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온사인에 하나둘씩
불이 켜지면 자그마한 월곶의섬(소래포구옆)은 은은한 오랜지 빛으로 물들기 시작
한다.
지난 9월 강원도 테마여행(경포대해수욕장,주문진항,정동진,메밀꽃필무렵의봉평)을
떠났던 체스회원들과 도착한 시각은 밤7시경.
단골횟집 ‘연안부두’에서 펄떡펄떡 뛰는 팔뚝만한 농어를 흥정하는 데는 언제나처럼
전성배사범님이 맡았는데,그 광경을 쳐다만 보는 것도 여간 즐겁지 않다.
3층 ‘윤정이네’로 올라가 밤바다를 내다볼 수 있는 창가쪽으로 자리를 틀고 앉았다.
그러니까 ‘윤정이네’는 또다른 단골집인 셈인데,생뚱맞은 상호지만 아주머니 인심이
묻어나며 써비스도 빼 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그래서 단골이란, 가본 사람이 또가고 추천도 하는 모양이다.
회원중의 한 사람이 복분자 술을 가져와서는 한잔씩 돌리니 인기는 만점일 수밖에.
이야기꽃이 허공을 가르는 순간,우선 먼저 뜬 ‘농어회’가 전달됐다.
저쪽상에서 젓가락을 들고 이사까지 오셨다.
나머지 회가 뜨는대로 곧 도착하련만, 그때까지 강한 의지로 참기가 어려운 까닭
이다.
맛과 신선도로만 친다면 빌딩속 여느 횟집에 비할바가 아닌데,바다를 지척에 둔
탓에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일 게다.
거기다가 가격도 ‘착한’편이다.
상을 다 받고나니 시간이 훌쩍 흘러 캄캄한 밤 바닷가에 잠시 섰다.
어슴츠레한 갯벌에는 어선이 배를 땅에 대고 비스듬히 누워 있다.
벌써 몇시간째 저러고 있는 것일까.
도시는 화려하고 자극적이지만 싱싱한 에너지가 말살된 곳이기에,지친 사람들에게
남겨진 유일한 선택은 탈출이다.
그런고로 네온사인이 출렁이는 월곶에서의 한때는 의미있는 자리가 아니었는지.
첫댓글 월곶.......달곶......좋은곳에서 좋은식사를 하셨구먼
대부도,오이도,적덕도,선유도,소래포구,월곶등,가는 곳마다 다 글을 쓰게 되면 어떻할지.
못가본곳이 어디인가? 적덕도 같구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미심 쩍어서 썼던 글을 다시 보니 적덕도가 아니라 '덕적도' 올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