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3일, 기린봉을 오르기로 했던 날입니다.
아중저수지에서 교수님을 뵈어 산을 오르기로 했었기에, 신정문에서 택시를 함께 타고 아중저수지로 갔습니다.
아중저수지는 군대에 있었을 때 행군을 하면 갔었던 백운호수만큼이나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산행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났을까, 갈림길이 나왔습니다.
한쪽은 중바위로 가는 길이었고, 한쪽은 기린봉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분명히 중바위와 기린봉 두 곳 다 오르기로 했었지만, 어느 곳으로 가야 될지 많은 고민이 되었습니다.
결국, 중바위 → 기린봉으로 가는 길을 선택하였고
'길'에 대한 교수님의 질문에 많은 생각을 하며 즐겁게 산을 올랐습니다.
그렇게 얼마 지났을까, 어느새 중바위에 도착하였습니다.
중바위에서 바라본 전주는 노송동부터 팔복동, 동산동까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만약, 전주가 처음이라면 중바위에 올라가 전주를 바라보며 길을 익히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중바위를 지나 기린봉으로 가는 길에서 동고산성을 들렀습니다.
이곳은 후백제의 왕이었던 견훤이 있었던 왕궁으로 단일건물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였다고 합니다.
1000년 전의 견훤이 야망을 꿈꾸는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지 않습니까?
동고산성 터를 지나가다 보니 기린봉에 도착하였습니다.
기린봉은 완산칠봉과 같이 전주를 지켜주던 4개의 봉우리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완산칠봉은 용에 해당하는 격으로 지금 완산동의 용머리 고개가 훼손되어 길로 나 있는 반면에,
(실제로 시내에서 효자동을 가려면 용머리고개를 거치게 됩니다.)
기린봉은 보존이 잘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봄을 기다리지 못하고 초겨울에 꽃을 피운 진달래입니다.)
그렇게 산행은 어느새 끝나게 되고, 다시 아중저수지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출출한 배를 채우러 간 곳은 아중리의 한 국숫집입니다.
멸치국수 곱배기가 4,000원이었는데, 사리를 무한리필 해준다고 합니다.
(얼마나 먹었을지는 비밀. =ㅁ=;;;)
...
사진만 봐도 침이 꿀꺽 넘어갑니다.
누군가 국수이야기가 나오자 통집국수와 비교를 했다지만,
이건 비교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통집국수는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다면,
여기 국수는 행복해지기 위해 먹는 국수입니다.
저, 행복한 모습...;;;
...
이번 산행을 통해 얻은 것은 '길에 대한 의미'입니다.
길은 많은 사람이 다니는 통로이기도 하지만,
어느 때에는 갈림길에서 선택도 해야 하는데
어느 길을 선택하였느냐에 따라서 산행이 쉬울 수도 있고, 어려운 산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이 길을 올바르게 가고 있는지 주위를 살펴보며 확인도 해야 합니다.
갑자기 길이 없을 때에는 길을 찾으려는 노력도 해야합니다.
우리 인생에서 길은 매우 중요합니다.
가려는 길만을 계속 가지 말고, 주위를 둘러보며 나를 확인해보는 자세.
이번 산행이 가져 준 최고의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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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전주 전경입니다. 미니어처처럼 보이도록 만들어봤는데 그렇게 보이지는 않네요.
첫댓글 멋진 사진들입니다.^^ 짝짝짝
교수님과 아중저수지에서 만나 아중저수지에서 만나 산을 오르기로 했었기에, -> 아중저수지에서 교수님을 뵙고 함께 산을 오르기로 했었기에
수정했습니다. -ㅁ-;;;
한 번 수정하고 올렸는데도 이렇네요. 거 참...ㅋㅋ
연습이 천재를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말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계속 연습하세요.^^
한번 수정하고 -> 한 번 수정하고
형 진짜 사진 이쁘네요.^^
' 행복해지기 위해 먹는 국수'. 정말 멋진 표현이군요. 사진도 그렇고, 글도 그렇고, 윤석이는 예술적인 감각과 '끼'로 충만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