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산
방송일 2013년 5월 6일 (월) ~ 5월 10일 (금)
국토의 70%가 산으로 이루어진 산의 나라 대한민국.
산은 수천 년의 세월동안 사람들의 삶을 품고,
한반도의 역사와 함께해왔다.
계절마다 다른 빛깔의 옷으로 치장하고 사람들을 기쁘게 맞이하는
산은 맑은 공기뿐 아니라 마음의 치유와 안정을 주는 고마운 존재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산 중에서도 수도권에 위치한 산은 43개.
수도권 사람들에게는 언제라도 찾아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벗이다.
도심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어 편하고 쉽게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만물이 기지개를 켜는 봄.
사람들의 발길은 자연스레 산으로 향하고 봄빛이 만연한 산은
푸른 숲과 그윽한 꽃향기로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맞이한다.
관악, 도봉, 인왕, 불암·수락, 북한산... 가양각색의 매력을 뽐내는
서울 5개의 아름다운 산을 만나러 떠나보자.
제1부. 깊은 골 너른 품, 관악산
*영상보기->1.http://youtu.be/0tpGRqAdmWQ
2.http://youtu.be/CllKUnk08nw
3.http://youtu.be/i9C9OjNwp10
서울의 관악구와 금천구, 경기도의 과천시와 안양시에 걸쳐 있는
관악산은 사방으로 도심을 품고 있는 수도권 사람들의 쉼터다.
높이 632m의 비교적 야트막한 관악산, 하지만 쉬이 봤다가는
큰 코 다칠 일이다. 산 전체가 바위로 뒤덮여 있는 관악산은 예부터
개성의 송악산, 파주의 감악산, 포천의 운악산, 가평의 화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五岳)의 하나로 불렸을 정도로 산세가 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거친 바위들이 만들어내는 비경이
관악산의 매력이기도 하다.
관악산은 예부터 기가 좋은 산으로 알려져 왔다.
주변에 서울대학교, 정부 과천청사 등이 자리한 것도 이 때문이라
보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관악산은
간절한 바람을 안고 산을 오르는 이들이 많다.
관악산 팔봉능선을 지나 무너미고개를 넘어서면 삼성산이다.
관악산의 한 자락 즈음으로 여기기 쉬운 삼성산이 제몫을 톡톡히
하게 된 데는 삼막사의 역할이 컸다. 주말 점심시간에 삼막사를 찾은
사람들은 무료로 국수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료이기 때문에 맛이나 정성이 소홀할 거라는 편견은 금물이다.
부뚜막에서 진하게 우려낸 채소국물과 잘 익은 김치가 어우러진
삼막사 김치말이국수는 이미 소문난 ‘산중별미’, 삼막사 국수를
맛보기 위해 일부러 삼성산을 찾는다는 이가 있을 정도다.
제2부. 나의 살던 고향은, 도봉산
*영상보기->1.http://youtu.be/VDAodjZapTU
2.http://youtu.be/YryuCyb5F6U
3.http://youtu.be/-NAGEKdx_qk
‘마음을 비우고 도를 닦는 봉우리’란 뜻을 지닌 도봉산.
최고 봉우리인 자운봉(739.5m)을 중심으로 만장봉, 선인봉, 주봉,
오봉, 우이암 등 산 전체가 암봉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산이자,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어린 시절을 보낸 산이다.
산악인 엄홍길이 도봉산 안내자로 나섰다.
도봉산에는 엄홍길이 어렸을 적 살던 집터와 아버지가 심은 나무가
남아있다. 소년과 키가 비슷했던 묘목이 숲을 감싸는 큰 나무가
되는 동안, 소년도 중년의 산 사나이가 됐다. 세월은 흘렀지만,
그 시절 미끄럼틀이자 썰매장이었던 계곡은 여전히 그를 반긴다.
엄홍길에게 도봉산은 인생을 가르쳐준 스승이며,
산에 대해 눈을 뜨게 한 어머니였다. 이곳에서 처음 등산을 했고,
암벽을 탔고, 산악인으로서의 꿈도 키웠다.
산 중턱에 자리한 망월사는 히말라야 원정을 가거나 도전할 때
아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어머니의 기도터이다.
원도봉 계곡을 시작으로 포대능선까지, 도봉산의 숨은 비경 속에
자리한 산 사나이 엄홍길의 삶을 들여다본다.
제3부. 인왕산, 오래된 서울을 품다
*영상보기-> 1.http://youtu.be/evTh9mvjz8I
2.http://youtu.be/gDg648hmV4w
3.http://youtu.be/eTg-fYVheDw
서울 한복판. 40년 세월 변함없이 불에 달군 고데기로 머리를
말아주는 미용실과 가마솥 뚜껑을 뒤집어 떡볶이를 만드는 할머니가
있다.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서쪽 사이, 청운효자동과 사직동 일대,
경복궁의 서쪽에 있다하여 ‘서촌(徐村)’ 이라 불리는 곳이다.
서촌의 첫째 자랑은 누가 뭐래도 인왕산이다.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뤄진 인왕산은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338.2m의 야트막한
산이다. 특히 능선을 따라 이어진 성곽길은 서울의 풍경과 역사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길이다. 태조 이성계가 한양을 보호하기 위해
쌓기 시작한 성곽은 한양을 둘러싸고 있던
내사산(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을 연결해 길이만 18.2km에
달한다. 옛 도성의 모습을 상상하며 걷는 산행,
그 끝엔 시원한 서울의 풍광이 기다리고 있다.
인왕산이 품은 ‘서촌’ 은 서울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다.
세월이 켜켜이 쌓인 한옥이 보이는가 하면 현대식 주택들이
나타나고, 오래된 미장원과 밥집 사이에 그윽한 커피향이
흘러나온다. 이런 서촌이 좋아 이곳에 터를 잡았다는 ‘로버트 파우저’,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인 그는 얼마 전 한옥 상량식까지
치를 정도로 한옥과 서촌에 푹 빠져있다. 그를 붙잡은
서촌의 매력은 무엇인지, 그를 따라 ‘서촌기행’ 에 나서본다.
제4부. 바위산이 들려주는 이야기, 불암산․수락산
*영상보기->1.http://youtu.be/o1gFcNswICg
2.http://youtu.be/MHR4IiF8Sps
3.http://youtu.be/afpv416C1pc
서쪽으로는 북한산을 마주하고, 북쪽으로는 수락산과 이웃하는
불암산은 거대한 암벽과 절벽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치를 자랑하는
해발 508m의 산이다. 이름에 바위 암(岩)자가 들어 있듯
암벽 코스가 많고 다양해 암벽등반을 배우기 가장 좋은 산으로
대부분의 암벽가들이 등반의 기초를 닦는 곳이기도 하다.
쫄바지를 입고 산에 올라 ‘불암산 쫄바지’라는 애칭을 가진
암벽등반가 정대일씨와 함께 암벽산행을 나섰다. 영신바위를 통해
상단까지 오른 뒤 하마등암장까지 향하는 코스로 태극기가 꽂힌
정상에 오르면 밑에서 답답하게 보이던 세상이 아주 작게 보인다.
정대일씨에게 암벽등반은 좀 더 베풀면서 여유롭게 살아가자는
다짐의 시간이자 건강을 되찾아준 산행이다.
불암산 옆에 나란히 자리한 수락산(638m). 수락산은 시민들뿐만
아니라 시인들도 사랑한 산이다.
시인들 중 수락산을 열렬히 사랑했던 천상병 시인.
“나는 수락산 아래서 사는데, 여름이 되면 새벽 5시에 깨어서
산 계곡으로 올라가 날마다 목욕을 한다. 아침마다 만나는 얼굴들의
제법 다정한 이야기들.” - 천상병 시인의 계곡흐름 중 -
생전 천 시인은 수락산 자락에서 8년을 지내면서
‘수락산변’ ‘계곡흐름’ 등의 많은 시를 남겼다.
고단한 삶 속에서도 ‘삶을 아름답다’ 고 노래한
천상병 시인의 흔적을 따라 수락산을 올라본다.
제5부. 산중별곡, 북한산
*영상보기->1.http://youtu.be/_eKxop08JXY
2.http://youtu.be/1TM6FBJMDhw
3.http://youtu.be/peLX_MHgs_Q
거대한 화강암 봉우리들 사이로 아름다운 계곡이 흐르며,
1만 3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세계적으로 드문
도심 속 자연 공원 북한산(837m), 단위 면적 당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국립공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곳이기도 하다.
북한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북한산의 봄을 만나러 나섰다.
성문을 따라 백운대 정상에 오르는 14성문 종주산행.
7시간의 산행 끝에 오른 백운대(836m)는 서울 시내 풍경은 물론 멀리
강화도, 영종도 등 황해의 섬 풍경까지 선물로 안겨준다.
고된 산행 중간에는 달콤한 하룻밤이 기다리고 있다. 백운대 발아래
자리한 백운산장, 벌써 100년 세월을 북한산과 함께해 온 곳이다.
3대째 백운산장을 운영하고 있는 노부부의 하루는 발전기 소리로
시작한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하루에 두 번 아침, 저녁으로
전기 발전기를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손수 만든 전기로
불을 밝히고 나면 일찌감치 산행에 나선 사람들이 찾아든다.
백운산장의 두부김치와 국수를 맛보기 위해서다.
산을 찾은 이들이 모두 내려가고 해가 저물면 부부의 하루도 저문다.
단출하면서 불편한 산중생활,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백운산장 주인장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