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로: 녹번역 1번 출입구-힐스테이트 녹번아파트-신록어린이공원-홍록배드민튼장-북한산 자락길 전망대-점심쉼터-옥천암-홍제천변길-포방시장 버스정류장(6.5km, 3시간)
산케들: 大谷, 又耕, 如山, 東峯, 空華, 牛岩, 丈夫, 正允, 元亨, 慧雲, 長山, 回山, 새샘(13명)
푸르름의 달 오월의 첫 번째 산행은 북한산 자락길.
이 산행코스는 최근 녹번역 근처 새집으로 이사한 원형이 추천하여 올 2월 산케들이 다녀왔었다.
정식 명칭이 서대문 북한산 자락길인 이 길은 홍제동 북한산 허리를 타고 3년에 걸친 공사 끝에 2016년 11월 조성되었다.
홍은동 실락어린이공원에서 옥천암에 이르는 총길이 4.5킬로미터가 처음부터 끝까지 10도 이내의 경사도를 유지하는 무장애 덱길로서 휠체어와 유모차가 다닐 수 있다.
모두 3개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1구간은 서쪽의 홍은동 풍림아파트단지에 둘러싸여 있는 실락어린이공원에서 북쪽으로 1.2킬로미터 지점의 홍록배드민튼장까지, 2구간은 홍록배드민튼장에서 동쪽으로 1.5킬로미터 지점의 북한산둘레길 7구간(옛성길) 입구, 그리고 마지막 3구간은 북한산둘레길 7구간 입구에서 남쪽으로 1.8킬로미터 떨어진 홍제천변 옥천암까지다.
간밤에 비가 왔는지 땅은 조금 젖었지만 따뜻한(최고기온 19도) 봄날이다.
0951 녹번역 1번 출입구와 왼쪽의 힐스테이트 녹번아파트 1단지.
오늘 산행에 같이 하겠다고 알려온 열세 명의 산케들이 모두가 10시 정각까지 녹번역 1번 출입구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런데 공화 원장이 도착하자마자 오늘 자신이 후원할테니 뒤풀이를 가자고 외치는 게 아닌가!
모두들 박수 치는 가운데 "점심 싸가지고 왔는데..."하면서 미소띠며 구시렁대는 산케도 있고.
아무튼 오늘도 많은 산케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여건은 모두 갖춰진 셈이다.
1004 녹번역 1번 출입구에서 통일로를 따라 정면(북쪽)에 보이는 상가 빌딩 앞 삼거리로 향한다.
앞에 있는 상가 빌딩은 힐스테이트녹번과 마주 보고 있는 래미안 베라힐즈 아파트.
삼거리에서 우회전(북동쪽)하여 두 아파트 단지 사이길을 따라 동쪽으로 오른다.
1006 원형이 힐스테이트 녹번아파트 1단지 정문 앞을 통과하면서 자기 집은 102동 바로 뒤에 있다고 알려준다.
여기서 퀴즈, 102동 바로 뒤면 몇 동일까?
1012 정문 지나면 길은 북쪽으로 휘어지고 조금 오르면 길 오른쪽에 힐스테이트 녹번 215동과 318동 사이로 신록어린이공원과 등산로 이정표가 붙어 있는데, 이 길이 북한산 자락길로 연결되는 들머리다.
1016 신록어린이공원 옆 덱 계단
1018 길 바로 옆에 있는 소나무의 길다란 꽃대 끝에 핀 연보라색 꽃에 눈길이 간다.
한 나무에 암꽃과 수꽃이 같이 피는 암수한그루인 소나무는 노란 원통형 수꽃이 아래쪽에 먼저 피어 꽃가루(송홧松花가루)를 어느 정도 날려 보낸 다음 길다란 꽃대 끝에 둥글거나 타원형의 연보라 암꽃이 핀다.
그리고 꽃이 지는 것도 수꽃이 먼저 진다.
암수한그루 식물 대부분이 그렇듯 꽃이 피는 위치와 시기를 약간씩 달리함으로써 가능한 자가수분自家受粉(제꽃가루받이) self-pollination이 되지 않도록 되어 있으며, 비록 자가수분이 일어나더라도 씨가 맺지 않으므로써 자가수정自家受精 self-fertilization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씨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암수꽃이 위치가 바뀌어 피는 소나무도 꽤 많다고 하니 사람뿐 아니라 모든 생물은 제멋에 사는 것 같다.
만약 가지 아래쪽 수꽃 위치에 다닥다닥 붙어 달린 솔방울이 있다면 암수꽃 위치가 뒤바뀌어 아래쪽에 암꽃이 핀 소나무다.
1020 길 왼쪽 위로 보이는 독바위. 독바위란 항아리를 엎어 놓은 모양의 바위를 말한다.
1031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정면(서쪽)으로 녹번동 일대가 보이고, 그 뒤 능선은 망월산(오른쪽 끝)에서부터 왼쪽으로 우장산(왼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인 것 같다.
1042 넓직한 체육공원 통과
1051 길가에 핀 산딸기 꽃.
1053 이제 본격적으로 북한산 자락길을 걷기 시작한 산케들.
여기서부터 자락길 종점인 옥천암까지는 3.69km, 북한산둘레길 7구간(옛성길) 입구까지는 820m란 이정표가 서 있다.
1055 북한산 자락길의 전형적인 모습
덱길 옆쪽 아래엔 '산림탄소상쇄의 숲'이란 표지판이 서 있다.
1056 홍록배드민튼장 도착
1103 오분 후 조망명소인 북한산 자락길 전망대 도착하여 인왕산 능선을 배경으로 인증샷부터 먼저 찰칵!
1106 전망대 맞은 편의 팔각정에 올라 앞에 보이는 풍광을 감상
1107 팔각정에 올라 정면인 남동쪽을 조망하면 홍제동이 보이고, 그 뒤로 왼쪽(동쪽)에 북악산(342m), 가운데(남동쪽)에 인왕산(338m), 오른쪽(남쪽)에 안산(296m)이 능선으로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1112 북한산 자락길에서 160미터만 가면 북한산 둘레길 7구간(옛성길)으로 연결되는 오름길도 만들어 놓았다.
1113 자락길 오른쪽 아래로 홍은풍림아이원아파트가 보인다.
1116 자락길 옆 산비탈에 핀 붉은병꽃나무의 분홍꽃
1124 조금 더 가니 자락길에서 아래로 빠지는 덱길이 나 있고, 오른쪽 옆에 있는 넓다란 점심쉼터 자리를 발견하고 내려갔다.
1128 한 팀 일곱은 풀밭에, 다른 팀 여섯은 정자에 점심 자리를 잡았다.
앉고 보니 풀밭 팀은 주류였기 때문에 막걸리 3병에 김초밥, 유부초밥, 과일, 떡에 사발면.
비주류 여섯이 앉은 정자팀은 막걸리 딸랑 1병에 참취쌈밥, 김밥과 김치가 메뉴다.
하지만 제 밥상의 음식만 챙길 산케들이 아니어서 다정하게 메뉴를 교환하면서 냠냠!
1222 삼십 분 정도 점심을 즐기고서 출발한 지 30분 후 자락길 뒤로 고가도로(내부순환도로)와 홍제동 유원하나아파트가 보인다.
고가도로 아래쪽으로 홍제천이 흐르고 있으니 이제 곧 북한산 자락길 종점인 옥천암에 이를 것이다.
1228 자락길 옆에 무성하게 핀 아까시나무 꽃.
우린 흔히 아카시아 Acasia라고 부르고 있지만, 실제 아카시아란 이름의 나무는 아까시나무와는 많이 다르다.
두 나무 모두 콩과에 속하긴 하지만, 아까시나무는 아까시나무속에 속하는 종으로 미국 남동부 원산의 갈잎 큰키나무인 반면, 아카시아는 아카시아속에 속하는 모든 나무를 총칭하는 용어이기 때문에 아카시아란 이름의 나무는 없으며,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호주 원산의 늘푸른 큰키나무다.
1230 자락길에서 내려다본 홍제천과 옥천암, 그리고 뒤쪽 산은 북악산 능선이다.
조계종 사찰인 옥천암玉泉庵의 창건 연대는 확실하지 않으며, 1868년(고종 5년) 명성황후의 명으로 정관淨觀스님이 관음전을 건립하여 천일기도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백불(또는 마애불상, 마애보살상, 마애보살좌상)이라 부르는 불상의 보존 전각인 보도각이 신라시대 절인 장의사藏義寺의 경내로 추정되지만, 현재는 옥천암이라는 작은 암자만 남아있어 사실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서울에 도읍을 정할 때 이 마애불상 앞에서 기원했다고 하며, 조선 후기에는 흥선대원군의 부대부인府大夫人[임금의 친어머니]인 민씨가 고종의 천복을 빌었다고 하는 등 왕실과 관련된 관음보살도량으로 유명하다.
1234 보물 제1820호 서울 옥천암 마애보살좌상玉泉庵磨崖坐像.
이 불상은 높이 5미터가 넘는 대형 마애상[바위벽에 새긴 불상]으로 상 앞면이 흰색 호분胡粉[얼굴빛을 곱게 하기 위하여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이 칠해져 있어 보통 '보도각백불普渡閣白佛'이나 '백의관음白衣觀音'으로 불렸다.
이 마애보살좌상의 상호相好[부처의 몸에 갖추어진 훌륭한 용모와 형상]에 사실적이고, 설법인說法印을 한 수인의 형태도 유려하며, 어깨에 드리워진 천의天衣[부처가 입은 옷]와 가슴에 대각선으로 걸쳐있는 넓은 띠주름도 유연하게 흘러 내려 훌륭한 조각 표현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12~13세기 고려 후기 조각의 특징을 잘 보여주면서 보존상태도 양호하여, 고려시대 불교조각 연구에 중요한 유물로 인정되어 2014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1238 불교신자이거나 절을 좋아하는 네 산케의 옥천암 일주문 인증샷
1239 오랜만에 본 옥천암 경내 바위틈에 자라면서 꽃을 활짝 피운 수수꽃다리
1247 홍제천변을 따라 하류쪽의 포방터시장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하천 옆 원형 건물은 서울홍성교회.
1250 홍제천 좌안 가로수로 심은 이팝나무 가운데 흰꽃이 활짝 피어 나무를 완전히 뒤덮어 마치 겨울 눈꽃처럼 보이는 나무가 있다.
이팝나무란 이름은 조선시대 이씨들이 먹던 흰 쌀밥을 말하는 이李밥이 변음된 것이다.
이팝나무 뒤 키 큰 바늘잎나무는 개잎갈나무(일명 히말라야시다 Himaylan cedar)이며, 박정희 대통령이 엄청 좋아해서 1970년대에 대구에 삼백 그루가 넘는 개잎갈나무 중앙분리대를 만들어 지금까지 자라고 있다.
홍제천변을 벗어나 포방터시장 버스정류장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홍제역에서 내린 다음, 유명한 서대문영양족발 본점을 찾았다.
열 셋이 멀찍이 떨어진 네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서 공화가 시켜주는 쫄깃쫄깃한 족발과 부드러운 부추전 등으로 1시간 이상 맘껏 즐기고서야(특히 주류들)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오늘의 멋진 하루를 마무리!
먹고 마시는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뒤풀이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아쉽기 그지없어라!!
2021. 5. 3 새샘
첫댓글 걷기 편하고 경치 좋고 딱 적당한 거리의 트레킹 코스를 안내해 준 원형과 멋진 뒤풀이를 후원해 준 공화 두 산케에게 박수 보냅니다.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산케의 날, 우리들 세상....
비 내린 후에 맑고 깨끗한 날씨, 경치좋고 편안한 신록의 길을 걸으니
이 나이에도 어린이 처럼 자라나는 느낌이 드는 날이었다.
요즘 코로나때문에 손가락을 빨정도로 환자도 없는데 방원장님이 큰마음먹고 보시를 해서 환자도 많이 올거요.지난번에 모산케가 원장님이 지각을 자주해서 밥사라고했는데,앞으로는 지각을 평생해도 면제요.
02 14 같은 코스를 원형 혜운 장산
회산 네명이서 산행을 하고 홍제역근처
김지찌개 로 뒤풀이ᆢ
계절이 신록의 계절로 바뀌고 인원수가
13 명으로 바뀌고 방 홍기 원장의 스폰으로
뒤풀이가 바뀌고 후기를 쓴 분도
바뀌었네요
분위가가 잔치 분위기로 완전히 바뀌어서
다른 코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곳이라도 동행자가 바뀌면
새 맛이 납니다.
조은 코스 기획한 장부 대장 원형
상세한 후기 쓰느라 고생한 새샘 주필
산에 자주 나오면서 맛있는 족발 까지
사준 방 원장 께 감사를 드립니다
산행길에 피어 있는 꽃들과 나무에 대한
해박한 박교수의 설명이 곁들어지니 참으로 맛갈 납니다.
송홧가루 날리는 놈이 숫컷(?)이라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고
아카시아가 나무 이름이 아니라는 것도 처음 들었다오.
코로나랑 아랑곳 없이 함께 산길 다니며
환한 모습 보여주는 산케친구들의 멋진 모습들.
우리 모두가 함께 가야 할
노익장들의 모습입니다.
멀리 있는 벗이 좋은 글을 보내주니 더 반갑소
항상 즐겁게 삽시다..
맘은 장익장!
오랫만에 나 선 북한산.
탕춘능선 아래로 만들어진 편안한 자락길.
걸으면서 보이지는 않지만, 탕춘능선 넘어의 쪽두리봉,향로봉,비봉 등 아름다운 북한산의 비봉능선을 그려보았다. 5월의 푸르름을 산케들과 함께 만끽한 하루..^^
조금 눈을 돌려보면 곳곳이 맛있는 우리 놀이터가 아니겠는가
북한산 지킴이 원형이 개발한 자락길이 우리한테 딱이다..
새샘의 해박한 식물 공부도 좋았고 공화 뒤풀이 고맙소..
눈이 부시게 푸르런날은
그리운사람을 그리워하자^^
좋은 친구들 좋은날이었소.
산행 후 먹는 부추전,족발,막거리는 꿀 맛!
스폰한 방원장님께 감사드려요..^^
덕분에 오랜만에 맛봤던 족발 그야말로 환상적!
댓글이 유익하고 친구들이 즐기며
담소하는 모습이 절로 연상됩니다.
대경 선생도 즐기며 담소하는 데
좀 낑기 들어오소ᆢ 대환영 받을낀데ᆢ
지난 2월의 북한산자락길은 산케들의 호응도가 별로였는데 이번 5월에는 참가인원도 많고 뎃글도 풍성하네요.
북한산자락길은 산케들이 몇 번 다니던 북한산둘레길 7구간과 연결되고 녹번동 불광동에서 탕춘능선을 지나 북한산 비봉,사모바위로 가는 아래길에
서대문구에서 2016년 11월 조성하였는데 산케들이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작년 년말부터 북한산자락길을 여러번 가 보았는데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봄꽃들의 잔치가 펼쳐저 가장 풍광이 좋았습니다.
소인이 대장을 하는 3/4분기에 북한산 둘레길을 중심으로 인근의 백련산,북악산과 연계하여 부담이 되지 않는 새로운 산행로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새샘~후기쓰느라 수고하셨고 空華덕에 맛깔스런 족발 잘 먹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