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싶은 말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싶은 말, 영화제목이다.
영화는 커리어 우먼으로 활동했던 84세 여성의 조금 특별한 일상이 소개되면서 시작된다.
화단의 나무를 전지할 때도 자기 방식대로 하기를 바라고
일상의 모든 일들이 자기 식으로 처리되어야 직성이 풀리는 유형의 인격체가 주인공이다.
그런 정도의 완벽을 추구하는 강박적 인격장애 행동 패턴은
우리 주변에서 수시로 만나게 되기에 오히려 친숙하 까지 하다.
그렇기에 영화에 몰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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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소재가 이렇다보니 자신이 남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는 계기가 생긴다.
어느날 신문기사에서 사망기사를 읽다가 자신이 죽기 전에 사망기사도 정리해두어야 할 것같아
기자를 동원해 자신의 사망기사를 미리 써보라고 권유한다.
그 기자는 사망기사를 쓰기 위해 그녀와 알고지낸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해보지만
그녀라면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악명높은 여성이었다.
하지사 영화의 반전이 이루어지려면 그래야 할 것이다.
나는 영화의 뒷 부분을 빨리 보고 싶었다.
좋은 기사라 나오려면 좋은 삶이어야 한다는 것을 그녀가 깨닫고
삶을 적극적으로 수정해 나간다.
좋다.
그녀는 죽기 전에 가장 듣고싶은 말을 듣도록 행동으로 옮겨 간다.
멋지다.
일 외적으로 음악을 전문가 수준으로 즐겨 들었으며 록큰롤 음악의 음반 소장가이다.
그녀는 어두운 곳을 밝히는데 시간을 쪼개고
어린 흑인아이에게 인생에 영향력을 주는 멘토가 되어준다.
두 사람이 가족인듯 죽을 맞춘다.
음반을 가지고 멋드러지게 지역 방송의 디스크 재키 일을 한다.
어린 흑인 아이는 인턴이라 칭한다.
이러한 스토리 전개는 죽음을 의식할 때 오히려 삶의 질이 좋아지고
자기를 수정하는 변화가 일어난다는 말로 대치하고 나면
종교인으로서는 그다지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다만 내가 놀란 것은 그녀의 헤어스타일, 라이프 스타일,
일처리 방식등이 상당히 나와 닮아있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그녀가 입고 나오는 의상이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내 옷과 색이나 디자인 소재가 같거나 유사하다.
카키색 울저지 롱 가디건, 소털색 정장 재킷과 순모 스웨터,
회색과 검정 재킷, 거의가 같다.
다만 그녀처럼 깔끔 떨지 않는다는 점만 다르다.
일처리를 한 것을 들여다보면 저들이 마음에 안들어서이지
그녀가 잘못 하는 것은 드물었다는 것, 그것을 보고 자란 딸도 그 병에 걸렸다고
엄마가 의사의 지시대로 치료를 받으면 같이 살겠다고 하나,
자신이 스스로 수정을 시작하여 성공한다.
소위 강하고 통 큰 여자를 엄마로 둔 딸은 강한 성격에 눌린 듯한 인상이다.
그녀는 외로움도 물리칠 줄 아는 캐릭터라
나는 다시 한번 더 영화를 볼 생각이다.
그녀는 죽기 전에 자기가 듣고싶어하는 말을 삶으로 만들어내는 여성이다.
사망 소식을 쓰는 작가와 동행하며 변화되는 삶을 보여주며
자기 인생을 확인시키고 만다.
살아서 거기까지 준비하는 여성은 '강박'맞지만 따를 수 없는 능력자다.
모두가 그렇게 자신을 바라볼 의지를 가지지도 않고
변화시키는 능력도 모자란다.
역량이 줄어들고 몸이 서서히 망가져가는게 나이들어가는 순서라면
이 여인은 인생을 교정하며 가치를 창출해내는데에도 성공을 거둔다.
나는 죽기 전에 듣고싶은 말이 없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따라 살되 타인의 평가나 시선을 의식하면 위선이 따르므로
언제 어디서 내 인생을 마감해도 못다한 것이 남아 있을 것이므로
내 삶을 몇가지로 나누어 날마다 조금씩 이루어가며 산다.
우리 부부의 일상관리, 일주일에 이틀은 봉사, 하루는 남편과 원정 운동,
하루는 교회나들이, 하루는 나 자신을 위해 중창단에서 노래부르기,
그리고 하루는 어머니 뵈러가기이다. 이러한 일상을 기본축으로 일주일을 산다.
다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횟수가 줄어들고 타인에 대해 시간을 내주기보다는
나를 살아내기 위해 나에게 주목할 것같다.
그 날이 언제일지 모르겠으나 홀로 눈을 감는다 해도
하늘에 부끄럽지 않기만을 소망한다.
오정순 알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