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전북 100명산 31차 선녀봉과 대활골 임도 라이딩

[삼다리]

모처럼 화창한 날씨

3주에 걸쳐 주말에만 비가 내려 라이딩에 굶주려 있는 우리에게 좋은 날씨다.

이번 차에는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의 주무대인 선녀봉을 넘어 동쪽 방향인 대활골계곡으로 하산하여 원점회귀하는 코스다. (아래 지도 참조)

말골가든 옆길을 지나 선녀봉으로 출발

착각

특별히 오늘은 와룡선생님이 함께하신다.

제 기억으로는 한참 전에 은파에서 철인시대님의 소개로 첫 대면을 한것으로 착각했다.

그 분은 다른 분이었다. 기억력 부실이다. 

초면에 실수를 한 것 같아 다시한번 죄송합니다. 

두릅

이정표도 없는 험난한 산행이 시작된지 얼마지나지 않아 나무두릅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고행일것 같은 라이딩은 제쳐두고 두릅 채취에 여념이 없다.

집으로 가져가든 라이딩 후 데쳐서 먹을려면 가능한한 많이 따야한다. 

다시 멜끌바로 산행을 하는데

앞가슴에 빵빵한 포대기를 맨 부부가 내려온다.

행색으로 보아 선녀와 나뭇꾼은 아닌것 같고 아마도 산 아래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일 것이다.

선녀봉 지리에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정상까지의 길을 물어보았는데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다.

순탄치 않은 산행길이 예상된다.
나무가지로 우거진 안보이는 길을 헤쳐내면서 천천히 정상으로 향한다.

첫번째 조망터

올라갈수록 주변 경관이 보이기 시작했다.

커다란 산봉우리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천등산, 대둔산... 장관이다.

봄꽃

산수유, 개나리, 벚꽃, 목련, 진달래...

올해는 평균기온 상승으로 봄꽃이 일찍 피었다. 예정보다 일주일 빠르다고 한다. 

꽃이 한꺼번에 피어나니 다음 주에 용유지의 벚꽃이 불안하다(철쭉이 벌써).

기쁜 소식을 전한다는 꽃말의 보라색 붓꽃이 오르막 언덕에 홀로 뽐내고 있었다.

딱 걸렸다

오르락 내리락 투박한 산길의 고도를 조금씩 높여 간다.

두릅이 보이면 따고 다시 등반하는데 앞 쪽 산속에서 "누구세요!" 큰소리가 들려온다.

뒤이어 두릅나무를 심고 가꾸며 관리하는데 허락도 없이 땄다고 호통을 친다. 

그러다 자전거를 메고 산행을 하는 우리 일행을 보고 두릅을 많이 따지는 않았겠지 하는 안도감에서인지 이내 목소리가 부드러워진다.
이런 야생의 산에 널려져 있는 두릅나무에 주인이 있다니 의심스러웠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사연있는 바나나

올해 3번째로 자전거를 타신다고 하셨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번 코스가 힘드네요. 바나나 드셨으니 힘내세요. 경치 만큼은 끝내줍니다.

두번째 조망터

첫번째 조망터보다 조금 더 올라 두번째 조망터가 주변의 풍경을 시원스럽게 관망할 수 있다.

말그대로 두메산골이다. 나뭇꾼이 살 만한 첩첩산중이다.

휴대폰카메라 승

가파른 능선을 멜바 끌바로 올라서니 그에 보상하듯 눈부신 경치가 펼쳐진다.

어찌 놓치랴. 돌아서면 까먹는 기억력보단 사진으로 남겨야죠.

철인시대님 휴대폰카메라 짱입니다.

제한된 기회

라이딩하러 왔죠.

이상이 없나 점검도 해볼겸 탈 수 있으면 패달을 굴러 봅니다.

포토타임

힌 구름을 배경으로 찰칵!

선녀봉 정상

선녀는 찿아볼 수 없었다. 선녀라는 이름을 빌려 온 것 같다. 

들머리에서 정상까지 올라오는데 안내판이나 이정표가 없어 여러번 멈칫거렸다. 답답했다.

야생, 날 것 그대로다.

그래서 선녀봉 옆에 있는 써레봉의 암릉길이 더 인기가 있어 선녀남봉과 더불어 많은 등산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선녀와 나뭇꾼의 테마가 되는 선녀봉을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겨! 쉰소리는 집어치우고...

뚜뚜......찰칵.

매번 치르는 의식 정상기념사진.

점심시간.

하산길에 칼벼랑 암릉구간.

쉽지않은 하산길

이팝나무.

가파른 하산길이다.

조금만 부주의 하면 미끄러지기 일쑤이고,

수북이 쌓인 낙엽 속의 돌을 잘못 건들여 밑에 있는 사람에게 위험을 줄 수 있었다.

원점회귀

와우! 임도가 보인다.

짧은 라이딩 거리지만 마치 지옥을 탈출한 느낌은 저만 그런가요?

만산홍엽님은 대활골임도에 널려 있는 두릅을 더 따고가자고 하는데

대세는 그럴수 없어요!

터프한 와룡선생님.

라이딩 후 회식

장선천 물에 두릅을 손질하고 등산 버너에 데쳐서 숙회 준비 완료.

철인시대님이 만들어 온 초장. 

인근에서 조달한 막걸리.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에 콕 찍어 상큼한 향이 나는 신선한 두릅을 막걸리와 먹으니 

선녀봉 라이딩하느라 피곤한 몸이 두릅 숙회로 에너지 만땅 충전. 

[만산홍엽]

최강의 야생싱글을 안전사고없이
마무리해서 다행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철인시대]

와~ 완벽한 후기입니다~ 작품이네요 ^^ 사진 정리하고 올리는게 젤 큰일인데 ㅋㅋ 덕분에 다시한번 선녀봉 라이딩을 추억하네요~ 고생스러웠는데 여러 에피소드가 더해져 저에게는 완벽한 코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코스 짜신 만산홍엽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와룡선생]

산속에서는 죽을 맛이었는데.... 그러나 결과는 두릅, 초장, 막걸리, 알싸하게 느껴지는 근육의 개운한 통증!! 살맛 입니다!!! 지옥으로 이끌어주신 만산홍엽님, 입을 즐겁게 해주신 철인시대님.다시 회상 할 수 있는 후기를 남겨주신 삼다리님께 감사드립니다. 와룡은 민폐만..ㅠㅠ

[철인시대]

저 힘들어 죽겠는데 만산홍엽님이 임도 돌자고 할때 말려주신거.... 그거 큰일 한거에요 ^^ 덕분에 두릅먹방 제대로 했잖아요 ♡♡

[삼다리]

코스를 계획하고 안전운행 책임지고 이 모든것을 조율하고
열정이 넘쳐도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낌니다.
저는 카톡도 바로 반응하지 못하고 말주변머리가 없어
능동적이고 순발력있는 대화가 어렵죠.
라이딩 후기를 작성하면서 제 생각을 조금이라도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선을 다하고 천천히 자연스럽게 담당하고 싶습니다.

[철인시대]

겸손한 말씀입니다~
너무나 감사합니다♡

[만산홍엽]

멋진 후기로
라이딩에 대한 추억이 한가득입니다
형님은 언제나 최선이신걸요
걱정하시지 말고 편안히 하시는 모습이 자연스럽습니다 ^^~

[삼다리]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