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홍콩 하면 쇼핑을 하기 위해 잠깐 다녀오면 되는 '식상한' 여행지로 생각하기 마련인데 천만의 말씀! 혹자는 홍콩에 가야 하는 이유가 1000가지가 넘는다고 했다. 중국인 특유의 허세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홍콩의 매력이 다양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홍콩은 동양과 서양, 중국과 중국의 주변국가,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매력이 함께 녹아있는 매력 넘치는 문화의 용광로인 셈이다. 그래서 홍콩은 쇼핑을 하기 위해, 식도락을 즐기기 위해, 야경을 즐기기 위해, 아니면 그냥 사업차 방문해도 누구에게나 적당한 만족거리를 제공하는 참으로 관대한 여행지다. 정말 1000가지가 될지도 모르는 홍콩의 매력을 일일이 소개할 수 없겠지만 기름기를 쏙 빼서 홍콩 여행의 키포인트를 소개해 본다.
홍콩여행을 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것들 손바닥(?)만한 홍콩을 여행하기 위해 거창하게 공부할 필요는 없지만 미리 알고 가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홍콩의 지리만큼은 꼭 알고 가도록 하자! 홍콩의 면적은 약 1,100㎢로서 서울의 1.8배 쯤 되는 크기지만 대부분 험준한 산악 지대라 사람이 사는 곳은 그 중의 약 25% 밖에 안 된다. 그 중에서도 여행자들이 주로 가는 곳은 구룡 반도(북쪽)와 홍콩 섬(남쪽)으로서 합쳐서 약 127㎢에 불과하며 이 지역이 우리가 홍콩이란 도시로 알고 있는 곳이다.(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이며 '홍콩'이란 이름을 가진 도시는 없다.) 그렇게 크지 않은 지역이기에 지하철인 MTR과 버스, 트램 등 대중교통만 잘 이용하면 이동하기에 큰 무리가 없고 택시비도 우리나라 수준으로 그렇게 비싸지 않다. 단 100년 역사를 가진 명물인 2층 트램을 이용할 때 꼭 알아야 할 한 가지! 트램은 남쪽 지역인 홍콩 섬에만 다니니 동선을 짤 때 꼭 참조하도록 하자. ▶홍콩 중심부에서 체감하는 인구밀도는 상상초월. 온갖 인종이 모여있는 문화의 용광로다. 사진은 젊은이들의 번화가인 코즈웨이 베이.
▶홍콩은 여행객에게 관대한 도시다. 지하철인 MTR을 비롯해 대중교통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있다. 여차하면 택시를 타도 부담없다. 동서양의 식문화가 녹아있는 식도락을 즐기다 수많은 홍콩의 매력 중에서 가장 먼저 즐겨봐야 할 첫 번째는 뭐니 해도 식도락이다. 공식적으로 허가된 식당의 수가 자그마치 1만5000개라고 하고 실제로 정확한 수는 홍콩요식업조합회장조차도 알지 못한다고 하니 작은 홍콩의 면적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무시무시한 수가 아닐 수 없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음식은 맛볼 수 있거니와 홍콩은 와인을 비롯한 식자재의 관세가 없기 때문에 홍콩에서 즐기는 식사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최고다. 광둥요리, 쓰촨요리, 베이징요리, 챠오저우요리, 상하이요리 등 드넓은 중국대륙의 오만가지 음식부터 영국, 베트남, 태국, 인도, 그리고 한식까지 세상 모든 곳의 음식을 값싸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홍콩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배부르게 여행할 수 있는 음식백화점일 터. 홍콩에 갈 땐 허리띠 제대로 풀 준비를 하도록 하자.
▶일찍이 항구도시였던 홍콩은 중국의 다양한 음식문화에다 영국 등의 서양의 음식문화까지 접목된 매력적인 퓨전 식문화를 자랑한다.
▶홍콩 가서 먹어봐야 할 음식이 어디 한 두개겠냐만은 홍콩 특유의 조리법을 자랑하는 꽃게 요리와 다양한 딤섬만큼은 꼭 먹고 오자. 명품부터 보세까지! 연중무휴 쇼핑에 탐닉하다 꼭 '쇼퍼 홀릭'이 아니라도 홍콩은 정말 쇼핑하기 좋은 곳이다. 연중 끊이지 않는 바겐세일 시즌에 찾아 명품 쇼핑만 제대로 하고 와도 본전은 뽑고 올 수 있을 만큼 쇼핑천국으로서 그 명성이 자자하다. 굳이 명품 뿐이겠으랴! 그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기 힘든 고급 명품 브랜드부터 ‘제시카’, ‘상하이탄’, ‘비비안 탐’ 등 홍콩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브랜드에다 우리나라에는 그림의 떡과 마찬가지인 인테리어 매장 ‘이케아’까지 온갖 브랜드를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는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소비의 도시다. 타임스 스퀘어, 하버 시티, 헤리티지 1881, IFC빌딩 등 유명한 쇼핑 복합몰도 좋지만 호라이즌 플라자 아웃렛이나 스페이스 아웃렛 같이 요즘 뜨고 있는 저렴한 아웃렛 매장을 들러보는 것도 알뜰 쇼핑의 노하우.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홍콩 섬 중심의 셩완이나 구룡 반도 북부의 몽콕에 있는 100년 넘은 골동품 시장은 꼭 놓치지 말도록 하자. ▶정말 완벽한 자켓과 코트를 만날 확률이 가장 높은 홍콩... 연중 무휴 쇼핑객이 끊이지 않는 세계 최고의 소비 도시다.
▶홍콩쇼핑의 매력은 관세 혜택 덕분에 가능한 다양한 브랜드와 저렴한 가격이다. 특히 이케아같이 우리나라에선 볼 수 없는 매장도 많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야경을 만나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소속 사진가들이 세계 3대 야경 중 가장 으뜸가는 곳으로 꼽히는 홍콩. 사실 홍콩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옛날 유행가에도 나오는 ‘홍콩의 밤거리’일 것이다. 홍콩 섬과 구룡 반도를 빼곡하게 메운 마천루들은 물론이거니와 갖가지 한자 간판들이 매력을 뽐내는 밤거리까지, 홍콩의 밤은 정말 눈을 얼얼하게 할 정도로 화려하다. 굳이 꼭 명소를 찾아가지 않아도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불야성이지만 홍콩의 도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빅토리아 피크나, 화려한 레이저쇼인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 스타의 거리는 시간을 내서 꼭 찾아가자. 홍콩 섬을 횡단하는 2층 트램을 타거나 영화 <중경삼림>에 등장해 인기를 끈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등 이동수단을 타며 자연스럽게 즐기는 홍콩야경 관람코스도 강력추천이다.
▶홍콩 야경의 백미는 이렇게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화려한 불야성이다. 빅토리아 피크와 스타의 거리는 꼭 기억해야할 야경 명소.
▶그러나 명소에서 보는 야경은 천편일률적이다. 뚜벅뚜벅 걸으면서, 혹은 밤의 트램을 타면서 자신만의 '홍콩의 야경'을 즐겨보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를 느끼다 일찍이 중국 광저우 지방의 무역항으로서 번성했고, 1842년 아편전쟁 이후 영국의 식민지가 된 홍콩은 수백 년의 역사를 보듬고 있는 도시다. 그러다 보니 하늘을 찌를 듯한 최첨단의 마천루와 함께 쓰러질 듯 고색창연한 옛 건물들이 공존한다. 때문에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홍콩영화 속 풍경들을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 가도 그대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참 즐거운 경험이다.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장국영을 비롯해 이제 완연히 늙어버린 주윤발, 유덕화 등 당대의 홍콩배우들을 당시 영화 속 캐릭터의 모습대로 홍콩 거리에서 바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액션영화 <영웅본색>(1986년)에서 ‘영화 원제(A better tomorrow)’처럼 더 나은 내일을 꿈꾸던 주인공들이 기대했던 25년 뒤 지금의 홍콩 모습은 크게 변한 게 없는 것 같다. 마초들이 총질을 하던, 연인들의 애절한 사랑이 펼쳐지던 홍콩의 낡은 건물들과 밤거리를 거닐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홍콩의 낭만을 즐겨보도록 하자. ▶홍콩에는 오늘도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가 솟아오르고, 전세계의 '쉬크'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세련된 도시다.
▶그러나 조금만 홍콩을 둘러보면 홍콩의 매력은 오래된 본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터. 홍콩의 과거는 여전히 현재 속에 살아숨쉰다. TIP : 홍콩은 어떻게 여행하면 효과적일까? 세계에서도 으뜸가는 항공의 허브인만큼 우리나라 인천공항에서 홍콩으로 가는 항공편은 무척 많다. 홍콩의 대표 항공사인 케세이패시픽을 비롯해 대한항공, 아시아나도 하루에 몇 편씩 홍콩 책락콥 국제공항으로 항공기를 띠운다. 도심인 구룡역과 홍콩 섬까지는 공항버스와 도심철도(AEL)로 약 20분까지 걸리며 시내 유명호텔까지는 무료로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공항에 도착하면 만능교통카드인 '옥토퍼스 카드'를 꼭 구매토록 하자. 공항 입국장의 AEL 창구에서 150홍콩달러(우리 돈 2만2000원 가량)에 구입할 수 있는 이 카드로 MTR(지하철), 버스, 트램 등 대부분의 대중교통을 별도로 표를 끊을 필요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글,사진 : 지루박멸연구센타 우쓰라씨(http://woosra.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