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도론 1권
5. 나머지 까시나
5.1. 물, 불, 바람의 까시나
[물의 까시나]
1. 땅의 까시나 다음에 물의 까시나에 대해 이제 상세하게 설명한다.
땅의 까시나와 마찬가지로 물의 까시나를 수행하고자하는 자는 편안하게 앉아서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인 물에서 표상을 취해야 한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을 상세하게 반복해야 한다.
여기 [물의 까시나의] 경우처럼 나머지 모든 곳에서도 그와 같이 해야 한다.
이 다음부터는 이 만큼도 말하지 않고 오직 차이점만 말한 것이다.
2. 여기서도 전생에 수행하여 덕을 쌓은 자에게는 웅덩이, 호수, 못, 바다와 같은 자연적인 물에서 표상이 일어난다.
마치 쫄라시와(Cūḷa-Siva) 장로의 경우처럼.
그 존자는 ‘명예아 이득을 버리고 한적한 곳에서 살리라’고 생각하면서,
마하띳타(Mahātittha, 큰 여울)에서 배에 올라 잠뷔빠(Jambudīpa, 인도)로 가는 도웆에 망망대해를 쳐다보다가 대해를 닮은 까시나의 표상이 일어났다.
3. 그러나 전생에 닦지 않았다면 [다음과 같이 해야 한다].
네 가지 까시나의 결점을 경계하면서 푸르고, 노랗고, 붉고, 흰색 가운데 어느 한 색깔을 가진 것을 물이라고 취해서는 안된다.
물은 땅에 떨어지기 전에 허공으로부터 개끗한 천으로 걸러 받은 것이거나 그와 같이 깨끄사고 흐리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
사발이나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고 앞서 설한 사원 모서리의 가려진 곳에 그것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앉아서, 색깔을 반조해서도 안되고, 특징을 마음에 잡도리해서도 안된다.
색깔은 그것의 토대인 [물]과 동일한 색깔을 가진 것으로 이해하고,
[물의 요소가] 가장 현저하기 때문에 [물이라는] 개념(paññatti)에 마음을 두면서,
암부, 우다까, 와리, 살리라 등 물(apo, 아뽀)의 이름 중 분명한 것으로 ‘아뽀(apo), 아뽀’ 하면서 [물의 까시나를] 닦아야 한다.
4. 그가 이와 같이 닦을 때 앞서 설한 방법대로 서서히 두 가지 표상이 일어난다.
그러나 여기서 익힌 표상은 움직이는 것처럼 나타난다.
만약 물에 거품과 포말이 섞여있으면 익힌 표상도 그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까시나에 결점이 나타난다.
그러나 닮은 표상은 마치 허공에 달려있는 보석으로 만든 부채와 보석으로 만든 거울의 원반처럼 움직임이 없이 나타난다.
이것이 나타나므로 근접삼매에 들고, 앞서 설한 방법대로 사종선과 오정선에 든다.
물의 까시나였다.
[불의 까시나]
5. 불의 까시나를 수행하고자하는 자는 불에서 표상을 취해야 한다. 전생에 수행하여 덕을 쌓은 자가 자연적인 불에 표상을 취할 때,
그에게 등불, 화덕, 도자기 굽는 곳, 숲 속의 큰 화재와 같은 그 어떤 곳의 불빛을 볼 때 표상이 일어난다.
마치 찟따굿따(Cittagutta) 장로의 경우처럼, 존자는 법을 듣는 날에 포살당으로 들어가다가 등불을 쳐다볼 때 표상이 일어났다고 한다.
6. 그러나 나머지 [전생에 닦지 않은 자는] 까시나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만드는 방법이다.
축축한 심재를 쪼개어 말린 뒤 여러 조각으로 자른다.
적당한 나무 아래나 천막으로 가서 그릇을 굽기 위해 만든 모양으로 무더기를 만들고 불을 지핀다.
골풀로 만든 돗 자리나 가죽 혹은 천 조각에 한 뼘과 손가락 네 마디의 크기만한 구멍을 낸 뒤 그것을 앞에다 걸어놓고 앞서 설한 방법대로 앉는다.
아래의 풀과 막대기나 위의 연기에 마음을 두지 말고 중간의 시뻘건 불꽃에서 표상을 취해야 한다.
7. 푸르다거나 노랗다는 식으로 색깔을 반조해서는 안된다.
열의 특징을 마음에 잡도리해서도 안된다.
색깔은 그것의 토대인 [불]과 동일한 색깔을 가진 것으로 이해하고,
[불의 요소가] 가장 현저하기 때문에 [불이라는] 개념(paññatti)에 마음을 두면서,
빠와까, 깐하와따니, 자따웨다, 후따사나 등 불(aggi, 악기, 아그니)의 이름 중 분명한 것으로 ‘떼조(tejo), Epwh’ 하면서 [불의 까시나를] 닦아야 한다.
8. 이와 같이 닦을 때 서서히 앞서 설한 방법대로 두 가지 표상이 일어난다.
익힌 표상은 불꽃이 파열하면서 약해지는 것처럼 나타난다.
자연적인 불에서 표상을 취하는 자에게는 까시나의 결점이 나타난다.
불타는 나무 조각이나 숯 덩어리나 재나 연기가 나타난다.
닮은 표상은 마치 공중에 있는 붉은 천 조각처럼, 황금부채처럼, 황금기둥처럼 움직임이 없이 나타난다.
이것이 나타나므로 근접 삼매에 들고, 앞서 설한 방법대로 사종선과 오정선에 든다.
불의 까시나였다.
[바람의 까시나]
9. 바람의 까시나를 수행하고자하는 자는 바람에서 표상을 취해야 한다. 이것은 보거나 닿음을 통해서 해야 한다.
주석서에서 이와 같이 설하셨기 때문이다.
“바람의 까시나를 배우는 자는 바람에서 표상을 취한다.
사탕수수의 끝이 이리 움직이고 저리 움직이는 것을 주시한다.
대나무 끝이나, 나무 끝이나, 머리카락 끝이 이리 움직이고 저리 움직이는 것을 주시한다.
혹은 바람이 몸에 닿는 것을 주시한다.”
10. 그러므로 사람의 머리 부분까지 자란 짙은 잎사귀를 가진 사탕수수나, 대나무나, 나무나, 손가락 네 마디 길이의 수 많은 머리털을 가진 사람의 머리가 바람에 스치는 것을 보고,
‘바람이 이 부분에 닿았다’라고 마음챙김을 확립한다.
혹은 창문의 틈이나 벽의 구멍으로 들어와서 몸의 한 부분에 닿을 때, 그곳에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와따, 마루따, 아닐라 등 바람(vata, 와따)의 이름 중 분명한 것으로 ‘와따(vata), 와따’하면서 [바람의 까시나를] 닦아야 한다.
11. 여기서 익힌 표상은 솥에서 갓 퍼낸 죽에 김이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것처럼 움직이면서 나타난다.
닮은 표상은 고요하고 움직임이 없다.
나머지는 앞서 설한 방법대로 알아야 한다.
바람의 까시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