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산의 아침> 2004. 12. 18. 토
영화산책!
ann) 이번 시간은 영화계 소식과 개봉 영화 소식을 알아보는 <영화산책>
시간입니다. 성탄절에 맞춰 개봉되는 영화가 있다고 하는데요.
영화평론가 장석용 씨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장) 안녕하세요? 오늘은 아네스 자우이 감독의 <룩앳미>란 프랑스영화를 소개할까 합니다. 프랑스 대사관 초청으로 지난 월요일 무역센타 코엑스에서 시사회가 있었는데요, 감독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로 올 해 깐느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ann) 영화 제목 <룩앳미> “나를 봐라” 이런 뜻인데.. 여기에도 뭔가 숨은 뜻이 있겠죠?
장) 물론입니다. 뚱보 처녀가 자신을 봐달라고 항변하는 그런 내용인데요, 이 영화는 뚱뚱한 외모와 자기밖에 모르는 아버지로 인해 불만과 상처를 가득 안고 살아가는 스무살의 롤리타와, 지독히 자기중심적이고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 찬 아버지 에티엔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독특한 인물들의 좌충우돌 코메디입니다.
우아하고 지적인,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룩앳미>는 영화가 종합예술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작품인데요, 주인공들의 연기와 엄청난 각본, 디테일, 음악성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실제로 감독이 성악을 공부했고 영화 속에서 직접 노래까지 부르는 괴력을 발휘합니다. 이렇게 영화는 일상에서 느끼는 모든 감정들을 솔직해 털어놓고 우리 주변의 인간관계를 찬찬히 따져보게 만듭니다.
ann) 아네스 자우이 감독이면 <타인의 취향>이란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죠?
이 감독은 각본, 감독, 연기에 이르기까지 다재다능하다는데 사실입니까?
장) 그렇습니다. 이미 알랭 르네 감독의 <스모킹/노스모킹>으로 세자르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고, 연출 데뷔작 <타인의 취향>으로 세자르 영화제 각본상과 최우수 작품상을 함께 수상한바 있는데요, <타인의 취향>은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얻은 작품이죠. 섬세하고 깔끔한 감성적 스토리 전개와 등장인물들의 리얼리티 확보가 영화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두 번째 작품 <룩앳미>는 현재까지 200만 관객동원에다 흥행과 비평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ann) 얘기를 듣다보니까 기대가 되는데요, 감독이 만들어내는 캐릭터들은 어떤가요?
장) 평범하지만 어딘가 특별한 구석이 있는 인물들로 독특한 코미디를 창조해내고 있습니다. 감독의 코미디는 감각적이고 섬세하며, 따뜻합니다.
도저히 해결이 보이지 않는 문제투성이의 인간도 끝내 미워할 수 없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ann) 이 영화에서 주인공 롤리타의 유일한 즐거움이 성악 연습이라구요?
그만큼 영화에서 음악의 비중이 높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장) 이번 영화에서 역시 음악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데요, 감독은 음악은 영혼을 치유하는 기적이라고 슈베르트와 모차르트, 베르디와 헨델의 음악을 들어 역설합니다. 자신이 직접 성악 선생으로 나오면서, 음악과 합창이라는 소재를 영화 속에 전면적으로 등장시키는데, 마지막에 합창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각기 다른 문제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각 캐릭터들을 위로하고 갈등을 화해시키는 듯 합니다. 특히, 롤리타에게 유일한 즐거움과 위안을 주는 음악은, 새로운 희망을 암시하기도 하는데요, 외모에 상관없이 오직 목소리와 실력으로 그녀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ann)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정리해주시죠.
장) 빛나는 꽃돼지 뚱보역의 마릴루 베리는 프랑스 유명 여배우인 조지안느 발라스코의 딸이기도 합니다. 감독은 대화가 단절된 가족과 그 가족 사이에 끼어버린 무명의 소설가 부부를 통해 가식적인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리면서 센스 있는 유머로 관객을 웃깁니다. 그리고 그 웃음 속에서 무관심으로 상처받은 뚱보 여인 롤리타와 자기 밖에 모르는 아버지, 그리고 제자를 이용해 남편을 성공시켜 보려는 성악 선생님.. 이들을 통해 영화는 진정한 사랑과 행복, 현대인들의 위선에 대해 잔잔한 교훈을 얘기합니다.
ann) 12월 24일에 개봉하는 프랑스 영화 <룩앳미>..
할리우드 영화와 우리 영화 속에서 얼마나 사랑 받을지도 관심산데요..
자기중심적인 현대인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영화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영화산책> 영화평론가 장석용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