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9일, 토요일, Krasnokutsk, No Name Hotel (오늘의 경비 US $13: 숙박료 $7, 식품 118, 30, 환율 US $1 = 26 hryvni) 오늘 아침에 숙소를 떠나면서 꼭 시골 친척집에 놀러갔다가 돌아오는 것 같은 환송을 받았다. 숙소 주인이 아침 6시에 나를 큰 길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는데 6시경 창밖을 내다보니 주인 알렉세이가 벌써 기다리고 있었다. 방문을 열고 나가니 알렉세이가 차나 커피를 원하느냐 맛있는 빵이 있는데 먹겠느냐고 묻는다. 나는 벌써 커피를 두 잔이나 만들어 마셨고 아침도 간단히 먹은 후라 모두 사양했더니 기어코 빵을 가져다준다. 딸과 주인 여자가 나와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이별 허그를 하자고 해서 딸과 주인 여자와 허그를 했다. 주인 남자와는 큰길에서 헤지면서 더 찐한 허그를 했다. 사진은 나중에 이메일로 보내주기로 했다. 나에게 관심이 많았다. 나이를 물어봐서 77세라고 하고 어디를 여행하느냐 물어봐서 프랑스로부터 한국까지 내 자전거 여행 코스가 그려진 지도를 보여주고 우리 가족사진도 보여주었다. 다시 오라고 해서 기회가 되면 그러겠다고 했다. 딸은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는데 이곳은 여름에만 운영하고 사는 것은 다른 곳에서 산단다. 아마 내가 이틀 동안 묵었던 제법 큰 도시 Poltava에서 살면서 이곳에는 여름 한철 숙박 손님이 있을 때나 오는 것 같다. 모두들 연예인처럼 잘생겼는데 특히 주인 여자는 모델처럼 키도 크고 매력적으로 생겼다. 참 행복해 보이는 가족이다. 이 가족을 만난 것은 우크라이나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기억될 것 같다. 영화 "Doctor Zhivago"에 나오는 농가를 연상시키는 곳이었다. 오늘 아침 6시에 떠나서 43km를 달려서 12시 반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어제도 그랬던 것 같은데 달린 길이 언덕이 전혀 없는 평지였다. 그리고 약한 뒷바람이 불었다. 지난 며칠 동안 계속 약하나마 뒷바람이 불었다. 도로 표면만 좋으면 최상의 조건일 텐데 별로 좋지 않다. 대신 차가 많지 않아서 그런대로 만족스럽게 달리고 있다. 이틀 전 Poltava에서 타이어 공기를 40 psi에서 60 psi로 올렸는데 이틀 동안 타보니 확실히 자전거가 전보다 잘 나가는 것 같다. 특히 오르막길을 달릴 때 그렇게 느낀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 그러나 도로 표면이 거친 곳에서는 바퀴가 퉁퉁 튀는 것 같다. 잘못하면 미끄러져서 넘어질 수 있어서 조심스럽게 달린다. 오늘은 캠핑을 할 뻔했는데 친절한 젊은이의 도움으로 숙소에 들어 편하게 묵었다. 목적지 도시 Krasnokutsk에 도착해서 OSM 지도에 나와 있는 호텔을 찾는데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건물이 호텔이 아닌 것 같았다. 지나가는 젊은이에게 물어봤더니 병원이란다. OSM 지도를 보여주면서 이 자리에 호텔이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된 것인가 물어봤더니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더니 호텔은 200m를 더 가면 나온단다. 그런데 200m를 갔는데 호텔이 안 나온다. 다행이 아까 그 젊은이가 지나가고 있는 것이 보여서 다시 물어봤더니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더니 바로 앞에 있는 음식점이 호텔이라면서 들어가서 물어봐주겠단다. 들어가서 물어보고 나오더니 종이쪽지를 나에게 주면서 음식점에는 빈 방이 없고 옆길로 1km 가서 있는 주유소에 가서 기다리면 종이쪽지에 이름과 전화번호가 쓰여 있는 여자가 나타날 것이고 그 여자를 따라가면 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다. 주유소를 찾아가서 잠깐 기다리니 정말 어느 여자가 나타나고 주유소 바로 옆에 있는 건물로 데려간다. 아무런 간판도 없는 건물인데 안에는 방이 셋이 있고 모두 비어있는데 그중의 한 방을 나에게 준다. 누추해 보이는 방인데 청소도 안 되어있고 전에 쓴 것 같은 침구가 그대로 있다. 여자는 가져온 새 침구로 간 다음에 청소도 하려는 것을 괜찮다고 하고 그냥 들었다. 좀 누추하지만 WiFi가 없는 것을 빼놓고는 필요한 것이 다 있으니 하루 밤 자고 가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 샤워를 한 다음에 자전거를 타고 시내에 있는 수퍼마켓에 가서 먹을 것을 사가지고 돌아왔다. 더운 음식은 보통 큰 수퍼마켓에서만 파는데 오늘 간 소형 수퍼마켓에서 닭 튀긴 것을 팔아서 사다가 숙소에서 잘 먹었다. 더운 음식이 없으면 햄이나 소시지를 사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데 상추와 토마토를 넣기도 한다. 이제 찬 수퍼마켓 음식으로 식사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음식점에는 거의 안 간다. 오늘은 수퍼마켓에서 식수 1.5L 짜리를 둘 샀다. 보통 숙소 수돗물을 마시는데 오늘 든 숙소의 수돗물은 유황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마실 기분이 안 나서 오랜만에 식수를 샀다. 그런데 우크라이나에서는 수퍼마켓에서 식수 사는 것이 쉽지 않다. 우리가 마시는 보통 식수 외에도 탄산수와 소금이 조금 들어간 식수도 파는데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오늘은 다행히 눈치가 빠른 수퍼마켓 직원의 도움으로 내가 원하는 보통 식수를 살 수 있었다. 내일은 오늘보다도 짧은 39km를 달릴 것이다. 그리고 모텔이 예약되어 있다. 모텔은 싸구려 간이 호텔인데 얼마 전에 경험했던 것처럼 혹시 폐업한 곳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긴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숙소주인 알렉세이와 영어를 잘 하는 대학생 딸 셋이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패션모델같이 매력적인 여자주인도 합세해서 함께 찍었다 남자주인 알렉세이가 송아지를 외양간에서 끌어내고 있다 오늘 도로는 별로 좋지 않았다 다행히 차는 별로 없었다 시원스럽게 넓은 밭 벽화로 아름답게 단장한 버스 정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