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트레킹(3박 5일)***
-.일자 : 2015년 7월 2일
-.3일차 : 테롤지국립공원-엉그츠산트레킹-양고기체험-승마체험
-.대원 : 김문섭,김순겸,김영창,김용태,문재균,박상률,서정근,성도영,오수환,이성구,이한숙,이현승,이혜숙,임광욱,정경철,정길수,조상낙,최동석,최일창,최재수(20명)
햇살에 반짝이는 물결만큼이나 쨍 한 풍경의 아침이다.
PC 윈도우의 바탕화면 속의 풍경들이 펼쳐지고 뒤로는 북한산의 암릉들을 옮겨 놓은듯한 배경에는 몸이 절로 반응해 가만 있을 수가 없어 산비탈을 올랐으나 여전히 파도처럼 너울 치는 산릉의 신기루만을 확인하고 내려온다.
조식이 좀 부실함과 어젯밤의 후유증으로 다소 경직됨을 용태님이 분위기 메이커로 나서선 정적 속의 어색함 들을 몰아낸다.
오늘 일정도 트레킹이다.
어제의 긴 산행으로 다리의 팍팍함도 있으련만 누구 하나 내색함이 없어 오히려 잘 소화해 낼지 염려 된다.
이곳 전체가 유네스코가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한 테롤지 국립공원지역으로서 주변의 경치는 유럽의 알프스를 옮겨 놓은듯한 풍경들이 계속된다.
동물들은 초원을 유유히 거닐며 풀을 뜯을 뿐 다그닥거리고 뛰는 놈들이나 경쟁하는 넘이 없는 그림 같이 평화롭기만 한 풍경들의 연속이다.
트레킹이 계획된 엉거츠산이 여긴지 어딘진 몰라도 트레킹은 약초산행과 겸한다고 한다.
아직 풀도 덜 자란 이런 곳에 무슨 약초가 있을까 싶은데 안내자로 나선 목사는 이곳 전체가 약초의 재배지와 다름 없다고 하니 필경 모든 것들은 아는 만큼 보이고 또 알고 볼일이다.
역시나 설명 하나하나에 의하면 발걸음을 옮기지 못할 만큼의 약초들로 꽉 차있다.
그러다 보니 대원들은 초식동물들이 먹잇감을 뜻듯 산비탈을 흩고 올라가니 이게 산행인지 뭔지 헷갈린다.
산행자체가 약초꾼들처럼 산비탈을 누비는 개척산행에 가까워 바위산을 몇 번이나 되돌아 나와 길을 찾는다.
그래도 때묻지 않는 이러한 개척산행에서 희열을 느낀다.
바위에 올라 거대하게 펼쳐진 태롤지의 풍광에서 호연지기를 찾고 숲속으로 들어와 숲 향기로 샤워하여 몸을 정화시켜 나간다.
거대한 암릉지대는 수시로 길을 단절시켜 버리곤 하여 앞뒤가 바뀌는 기차놀이의 되풀이 속에 대열까지도 수시로 분리되어 어떡하다 보니 하나의 산정에 올랐지만 또 다른 처첩산중만이 기다리고 있어 그 아득함에 제풀에 맥을 놓는다.
앞섰던 대원들도 하산 길로 접어든 게 조망되어 이젠 미련을 버려야 되고 또 더 진행해 보았자 깊은 미로 속으로 들어갈 뿐임을 자각한 탓이다.
다시금 온갖 꽃들이 피어난 기화요초 속으로 들어 왔다.
살랑거리는 바람도 좋고 주변의 풍광도 그만이라 어찌 자칭 주당들이 이런 곳에서 술 한잔을 어니 아니 할 수 있으랴.
마침 현승씨가 주류일체를 준비해 왔고 한숙씨까지 있어 술판의 벌릴 격을 완벽하게 갖췄으니 한잔씩 나누는 이 술잔이 신선주이고 이곳이 무릉도원이니 도끼가 썩어 간들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일행들이 있으니 유희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실타래의 한끈을 잡고서 겨우 일어선다.
테롤지 트레킹은 어제의 몸풀기 산행쯤으로 끝을 맺는다.
이젠 어딜 가나 보나 똑 같은 풍경들이라 누구 하나 토를 다는 사람도 없다.
숙소로 복귀하는 도중 잠깐의 포토 타임을 갖고 점심 후 오침의 시간을 가진다.
오후의 정점에 코고는 소리까지 들려오는 달콤한 휴식이다.
이젠 몸으로 때우는 머슴 형 체험은 끝났고 먹고 즐기는 양반의 스케줄만이 남겨져 있어 부담도 없다.
용태님의 친구분이 양고기 체험을 준비해 놓아 오후의 일정이 약간 조정되었으나 그 동안 말이 없어 서먹했던 현지가이드인 졸라 양과의 순조로운 타협으로 친밀도룰 조금은 높였다.
역시 남자는 여자에게 약하고 또 뻣뻣한 남자 세계엔 여자가 있어야 유기적이고 분위기가 산다.
체험지로 이동하는 길가로는 그린은 초원이고 홀컵만을 만들어 놓은 천연 골프장들이 있다.
유목민인지라 말 타고 폴로는 할지 몰라도 골프를 치진 않을 것인지라 이 차갑고 뜨거운 나라에선 생경스런 풍경이다.
모두들 양의 도살과 해체 과정을 보며 과연 말을 타고 와서도 저걸 먹어 질까 의구심 하나씩을 품는다.
말 체험장의 말들이 목과 꼬리를 연신 흔들어 대어 말이 질주본능을 못긴 활기찬 모습이라 여겼는데 막상 말을 타보니 눈으로 파고드는 파리들의 극성으로 이를 쫒느라 잠시도 있질 못한다.
가이드가 제일염려하고 또 우리들이 제일 기대하는 승마체험이다.
정수기물처럼 맑은 청록 빛의 냇가도 건너고 초원도 달리는 그야말로 야생 그대로의 체험 속에 우리들 또한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된다.
이곳은 단편적으론 자유로이 노니는 소와 야크 등 동물들의 천국이다.
시간이 지나며 점차 말에 익숙해진 대원들은 질주본능에 츄츄하며 달리기를 재촉하고 엉덩이에 채칙을 가해보나 말은 요지부동이고 오직 주인의 휘파람소리에만 반응하는 충직함을 보인다.
안장에 엉덩이가 배기고 발걸이가 짧아 허벅지가 쓸릴 때쯤에야 승마체험은 끝난다.
어라..
요리된 양고기는 입에서 살살 녹을 만큼 부드럽고 냄새가 전혀 없어 거부감이 없다.
이곳 테일지에서 유일한 한국 분이라는 이곳 주인과 오해관계로 잠시 서먹함 했던 기류도 뻬갈의 알콜농도만큼이나 금방 휘발되어 버리고 이런 이색체험에 모두들 희희낙락한다.
말도 타고 양고기도 배불리 먹었으니 이제 할 것은 딱 한가지다
마시고 놀며 즐기기......
낼 당장 후회감이 쓰나미처럼 몰려 올려지는 몰라도 모닥불처럼 활활 타오르는 추억쌓기다.
게르의 숙소가 도심과는 완전하게 격리된 곳이라 슈퍼에서 화합주를 챙기는데 조그마한 가계가 우리들의 쇼핑센터가 되어 버렸다.
윤활유인 술이 들어가니 모두들 화통 해지고 숨김이 없다.
애마부인 같이 도도했던 여성들도 야생미 넘쳤던 남자들도 말을 탄 후유증으로 엉덩이가 쓸려 앉는 게 불편하단 VOC가 이쪽 저쪽에서 접수된다.
이렇때 처방이란 딱 한가지다. 의자에 앉지 않는 것...
광활하게 펼쳐진 몽골의 평야를 내달리며 우리의 관광춤이 재현된다.
우리민족이 확실히 흥의 문화가 맞다는 것이 증명되는 현장이다.
비포장도로를 달리며 흔들리는 버스는 자연스럽게 스텝을 만들어 놓아 모두가 흥에 겨워 숙소인 게르에 도착한다.
양 한마리가 제물이 되었으니 식욕을 더는 느끼지 못함은 자명한것이라 이는 자연스레 2차 모임으로 이어져서 이젠 젓가락 문화가 재현되는데 쿵쾅거리는 리듬과 괴성에 가까운 화음이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계기가 된다.
도통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어느새 해는 어둠에게 물려 주었지만 달님이 되물림받아 이 밤의 깊이를 모르겠다.
첫댓글 엉딩이 아직까정 휴우증이 있다~~ㅎㅎ
저는 엉덩이 안까졌시요‥ㅎ
관광춤 넘 즐거운시간이였슴다.
이제는 말타고 강을 건너 다는 것 자체가
추억으로 남네요
용태씨 친구 분에게 거듭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