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ducation of Little Tree Forest Carter/Asa Carter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너무도 따뜻하고 아름답고 가슴 저린 이야기
주인공 작은 나무가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체로키 인디언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며 배웠던 자연과 삶에 대한 이야기. 10년 전엔 그들의 교육 방식에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해 보려고 애쓰기도 했고 이제는 나도 나이가 들고 아이들이 스무 살이 넘어서일까 할머니 할아버지의 죽음에 더 눈길이 많이 가고 많이 아팠다.
자연에 그저 사계절이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자연이 대지의 여신이 해마다 산고를 겪으며 새로운 삶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부분에서 자연도 참 힘들겠구나. 특히나 한밤중에도 3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하는 요즈음 자연이 너무도 화가 나서 제대로 하라고 야단을 치는 거구나. 인간이 자연을 정복하기 보다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준다고 생각했는데.
인간에게나 동물에게나 살아갈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인간이 잘난 척 하지만 스스로 바보임을 인정할 뿐이라는 또 인디언 이주 정책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도 없다는 명구를 보면서 그래 그렇지 하면서 무릎을 치며 읽었었는데... 10년 전에 도전했던 원서읽기도 성공해서 더 뿌듯했는데 번역서에 나타나지 않는 인디언식 영어, 그들의 말투를 익히게 되었다고 나름 우쭐하기고 했는데 ...
포레스트 카터는 필명이고 본명은 아사 카터라고 KKK 그 악명 높은 백인우월단체의 리더였다니. 그는 끝까지 숨기려 했지만 그의 부인이 결국 털어놓았다니... 그가 작품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도대체 무얼까. 체로키의 피가 섞였다는 그의 주장도 친척들의 말로는 거짓말이라는데... 감동이 깊었던 만큼 글을 쓰기도 쉽지 않아서 고민하다가 위키피디아에서 그에 관한 글들을 읽으려니 너무 힘들었다. 내가 진짜를 읽은 것인가, 가짜를 읽은 것인가. 완전히 속은 것인가. 아니면 내면에 있던 죄책감이었을까.
저자가 살아있을 때 진실을 밝히고 다 털어놓았다면 믿음이 갔을까? 그냥 소설이라고만 했어도 이렇게 놀라고 화가 나고 속상하지 않았을 텐데. 자전적 소설이라는 것에 또 너무도 사실적인 표현들때문에 작은 나무와 함께 한 달 동안 울고 웃었던 시간이, 내 마음이 크게 상처를 입었다. 오랫동안 이 책의 팬이었던 오프라 윈프리는 책장에서 치워버려야겠다며 더 이상 아무 감동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나도 이제 이 책을 내 인생의 책에서 지워야 할 것 같다. 작품과 작가는 분리할 수 없다. 그의 통렬한 반성이 없다면 그 작품이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마음을 울리는 글이 될 수 없다. 거짓말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
첫댓글 감동이 큰 만큼 배신감도 컸죠? 우리 언니 어떡해야 작가에 대한 상처가 회복될까나~~ㅠㅠ
그러게.살아 있으면 물어보기라도 할텐데 ㅠㅠ
언젠가 더 울림을 주는 다른 작품을 만나겠지~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