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는 10월, 두가지 설레임을 안고 캠핑을 나섭니다. 캠핑봄여름가을겨울 카페 정캠에서의 새로운 만남에 설레이고, 식물원을 캠핑장으로 개방했다는 허브밸리의 푸른잔디에 먼 길이 수고롭지 않습니다.
산정호수의 가을 단풍
금요일 서둘러 도착한 덕에 맘에 드는 잔디위에 이제는 익숙한 솜씨로 장비를 설치합니다. 일년여 부지런히 오고간 덕에 마느님과의 호흡도 척척입니다.
둘러친 가을풍경과 양탄자처럼 깔린 잔디는 허브밸리가 최고의 캠장으로 발디딤하게되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정말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편의시설의 확충, 시설 규모에 맞는 적절한 수용이 더불어야 되겠지만요... 암튼 정말 좋은 환경의 캠장임에 틀림없습니다.
본래 식물원이었던 만큼, 주변 풍경 또한 눈을 심심치 않게 합니다. 사이트에 따라 화장실이나 개수대가 조금 거리가 있는 곳도 있지만, 잘 가꾸어진 정원과 연못, 환경 덕에 걸어가는 수고가 그리 고생이 되지 않습니다.
캠장 릴렉스의자에 엉덩이를 깊이 들여 놓는 순간, 매번 게으름에 계획했던 일정들이 함께 묻히고는 합니다. 해서 카페회원들과 친구들이 도착하기 전에 산정호수를 찾아봅니다. 입구부터 산정호수의 가을은 눈을 맑게 씻어주네요.. 주차장과 산정호수로 오르는 길 사이로는 몇 캠퍼들이 텐트를 치고 쉬고 계시네요...
맵기보다는 맛이 있는 고추를 3000원에 한 봉지 가득주시네요... 금요일 오후, 산정호수는 가을은 깊고, 찾은이는 적절하니 몇 번을 와봤어도 이리 좋은 것은 처음이네요..
처음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고추를 내려오면서 살 것을 하며 오르지만 중간중간 바라보이는 가을의 풍경은 흔쾌히 바람과 함께 몸의 땀을 날려보냅니다.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처음의 잠깐의 고비만 넘기면 정말 즐거운 호수 둘레길이 펼쳐집니다.
우리 네살배기 막내도 씩씩하게 함께 걷습니다.
산정호수를 품고 둘러 싸고 있는 명성산은 온통 가을단풍으로 화장을 하고 살며시 길을 엽니다.
38선 위에 위치한 산정호수는 6.25 전쟁 전에는 북한의 땅이어서 김일성 북한주석의 별장이 있었다네요.. 비록 이념을 바라보는 눈은 차이가 컸어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은 한가지였나 봅니다.
조금 전 우리가 건너온 다리가 어느새 호수 건너편으로 바라보입니다.
산정호수 유원지에는 단풍으로 가득합니다.
대학시절, 겨울이면 MT로 찾고는 했던 산정호수.. 졸업한 후에도 한화콘도에 두어번 방문했었지만, 술에만 취하다 돌아갔던지, 그도 아니면 일만 마치면 떠나버렸던지 했었습니다. 왜이리 멀리 잡은거야? 하는 불평은. 진정 산정호수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보트의 곡예 속에 퍼지는 탄성은 조용한 호수를 깨우고 사랑에 취해 쉼없이 굴려대는 오리배는 가을의 색채를 더욱 깊게 합니다.
산정호수를 끼고 빙둘러 이어지는 둘레길은 작고 아담하지만 제주 올레길과 또다른 한가로움과 여유를 가져다 줍니다.
푹신 푹신한 가는 흙을 밟으며, 보는 위치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호수의 전경을 끼고. 가을을 주렁주렁 매달은 나무아래를 걷는 것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호수 둘레길이 그렇게 길지 않아 별로 힘이 들지는 않지만 왠지 연인들은 조금 걷고는 다시 벤치에 앉아 자신들만의 영화를 찍습니다.
저 벤치에 앉아 사랑을 속삭였던 연인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들의 사랑을 완성했을까요? 이제는 부부가 되어 다시 산정호수를 찾는 이들 또한 적지 않겠지요?
산정호수 둘레길은 맨발로 걸어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을이 깊어가자 어둠이 빨리 찾아옵니다. 밤을 좋아하는 캠퍼들은 어둠이 내리기를 기다리기도 하지만 밤이 길어지면 왠지 하루가 짧아 지는 듯해 아쉽기도 합니다.
처음 시작했던 언덕배기를 다시 돌아내려오는데, 아기다람쥐가 제 발을 잡네요... 보이시나요? 다람쥐가... 보호색 때문인지 언뜻 찾기에는 녹녹치 않네요...ㅎㅎ
이 곳은 산정호수가 아니라 허브밸리의 산책로 입니다. 정말 캠퍼들이 사랑하는 캠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캠장입니다.
연못의 중앙으로 분수도 뿜어주네요.. 주인분께서 식물과 자연을 사랑하셔서 열과 성을 다해오셨다는 허브밸리... 문득 팩을 밖으면서도 왠지 조심스러워지곤 하는 곳입니다.
가족과 아이들이 정말 즐겁게 뛰어 노는 것을 보며 캠장 개방을 결심하셨다는 사장님. 아마도 자주 찾아 뵐 것 같은 예감이.... 하긴 그래봐야 먹고 사는 일로 제한적이겠지만요..
정캠을 준비하는 손길이 감사했던 2박3일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재미있게 문패만들기, 영화상영, 팽이치기대회, 메기, 송어 잡기 등 알찬 프로그램을 준비하시고, 회원들 맞이하랴, 챙기랴, 하루 종일 돼지 바베큐 구우랴... 운영진분들의 고생이 많은 다른 이들의 기쁨이 되었지만 너무 고생하시는 듯 하여 죄송도 했습니다.
송어, 메기들은 잠시후의 자신들의 운명을 알지못하는 듯, 아이들과 함께 신나하며 숨박꼭질을 합니다.
송어잡기는 결코 아이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네요... 어른들이 더 좋아했다는 후문이..
아래 사이트는 펜션과 나란히 있는데 사장님께서 시설이 보완되기 전까지 캠퍼들의 편의를 위하여 펜션의 일부 시설을 오픈하셨네요... 이런 사실을 알고는 산책이 잦아졌다는...
허브밸리 입구의 펜션 앞 , 전경입니다. 이 주변 사이트는 비록 잔디는 아니지만 마사토를 새로 깔아 놓으신 듯 하더군요....
넓은 연못에서 뛰어다니던 메기에는 손도 못대던 아이들이 잡힌 고기는 용감하게 잡고 포즈를 취합니다.
막내도 용감하게 손 맛을 보네요... 하긴 저도 어릴때는 멋모르고 개구리도 잘 잡았더랬습니다. 지금은 영 그 때만 못하지요...
이 사진이 동물학대로 고발당하지는 않겠지요?
봄에 사놓고는 여름에는 어메니티를 가지고 다니는 바람에 이제사 처음 깔아보았던 캐슬 그라운드 시트, 이렇게 해 놓으니 아이들이 아주 편하게 거실에서 잘 놉니다... 넘 비싸다 싶었는데, 괜찮네요....
옆 사이트 분들이 일찍 철수하니 다시 넓은 잔디공간에 생겻네요... 이곳을 두고두고 자주 이용하려면 캠퍼들도 사장님과 한가지로 잔디를 사랑하고 자연을 아끼며 이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출처: 민스 패밀리 원문보기 글쓴이: interpharm
첫댓글 가을사진은 봄이랑 완전 느낌이 다른데요~~ 눈이 즐거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