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은 설레임
김태중(흥국생명 IT운영팀)
10년쯤 된것 같다. 토요일 이른 아침에 지하철을 타 본 기억이. 매일 출퇴근 지하철을 이용하지만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눈이 들어왔다. 놀이공원을 가는 가족들의 모습, 등산을 가는 중년부부들의 모습 다들 기분좋은 설렘이 가득한 표정들이었다. 나의 둥근나라 아이들을 만나러가는 첫걸음도 그러했다. 수유역을 빠져나와 골목길을 따라 둥근나라에 도착을 하였다. 계단을 통해 3층의 둥근나라에 들어가니 넓은 거실과 아이들이 생활하는 방, 거실 한켠에는 책이 빼곡한 책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 모습은 여느 가정집과 다름이 없었다.
사실 아이들을 만나기 일주일전부터 나는 하나의 부담을 갖고 있었다.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였다. 4월 협약식때 시설장님을 통해 이야기를 들었을때만 해도 기존 아이들과 뭔가 다른점을 찾으려고 했던것 같다. 시설장님과 3명의 아이들이 우리를 웃으면서 반겨주는 순간 나의 생각은 크나큰 착각이라고 깨달았다. 거실 테이블에 앉아서 아이들과 처음 인사를 건냈다. 수줍어 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여중학생 모습이었다.
보라,미주,은주를 처음 보는 거지만 친근하게 느껴졌다.
아이들과 처음 같이한 활동은 독서치료였는데 독서선생님이 그림책을 읽어준후 서로의 느낀점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는데, 치료란 말이 무색할 만큼 아이들은 다들 따뜻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책의 내용은 사랑의 힘이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성인인 내가 보아도 많은 점을 느끼게 해주었다. 아이들도 사랑이라는 지금의 느낌을 계속 이어갈수 있었으면 좋겠다.
두번째로 진행한 프로그램은 본인만의 책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총 5장의 페이지의 본인의 장래에 이루고 싶은 것들로 채워 나가는 것이었다. 아이들의 꿈은 소박하지만 본인들이 희망으로 채워나갔다. 가족에 대한 사랑, 본인이 꿈꾸는 미래 등 아이들이 만든 책의 내용처럼 이루어지길 바래본다. 나는 2달이 지난 지금도 5장의 빈 페이지를 다 채우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중 한 페이지는 둥근나라 아이들이 행복하기를 소망하는 페이지로 꾸몄다. 식구란 말이 밥을 같이 먹는것이란 한자어다. 나에겐 오늘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 아이들도 우리들을 밥을 같이 먹을수 있는 편안한 식구로 받아주길 소망한다. 귀여운 5명의 조카가 생긴 삼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나도 모르게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새로운 가족이 생긴 느낌이었다.
시설장님이 아닌 마음씨 좋은 이모님 중2소녀 보라가 아닌 냉면을 좋아하는 보라, 단발머리 소녀 은주가 아닌 친구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쁜 은주, 웃는 모습이 이쁜 미주가 아닌 손재주가 좋은미주, 활발한 초등학생 동민이가 아닌 태권도와 나루토를 좋아하는 동민
희망원정대 활동으로 함께 하지 못한 영진,
앞으로도 더욱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게 벅찬 감동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