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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피큐어의 식도락, 돼지고기구이 이야기 - 미식의 별을 맛보다!
뻔한 돼지고기의 다른 맛!
가장 대중적인 국민 단백질인 돼지고기를 제대로 관리하면서 그들만의 노하우로 특별한 맛을 선보이는 돼지고기구이의 별들을 에피큐어가 찾아 봤다. 흔히 알고 있는 신선하고 맛있는 돼지고기의 조건이 소고기에 비해 색이 연하고 밝은 분홍색을 띠는 것이지만, 돼지고기는 품종, 부위별 고기의 질, 그 외에도 고기의 맛을 좌우하는 요소는 많다. 숙성방식과 칼질의 노하우, 불의 재료와 화력, 불판과 굽는 실력 등 다양한 요소가 고기의 맛을 좌우한다.
그 중에서도 첫 번째는 두말할 것도 없이 고기의 질이다. 우리 땅에서만 해도 수십종의 돼지가 있으나 흰돼지와 흑돼지로 크게 구분할 수 있으며, 비계가 두꺼운 흰돼지에 비해 빨리 자라지는 않지만 살이 단단하고 맛이 좋은 흑돼지가 비싸고 인기가 있다. 흑돼지 전문점이 많은 제주도에서도 오리지날 흑돼지 전문점은 많지가 않다. 흑돼지 전문점이라고 해도 다수는 요크셔와 교배종인 털만 검은 돼지일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가장 대중적인 구이용 부위로 돼지 옆구리)의 첫번째부터 다섯번째 늑골부위인 돼지갈비와 돼지 한 마리당 약 8~10kg 정도 나오는 삼겹살, 6~7kg 정도 나오는 목살 외에도 돼지 한 마리당 500~600g 정도 나오는 목덜미살인 항정살은 근내지방과 살코기가 적절히 섞여 마블링이 예쁘고 씹는 맛이 일품이며, 돼지 한 마리에 200~300g 정도로 한때 등잡육으로 취급되던 가브리살은 맛과 모양이 항정살과 비슷해 구이용으로 인기가 있다. 돼지 한 마리당 약 300~400g 정도 생산되며, 소고기의 안창살과 비슷한 부위인 갈매기살은 갈비뼈 안쪽의 윗면을 가로지르는 얇고 평평한 횡격막근을 분리한 부위로 쫄깃하고 맛과 향미가 좋다.
두 번째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칼질의 중요성이다. 돼지고기구이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순례지 중에는 육즙 중심의 담백한 고기 본연의 맛에 치중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육즙 보다는 부위별 독특한 식감에 치중하는 면이 강한 집들도 있다. 소고기에 비해 숙성의 중요성이 덜한 돼지고기의 경우 칼질에 따라 동일한 부위가 맞을까 싶을 정도로 차원이 다른 독특한 식감을 보여주고 있는데, 바로 항정살과 항정살을 다른 방향으로 썰어 특화해 치맛살로 부르는 집(화양동 원조숯불소금구이)이 한 예이다.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칼질의 중요성은 부산의 몇몇 횟집에서 선보이고 있는 일반 회 썰기 방향과 90도 다른 각도로 길게 썬 회로 회자되는 집과 비슷하다. 생선회와 관련해 서울과 다른 다양한 칼질의 회를 맛을 보려면 부산에서 이름을 날리는 내공 넘치는 횟집들의 독특한 회뜨기를 참고하면 이해가 쉽다.
또 다른 한 가지는 화력이 되는 재료와 불판이다. 질좋은 참숯과 연탄을 고집하고 불향을 중시하는 직화구이의 여러가지 불판, 육즙을 중시해 불의 재료 보다는 두꺼운 무쇠불판을 고집하는 집(명월집) 등 나름의 특화된 노하우에 초벌과정 만큼은 주인이나 잘 훈련된 서버가 직접 담당하는 등 고기의 맛을 관리하기 위해 나름의 경험치로 접근하고 있다.
명월집 - 스테이크 스타일의 돼지불고기로 유명한 집. (AA)
텅빈 식당의 50년이 넘었다는 무쇠 불판, 모든 불판에 불이 지펴져 있다. 기름 한방울 안나는 자원 빈국 이 땅에서는 보기 드문 의아스러운 풍경이다. 쥔장 부부만의 가장 이상적인 숙성 과정에서의 고기의 관리를 위한 실내의 온도, 습도를 고려한 특별한 고집이다. 마장동에서 까다롭게 들어오는 돼지목살은 그날 그날의 온도, 습도에 따라 날짜별 보관관리를 달리하여 쥔장만의 까다로운 자연숙성으로 고기맛을 극대화하는 게 명월집만의 비법이다. 실온 혹은 실온과 비슷한 환경에서 7~10일을 숙성시킨다는 원료육의 관리에 관해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주인장의 철학 만큼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숙성고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 냉장고와 상온숙성만을 고집하는 까다로움은 부재료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어느 정도 발효가 진행된 고기에 엄선된 국내산 청양고추와 생강, 마늘, 굵은 소금만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쉽게 푸패하는 돼지고기의 특성을 상쇄시켜 기존 양념 소스보다 오래 보관이 가능하게 했다.
명월집의 또 다른 풍경은 400~500도의 무쇠불판 위에서 짧은 집게를 고집하며 초벌구이하는 쥔장부부의 모습이다. 충분히 숙성된 고기를 3~4cm 깍둑썰기로 잘라 최대한 불판과 접촉하지 않도록 빠르게 볶아내듯이 굽는데, 이 모습이 춤을 추듯 무아경을 연상케 한다. 고기관리 뿐 아니라 불과 고기의 익힘 과정에도 고집스러움은 변하지 않는데, 무쇠불판위의 뜨거워진 공기를 이용해 굽는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달궈진 불판에서 최대한 빠르게 익혀내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명월집만의 육즙이 살아있는 고기 맛을 만들어 낸다. 조금만 장사가 된다 싶으면 체인사업에 더 열중하는 맛집들 속에서 최고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억척스런 고집이 여기 저기서 느낄 수 있는 몇 안되는 집이다. 이런 고집이 있어 맛을 찾는 사람들이 행복해 하고 서울의 구석 뒷골목이지만 문전성시를 이루게 하는 원천이 아닐까 생각되는 많은 생각을 만들게 하는 집이다. 최근 건강문제로 주인장의 고향인 춘천으로 이전해 왔다.
[ 남부 사거리 효자119안전센터 옆 ]
도로명 주소 : 강원도 춘천시 효명길 14-4
일미집 - 미아삼거리의 돼지고기 강자. (AA)
연탄불에 굽는 목살, 삼겹살이 좋은 집으로, 숙성기간을 거친 목살(30인분)과 삼겹살(40인분)을 매일 한정량만 판매한다. 고기의 질은 몰론이고 반찬 하나하나가 모두 괜찮은 편이며, 직접 만든 보리쌈장, 차왕무시 스타일의 부드럽고 얌전한 계란찜, 고기를 시키면 따라 나오는 청국장도 수준이 있다. 예약의 경우 7시 전까지 입장해야 된다.
[ 미아사거리역 4번 출구로 나와서 우측 송천동 길로 직진, 일급수산이 보이면 우회전 ]
도로명 주소 : 서울특별시 강북구 숭인로 65-3
원조숯불소금구이 - 건대입구 인근의 돼지고기 강자. (AA)
화양동 인근에서 범상치 않은 맛을 자랑하는 고깃집으로, 기존의 돼지고기 항정살을 일반적인 칼질의 방향과 다르게 잘라 치마주름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돼지 치맛살이 유명하다. 칼질의 방향에 따라 고기의 식감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 명쾌하게 증명해 보이고 있다. 가게 한켠에서 고기를 초벌구이해서 내오면 합성탄에 조금 더 구워서 먹는다. 멸치육수 베이스에 4가지의 된장으로 끓여낸 일명 입가심밥도 별미로 꼽힌다.
[ 화양사거리 최차혜병원 지나서 고가도로 끝나는 부근 골목안 ]
도로명 주소 : 서울특별시 광진구 광나루로12길 19
땅코참숯구이 - 행당시장 인근에 위치한 목살구이의 강자. (AA)
숯불에 소금만 뿌려서 굽는 두툼한 목살과 삼겹살 원육이 탁월한 곳으로, 쫀득한 식감과 육즙에서 전해지는 고소함이 일품이다. 시장통의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에서 술 한 잔 곁들여 먹는 고기 맛이 좋다. 잘 훈련된 서버들의 직접 구워주는 솜씨도 볼만하다. 땅코는 주인장 와이프의 별명에서 착안한 이름이라고 한다.
[ 왕십리역 10번 출구로 나와서 무학여고 방향으로 직진 후 전자랜드 골목 안에서 우회전 ]
도로명 주소 : 서울특별시 성동구 행당로17길 21
성산왕갈비 - 퀄리티 좋은 생돼지갈비로 에피큐어들 사이에 회자되는 집. (AA)
극강의 생돼지갈비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갈비 중에서도 지방질의 식감이 쫄깃해 가장 맛이 좋다는 가슴쪽 부위를 주로 취급하는 곳이다. 두툼하고 큼직한 돼지갈비에 듬성듬성 칼집을 넣고 왕소금을 뿌려 참숯에 굽는 방식이 제주식과 비슷하다. 4인분 정도 크기의 생갈비 한 판(1덩어리)의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고기의 뭘리티를 생각하면 충분히 상쇄될 수 있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고 맛도 훌륭하다. 아삭한 오이무침을 비롯한 깔끔한 곁반찬에 된장찌개도 별미다. 주문시 4인분용 갈비를 선택하면 부위가 더 좋다고 한다.
[ 월드컵경기장역 2번 출구로 나와 다리를 건너 시영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면 상가건물 2층에 위치 ]
도로명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233 성산시영아파트내 상가
원조소금구이치맛살 - 강동구 돼지고기구이의 강자. (A)
길동 인근에서 치맛살이 유명한 20년 내력의 집으로, 항정살을 일반적인 칼질의 방향과 다르게 썰어 서걱이는 식감을 잘 살린 고기인 치맛살을 주력으로 하는 곳이다. 화양동의 원조숯불소금구이에 비해 다소 관용적인 칼질이지만 고기의 신선도나 질이 뛰어나 꼬득한 식감과 육즙 모두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갱시기로 부르는 김치국밥은 평이하다.
[ 5호선 길동역 2번 출구, 길동초등학교 뒷편 길동주민센터 50m 옆 ]
도로명 주소 : 서울특별시 강동구 명일로 221
효자동소금구이 - 통으로 내는 갈매기살이 유명한 집. (A)
경복궁 서쪽 마을인 서촌(행정구역상 내자동)에 위치한 허름한 대포집 분위기의 고깃집이다. 통으로 내는 갈매기살이 인기이며, 두툼한 두께의 목살, 삼겹살도 많이 찾는다. 곁들이로 나오는 시락국도 괜찮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붓글씨로 쓴 옛날식 메뉴판이 있는 70년 대 풍의 허름하고 정겨운 분위기의 집이다.
[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우측 첫 번째 골목 안 ]
도로명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로 117
노원목고기 - 상계동에서 참숯으로 굽는 목살구이가 유명한 집. (A)
질 좋은 참숯을 사용해 석쇠에 굽는 두툼한 목살 한 가지만을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참숯 향에 부드럽고 쫄깃하면서도 육즙이 잘 보존된 목살구이로 좋은 평가를 얻고 있으며, 별미로 꼽히는 파채를 곁들여 먹는다. 테이블 7개의 아담한 규모의 공간이라 전화로 확인 후 방문하는 게 좋다.
[ 노원역 1번 출구로 나와 상계초교입구 교차로 방향 140m 우측 ]
도로명 주소 : 서울 노원구 상계로 96
상상돼지 -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돼지구이의 신흥 강자. (A)
초벌구이 삼겹살과 목살의 신흥 강자로 가산디지털단지 인근에서 소문난 집이다. 주인장이 직접 초벌한 통고기를 무쇠불판에서 굽고 김치, 부추를 곁들여 먹는다. 훌륭한 고기맛 외에도 깔끔한 분위기에 겸손하고 친절하며 진정성이 엿보이는 운영으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명이나물비빔밥도 별미다.
[ 7호선 가산디지털역 4번 출구에서 직진, 제일모직나눌렛 끼고 좌회전 LG전자MC연구소 끼고 우회전 후 좌회전 ]
도로명 주소 : 서울특별시 금천구 시흥대로153길 95
돈가래 - 성북구 목살구이의 강자. (A)
한성대입구역 뒷길에 위치한 목살구이의 강자로 메뉴는 단 한 가지 목살구이가 전부다. 질 좋은 참숯을 사용하며 육즙관리를 위한 초벌구이 만큼은 주인이 직접 챙긴 후 나머지는 손님의 몫이다. 고기의 부드러움이 탁월해 양파를 넣은 간장양념이나 소금에 찍어 담백하게 즐긴다.
[ 4호선 한성대입구역 7번 출구로 나와 맥도날드 지난 골목으로 좌회전 후 우회전, 직진하면 우측 ]
도로명 주소 :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로2길 56
더두툼생고기 - 3.5cm 두께의 한돈 생고기와 생갈비가 좋은 집. (A)
상일동에서 두툼한 생목살 스테이크가 유명한 집이다. 한우 생등심도 취급하고 있지만 스테이크 두께의 한돈 생고기가 주력이며, 따로 부탁해야 맛볼 수 있는 생갈비가 훌륭하다. 30년 가까이 정육업에 종사하고 고기에 대한 남다른 안목을 가진 주인이 직접 고른 고기를 숯불에 직화로 구워 먹는다. 5년 숙성해 간수를 뺀 소금이나 장류도 괜찮다.
[ 5호선 상일역 3번 출구로 나와 상일역교차로에서 우회전 후 직진, 고덕주공 6단지 정문 앞 ]
도로명 주소 : 서울특별시 강동구 구천면로 664
가현산생고기 - 직화구이의 정석을 맛볼 수 있는 곳. (A)
검단이 본점인 태백산 계열의 생돼지고기 전문점으로, 삼겹살, 목살 등의 생고기 원육을 참숯을 사용해 직화로 굽는다. 고기의 질이나 숯불, 곁들이 음식 등 모든 면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으며, 직접 고기를 구워주는 서버들의 서비스도 훌륭하다. 토하젓과 새싹 채소를 비빈 토하젓 비빔밥도 빠뜨릴 수 없는 별미다. 송도와 청라에 직영 분점이 있다.
[ 인천 2호선 검단사거리역 1번 출구, KT검단사옥 옆 ]
도로명 주소 : 인천광역시 서구 봉수대로1440번안길 24-9
식도락보물섬☆에피큐어 (www.epicure.co.kr)
첫댓글 ㅋ ㅋ
강북으로 한번 먹으러 가야 겠습니다.
돼지고기를 넘~좋아 합니다
네~에피큐어 참고하셔서 실패없는 즐거운 식사 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