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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제14회
방송일 1999년 3월11일 목요일 밤 9시55분
$#1. 신형의 집 거실
신형, 전화받고 있다.
신형 : 어디야? 어딘데 아직 안들어와. 현수야. 현수야 너 술 마셨어? 거기 어디야 응?
$#2. 재호동네 길거리
현수, 가로수에 기대어 핸드폰 전화하고 있다.
현수 : 여기? 재호네 동네. 재호 만나려고 왔는데 한번 왔던곳인데도 주소가 없으니까 잘 못찾겠네. 어떻게 된게 집들이 다 똑같애. 골목도. 어딘지 찾을 수가 없어.
신형 : 너 무슨일 있어? 나한테 얘기하면 안되니? 현수야?
현수 : 언니한테 말하라구? 그래, 못할것도 없지. 재호가 언니 삐삐에 메시지 남겼더라. 몰래 들었지. 재호가.. 언니 사랑한댄다.
잔잔한 음악, 신형의 테마흐르고
신형 : (놀란 얼굴이다)
현수 : 난 설마했다. 아니길 바랬구. 나... 재호 사랑하거든. 언니 (눈물 흐르고) 나 너무 속상하다. (전화 끊는다)
신형 : (전화 끊고 삐삐 메시지 확인한다. '호출은 1번.. 첫 번째 메시지입니다.)
재호E : 이교수님, 내가 겁쟁이라구요? 그래요. 나도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나요, 현수 포기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교수님이 날 사랑할 수만 있다면.
신형 : (수화기 내리고 눈감았다 눈뜨고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얼굴)
$#3. 재호동네 길거리
재호 걸어오다 멈춰서서 다리 난간에 기대어 담배에 불붙이고 한모금 피운다.
$#4. 길진의 집 안
길진, 책상 앞에 앉아 일하는데, 전화벨 울리고 길진 전화 받는다.
길진 : 여보세요... (웃으며) 현수구나. 웬일이야, 자지 않구.
현수E : 잠이 안와서.
길진 : 왜 잠이 안와?
현수E : 오빠, 재호가 드디어 고백했다.
길진 : ?
현수 : 걔 (맘아프게 웃으며) 신형 언니, 사랑한대.
$#5. 길진의 집 안
길진, 안경 벗고 막막한 마음에 담배 피워물고
$#6. 재호동네 길가
현수 : 괴롭다. (전화 끊고)
$#7. 길진의 집 안
길진, 전화 받으며 담배피우는데 손가락이 떨린다. 그때 '툭' 하고 전화 끊는 소리 들리면 길진, 수화기 내려놓고 먹먹한 편한 마음 가지려 애쓰는.
$#8. 신형의 집 전경, 아침
$#9. 신형의 집 주방
병국, 혜자, 신형, 현수, 밥 먹고 있다. 현수, 밥 먹는게 시원치 않다.
병국 : (현수 보며 웃으며) 입맛 없니? 밥을 그렇게 시원찮게 먹니?
현수 : (병국 보며) 아저씨, 저요...
병국 : 말해. 왜 반찬이 맛이 없냐?
혜자 : (현수 보면) 왜 뭐 먹고싶니? 말해. 뭐든지 해줄게.
현수 : 그게 아니구요. (뭔가 말하려는 듯 잠시 고개 숙이고 있다 고개 들고 애써 웃으며) 아니예요, 잘 먹었습니다. 저 먼저 올라갈게요. (하고 일어나 나간다.)]
신형 : (현수 보고)
혜자 : 쟤가 입맛이 없나부다. (신형에게) 신형아, 너 쟤가 뭐가 먹고싶은가 슬쩍 좀 물어봐. 환절기라 그런지 얼굴이 까칠한게. 편하다곤 해도 제 집 같지 않겠지. 참 신경 쓰이네.
신형 : 잘 먹었습니다. (하고 일어나 나간다)
병국 : (혜자에게) 그러니까 반찬을 좀 잘하라니깐. 젓가락이 어디가서 머물데가 있어? 이 상차려놓은거 봐. 춘삼월에 말이야 호박오가리 먹는 집이 어딧어? 봄이면 봄상답게 좀 차려야 될거 아냐. 냉이라도 된장에 딱 버무려서 이렇게내놔봐 누가 그거 먹고 죽나?
혜자 : (그런 병국 본다.)
병국 : 하다 못해 말이야 부추라도 고춧가루에 딱 버무려서 된장도 딱 지져가지구. 밥 이렇게 비벼먹으면 애나 어른이나 앉은 자리에서 밥 한그릇 뚝딱 할텐데... 이게 지금 무슨 돈이 드는 반찬도 아니구...
혜자 : (말꼬리 자르며) 이거라도 해줄 때 그냥 드세요.
병국 : (혜자 보면) ?
혜자 : 나중에 술장사하던 여자랑 살면 이 반찬도 못 얻어 먹을 수 있어요. 맥주에 밥말아서 마른 안주 반찬 삼아 먹을 수도 있어, 당신. 그 여자 기분 좋으면 과일 정도 나오겠지.
병국 : (숟가락 소리나게 내려 놓으며) 하여간 참 지능적으로 사람 못살게 구는구만. 말끝마다 그냥 물고 늘어져 가지구 그렇게 딱 결론을 짓네, 그래.
혜자 : 오늘은 그 집에 들르시겠죠? 어제 안가셨으니까 오늘은 가셔야 되겠죠.
병국 : 아니, 이제는 그 집에 가는거까지 챙기시나? 아주 이왕 챙기시는 김에 내 속옷까지 챙기시지 그래.
혜자 : 그러지 말구 나 그여자 한번 보여줄래요, 나 너무 보고싶다. 그리워.
병국 : (기가 막히다)
$#10. 신형의 방
현수, 스타킹 신고 있는 신형, 침대에 앉아 그런 현수 보며,
현수 : (스타킹 신다 신형 보며) 언니. 우리 긴 말 말자.
신형 : (현수 보면) ?
현수 : 나 방 얻어서 나갈래.
신형 : !
$#11. 진숙의 방
진숙, 재영, 재호, 석구, 인숙, 달건, 희진 식사하고 있다.
진숙 : 지난번엔 미안했다. 사내답게 잘 한거야.
재호 : (진숙보고)
진숙 : 경매안해서 물건도 못 줬을텐데, 게들은 괜찮어?
석구 : (미안한 마음, 숟가락 입에 물고)
진숙 : 왜 말이 없어?
재호 : (숟가락 놓고) 이모부하고 석구는 장고한테 가세요. 장고한테 말은 해 놨어요.
달건 : 응? 장고한테?
재호 : (물마시고) 잘 먹었습니다. (하고 일어나 나간다)
달건 : (석구에게) 야, 무슨일이냐? 재호한테 우리 짤린거 아니냐?
인숙 : 뭘 짤라, 뭘?
석구 : 우리 빼내는 조건으로 상권 넘겼데.
달건 : 응?
석구 : 상권 안주면 합의 안해 준다고 그 자식이 그랬나봐.
진숙 : 신길동 전부다?
석구 : 예.
진숙 : 그게 어떤건데 그걸 넘겨? 재호가 얼마나 신경을 썼는데. 완전히 다 넘긴거야? 일전 한푼 못받고?
석구 : 받기는 조금 받았나봐요. 위로금 조로.
인숙 : 그래서 재호 일자리도 없어진거야, 아니면 달건씨하고 석구 일자리만 없어진거야?
달건 : 재호는 경매만 하겠지, 뭐.
인숙 : 그럼 지는 손해볼 거 없네, 뭐.
진숙 : (숟가락 소리나게 내려놓고)
인숙 : (진숙보고)
진숙 : 너 말하지 마라.
인숙 : 왜?
진숙 : (화난얼굴) 니가 하는말이 말이야?
인숙 : (입 삐죽거리고)
재영 : (석구보고) 밥 먹어, 밥 먹어.
진숙 : 말들어. 먹을 때 먹는거야. 그리고 행여나 장곤지 북인지 그런놈한테 보복할 생각 말어. 재호 시키는데로 거기가서 일해.
석구 : 못해요.
진숙 : 하라면 해.
석구 : 그렇게는 못해요.
진숙 : 그럼 어쩔건데? 재호나 나한테 생밥 얻어먹을래? 자존심 때문에 밥빌어 먹는일을 마다해? 그러니까 넌 썩박이란 소릴 듣는거야. 재호한테 미안하면 재호시키는데로 해. 밥 먹어, 강제로 떠넣기 전에.
재영 : (이모보다 석구에게 다가가) 밥 먹어. (숟가락 집어준다)
진숙 : (한숨쉬고)
$#12. 재호의 방
재호, 안경 휴지로 닦고 양말 신고 있다. 석구, 문열고 들어와 앉아 담배 피워문다.
석구 : 나 장고한테 안가면 안되냐?
재호 : 안돼.
석구 : 다른데 찾아보면 되잖아. 어떻게 너한테 피바가지 씌운놈을 내가 찾아가서 돕냐?
재호 : 나한테 피바가지 씌운놈 장고가 아니라 너야. 재영이 만나지 마라. 다시 말하지만 너 빼준거 그거 때문이었어.
석구 : (재호보고)
재호 : (일어나 문열고 나간다)
$#13. 길거리
재영 : 어디가는거야 엉?
석구, 한참을 끌고가더니 멈춰선다. 갑자기 재영의 입을 맞춘다. 재영, 놀라 몸부림치지만 석구, 놓지 않는다.지나가는 사람들 쳐다보며 지나간다. 석구 입맞추고 재영 놓으면 재영, 석구의 뺨 친다.
석구 : (눈가 붉어져 재영본다)
재영 : (놀란 얼굴로 입닦으며) 뭐하는 짓이야?
석구 : (주머니에서 손수건 준다)
재영 : (그런 석구 보면) ?!
석구 : 받어, 내입 드러울텐데 닦어라.
재영 : (석구 보면)
석구 : (맘 아프지만 참고) 나, 이렇게 막 되먹은 놈이야. 재수 없지? 내 얼굴도 보기 싫지? 징그럽지?
재영 : (석구 보면)
석구 : 나두 너 보기 싫다. (돌아서 간다. 가는 석구의 눈가 그렁하다)
재영 : (눈가 그렁해 작게 웅얼거린다) 석구 오빠...
$#14. 신형의 집 거실
인숙, 대걸래로 바닥 닦고 있다. 혜자, 병국과 전화하고 있다.
혜자 : (답답한 얼굴이다) 그러니까 당신은 그렇게만 알고 계세요.
병국E : (버럭) 내 말을 도대체 뭐로 듣는거야?
혜자 : (귀가 따갑다는 듯 수화기 귀에서 뗐다 다시 대고 말한다)내가 당신말을 뭘로 듣다뇨. 귀로 듣죠. 내가 말했잖아요. 돈 해준다구. 석달만난 여자한테... (하는데)
인숙 : (혜자 본다)
혜자 : (인숙의 눈치보고) 들어와서 얘기해요. 너무너무 화나시면, 조퇴하고 들어오세요. 나야 당신 일찍보면 좋죠. 그러니까 들어오셔서 (인숙이 듣지 못하게 수화기 가리고 작게) 붙자구.
$#15. 병국의 사무실
병국, 혜자와 전화중이다.
병국 : 여보! 이거봐! (하다 전화기 딱 소리나게 내려놓으며) 아, 이 여편네가 말이야 정말... 가만있어, 도장 안 찍었다 그랬지? 가서 이거 뜯어말려야 되겠다. (걸려있는 웃옷 들고 인터폰 누르며) 미스 김, 난데, 나 거래처 정부장님 만나고 말이야 바로 퇴근할거야. (하고 나간다.)
$#16. 신형의 집, 거실
퀵서비스 남자 서있고 혜자, 그 남자에게 서류 주며,
혜자 : 빨리 가세요, 삼십분안에 갈 수 있죠? 내동생한테 은행문 닫기 전에 처리하라구... 부탁해요.
남자 : 네, 네. (하고 나간다)
인숙 : (그런 혜자 본다) ?
혜자 : (남자 나가는 것 보고 소파로 와 앉는다)
인숙 : (혜자에게) 언니 뭐하는거야? 누구한테 뭘 보내는 거야?
혜자 : 우리 집안 일이야. 니 일이나 신경 써.
인숙 : (탐색하듯) 언니 동생 혜민이한테 아저씨 몰래 뭐 주지?
혜자 : (무시하고) 진숙이 나 만난대지? (하고 혼자 생각하며 말하는) 가만있어봐, 어디서 만나는게 좋을까? 아, 그래 오리지날이 괜찮겠다. 거기 음식맛이 괜찮더라. (인숙 보며) 잘 산다니까 뭐 그정도는 알겠지? 근데 얘 진숙이 뭘 좋아하니? 한식 좋아할까 궁중도 괜찮은데. 아- 근데 거긴 파킹하기가 좀 힘들다. (웃으며) 내가 진숙이 만난다니까 진숙이 반가워하지?
인숙 : (미안한 얼굴로) 언니, 안본대.
혜자 : (얼굴 굳어) 왜?
인숙 : 재수 없대.
혜자 : (버럭) 뭐 그딴 기집애가 다 있니!
$#17. 신형의 집 근처 골목
병국, 차 몰고 오는데 퀵서비스 지나간다.
$#18. 신형의 집, 주방
인숙, 설거지하고 있다. 그 때 병국 들어서는 소리 들리고,
병국E : (큰 소리로) 당신 어딧어!
$#19. 거실
혜자, 안방에서 나와 웃으며,
혜자 : (병국 보며) 당신 왔어요?
병국 : (씩씩대며) 왔다!
혜자 : 목말라 보인다. 뭐 마실거 좀 드릴까?
병국 : (혜자 보며) 울화가 목구멍에서 치밀어오르는데 마실거... (하는데)
인숙 : (주방에서 나와 웃으며) 아저씨 오셨어요?
병국 : (인숙 보고 눈으로만 인사하고 혜자 잡으며) 당신말이야 안방으로 들어와. (하고 안방으로 가려면)
혜자 : (버틴다)
병국 : (혜자 보면)
혜자 : (병국 보고 작게 웃으며) 아이, 그 방에서 얘긴할 순 없지? 부엌에서 칼질하는 소리까지 다들리는데, 이층으로 올라가요. (하고 이층쪽으로 가면 병국 돌아보고) 오세요. (하고 올라간다)
병국 : (멋적게 인숙 보면) 저, 이층에 잠깐만... (하고 올라간다)
$#20. 이층 거실
혜자, 한쪽 방문에 기대 올라오는 병국 본다. 병국, 씩씩대고 올라와 혜자 보면,
혜자 : (앉아서 실실 웃으며) 당신 진짜 조퇴했네. 그 회사 참 좋다.
병국 : (화난) 내 재산을 함부로...
혜자 : 당신 재산 아니라니까 그러내. 공동 재산이야. 함부로 내꺼 내꺼 하지마세요.
병국 : 진짜 해준거야?
혜자 : (작게 웃으며) 거짓말로 해줬을까봐? 난 한다면 하는 사람이지. 당신이랑 결혼한거만 봐도 나 몰라? 당신 엄마, 나 당신이랑 결혼한다구 그럴때 약 먹구 (하늘 가리키며) 가신다 그랬지? 그 때 내가 한 말 생각안나? 전해요. 가시더라두 저희들 결혼식 보구 가세요. 그 때 당신 나한테 뭐라 그랬어. 멋지다 그랬지, 기억 안나?
병국 : 좋아. 일단 끝난 일이니까 더는 말안할게. 언제 갚는데?
$#21. 학교 캠퍼스
재호, 건물안에서 걸어나온다. 핸드폰 꺼내 전화한다. 신형이 삐삐에 메시지 남긴다.
재호 : 재호에요. 내 메시지 못들었어요? 연락좀 주세요. 제발 연락좀 주세요. (답답한 마음, 전화끊고)
$#22. 신형의 교수실
신형, 책상앞에 앉아 책보고 있는데 삐삐 울린다. 전화로 메시지 확인한다.
신형 : (수화기 들고 버튼 누른다)
재호E : 재호에요. 내 메시지 못들었어요? 연락좀 주세요. 제발 연락좀 주세요.
신형 : (수화기 든채 잠시 생각하다 전화 끊고 책장 넘긴다)
$#23. 길진의 오피스텔 앞
길진, 술취한 현수 부축하고 걸어온다.
길진 : 야, 현수야. 조현수 정신좀 차려 응?
현수 : (계단에 앉으며) 여기가 어디야 오빠?
길진 : 어디긴 어디야 임마, 집이지.
현수 : 나 집에 들어가기 싫어.
길진 : 니네집 하니고 우리집이야. 너, 같이 술마시자고 하더니 저혼자 뻗고. 너 아주 나쁜놈이야 임마, 알어?
현수 : 오빠, 나 너무 속상해.
길진 : 그래, 속상해.
$#24. 길진의 집 안
현수, 침대위에 앉아 있고 길진, 의자에 앉아 그런 현수 보고 있다.
길진 : (현수에게 다가가) 신형이 올 때 됐다. 정신차리고 일어나, 내려가자.
현수 : 나 여기서 재워주면 안돼?
길진 : 안돼.
현수 : (옆에 놓여있는 물마시고 길진보며) 오빤 사람이야? 천사지? 나쁜놈, 나쁜놈. 오빠도 욕해. 화나잖아.
길진 : 왜 욕을 하는데?
현수 : 하고 싶으니까. 나 약속하는데, 재호 절대로 포기못해.
길진 : (현수보고)
현수 : (길진 안보고) 사람들은 물질에 참 약해. 난 가진게 많으니까 그걸 이용할 수 있으면 이용할거야. 누구한테도 뺏기지 않을거야.
길진 : (현수보고)
현수 : 내가 속물처럼 느껴져? 그래도 할 수 없어. 난 신이 주신 가장 큰 이기심이 사랑이라고 생각해. 어느 누가 사랑앞에서 너그러워 질수 있어? 이건 당연한 거야. 신형언니가 미워.
그때 신형이 문열고 들어온다.
$#25. 길진의 오피스텔 앞, 밤
신형, 현수 부축하고 길진과 함께 나온다.
신형 : 갈게, 형.
길진 : 그래, 큰길로 가라.
신형 : (돌아서 간다)
길진 : 너 언제 시간있니?
신형 : (돌아보며) 왜?
길진 : 내일 어때? 점심 같이 하자. 학교앞에 우리 가던데 있지? 거기서 보자.
신형 : 응.
길진 : (현수 어깨 다독거리며) 현수, 가서 잘자라.(길진 들어가고)
신형 : (현수 부축하며) 걸을 수 있겠어?
현수 : 걸을 수 있어.
신형 : 가자.
현수 : (신형의 손 뿌리치며) 우리 이러지 말자, 언니. 응? 우리 껄끄럽잖아. 매끄럽지 않잖아. 껄끄러우면 껄끄러운데로 행동하는게 솔직한 거 아냐? 보고싶지 않어. (하고 가고)
신형 : (그렇게 가는 현수보고 작게 한숨쉰다)
$#26. 신형의 방
현수, 침대에 누워있고 신형, 물수건 짜고 있다.
신형 : (물수건 현수의 이마에 얹어준다)
현수 : (뿌리치고)
신형 : (현수보고)
현수 : (돌아눕는다)
신형 : (마음 아픈)
$#27. 재호의 집 안, 아침
미선, 세수하고 석구방으로 살금살금 다가간다. 그때 신자, 장독에서 고추장 가져오다 그런 미선보고
신자 : 니 뭐하노?
미선 : (놀라 소리지른다)
신자 : 아이구, 뭐한다고 (미선 흉내내고) 꼴깝하네 정말. 들어와!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미선 : (혼자말) ?할때마다 꼭 들키네.
$#28. 신자의 방
신자, 밥먹고 있는데 미선, 들어와 앉는다.
신자 : 닌 애미 말을 어디로 듣노?
미선 : 귀.
신자 : (미선이 오른쪽귀 가리키며) 요기로 듣고 (왼쪽귀 가리키며) 요기로 흘리나?
미선 : 아니. (오른쪽귀 가리키며) 요기로 듣고 (머리 가리키며) 요기다 담어.
신자 : 주둥아리는 살아서 말은 잘한다. 그래, 애미말을 머리속에 담아두는게 그짓을 하나? 내가 아까전에 뭐라�노? 석구, 방에 없다�지, 나갔다 �지. 그런데도 그걸 못믿고 그방에 깨끔발로 걸어가나?
미선 : 난 있을것만 같아서.
신자 : (손올리며) 뭐 이런게 다 있는지 정말 모르겠다. 내가 없으면 없는줄 알지, 있을 것 같기는 또 뭐가 있을 것 같노? 있으면 니가 우짤끼고? 가 방에 들어가 할 얘기가 뭐가 있노?
미선 : 인생에 대해서.
신자 : 인생? 그건 니가 석구한테 물을게 아니지 그건 내한테 물을기지. 니 인생이 뭔지 알고 싶나?
미선 : 응.
신자 : 내 가르쳐줄게. 잘 들어라. 인생이란 애미말을 안들으면 (숟가락 든 손으로 미선이 머리 때리며) 이렇게 맞는 게 인생이다.
미선 : 아퍼!
신자 : 아프제. 맞으면 아픈게 인생이다. 이제 알았나?
$#29. 애인처럼 밖
사람들 분주히 지나가는,
$#30. 애인처럼 안, 낮
경희, 영업준비하고 있고, 진숙, 웃으면서 전화받고 있다.
진숙 : 대낮부터 여길 왜요?
병국E : 그쪽 근처에 거래철 들르는데... 그냥가기 서운해서요.
진숙 : 그러세요, 참, 점심 하셨어요. 식사준비할까요.
병국 : (웃으며) 짠돌인 줄 알았더니 인심 쓸때도 있네.
진숙 : 손님한텐 짜게 굴어도 친구한텐 아니에요.
$#31. 애인처럼 부근 슈퍼 앞
혜자, 옷 말끔히 차려입고 서있다. 남자주인이 나와 혜자에게 말한다.
주인 : (손으로 가리키며) 저 밑으로 가십시오
혜자 : 똑바루요? 직진이요?
주인 : 예,큰길에서요 첫 번째 골목에서 왼쪽으로 들어가시면 보이실겁니다.
혜자 : 간판이 보이나요?
주인 : 그럼요. 아주 크게 보이죠.
혜자 : 고급 술집이예요?
주인 : 예, 고급이예요.
혜자 : 낮에두 사람있나요?
주인 : 장사준비해야되니까 아마 사람 있을걸요.
혜자 : 네. 알겠습니다. (인사하고 간다)
주인 : (가는 혜자 보며) 대낮부터 여자가 술집을 왜 찾아? 빚 받으러 왔나, 아니면 남편 찾으로 왔나.
$#32. 애인처럼 앞
혜자, 한쪽으로 애인처럼 건너다 보는.
혜자 : 저길 들어가, 말어? 돌아 가자니 온 걸음이 아깝고 들어가자니 웬지 창피 당할것만 같네. (한숨쉬고 괜히 발로 땅바닥 톡톡차는데 카메라 출입구쪽 보이고 돌아가면 진숙 나오는 모습 보이고 혜자, 그 쪽으로 고개 돌리는데 진숙의 뒷모습만 보인다.) 저 여잔가?
그 때 병국의 차 멈춰선다. 진숙, 병국의 차로 다가간다.병국, 진숙 보고 차에서 내리며,
병국 : 어유, 마중까지 나오시구?
진숙 : 싫으세요.
병국 : (웃는)
진숙 : 들어가세요.
카메라 돌면
혜자 : (어이없이) 저 사람이 대낮부터. (그러다, 다시 이상해 눈 바로 뜨고 병국쪽 보는)
인써트 - 병국, 진숙 웃으며 들어가는 모습, 확연히 혜자에게 진숙의 모습 보이는
혜자 : (너무 황당해 헛웃음이 다 나려 한다. 애인처럼 보며, 어이없이 분노) 정진숙... 너였니?
$#33. 수산시장 밖
재호, 차몰고와 주차하고 트렁크에서 작업복 꺼낸다.
$#34. 중매인 사무실
재호, 잠바벗으며 책상앞에 앉는다. 업자, 들어와 책상에 걸터앉는다.
업자 : 너 뭐하는 자식이냐? 너 전번에 쓴 일수돈 왜 안갚어? 말 들으니까 상권넘기면서 장고한테 돈 좀 받았다며. 그거 내놔.
재호 : 지금 없어요. 게 사느라 다쓰고... 조금만 기다려요, 곧 해줄테니까.
업자 : 좋다, 기다리지. 천년 만년 기다리지. 이자만 주면.
재호 : (업자 쳐다보고)
업자 : (재호 똑바로 보며) 일수돈 배보다 배꼽이 더 큰거 알지?
재호 : (난감해 하고)
$#35. 길진의 교수실
길진, 수업준비하고 있는데 노크소리 난다. 보면 신형, 들어와 앉는다.
길진 : 웬일이야?
신형 : 어제 보자며.
길진 : 카페에서 기다리라고 했잖아.
신형 : 카페까지 가서 돈 쓸 필요 뭐 있어, 아무데서나 얘기하면 되지.
길진 : 너 내말이 말같지가 않니?
신형 : (놀라 길진보고)
길진 : 지금은 수업준비 해야돼. 밖에 벤치에서 잠시만 기다려. (하고 책상앞에 앉는다)
신형 : 그럴게. (하고 나가려다 뒤돌아보고 문열고 나간다)
길진 : (신형간쪽 보고)
$#36. 학교 호수벤치
신형, 앉아 있고 길진, 다가와 옆에 앉는다.
신형 : 말해. 할 얘기 있다면서?
길진 : 너, 내가 지난번에 프로포즈한거 생각해 본다 그랬지? 생각했니? 우리 결혼하자. 서두르자, 빨리하자.
신형 : 있잖아, 나.. 형..
길진 : 너 나 사랑하지 않는거 알아. 살면서 하자. 너, 나 좋아는 하잖니, 아냐?
신형 : 사랑하지 않는데 결혼하고 싶지 않아.
길진 : 그래도 살자.
신형 : (길진보고)
신형의 테마 흐르고
길진 : 재호가 나빠서 걔가 어려서 그건 널 보내지 못하는 이유가 아니다. 널 사랑한다.
신형 : 형이 힘들거야. 나도 겁나서 형한테 도망치고 싶은데... 형이 힘들거야.
길진 : 그건 내 몫이야. 내가 감당할 일이야. 와라, 결혼하자.
신형 : (길진보고 한숨)
$#37. 길진의 강의실
길진 : 다음시간에는 챰스톤사의 데어스틱 포 퍼펙트 타잎 오브 포지션 읽고 질문에 답한다. 교재들 준비하고. 강재호!
재호 : (가방 챙기다 길진보고)
길진 : 십분만 나 보자.
시간경과. 재호 의자에 앉아 있고 그 앞에 길진, 책상에 걸터앉아 있다.
길진 : 왜 그랬는지 묻잖아.
재호 : (길진보고)
길진 : 두 번 들었어.
재호 : 무슨말인지 모르겠습니다.
길진 : 한번은 강의실 복도에서, 한번은 학과 사무실 복도에서 들었다. 두 번다 민철이한테 얘기하고 있었어. 그때 넌 성적이 잘 나왔나봐, 이교수가 날 좋아하나봐,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있었어. 니가 한 말이다. 이교수가 널 사랑하는걸 다른 사람한테 자랑하고 싶었어? 그 사람이 널 사랑하는게 자랑이니?
재호 : (고개 돌리고)
길진 : 묻는다, 대답해. 그사람이 널 사랑하는게 자랑이냐구, 그래서 그렇게 남들앞에서 떠들고 다녀?
재호 : (길진보고) 말하고 다니면 안됩니까?
길진 : (재호보고)
재호 : 말하고 싶어서 합니다. 이신형 교수님한테서 사랑 한번 받아보십시오. 자랑할만 할 겁니다.
길진 : 넌 비겁해
재호 : (길진보고)
길진 : 사랑한다구? 왜 직접 말하지 못했어? 왜 현수랑 신형이랑 저울질하고 있니, 넌 누굴 사랑해?
재호 : (고개 돌리고)
길진 : 넌 아무도 사랑하지 않아. 넌 너만 사랑해.
재호 : (길진보고)
길진 : 난 신형일 사랑한다. 넌 나한테 신형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
재호 : (고개 돌리고)
길진 : 너같은 놈한테 신형일 주지 않겠다. 신형이가 간다고해도 막을거야. 나가!
재호 : (화난얼굴로 일어나 성큼성큼 걸어가 거칠게 문 쾅 닫는다)
길진 : (돌아선다)
문열리는 소리 들리고
길진 : (돌아보면)
재호 : 저 이신형 교수님한테 사랑한다고 말하러 갑니다. 지금도 제가 비겁해보입니까?
길진 : (재호보고)
재호 : (문 쾅 닫고 나간다)
$#38. 신형의 교수실문 밖
재호, 걸어와 멈춰서 작게 한숨쉬고 노크한다. 단호한 표정이다. 현수, 문열고 둘이 서로 잠시 마주본다
현수 : 들어와
현수 너머로 신형이 보인다. 신형과 재호 눈마주치고
재호 : 저녁에 보자. (하고 간다)
현수와 신형 어색하게 눈마주치고
$#39. 학교 캠퍼스
재호, 차에 다가와 차문열고 답답한 마음에 문을 쾅 닫는다.
$#40. 신형의 교수실
신형, 책상앞에 앉아 있고 현수, 앉아 커피마시고 있다.
현수 : 내일 재호랑 작은 아버지 보기로 했어.
신형 : 응.
현수 : 아빠 대신으로 보는 거야.
신형 : 그래.
현수 : 아저씨, 아줌마한테도 말할거야. 방 구해서 나갈래.
신형 : 왜 그렇게까지 해야 되는데.
현수 : 언니 보기 힘들어.
신형 : 나, 재호랑 아무일 없어, 이러지마.
현수 : (신형보고) 재호랑 아무일 없어? 아무일도 없어? 언닌 가만있는데 재호만 혼자서? 그래, 그럴수도 있지. 근데 언니 자신하지마.
신형 : (현수보고)
현수 : 언니 얼굴을 봐, 거울을 보고 언니 눈을 좀 한번 봐. 난 솔직한 사람이 좋아. 자신하지마.
신형 : 자신할 수 있어.
현수 : 언니 정말 바보구나. 안해도 될 말을 하네. 나, 오늘 수업 안들어갈래. 죄송합니다, 교수님. (하고 나간다)
신형 : (한숨쉬고)
$#41. 학교 로비
재호, 한쪽에서 신형이 기다리고 있다. 학생들 우르러 몰려 나온다.
$#42. 신형의 강의실
신형, 가방 챙기고 있다.
$#43. 학교 로비
신형, 걸어 나오다 재호 발견하고 지나쳐 가려한다. 재호, 신형의 팔잡아 세운다.
신형 : (재호의 손 뿌리치며) 이러지마.
그때 지나가는 학생이 쳐다본다. 신형, 가려는데 재호, 붙잡는다.
신형 : 놔.
재호 : 따라와요. (신형 이끌고 나간다)
$#44. 학교 담벼락 구석진곳
재호, 신형일 끌고와 멈춰선다. 손놓고.
재호 : 내 메시지 들었어요?
신형 : 들었어.
재호 : 내가 사랑한단말 들었어요?
신형 : 들었어. 내가 그말 들었다구 뭐가 달라지니.
재호 : (신형보고)
신형 : 그런다구 뭐가 달라져? 나 너 때문에 현수랑 길진이형이랑 사이 벌어지는거 원치 않어. 너하나 때문에 주변 모든 사람들하고 의상하고 싶지 않어. 십년 이십년 만난 사람들하고 사이 안좋아지면서까지 널 선택할 이유가 나한텐 없어.
재호 : (고개돌리며 옆으로 돌아선다)
신형 : 내가 사랑한다면 현수를 포기할 수 있다구, 넌 언제나 조건부지. 왜, 우리집 사는거 보니까 이제 나도 좀 괜찮다 싶어? 재호 : (화난 얼굴로 돌아보고)
신형 : 똑똑히 말해두는데 우리집 별루야. 아버지 정수기회사 실장이셔, 주식도 별루 없는거 같더라. 다시 생각해봐, 나 이제 별루지?
재호 : (화난얼굴이지만 눈물이 그렁하다)
신형 : 넌 야비해, 처음부터 몰랐던 것도 아냐. 가만히 있는 날 현수한테 가려고 징검다리고 이용했지? 현수가 너 좋대. 그럼 이제 난 이용 할만큼 이용한거 아니야? 이제 그냥 놔줘도 되잖아.
재호 : (신형 똑바로 쳐다보며) 내가 당신을 이용했다구요? 좋아요, 솔직히 말해서 처음엔 아니라고 말 못해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신형 : (눈물 그렁해 재호본다)
재호 : (신형 안보고) 정말 꿈에도 바라던, 가난이 지겨워서 돈많은 여자 꿈에도 바랬는데, 그 꿈이 이루어져 가는것도 같은데 난 기쁘지 않아요. (신형보며) 왠줄 알아요? (강하게) 이교수 당신 때문에.
날위한 사랑 음악 흐르고
신형 : (눈물 그렁해 재호보고)
재호 : 난 사랑같은거 별거아니라고 믿은놈이에요. 울엄마 날 버리고 가면서 사랑한다고 했어요. 버리고 갈 수 있는게 사랑이라면 난 필요없다고 생각했어요.
신형 : (눈물 한방울 흘러내린다)
재호 : 정말 바보같지만, 그런 엄말 많이 닮은 당신이 좋아요. 우리 엄마처럼 마음이 약한 당신이 좋아요.
신형 : (단호하려 애쓰며) 난 니 엄마가 아니야.
재호와 신형 그렇게 마주보다 재호, 눈물 그렁한채로 돌아간다.
신형 : (마음아픈, 울음참으려 애쓰며)
$#45. 신형의 집 거실
인숙, 빨래 개고 혜자, 의자에 앉아 있다.
혜자 : 걔는 잘 모를거야. 나 걔 참 좋아했는데. 컨닝 페이퍼도 같이 만들고 극장 가서 중고생 관람불가, 그래 '죽어도 좋아' 그 영화도 같이보고, 속옷도 서로 바꿔입고. 걘 아마 다 잊었을 거야.
인숙 : 진짜, 언니 진숙언니 보고싶어?
혜자 : 응.
인숙 : 언니 잘 사는거 자랑할려구 잘난척할려고 보자는거 아니였어?
혜자 : 아니야, 보고 싶어서 그래. 걔는 내가 왜 싫대니, 난 이렇게 그리운데. 전화번호나 알려줘라.
인숙 : 전화번호? 78.... 아유, 거기 거기는 가겐데.. (말하다 아차싶다)
혜자 : 걔 가게해?
인숙 : 응, 그게.. 샵 그래 샵해.
혜자 : 무슨샵?
인숙 : 옷, 옷팔아 옷. 디자이너들 있는 의상실.
혜자 : 응, 의상실? 남자는 안가고 여자만 가는 의상실?
인숙 : 남자는 안오지. 그 언니가 남자는 상대를 안해. 내가 전화하라고 그럴게. 내가 언니 전화번호 알잖아.
혜자 : 오늘밤에 전화할 수 없을까? 아니 지금 당장하면 더 좋고.
인숙 : (억지 웃음)
$#46. 애인처럼 안
달건, 담배 피고 있고 경희, 그런 달건 웃므며 쳐다보고 있다.
달건 : 너 왜 자꾸만 나보고 웃고 그래?
경희 : 아저씬 내가 보고 웃기만 해도 겁나지? 아저씬 연애도 모르지?
달건 : 연애도 모르는데 어떻게 결혼을 두 번씩이나 하냐 임마? 너 도대체 나한테 무슨말을 하고 싶어?
경희 : 나, 아저씨가 좋아요.
달건 : 뭐, 뭐가 어째?
경희 : 나랑 연애하자. 같이 살자는 말은 안할게. 희진이도 나 좋아하는거 알지?
달건 : 얘가 사람 꼬시네.
경희 : 여가자 꼬실땐 남자가 넘어가주는것도 예의야.
그때 전화벨 울리고
진숙 : (전화받으며) 네.
인숙 : 혜자언니가 언니를 너무 보고 싶어하네. 나같으면 보고 싶을일 없을 거 같은데.
진숙 : 옆에 있어?
인숙 : 응.
진숙 : 바꿔봐.
인숙 : (전화 건네주며) 언니, 받으래.
혜자 : 여보세요?
진숙 : 여보세요는 내가 니 여보냐, 친구지. 오랜만이다, 잘 산다구?
혜자 : (얄밉게 웃으며) 너는 여전히 말 재밌게 하는구나. 얘 한번 만나자. 너 혹시 아직도 정식이 오빠일때매 나한테 원한 같은거 있는거 아니겠지?
진숙 : ?
혜자 : 한번 만나자, 보고 싶다. 너 아직도 뺀질하니?
진숙 : (어이없는 미소) 응, 뺀질해.
혜자 : 눈은 아직도 여우 같고?
진숙 : 그렇지 뭐. 금요일? 밤에 내가 시간이 좀 그렇구, 낮에 점심먹자. 어디? 알어. 그래 거기서 보자. 끊자. (전화 끊고) 얘가 날 갖고 노네. 진짜로 보고 싶어서 보자는 얘기야, 한판 붙자고 보자는 얘기야, 참.
$#47. 길거리 상가 앞
달건 : (상가에서 나오며) 또 올게요.
석구 : 많이 파세요.
달건 : (차에 타고 석구보며) 야, 빨랑타.
석구 : 잠바나 줘.
달건 : 왜?
석구 : 잠바나 줘. 그냥 걷고 싶단 말야.
달건 : 걷기는 왜 걷냐 임마, 사춘기도 아니고 다리 아프게.
석구 : (짜증내며 잠바갖고 간다) 가.
달건 : 속상해 하는거 보니까 저것도 사람은 사람이네.
$#48. 길거리
석구, 걸어가는 뒷모습 보이고 뒤에서 재영이가 부른다.
재영 : 오빠!
석구 : (뒤돌아 본다)
재영 : (밝게 웃으며 다가온다)
석구 : 어쩐일이야?
재영 : 오빠보러 왔지.
석구 : 내가 어딨는 줄알고 날보러... 너 나 찾아서 이동네 여태 돌아다녔냐? 미쳤어 이게, 이동네 깡패가 얼마나 많은데.
재영 : 낮에 무슨.
석구 : 어쨌든 이런덴 아가씨가 올때가 못돼. (하고 재영이 데리고 간다)
길가 횡단보도 앞
석구 : 가.
재영 : 어디서 나랑 얘기좀 해.
석구 : 할말 없어. 가.
재영 : 안가.
석구 : 안가면. 난 너 싫어. 혼자 방황좀 하고 싶다구, 우수에 젖고 싶단 말야. 가.
재영 : 안갈거야.
석구 : 어휴, 가든지 말든지 니 맘대로 해. (하고 간다)
재영 : (따라가 석구 붙잡고)
석구 : 너 정말 말 안들을래? 너 또 콱 뽀뽀해 버린다.
재영 : (흠칫 물러선다)
석구 : 겁나지? 싫지? 내입 드럽지? 그럼 조용히 가. (돌아선다)
재영 : (붙잡고)
석구 : 이 손 안놔?
재영 : 못놔.
석구 : 왜그래? 무슨말이 하고 싶어?
재영 : 우리 오늘 같이 있어, 집에 들어가지 말자구.
석구 : (놀라 재영보고)
$#49. 카페 안
현수, 팔짱끼고 들어와 재호 발견하고 다가간다.
재호 : 앉어.
현수 : 나가자.
재호 : 할말 있어, 앉아.
현수 : 다른데가서 얘기해. 여긴 싫어.
재호 : (가는 현수보고 일어서 나간다)
$#50. 고급 레스토랑 안
현수, 재호, 현수 작은 아버지 식탁앞에 앉아 있고 웨이터, 물따르고 간다.
현수 : (재호 흘깃 쳐다본다)
재호 : (당황한 표정, 현수 살짝 보고)
현수 작은 아버지 : 내가 괜찮다고 니 아버지께서도 괜찮게 생각한다고 장담 못한다.
현수 : (웃으며) 알아요.
작은 아버지 : (재호보며) 현수 앞에서 이런말 하면 안되는데, 자네가 맘에 들어.
재호 : (쳐다보고)
비서 : (다가와 인사하고) 사장님, 김사장님께서 기다리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작은 아버지 : 그래, 일어나지.
재호, 현수, 현수 작은 아버지 일어난다.
작은 아버지 : (현수에게) 나오지 마라. (재호에게) 다음에 만날때는 우리 오랜시간 갖자구. 현수한테 별안간 연락이 와서 내가 본의 아니게 더블 약속이 됐네. 이해하지?
재호 : 네.
현수 : 작은 아버지, 조심해서 가세요.
작은 아버지 : 그래, 전화 자주해라.
현수 : 예.
작은 아버지 나가고 재호, 현수 자리앉고
재호 : (못마땅한) 왜 이런 자리라고 말 안했어?
현수 : 말하면 안올거 같아서. 아빠가 서울에 좀더 늦게 들어오실거 같애. 널 누구한테든 보여주고 싶은데 작은 아버지도 괜찮겠다 싶었어.
재호 : 현수야..
현수 : 아무말도 하지마. 난 그다지 생각이 많은 애는 아냐. 근데 부탁하고 싶다. 생각해, 생각내가 가진게 싫진 않지?
$#51. 레스토랑 밖
재호, 계단에서 내려와 차에 탄다. 답답한 맘에 안경벗고 생각한다.
현수E : 내가 가진게 싫진 않지? 너 내가 가진게 싫진 않지?
재호E : 처음엔 그랬어. 근데 이젠 아니야.
재호, 차 시동건다.
$#52. 신형의 방
신형, 책보고 있다. 전화벨 울리면 전화받고
신형 : 네.
재호 : 재호에요. 여기 집앞이에요.
신형 : 만나고 싶지 않아.
재호 : 거짓말이에요. 내가 보고싶으니까 분명히 이교수님도 나 보고싶을거에요. 안 나오겠다구요? 그럼 내가 집으로 들어가요? 그러길 원해요? (신형, 전화끊는 소리에 전화끊고)
날위한 사랑 음악 흐르고
$#53. 신형의 방 창가
신형, 창문으로 나와 밑으로 재호 쳐다본다. 재호, 차에 기대 그런 신형보고 바로 선다. 신형, 창문 닫고 커튼치고 책상앞에 앉아 책보려다 코트 챙겨들고 나간다.
$#54. 신형의 집 앞, 밤
신형, 코트 걸치며 대문열고 나온다. 재호와 신형, 마주선다.
신형 : 왜 왔어? 얘기 끝난거 아니야? 현수 올거야, 빨 리가. 온다고 전화왔었어. 빨 리가.
재호 : 걔가 무서워요? 난 안무서워요.
신형 : (답답한) 너 이러지마.
재호 : 나, 애 아니에요. 달래려고 하지 말아요.
신형 : (한숨) 너, 왜 이렇게 대책이 없어? (하고 돌아서 간다)
재호 : (그런 신형 끌어 안는다)
신형 : (뿌리치려다 가만 있는다)
재호 : 날 사랑하죠? 한번만이라도 솔직하게 말해봐요. 날 사랑한다고 하면 나 그말 믿고 미친놈처럼 지금하고 다르게 살아볼게요. 지금까지 내가 속였던거 미안해요. 내 욕심을 나도 어쩔수가 없었어요, 가난이 싫었어요. 현수 사랑하지 않아요. 내가 사랑하는건 당신이야. (포옹풀고 신형 얼굴 두손으로 감싸며 눈물 그렁해) 말해봐요, 날 사랑하죠?
신형 : (눈물 그렁해 재호본다)
재호 : (눈감으면 눈물 한방울 떨어지며 신형에게 키스한다)
신형 : (눈감으면 눈물 한방울 떨어지며 재호와 키스한다)
그런 신형의 얼굴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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