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
이젠 참살이(웰빙과 로하스)가 대세를 이루는 요즘 자연에서 채취한 산채는 말 그대로 천연의 보약이랄 수 있습니다. 5월이면 들이나 산으로 나가기 적당한 계절인데 그곳에서 몇 가지 나물만 알아도 충분히 고른 영양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2, 3월에 달래·냉이·씀바귀가 첫 선을 보이고 난 뒤, 4월이면 두릅과 취나물, 얼레지가 얕은 산자락에서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 맘 때면 돌미나리와 돌나물(돈나물)도 한창 시작되는데 돌미나리와 돌나물은 물김치 재료로 그만이지요. 간암에 효능이 탁월하다는 머위도 4월초에 돋기 시작하여 4월 하순에 접어들면 이미 줄기를 이용할 정도로 자라납니다.
봄은 그만큼 우리들의 식탁을 풍성하게 채워주는 계절이고 건강을 지켜주는 계절입니다.
우선 우리가 쉽게 먹을 수 있는 나물들을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나무에서 채취하는 나물
두릅, 엄나무순, 참옻순, 가죽나무순, 참빗나무순, 고추나무순, 다래순, 오가피순, 초피, 산초, 생강나무잎, 박쥐나무잎
푸성귀(푸새)
참취, 곰취, 저느기, 곤드레(고려엉겅퀴), 삽주, 미역취, 개미취, 솔취, 수리취, 울릉취, 마타리, 쥐오줌풀, 엉겅퀴, 큰엉겅퀴, 머위, 우산나물, 씀바귀, 민들레, 고들빼기, 속새, 박쥐나물, 병풍나물, 쑥부쟁이, 쑥(국화과)
미나리, 돌미나리, 파드득나물, 참나물, 당귀잎, 누리대, 피나물(노랑매미꽃)(산형과, 미나리속)
둥굴레, 산마늘, 풀솜대, 산부추, 참산부추, 울릉산마늘, 얼레지, 달래, 원추리(백합과)
고사리, 고비, 참고비, 풀고비, 팥고비(고사리과 양치식물)
더덕, 만삼, 도라지, 잔대, 모싯대(초롱꽃과) 만삼과 도라지는 뿌리만 식용하고, 더덕과 잔대는 뿌리와 잎을 모두 먹으며, 모싯대는 여린 줄기와 잎을 나물로 먹습니다.
이 외에도 양귀비과의 금낭화를 며늘취라고 하며, 돌나물과 비름, 질경이, 지치 등을 식용으로 사용합니다. 앵초는 배추잎나물이라고 하는데 이는 앵초의 잎이 배추와 잎의 형태가 닮은꼴인데서 유래가 되었습니다. 앵초와 큰앵초도 식용으로 사용하며, 돌단풍의 여린 잎이나 바위취와 바위떡풀도 식용으로 사용한답니다. 또한 콩과의 식물도 대부분 식용이 가능하고 십자화과의 식물도 대체로 식용이 가능합니다. 콩과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칡을 들 수 있으며 칡은 뿌리와 잎, 꽃을 식용으로 사용합니다. 십자화과는 냉이가 대표적이며 고추냉이는 분쇄하여 소스를 만들거나 회를 먹을 때 비린 맛을 중화시키는 용도로 사용되지요.
봄나물은 사실 가난한 시절 춘궁기를 넘기던 구황(救荒)작물의 범주로 보는 게 타당할 것입니다. 그 당시 어버이들은 어지간한 풀은 대부분 식용으로 사용했습니다. 독성이 강한 얼레지와 피나물까지도 먹었는데 그 방법은 끓는 물에 데친 다음 물을 갈아가며 독성을 우려내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얼레지와 피나물은 절대로 생채로 먹어서는 안 되는 산채입니다.
나물을 조리하는 방법 또한 생채, 숙채, 튀김, 장아찌, 묵나물 등 다양합니다. 나물을 조리하는 방법과 재료에 따라 달리하는 양념이나 조리법입니다.
생채 : 나물을 날 것 그대로 쌈이나 소스, 장을 찍어 먹거나 양념의 재료로 사용하는 것을 이르는 말로 달래가 가장 먼저 사용되며 간장이나 무침, 전 등에 다양하게 이용됩니다. 백합과의 산마늘과 산부추 종류도 같이 사용할 수 있으며 산부추 종류는 살짝 데쳐 초고추장을 찍어먹거나 겨자소스를 찍어먹기도 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미나리와 돌미나리가 있으며 돌나물도 생채로 무침을 하거나 간장 소스를 얹거나 초고추장으로 회를 무치듯 무침으로도 만듭니다. 그 다음으로는 쌈으로 사용하는 게 가장 보편적인 생식의 방법입니다. 쌈은 곰취(곤달비)와 참취, 저느기, 당귀잎이 대표적인 주재료로 많이 사용되고 산마늘과 엄나무순(개두릅), 참나물, 돌미나리, 돈나물, 삽주, 곤드레, 박쥐나무잎, 생강나무잎, 초피, 잔대싹, 더덕순, 모싯대, 풀솜대, 우산나물 등을 쌈으로 생식합니다.
물론 냉이와 씀바귀도 생식을 할 수 있는 나물이며 왕고들빼기의 잎과 민들레잎도 좋은 쌈재료입니다. 왕고들빼기나 민들레는 치커리의 대용으로도 훌륭한 나물입니다.
강원도 영동 지방에서는 누리대를 생식합니다.
지치과의 당개지치가 꽃이 핀 모습입니다. 향 좋은 나물 중 하나입니다.
동의나물은 많이 사용되는 나물은 아니지만 묵나물로 구입을 하는 곰취에 간혹 이 동의나물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곰취보다 여리고 많은 잎을 지니고 있기에 눈속임을 한 경우입니다.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약간의 독성이 있습니다.
숙채 : 데쳐 익힌 다음 조리를 하거나 소스와 장을 찍어 먹을 수 있는 나물들은 씀바귀나 고들빼기, 그 외 취나물의 모든 종류가 해당되는데 데친 그대로 쌈으로 사용하거나 무침이나 볶음 요리를 합니다. 금낭화나 비름나물, 머위대와 같은 나물은 생채로는 먹지 않지만 삶아 무침을 하거나 볶음에는 사용합니다.
얼레지와 피나물은 삶아도 독성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기에 흐르는 물이나 새로운 물로 몇 번 갈아주며 충분히 독성을 제거하고 조리를 하는 나물입니다.
국을 끓이는 나물로는 원추리, 소루쟁이, 취나물, 냉이, 달래가 대표적인 나물입니다.
다음으로 장아찌를 담을 수 있는 나물입니다. 장아찌는 간장이나 된장, 고추장 등을 다양하게 활용합니다.
곰취, 참취, 산마늘, 달래, 누리대, 병풍나물, 칡잎이 대표적인 장아찌용인데 간장과 물의 비율을 적당히 맞추고 식초를 첨가하여 끓여 용기에 미리 담아놓은 나물 위에 붓습니다. 2, 3일 지난 뒤 다시 간장을 끓여 부어주면 완성됩니다. 산마늘과 달래는 강장이 아닌 고추장이나 된장에도 장아찌를 할 수 있습니다.
뿌리를 장아찌로 담는 경우는 더덕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더덕은 생식도 할 수 있지만 구이나 장아찌, 무침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그 외 생강나무잎과 산초열매, 초피잎도 좋은 장아찌 재료입니다.
묵나물 : 삶아서 건조 시켜 두었다가 사용하는 방법으로 얼레지, 금낭화, 취나물 모든 종류, 다래순, 두릅 등이 묵나물로 사용됩니다. 고비, 고사리와 같은 양치식물들도 묵나물로 사용되는 오랜 역사를 지닌 나물입니다.
사진은 가죽나무의 순인 참가죽입니다. 약간의 흙내가 나는 특징이 있어 자반을 합니다. 물론 데쳐서 초장을 찍어 먹어도 되는 산채입니다. 고추장에 살짝 말린 것을 장아찌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새순을 따 모은 참가죽입니다. 붉은 색이 특징인 나물입니다.
참가죽을 데치면 이렇게 두릅과 같은 색을 나타냅니다.
나물이 지천으로 널린 곳에서 나물을 뜯다 잠시 휴식중인 동행들입니다.
떡을 하는 나물은 쑥과 솔취, 수리취, 승검초가 대표적인 재료고 예전에는 칡의 뿌리에서 갈분을 내어 떡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밥을 지어 먹기도 했던 나물이기도 하지만 참취와 같은 비교적 향이 부드러운 재료가 밥을 짓기엔 적당할 것입니다.
김치를 담글 수 있는 나물엔 미나리와 돌미나리, 참나물, 돌나물, 참취, 고들빼기, 씀바귀가 대표적인 김치의 재료입니다. 주재료로도 사용할 수 있고 물김치를 담을 수 있으며 고들빼기와 씀바귀, 참취는 국물이 없이 젓갈과 고춧가루 등을 넣고 양념김치를 담급니다.
생채와 숙채, 묵나물, 김치, 떡, 장아찌 등 다양한 조리를 할 수 있는 나물들에 대하여 설명을 드렸습니다. 조만간 참취와 곰취, 산마늘이 점봉산 자락에서 나오기 시작하면 다시 직접 장아찌를 담그는 방법을 사진과 곁들여 소개를 하겠습니다.
나물을 잘 아는 이들은 4월 말부터는 도시락을 간단하게 쌉니다. 대신 마늘과 풋고추, 된장이나 볶음 장과 같은 쌈을 쌀 수 있는 장을 충분히 준비를 합니다. 산에서 그렇게 준비를 한 재료로 직접 신선하고 다양한 산나물로 밥을 먹는 맛은 진미입니다.
산나물은 우리 식생활에서 중요한 식재료입니다. 더구나 다양한 약리작용과 풍부한 비타민의 보고인 산채로 건강을 챙기는 식생활은 아토피 등으로 고생을 하는 아이들에게 마땅히 가르쳐야만 하는 식생활이 됩니다. 좋은 식습관이 건강을 지키는 최상의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