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다섯시에 20여명의 학생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봤습니다.
어설픈 조폭들이 등장하는 코미디물이었습니다.
유치한 장면들이 적지 않았는데, 학생들 반응은 대단히 좋았습니다. 중간에 나가는 학생도 거의 없었습니다.
[어깨동무]까지 일곱여편의 영화를 학생들과 함께 본 게 됩니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건 [즐거운 인생]이었고, 반대로 가장 반응이 좋지 않았던 건 [챔피언]이었습니다.
[어깨동무]를 보면서 간단한 한국말 표현들을 알아듣고 따라하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이제 3개월이 넘게 한국말을 공부한 시점이고,
부지런히 공부한 학생들은 이제 간단한 한국어 표현은 알아들을 수 있게 된 듯 합니다.
요사이 수업시간에 한국말을 되도록 많이 섞어 이야기하려 노력하는데, 곧잘 알아듣는 학생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미 적지 않은 문법을 공부했고, 그 문법을 기초로 한국어 다양한 용법에 익숙해 지고, 어휘를 늘리기 위해서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를 찾아내서 읽어보라고 복사해 나눠줬습니다.
말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지금 수업방법에 취약점이 많다는 걸 스스로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문법을 가르치고, 그 문법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쓰기 연습은 하고 있지만,
실제로 말해볼 기회는 대단히 적기 때문입니다.
한 학기에 책을 한 권 끝내는 정도라면, 그나마 조금 더 말하는 연습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을 듯 한데
한 학기에 책 두 권을 끝내려 하다보니,
너무 빠른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인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A반과 B반 학생들을 합쳐서 열 다섯 명 전후의 학생들은 빠른 진도를 잘 따라오고 있습니다.
비율로 따져보자면, 적지 않은 학생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 게 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진도가 터무니없이 빠른 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문법뿐만 아니라 읽고 쓰기, 듣고 말하기 등을 함께 골고루 연습하기 위해서는
과목을 분화해서 늘려야 하고, 그래서 당연히 선생님들도 더 필요하고, 수업시간도 훨씬 늘어나야 될 겁니다.
그러나 현재의 조건을 생각하자면, 수업시간을 늘리는 것도 과목을 다양하게 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역시 한국으로 가기전에 여기 몽전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데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어려운 환경속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최대한의 결과를 내고 있는 학생들이 있고 그 모습이 대견해 보입니다.
3월에 한국으로 가는 학생들은 몽전에서 한국어를 공부할 시간이 불과 2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 한국어에 조금 익숙해진 시점인데, 긴 방학이 곧 시작되고, 2월이면 비자가 나와서 3월 초면 한국에 가게 된다고 합니다.
다음 주에는 3월에 가게 되는 학생들에게 다음과 이 카페에 회원으로 가입하게 하고,
방학 때 시간날 때마다 여기를 찾아와 사전을 뒤져가며 여기 올려져 있는 글들을 읽도록 권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