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길을 떠나며
9월 중순부터 우리 출제모 카페 게시판에 한국제지 온산공장 견학 공지가 뜨고
많은 회원들이 신청을 했다.
미리 부터 방문일정표가 나오고, 행사 예정일이 가까워지자
관광버스 탑승자 명단과 숙소 방 배정표가 나온다.
게다가 여행자 보험까지
출제모 카페 운영진, 특히 이시우 지기님과 정영석 회장님 성격이 원체 꼼꼼하고 용의주도한데
한국제지도 이에 못지 않은 듯하다.
이번 견학여행은 안심하고 다녀와도 좋을 듯
10월 19일 오전 7시 35분에 잠실종합운동장 도착
지하철역 6번 출구로 나와 잠시 어리 버리
이내 줄지어있는 관광버스 발견
1호차에 올라탔다.
한국제지측에서
명찰과 방문일정표, 생수 그리고 직지사, 석굴암, 불국사의 유래 및 내역을 적은 유인물과 함께
한국제지 사보 PAPER 그리고 간단한 필기구를 준비한 종이빽을 하나씩 나누어 준다.
그리고, 이른 시간 혹시 아침을 거른 이들을 위하여 모닝빵까지 준비
약~간 감동하려 한다.
정시를 약간 지나 버스는 출발했고
곧 중부고속도로로 접어 들었다.
원래는, 일이 있어 전날 잠을 자지 못했던 관계로
버스에서 눈을 좀 부칠 요량이었는데
아침부터 사무실에서 전화가 온다.
무슨일 하나가 약간 삐끗하여 이리 저리 전화를 하고 또 전화를 받고
직지사에 도착할 때까지 2원방송 3원방송으로 전화는 계속되었다.
참으로 세상사가 그런가 보다.
평소 사무실에 있을 때는 아무일도 없다가
이렇게 잠시 자리를 비우면 뭔가 꼭 일이 터진다.
이 와중에 한국제지 김광권 부사장님의 회사소개와 종이의 역사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창업자 송상 단사천님이 1950년대 안양에서 한국특수제지로 출발하여
오늘날 한국 제일의 제지회사로 발전한 것을 필두로
고선지 장군과 종이에 얽힌 이야기 등
동서양사, 문화사, 불교를 두루 섭렵하는 해박함이란...
2. 직지사
사무실과의 통화는 직지사를에 도착해서도 계속되었고
덕분에 직지사 도착 기념 촬영에도 제대로 얼굴을 비추지 못했고
부사장님의 자세한 설명도 제대로 듣지 못했는데
이쯤하여 문제의 일이 해결되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직지사 앞 식당에서의 점심
일찍 출발한 관계로 대부분 아침식사들이 부실했던 탓인지
직지사의 점심은 꿀맛이었다.
온산공장을 향하여 출발
3. 한국제지 온산공장
공장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니
직원분들이 2열로 도열하여 우리 일행을 환영해 주었다.
이렇게까지 안해도 되는데...
고맙기도 하려니와 진심으로 우리를 환영해주는구나하고 생각하려는 찰라
아니 이건 또 무슨??
서울에서 집결할 때부터 버스안에서 또는 직지사에서
한국제지 측에서 열심히 셧터를 눌렀는데
그 중 잘 나온 사진 몇장 추려서 사보에 실으려나 보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사진을 모두 출력하여 액자에 담아 놓았다.
일이 이쯤되면 감동을 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강당으로 올라 가는 입구에는
출제모 견학을 환영하는 별도의 안내판을 성의있게 만들어 세워 놓았고
2층 강당으로 올라가
한국제지에서 마련한 홍보영상과
관계자분들이 각각 회사소개를 한 후
3개조로 나누어 공장견학에 들어갔다.
공장 소음관계로 설명이 잘 안들릴 것을 고려하여
각조 안내자의 설명을 무선으로 들을 수 있는 특수 무선 수신기를 각자 소지하고 공장으로 들어갔다.
굉음과 함께 들어온 공장 풍경은 우선 규모에 놀랐고
다음엔 그 청결함에 놀랐으며(공장내 청결을 유지하기 위하여 공장바닥까지 코팅을 하였다.)
우리 2조를 안내하는 청정원 과장대리의 공장만큼이나 깔끔하고 야무진 설명도 좋았다.
(깔끔하고 야무지고 예쁜 그를 나는 그냥 청정원이라 부른다.)
나이가 들어서도 호기심 천국인 나의 비정형적인 질문에도
그는 막힘없이 설명을 하여 나의 종이 또는 제조과정의 호기심을 말끔히 날려 보냈다.
공장견학을 하는 동안 안전사고를 염려하여 견학에 방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일행 후미에도 직원들이 세세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
견학 코스를 따라 돌다 보니 복사지 miilk 생산 공정도 보게 되었는데
우리 사무실은 규모에 비하여 엄청난 양의 복사지를 사용하는데
그동안 별로 생각없이 흔히 주위에서 많이 사용하는 복사지를 사용하였다.
이 기회에 miilk 복사지로 바꾸어 사용하리라.
아 그런데 여기서 잠깐
우유의 철자가 milk가 아닌가?
miilk? 잠시 혼란스러워진다.
한국제지는 알면 알수록 참으로 흥미롭다.
3대 경영으로 한우물만 파는 회사
남모르게 알찬 회사
산림을 훼손하지 않고, 종이 원료 펄프를 자체조달하기 위하여 수만평을 식림하는 회사
본사나 공장 직원 모두 긍정적이고 평온한 얼굴로 열심히 일하는 회사
국제비지니스부문에서 오스카상으로 평가받는 제9회 마케팅부문 국제비지니스 대상을 받은회사
코스피, 코스닥 1,822개 상장회사 중 우수기업(20위) 2012년 투명성대상을 받은 회사
같이 동행한 활빈당 삼두매 최영찬작가는
한국제지가 실체에 비하여 기업피알이 덜 되어 있다고 내내 성화다.
공장견학이 끝난 후
다시 2층 강당으로 올라가
질의응답 시간을 갖었다.
부사장님, 상무님, 공장장님이
출제모 회원들의 질문에 각각 분야에 따라 성실히 답해 주셨다.
좋은 시간이었다.
4. 회식과 잠자리
공장견학과 질의 응답시간이 끝난 후 저녁식사를 위하여 자리를 옮겼다.
울산 바닷가에 위치한 식당
밖이 어두워져 밤바다를 보지 못하는 것이 약간 아쉬웠지만
이어 들이닥친 산해진미(?)가 곧 아쉬움을 달래 주었다.
회는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고
영업3팀의 김철호 팀장의 전문 리크레이션 강사보다도 더 뛰어난 분위기 조성으로
한국제지분들의 덕담과 출제모 지기님과 회장님의 화답이 이어졌는데
"위하여"가 몇차례 반복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회식은 회를 많이 먹어 회식이라 하는가 보다.
숙소로 돌아와 미리 배정된 방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304호로 배정되었는데
본인과 투자풍류의 허창균 대표님
(주)한국생명과학기술의 박성복 이사님
그리고 활빈당 삼두매의 최영찬 작가님이 한방을 쓰게되었다.
그런데 명단에 있는 우진광고의 이덕원 대표님이 보이지 않았다.
참가하지 않은 것인지 다른방으로 간 것인지 혹시 방을 못찾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여
최작가가 전화를 하였으나 통화가 되지 않아 걱정하였고
자정 경 통화가 되었는데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잠시 씻은 후 거실에 모여 담소
약간 나이 먹은 사람들을 한방으로 배정한 듯
연륜만킁나 아시는 것도 많았고 생각들도 많았다.
다방면에 걸친 이야기를 나누다
어느덧 이야기는
유체이탈, 공간이동, 공중부양으로 부터 전생과 후생 채널링, 무속에 이르기까지 끝없이 이어졌다.
아직도 과학이나 종교가 해결 못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본인은 어제 잠을 자지 못한 탓에 양해를 구하고 먼저 자리에 누웠는데
방에 누워 거실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니
마치 천상에서 도인들이 내려와 담소를 하는 것 같더라.
5. 토함산, 동해일출, 석굴암, 불국사
아침 5시 30분 눈을 뜨고 씻은 후 나가니 5시 40분 쯤
미리 가서 버스에 앉아있을 요량이었는데 너무서둘렀나
아직 기사님이 나오시지 않아
다시 숙소 로비에 앉아 있다 시간을 맞춰나갔다.
버스는 구불 구불 토함산 산길을 따라 올라갔다.
토함산에 다달으니
해는, 잠시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다
우리가 도착하니 서서히 모습을 나타내었다.
경주에 몇차례 와서 토함산 일출을 보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오늘 드디어 그 장엄한 광경을 보게되었다.
외국인 관광객도 다수 있었는데
그들도 오우~ 원더풀~을 연호하는 것을 보니
토함산 일출광경이 보통 수준은 넘는 것 같다,
이어 석굴암에 올랐는데
직지사 때는 꼬인 일을 푸느라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하였으나
이번에는 지근 거리를 유지하며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어 내려와 아침식사
식당이름이 전주집이다.
경주의 전주집이라~
버스에서 내려 식당
식당에서 불국사로 도보이동이었는데
큰 찻길을 이리 저리 건너게 되니
우리 김팀장님 안전을 위해 신경 많이 쓰신다.
극소형 앰프를 목에 걸고
"횡단보도로 함께 건너세요."
"차가 오는 지 특별히 조심 하세요."
"그 뒤쪽도 잘 좀 봐 주세요."
마치 국민(초등)학교 원족(소풍) 갈 때 담임 선생님 스타일이다.
하여 잠시 타임 머쉰을 타고 4,50년전 쯤으로 돌아 간 기분을 느껴 보았다.
불국사로 들어 갔다.
몇차례 와 보았으나
이번에는 부사장님의 사천왕 설명에서 부터
극락전, 관음전, 대웅전에 이르기까지 자세한 설명을 들으니
그 간 몇차례 왔던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보게되었다.
부사장님은 불교와 사찰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설명할 때나 식사할 때나 항상 웃는 낯이다.
자서히 보니 온화한 미소나 넉넉한 귀 등 영낙없는 부처상이다.
생불이다.
후배 이영훈이 국립경주박물관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잠시 짬을 내어 얼굴이라도 보고 가려 하였으나
원체 일정이 빡빡한데다가
단체 대오에서 이탈하여 개인행동을 하는 것도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판단되어
전화 통화를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6. 돌아 오는 길
불국사를 돌아 보고 우리는 다시 직지사로 향했다.
전날 점심을 먹었던 그 식당으로 들어가 정갈한 점심을 먹는데
반주로 솔향기 그윽한 솔주가 따라 나왔다.
본인은 최근 요산수치가 높게 나와 통풍이 염려되니 술은 절대 먹지 말라는 의사의 엄명이 있어
술을 자제하고 있었는데
그 향기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몇잔 마셨다.
카~ 술맛 참 좋다.
더 마시고 싶었으나 통풍의 공포때문에 더 마시지 않았다.
아쉽다.
원래 "술은 지고는 못가도 마시고는 갈 수 있다."
라는 말도 있는데
여기 저기 술들을 많이 남겼다.
아깝다.
식사 후 커피를 뽑아 담소를 나누었다.
김미영 주임에게 물었다.
"부사장님은 평소에도 항시 저렇게 웃으세요?"
"녜 평소에도 항시 웃는 낯이신데요, 야단을 치실 때도 웃으시니까 그게 더 무서워요."
아하~ 우리 부사장님은 사람을 다루는데도 달인이시구나.
올라오는 버스에서도 할빈당 최작가와 동석하였다.
본인도 예전 십수년 간 방송국 근무를 한적이 있는데
최작가 역시 방송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어 대화의 공통분모가 있었다.
방송국 근무 당시 알았던 방송작가들의 근황도 들을 수 있었고
이런 저런 사적인 대화도 많이 나누었다.
특히 최작가는 나이에 비하여 참으로 순수한 영혼을 가졌다는 느낌
경부선으로 올라오는 버스는 잠시 입장 휴게소를 들려
잠실종합운동장
예전 같으면 몇몇이 모여 뒤풀이도 했으련만
피곤이 엄습하여 그대로 귀가하기로...
"세월 앞에 장사 없다." 실감
좋은 자리 마련하시고 세세한데까지 신경 써 주신 한국제지 여러분 감사합니다.
100여명이 모여 움직이면서도 작은 사고없이 협조해 주신 출제모 회원들도 감사하고요,
이시우 지기님, 정영석 회장님, 김종욱 운영자님, 정현민 총무님 애 많이 쓰셨습니다.
출제모여 영원하라~
한국제지여 끝없이 번창하라~
(쓰고 나니 조금 유치)
도서출판 바세 대표 정 호 선 (카페 닉 다르니)
첫댓글 ^^ 잘 읽었습니다. 전 구경하다가 바닥이 얼마나 깨끗한지 미끄럼 탈뻔했습니다. 그나저나 저도 아직 의문이 안 풀렸는데 왜 miilk일까요? 아르떼는 불어라는 말은 들었는데. 출제모 회원님들의 성숙한 자세에 박수를 보내며 감사 드립니다.
네 아르떼는 회장님 생각이 맞고요, miilk는 milk의 북유럽식 모음유희 현상이라고 앞글에서 말씀하셨네요.
이번 신간도 팍~팍~ 나가기 바랍니다.
정대표님. 저는 대충대충 보았는데 글을 읽어보니 훑어가면서 모두 보고 기억하셨군요. 술을 많이 하면 기억력이 나빠진다는데 저는 술을 안 먹어도 대표님이 상기하신 것 절반도 기억 안 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며 제 기억의 빈틈을 채워넣었습니다. ㅎㅎ
최작가의 문학적 글에 비하면 제 것은 초등학생 일기 수준이지요.
일정 내내 좋은 얘기 많이 나눈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건강 하시고 김포로 이사하시면 연락 한번 주세요.
선배님. 정말 감동적인 견학후기 입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과찬~ 다른분들의 글이 문학적 표현이라면, 내 것은 단순한 사실적 서술에 지나지 않지.
이번에 우리 지기님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아! 저희 부사장님 오늘 이거 보시고 또 웃으시면서 야단치셨어요..
네가 그렇게 말하니 이젠 야단도 못치겠구나! 이러시면서요 ㅋㅋ
이렇게 실명과 함께 거론하실 걸 알았더라면 멋진 말씀만 드리는건데요 ㅎㅎㅎ
ㅎㅎ 앞으로 야단 덜 맞으시게 될거예요.
원체 또 일을 잘하시니까 야단 치실 일도 없어질테고...
다음에 또 이번행사같은 기회 기대해 봅니다.~~
아 우리 사무실 이번 복사지 miilk로 신청 했어요.
정대표님, 우리 방 멤버 모든 분들에게 영화 한편씩 보냈으니 이메일 열어보십시오.
정성스레 올려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