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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수카페】신비한 약초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위원장 (단장)
여행의 성패는 사실상 맛집에서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는 식도락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행 중 인터넷이나 SNS맛집으로 유명한 곳을 찾았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다들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여행 경험이 많은 사람은 인터넷으로 맛집 검색을 하기보다 여행지 사람들에게 정보를 얻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오랫동안 동네 주민에게 사랑받은 음식점은 나름의 이유가 있는 법. 동네 사람들이 먼저 발견하고 오랫동안 사랑해온 ‘찐 강화 맛집’을 소개한다.
천재지변도 꺾을 수 없는 맛집, 이조시대 손두부
2019년 강화섬은 태풍 링링으로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비바람이 얼마나 거셌던지 육지와 섬을 잇는 다리 통행이 통제되고 특별 재난 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런 날에도 이곳 맛을 잊지 못해 거센 폭풍우를 뚫고 찾은 동네 사람들이 있었다고.
▲ 이조시대 손두부의 버섯 전골
이곳은 직접 재배한 식자재와 직접 만든 손두부, 강화섬쌀로 정갈한 한 상을 차려 낸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손두부 맛이 특히 일품이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칼칼한 두부 버섯전골도 날이 추워지면 계속 맴도는 맛이다. 전골과 두부부침, 두부김치 한 상 가득 먹고 나면 아무리 추운 겨울도 따뜻하게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든든함을 얻는다. 그래서인지 동네뿐 아니라 양도면, 강화읍 주민들도 자주 찾는다. 오전부터 손님이 문전성시를 이루다보니 재료 소진으로 정해진 마감 시간보다 일찍 문 닫는 경우가 잦은 편이니 일찍 찾아가는 것을 권한다.
■ 이조시대 손두부
○ 주 메뉴 : 두부 버섯 전골, 두부부침, 순두부백반
○ 위치 : 강화군 길상면 강화남로 62
○ 휴일 : 매주 일요일
○ 문의 : 032-937-2841
프로야구 선수들이 애정하는 맛집 풀하우스
일손이 바쁘거나 입맛이 없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음식은 아마도 국수가 아닐까 한다. 특히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은 강화섬은 예로부터 칼국수부터 다양한 국숫집들이 번성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풀하우스는 메밀을 주재료로 하는 흔치 않은 국숫집인데 여름철엔 막국수가 겨울철엔 메밀 들깨 칼국수가 대표 메뉴다. 이곳의 막국수 양념은 강화섬 순무청과 양파와 배가 주재료인데 햇양파가 나오는 계절에는 막국수가 달달하지만 날이 추워지면 양파가 점차 숙성이 되면서 막국수에서는 쌉쌀하고 깊은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사이드 메뉴인 메밀만두는 만두피도 얇고 부추도 많이 들어가 있어 속이 알차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봉평메밀국수의 풀하우스 전경과 대표 메뉴인 비빔 메밀 국수.
풀하우스 맞은 편엔 프로 야구단 SSG 랜더스 2군 숙소와 연습장이 있다. 선수들도 자주 찾는 곳이라 야구 팬이라면 뜻밖의 스타 선수를 만날 수 있다. 1군에서 뛰다가 다치거나 성적이 부진해 이곳으로 온 스타 선수들이 다시 1군으로 올라갈 때 활약을 다짐하며 꼭 여기를 다녀간다고 한다.
■ 풀하우스
○ 주 메뉴 : 메밀 국수(물/비빔), 메밀 들깨 칼국수, 메밀 만두
○ 위치 : 강화군 길상면 길상로 255
○ 휴일 : 매주 수요일
○ 문의 : 032-937-0596
할머니 인심 가득 한상, 오두리 시골밥상
손녀 손자가 오는 날이면 할머니는 상다리 부러지도록 푸짐한 한상을 차려주곤 했다. 어쩌면 우리는 그때의 할머니의 사랑과 푸짐한 그 음식 맛을 잊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이곳에 가면 어렸을 적 할머니 집에서 먹었던 그맛 또는 마을 동네 잔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만큼 푸짐하고 맛도 일품이라는 이야기.
사이드 메뉴인 메밀만두는 만두피도 얇고 부추도 많이 들어가 있어 속이 알차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오두리 시골밥상의 정식
다양한 제철 나물과 찌개, 계란찜에 생선구이까지 푸짐한 한상은 알찬 여행을 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가정집을 개조해 운영 중인 식당인지라 마치 잔치나 명절에 어울렁 더울렁 모여 먹는 것 같은 북적거림이 인상적인 곳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딱 3시간만 운영하는데 이마저도 재료 소진이 되면 일찍 문을 닫기도 하니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강화대교와 초지대교 사이 해안도로에서 접근하기 쉬운 만큼 여행 중 중간 경로로 삼기 좋다.
■ 오두리 시골밥상
○ 주 메뉴 : 시골 밥상 정식, 소불고기 정식
○ 위치 : 강화군 불은면 해안동로 715번길 9
○ 휴일 : 매주 화요일
○ 문의 : 032-937-5656
여름에 한 번 겨울에 한 번, 마니온
돈가스는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메뉴인데 여행까지 와서 또 먹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면 이곳에 꼭 가볼 것을 권한다. 맛있는 돈가스는 언제 먹어도 맛있으니까.
직접 만든 3가지의 돈가스와 메밀 소바(여름), 김치 나베 우동(겨울)이 대표 메뉴다. 바삭하게 튀긴 돈가스와 고소하고 상큼한 소스의 조합 일품이다. 특히 양파의 쌉쌀한 맛과 요거트소스의 상큼함이 잘 어우러진 어니언 돈가스를 추천한다.
▲ 마니온 전경과 대표 메뉴인 어니언 돈가스
여름철에만 맛볼 수 있는 메밀 소바와 겨울 한정 김치 나베 우동 역시 일부러 이 시기만을 기다렸다가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동검도와 동막 해변 가는 길이 가깝고 주변에 평양냉면 맛집(서령)도 있으니 맛집 기행을 생각 중이라면 꼭 즐겨찾기 해둘 것을 권한다.
■ 마니온
○ 주 메뉴 : 어니언 돈가스, 수제 돈가스, 김치 나베 우동
○ 위치 : 강화군 길상면 보리고개로 89번길 10
○ 휴일 : 매주 수요일
○ 문의 : 032-937-2779
글·사진 안병일 강화 책방시점 대표,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