아름다움은 외부가 아닌 내면의 지극한 아름다움일지니,
만일 그러한 미녀가 나타난다면, 천하의 남자들은 스스로 종
이 되길 자처할 것이다 라고 했다.
그것은 그지 전설로 전해오는 말이었거늘.............
백상인은 내심 고개를 저으며 시선을 돌렸다.
여몽청을 보니, 그녀의 안색은 약간 생쪽해져 있었다.
"그녀들을 보니 이제 나같은 건 거추장스럽게 여겨지죠?"
백상인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있겠소? 우린 이미 친구사인데."
"그말 정말인가요?"
여몽청은 눈을 크게 뜨고 환하게 웃었다.
그녀는 밝은 안색으로 말을 이었다.
"그녀들은 솔직히 내가 상대하기에 벅찬 사람들이예요. 당신
이 만약, 그녀들을 원한다 해도 좋아요. 단지 나를 버리지만
않는다면........."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두 눈엔 어느덧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혀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백상이는 가슴이 철렁했다.
(청매는 나를 정말로 사랑하는구나........!)
그가 여몽청을 대하는 마음은 그저 친구처럼 다정한 느낌 뿐이었다.
백상인은 내심 가슴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허나 그는 곧 생각을 달리했다.
(그녀가 나를 사랑한다면 나 또한 그 만큼 사랑해주면 될게
아닌가? 세상의 참모습들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
백상인은 미소와 함께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아주었다.
"내가 당신을 버릴 리가 있겠소? 어쨌거나 당신은 나의 첫 친구인데."
이에, 여몽청은 두 눈에서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그녀는 그 눈물을 닦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들며 말했다.
"내가 그녀들에 관해 말해줄께요. 중아의 여자가 천상삼화의
중심인 화중성 백리유, 우측이 화중화 남궁려려, 그리고 좌측
이 화중비 제갈청하에요."
백상인은 깊게 눈빛을 빛냈다.
(화중성, 화중화, 화중비라.............)
여몽청은 말을 이었다.
"백리유는 일곡인 소요곡의 곡주 소요성주 백리한도, 그분의
무남독녀예요. 그리고 남궁려려는 현 맹주의 딸이고, 제갈청하
는 제갈박어른의 손녀지요."
백상인은 미소하며 물었다.
"청매, 당신은?"
여몽청은 안색을 붉히며 대답햇다.
"전, 저의 부친은 공공문의 문주예요."
(공공문...........?)
백상인은 두 눈에 이채를 띄었다.
이채,
천상삼화는 비무대 위에 올라 먼저 공증인인 십이무왕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소녀 등이 열 두분 사부님을 뵈어요!"
심혼까지 씻겨내려갈 듯 맑고 고운 음성으로 말한 사람은 백리유였다.
불성십이무왕들은 저마다 대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의 인사가 끝나자,
천상삼화는 비무대의 중앙에 고요히 섰다.
그러자, 다시 상관약빙이 나서서 입을 열었다.
"천상삼화께선 이번엔 특별히 도전권을 획득한 비무대상을
선택할 권리를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남궁공자께선 어서 선택하세요!"
이에, 좌중에선 한 차례 소란이 일었다.
천상삼화가 이렇게 한꺼번에 나타난 경우도 드물지만, 이런
제안을 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점차 좌중의 소란의 잦아들며서 모두의 시선이 남궁장천에게로 향했다.
그들은 남궁장천이 세 여자 중 누구도 비무상대로 누굴 고를
지 궁금한 표정이었다.
당사자인 남궁장천은 잠시 곤혹해했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좌중의 시선이 계속 집중되자, 하
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백리소저를 택하겠소!"
"와아.........."
일순 왁자한 함성이 일었다.
좌중의 사람들은 백리유의 비무를 보게되자 반가운 표정들이었다.
좌중의 사람들은 백리유의 비무를 보게되자 반작운 표정들이었다.
좌중의 사람들은 백리유의 비무를 보게되자 반가운 표정들이었다.
좌중의 소란이 가라앉자,
백리유는 앞으로 걸음을 옮겨 남궁장천과 마주보고 섰다.
나머지 두 사람 남궁려려와, 제갈청하는 비무대 한쪽으로 물러나고,
상관약빙은 신형을 날려 내려갔다.
좌중의 분위기는 조용해졌다.
그 가운데 모든 수련생들의 시선은 열기로 빛나고 있었다.
이윽고,
백리유가 낭굼장천을 주시하며 입을 열었다.
"이렇게 남궁공자를 또 뵙게 되서 반가와요."
남궁장천은 안색이 다소 붉어지며 대답햇다.
"소저와 비무를 갖게 된 것은 매우 영광이오!"
백리유는 미소했다.
그 미소에 모든 사람들은 일시 넋이 다 달아날 듯 했다.
"과찬이예요. 그럼 남궁공자께선 어떤 무공으로 하시겠어요?"
남궁장천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대답했다.
"장, 장법으로 하겠소! 검은 다칠 우려가 있으니,"
백리유는 다시 미소했다.
"좋아요. 저는 장법으로 하죠. 그럼 공자께서 먼저 손을 쓰세요."
남궁장천은 잠시 망설엿다.
남자인 자신이 먼저 손을 쓴다는 건 조금 쑥스러운 일이지
만,도전자로서 천상삼화에게만은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럼, 먼저 공격하겠소!"
남궁장천은 말을 끝낸 뒤, 서서히 내공을 끌어올렸다.
이어 한소리 외침과 함께 쌍장을 비쾌하게 발출시키기 시작했다.
"소녀만화장!"
무수히 낙하하는 백화..........
우우우우우우..............
가벼운 기음이 울리더니 사라지고, 남궁장천은 온통 백화 속에 휩싸였다.
그것은 소녀만화장의 최고경지였다.
그런데, 그 낙화하는 백화는 거의 동시에 백리유의 전신에서도 일기 시작햇다.
오히려 그녀의 전신에 피어오른 백화는 더욱 눈부신 광채를 뿌리고 잇었다.
그 광경에 좌중의 수련생들은 저마다 탄성을 발했다.
이윽고,
두 무리의 백광이 한창 치열해지는 순간,
"하앗!"
남궁장천은 짤막한 기함과 함께 백리유를 향해 짓쳐들었다.
파츠츠츠츠츳............!
두 무리의 백광이 서로 부딪치자 장내의 공기가 심한 파동을
일으켰다.
그와 함께 그 중간지점에서 굉렬한 폭음이 일었다.
콰콰코ㅋ쾅-------------!
그 굉음은 일개 장력이 부딪쳐서 난 소리라고는 믿기 어려우
리만큼 강렬햇다.
휘우우우우............
한 차례 강렬한 회오리가 휩쓸고 지난 후 장내의 상황이 일
목요연하게 드러낫다.
남궁장천의 안색은 창백해져 있었다.
그는 무려 대여섯 걸음이나 뒤로 물러난데 반해, 백리유는
여전히 차분한 안색으로 그 자리를 고수하고 있었다.
백리유의 우세가 분명했다.
남궁잔천은 창백한 안색으로 잠시 진기를 고른 후,
포기하지 않고 이번엔 다른 장법을 일으켰다.
"대천성장!"
우우우우우.............!
무려 일천 개의 별빛같이 장영,
그것이 일순 장내의 온통 휩싸버리는 듯 했다.
그런데,
이에 맞서는 백리유 역시 똑같은 대천성장을 펼치고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위력이 다소 차이를 보이다는 것일 뿐.........
한 순간, 그들의 무수한 장영은 다시 격렬하게 부딪쳐 갔다.
파츠츠츠츠..............!
콰콰콰쾅................!
허공의 공기가 갑자기 심한 폭풍을 만난 듯 크게 회오리를 일으켰다.
그 굉음속에서 장내의 상황을 알아보기는 어렵지 않았다.
쿵! 쿵! 쿵.............!
남궁장천은 연속해서 무려 십여 걸음안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그의 안색은 창백하다 못해 새파랗게 변해 있더니 이윽고 울
컥 한 모금의 검은 피를 토했다.
"윽!"
남궁장천은 잠시 비틀거렸다.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는 백리유의 안색은 여전히 태연하기만 했다.
첫댓글 잘봅니다..^^
즐감합니다.
감사 드립니다
즐감~~~~~~
즐독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독.하고있읍니다 .감사!!!~♡♥♡~
즐감하고 갑니다.
ㅈ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