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경요집 제5권
7.5. 시식연(施食緣)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중생의 무리에는 네 종류의 음식이 있어서 중생들을 장양(長養)케 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단식(段食)이니 혹은 큰 것도 있고 혹은 작은 것도 있다.
그리고 갱락식(更樂食:觸食)ㆍ염식(念食:思食)ㆍ식식(識食)이니,
이것을 네 가지 음식이라고 말한다.
저 어떤 것을 단식이라고 말하는가?
이른바 지금 인간 세상에서 먹고 있는 음식이니, 입에 들어간 모든 음식을 삼키는[噉食]것을 곧 단식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갱락식이라고 말하는가?
이른바 의상(衣裳)이나 비단 일산, 그리고 잡향(雜香)ㆍ꽃ㆍ훈화(熏火)ㆍ향유(香油)따위와 접촉하거나 부인들과 한데 어울려 접촉하거나 그 밖에 모든 다른 신체와 접촉하여 느끼는 것을 곧 갱락식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염식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마음 속으로 기억하는 것ㆍ생각하는 것ㆍ사유하는 것으로서 혹은 입으로 말하거나 혹은 몸으로 접촉하는 것과 여러 가지 지니고 있는 법 따위를 바로 염식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식식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마음으로 아는 것으로서 범천(梵天)을 비룻하여 나아가 유상무상 천(有想無想天)에 이르기까지는 인식작용으로 음식을 삼나니, 이것을 식식이라고 말한다.
이 네 가지 음식 때문에 나고 죽음에 흘러들어 전전하는 것이다.”
또 『증일경(增一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세존께서 아나율(阿那律)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법은 음식을 말미암아 존재한다.
눈은 잠자는 것으로 음식을 삼고, 귀는 소리로써 음식음 삼으며, 코는 냄새로써 음식을 삼고, 혀는 맛으로써 음식을 삼으며, 몸은 부드럽고 매끄러움으로써 음식을 삼고, 뜻은 법(法)으로써 음식을 삼으며, 열반(涅槃)은 방일(放逸)함이 없는 것으로써 음식을 삼느니라.’
그 때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절묘한 법에서 무릇 음식을 관찰하는데 아홉 가지 일이 있느니라.
인간 세계에 네 가지 음식이 있나니,
첫째는 단식이요, 둘째는 갱락식이며, 셋 째는 염식이요, 넷째는 식식이니라.
다음 다섯 가시는 출세간(出世間)의 음식이니,
첫째는 선식(禪食)이요, 둘째는 원식(願食)이며, 셋째는 염식(念食)이요, 넷째는 팔해탈식(八解脫食)이며, 다섯째는 희식(喜食)이다.
이것은 다 출세간의 음식이니, 마땅히 다 함께 전념하여 네 가지 음식을 제거해 버리고 출세간의 음식을 구하여야 하느니라.’
또 『정법념경(正法念經)』에서 말하였다.
“만약 어떤 중생이 신심(信心)과 비심(悲心)으로 갖가지 음식을 사람들에게 베풀어 주면 목숨을 마친 뒤에 질다라천(質多羅天)에 태어나 온갖 즐거움을 누리다가 거기에서 수명을 마치고 나면 다시 사람의 몸을 받아 큰 부자로서 넉넉한 재물을 지니고 늘 바른 법을 행할 것이니라.
또 『정법념경』에서 말하였다.
“만약 어떤 중생이 모든 병든 사람을 보고 그들에게 탕약을 보시하여 그로 하여금 병들어 고통하는 것을 여의게 한다면 목숨을 마친 뒤에 욕경천(欲境天)에 태어나서 다섯 가지 욕락(欲樂)을 누릴 것이고, 그 하늘의 명을 마친 뒤에 다시 사람의 몸을 얻으면 큰 부자로서 많은 재물을 지니게 될 것이다.
만약 병든 사람이 임종할 무렵에 목말라 하는 것을 보고 석밀(石蜜)이나 미음ㆍ얼음물 따위를 이 사람에게 보시하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청량천(淸涼天)에 태어나 그 하늘의 쾌락을 누릴 것이고, 그 하늘에서 명을 마치고 사람의 몸을 얻게 되면 항상 배고픔과 목마름을 여의게 될 것이다.”
또 『열반경(涅槃經)』에서 말하였다.
“광야(曠野)의 귀신들에게 불살생계(不殺生戒)를 준 것으로 인하여 그들이 고기를 먹지 않았기 때문에 기력이 허약해져서 목숨이 장차 끝나려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귀신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성문(聲聞)제자들에게 지시하여 부처님 법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너희들에게 음식을 다 주게 하리라.
만약 그들이 머물고 있는 곳에서 너희들에게 음식을 주지 않는 자가 있으면, 그는 마군의 권속이요 나의 제자인 참다운 성문이 아니니라.’
그러나 중생에게 음식을 내줄 때에는 반드시 분한[分齊]이 있어야 한다. 만약 남이 시주한 음식을 먹을 때에는 꼭 『오분율(五分律)』에 의거해야 한다.
『오분율』에 이르기를
‘만약 거지 아이나 새나 개 등에게 먹을 것을 줄 때에는 모두 제 각기의 분량을 따라 그 이내로 주어야 하며 그 분량 이상으로 주어서는 안 된다.’”
[요즈음 보건대 도연이나 속인이 재(齋)를 올릴 때에 시주의 음식을 절약한다고 하여 그 처자에게는 음식을 주지 않고 먼저 대중 스님들에게 공양하여 미래의 복밭을 짓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스님들이 앞에 있는 음식을 함부로 낭비하진 않겠지만 많은 스님들이 먼저 스스로 배불리 먹고 난 다음 남긴 음식을 가져다가 빌어먹는 아이나 새나 개 등에게 주는 것은 다른 시주에게 손해가 되는 일이고, 또한 스스로도 죄를 짓는 것이다.
만약 분량 이내로 감축허여 가져다가 남에게 줄 때에는 많고 적음을 임의로 결정하게 해야 하고 분량의 제한을 따지지 않아야 한다.]
또 『섭이두타경(十二頭陀經)』에 의하면 이렇게 말하였다.
“만약 음식을 얻어 먹을 때에는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목마르고 궁핍한 중생을 보면 이 일분을 덜어줌으로써 나는 시주(施主)가 되 고 그는 받는 이가 되게 하리라.’
음식을 베풀고 난 뒤에는 이렇게 서원하는 말을 해야 한다.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복을 받게 하여 그들의 궁핍함을 구원하게 하고 또 그들이 간탐(慳貪)에 떨어지지 않게 하리라.’
그리고는 음식을 가지고 비고 고요한 곳에 가서 그 중 한 덩어리를 덜어 깨끗한 돌 위에 놓고 새나 짐승들에게 줄 때에도 앞에서와 같이 서원하라.
또 음식을 먹으려고 할 때에는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내 몸 속에는 팔만 호(戶)의 벌레가 있다. 이 벌레들은 모두 이 음식을 먹으므로써 다 안온해진다.
나는 지금 이 모든 벌레에게 음식을 베풀어 주고 나중에 도를 증득할 때에는 꼭 법을 너에게 베풀어 주리라.’
이런 것을 중생을 버리지 않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또 『관불형상경(灌佛形像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는 발심하고 소원을 이루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런 사람에게 보시하는 날에는 많고 적음을 계신하지 말고 사람들로 하여금 충족하게 하고 넉넉하게 해 주어라.
그런 일을 마치고 남은 음식이 있더라도 먹어서는 안 되고, 모두 절을 지키고 법을 지키는 사문(沙門)들에게 보내 함께 나누어 먹게 하라.
물건을 내 놓았을 때에는 마땅히 복이 생기기를 바라야 하고, 각각 앞다투어 그것을 나누어 가지거나 집에 가지고 가서 처자들에게 주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게 되면 그것을 곧 돌 위에 씨앗을 심어 뿌리와 줄기가 다 타서 끝내 싹이 날때가 없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로 하여금 보시하게 하면 다른 복이 많아 다시 스님에게 보시할 수 있나니, 이것을 하나를 보시하여 만 배나 되는 과보를 얻는 것이라고 한다.’
또 『사분율(四分律)』에서 말하였다.
“스님에게 죽을 보시하면 다섯 가지 이익을 얻는다.
첫째는 굶주림이 없어지는 것이요,
둘째는 갈증이 없어지는 것이며,
셋째는 먼저 먹은 음식을 소화하는 것이요,
넷째는 대소변이 고르고 적절한 것이며,
다섯째는 안목이 정밀하고 밝은 것이다.”
『승기율(僧祇律)』에서 말하였다.
“죽을 보시하면 열 가지 이익을 얻는다.”
그러므로 게송으로 말하였다.
계율 지니고 청정한 사람을 받들어 모시고
공경하여 때에 맞춰 죽을 드려
열 가지 이익을 짓는 사람은
색(色)ㆍ힘[力]ㆍ목숨[壽]ㆍ즐거움ㆍ말[辭]. 좋은 말재주를 얻으리라.
묵은 음식과 중풍을 없애고 굶주림과 목마름 사라지나니
이것을 약이라고 부처님께선 말씀하셨네.
인간이나 천상에 나서 오래 살고 즐거우려면
지금 마땅히 여러 스님에게 죽을 보시해야 하네.
또 『식시획오복보경(食施獲五福報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음식에 절도가 있으면 받아도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누구든 밥을 가져다가 다른 사람에게 보시하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도를 얻게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잘 소화시키고 마음과 도량이 넓어지나니 곧 다섯 가지 복을 얻을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목숨을 베푸는 것이요,
둘째 색(色)을 베푸는 것이며,
셋째는 힘[力]을 베푸는 것이요,
넷째는 편안함을 베푸는 것이며,
다섯째는 말재주를 베푸는 것이다.
어떤 것을 목숨을 베푸는 것이라고 말하는가?
사람이 음식을 먹지 못했을 때 안색의 초췌함은 가히 나타내 보일 수조차 없으며 채 이레를 넘기지도 못하고 갑자기 목숨을 마치게 된다. 그런 까닭에 지혜로운 사람은 그를 위해 음식을 베푼다.
그 음식을 베푼다는 것은 곧 목숨을 베푸는 것이다.
그 목숨을 베푸는 사람은 세상마다 수명이 길고 천상이나 인간 세상에 태어나더라도 수명이 연장(延長)되어 중간에 일찍 죽지 않으며 자연스런 복의 과보로 재산이 풍부하여 한량없을 것이니,
이것을 목숨을 베푸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색을 베푼다고 말하는가?
사람이 음식을 먹지 못했을 때 안색의 초췌함은 가히 나타내 보일 수조차 없다. 그런 까닭에 지혜로운 사람은 그를 위해 음식을 베푼다.
그 음식을 베푼다는 것은 곧 색을 베푸는 것이 된다.
그 색을 베풀어주는 사람은 세상마다 단정하고 천상이나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안색이 빛나므로 보는 사람마다 다 기뻐하며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나니,
이것을 색을 베푸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힘을 베푼다고 말하는가?
사람이 음식을 먹지 못했을 때엔 몸이 여위고 마음이 약해져서 하는 일마다 잘 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그를 위하여 음식을 베풀어 준다.
그렇게 음식을 베풀어 주는 것은 곧 힘을 베푸는 것이 된다.
그 힘을 베푸는 사람은 세상마다 힘이 많고 천상이나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그 힘은 짝할 사람이 없으며 나고 들거나 가고 멈춤에 있어서도 그 힘은 줄어들지 않나니,
이것을 힘을 베푸는 것이라고 말한다.
무엇을 편안함을 베푼다고 말하는가?
사람이 음식을 먹지 못했을 때엔 마음에 근심이 가득하고 몸이 위태로워 앉고 일어서는 것이 불안정하며, 스스로 편안해 하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지혜 있는 사람은 그를 위해 음식을 베푼다.
그 음식을 베푼 사람은 곧 그에게 편안함을 베푸는 것이다.
그에게 편암함을 베푼 사람은 세상마다 안온하며 하늘이나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온갖 재앙을 만나지 않으며,
그가 가는 곳마다 항상 어질고 선량한 사람을 만나고 재물이 풍부하여 한량없으며, 중간에 일찍 죽지도 않을 것이다.
이것을 편안함을 베푸는 것이라고 말한다.
무엇을 말재주를 베푼다고 말하는가?
사람이 밥을 먹지 못할 때에는 몸은 여위고 뜻은 허약하여 입으로 말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런 까닭에 지혜로운 사람은 그를 위하여 염을 베푼다.
그 음식을 베푸는 것은 말솜씨를 베푸는 것이니,
법의 이익을 입으로 설명할 때에 막힘이 없고 슬기로운 변설로 모든 것을 통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천상이나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그 말을 듣는 사람은 모두 기뻐하여 머리를 조아리고 그 설법을 듣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것이 음식의 과보인 다섯 가지 복이니라.”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음식을 베풀어 줌에 있어서 다섯 가지 일이 있으니, 이것을 때에 맞게 음식을 베풀어 주는 것이라고 한다.
첫째는 멀리서 왔을 때요,
둘째는 멀리 갈 때며,
셋째는 병이 들었을 때요,
넷째는 춥거나 더울 때이며,
다섯째는 처음으로 과일을 얻었을 때이다.
만약 새로 수확한 곡식을 얻었을 때에는 먼저 계율을 지니고 정진하는 사람에게 주고 그런 다음에 자신이 먹어야 한다.
또 보시에 세 가지 법이 있다.
첫째는 음식을 보내 절에 이르게 하는 것을 최상이라 말하고,
둘째는 집으로 초청하여 공양하는 것을 중간이라고 말하며,
셋째는 만들어 놓은 음식을 빌러 왔을 때 주는 것과 마음을 내어 공양하는 것을 최하라고 말한다.”
또 『부법장경(付法藏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과거 아흔한 겁 이전에 비바시(毘婆尸)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의 일이다. 그때 어떤 비구가 있었는데, 그는 매우 심한 두통(頭痛)을 앓고 있었다.
박구라(薄拘羅)가 그 때에 어떤 가난한 사람으로 변하여 병든 비구를 보고 즉 시 하라록(呵梨勒) 열매 한 개를 가져다가 병든 비구에게 주었다. 비구는 그 열매를 먹고 병이 다 나았다.
박구라는 이 열매를 보시한 인연 때문에 아흔한 겁 동안 천상이나 인간 세계에 태어나 복을 받고 쾌락을 누렸으며 아예 병이라곤 모르고 살았다.
최후의 생(生)에는 한 바라문(婆羅門)의 가문에 태어났는데 그의 어머니가 일찍 죽자 그 아버지가 다시 아내을 얻었다.
박구라의 나이 어릴 때였다. 그 어미가 떡을 만드는 것을 보고 어마에게 떡을 좀 달라고 했다.
후모(後母)는 그를 미워했기 때문에 곧 박구라를 붙잡아 불에 달군 철판 위에 던져버렸다. 그러나 철판이 비록 뜨겁게 달구어졌었기는 하나 그 아이를 태우지는 못했다.
그 때 아비가 밖에서 돌아와서 박구라가 뜨겁게 달 구어진 철판 위에 있는 것을 보고 곧 안아내렸다.
후모가 그 뒤 어느 땐가 가마솥에 고기를 굽고 있었다. 박구라는 또 그 어미에게 고기를 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후모는 더욱 생을 내면서 박구라를 솥 안에 던졌다. 그러나 역시 구워지거나 타지 않았다.
아버지가 아이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자 곧 박구라를 불렀다. 박구라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솥 안에서 대답하였다. 아버지가 곧 그 아이를 안아 꺼내보니 그 아이는 여전했다.
그 후 후모가 강으로 나가자 박구라도 따라 나갔다.
후모는 성을 내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 무슨 귀신이기에 요망하고 상서롭지 못한 물건이 아무리 불에 굽고 태워 죽이려고 해도 죽일 수가 없는가?’
그리고는 곧 박구라를 잡아서 물 속에 던져버렸다. 그러자 큰 고기가 그 아이를 삼켜버렸다. 그러나 그 아이는 복의 인연 때문에 오히려 죽지 않았다.
어떤 어부가 이 고기를 잡아 시장에 내다가 팔려고 했다. 그러나 값을 너무 비싸게 불렀기 때문에 아무도 사는 사람이 없었다. 날이 저물자 고기가 상하여 냄새가 나려고 하였다.
박구라의 아버지가 이것을 보고 곧 그 고기를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칼로 배를 가르려 하자
아이가 고기의 뱃속에 있다가 큰 소리로 말하였다.
‘아버님, 부디 조심하십시오. 이 아이률 상하게 하지 마십시오.’
그랴자 아버지는 고기의 배를 조심스레 가르고 아이를 안아내었다.
그 아이가 점점 자라나더니 출가하여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하였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나이 일백예순 살이 되도록 일찍이 한 번도 병든 적이 없었고 또한 몸에 열이 나거나 머리가 아픈 적도 없었으니, 그것은 모두 약을 보시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인연으로 이렇게 오래 살도록 다섯 곳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도 끝내 죽지 않았으니,
그 다섯 곳이란 철판 위에서 구워지지 않은 것이요,
가마솥에서도 삶기지 않은 것이며,
물에 빠져서도 죽지 않은 것이요,
고기가 삼켰는데도 소화되지 않았으며,
칼로 고기의 배를 갈라도 상처 입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지혜로운 사람은 마땅히 이와 같은 일을 해야 한다.”
또 『잡비유경(雜警喩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사위국(舍衛國)에 어떤 가난한 집이 있었다. 그의 집 들에 포도나무가 았었는데 그 포도나무에 포도 몇 송이가 달려 있었다. 주인은 그것을 도인에게 보시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에 국왕(國王)이 먼저 그 도인을 청하여 한 달 동안 공양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 가난한 집은 왕과 같은 힘과 세력이 없었기에 왕이 한 달을 지 낸 뒤에야 비로소 그 도인을 맞이하여 곧바로 포도를 가져다가 보시하면서 도인에게 말하였다.
‘이 포도를 보시하려고 생각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이제야 겨우 소원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도인이 우바이(優婆夷)에게 말하였다.
‘한 달 내내 이것음 보시해 주시오.’
우바이가 말하였다.
‘저에겐 다만 한 송이 포도밖에 없는데 어디서 포도를 구해다가 한 달 내내 보시할수 있겠습니까?’
도인이 말하였다.
‘다만 한 달 내내 보시하겠다는 생각만 하면 그것이 곧 한 달이 되는 것이오’
7.6. 식시연(食時緣)
[문] 어떤 것을 먹을 때라고 말하며, 어떤 것을 먹을 때가 지나갔다고 말하는가?
[답] 『사분율(四分律)』에 의하면 이렇게 말하였다.
“해가 뜰 때에야 비로소 죽을 먹을 수 있으며
[해가 뜨기 전에는 곧 음식을 먹을 때가 아니다.]
나아가 해가 중천에 이르렀을 때에도 먹을 수 있다.
상고해 보면 여기에서 오시(午時)를 법으로 삼나니 이때가 음식을 먹을 때이다.
[『승기율(僧祇律)』에 의하면
“이 오시가 지나면 털 하나 눈 한 번 깜빡거리는 사이에도 풀잎 등의 그림자가 생기나니, 이 때는 먹을 때가 아니다”라고 하였다.]
사천하(四天下)도 이것을 기준하여 다 그와 같이 하면 된다.”
그러므로 『비라삼매경(毘羅三昧經)』에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혜법(慧法)보살을 위하여 말씀하셨다.
‘음식을 먹을 때에 대하여 네 가지가 있다.
이른 아침이니 하늘이 식사하는 시간이요,
낮이니 법식(法食)을 하는 때이며,
저녁 때이니 축생(畜生)들이 먹을 때요,
밤이니 귀신이 먹을 때이다.’
부처님께서는 여섯 갈래 세계의 인(因)을 끊고 그들로 하여금 삼세의 부처님과 같게 하였기 때운에 정오 때가 바로 법식 시간이다.
이 정오가 지난 뒤에는 하등[下等)세계와 같아지기 때문에 상등 세계에서 식사할 시기가 아니니, 그러므로 적절한 시간이 아니라고 말한 것이다.”
『십송률(十誦律)에서 말하였다.
“오직 하늘만은 정오가 지난 뒤에 음식을 먹어도 죄가 없다.”
또 『십송률』에서 말하였다.
“염부제(閻浮提)의 비구가 서방에 있는 구야니(拘耶尼)에 이르면 염부제의 시간을 쓰고, 구야니의 비구가 다른 세 지방[三方:三洲]에 가면 그 또한 그와 같다.
만약 이 세간에 자게 되면 이 세간의 시간을 쓰고 만약 저 세간에서 자게 되면 저 세간의 시간을 쓰며 나머지 세 방위도 역시 그러하다.”
그러므로 『마덕륵가론(摩德勒伽論)』에서 말하였다.
“[문] 자못 때가 아닐 적에 먹어도 범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는가?
[답] 그럴 수도 있다. 만약 북방의 울단월(鬱單越)에 머물면서 그곳에서 사용하는 식사 시간을 따르면 그것은 죄를 범한 것이 아니요, 다른 방위에서도 또한 그러하다.
만약 염부제에 있으면 정오인 시간이 북방에서는 곧 밤중이요, 동방에서는 해가 질 때이며, 서방에서는 해가 뜨는 시간이니, 다른 방위에서는 서로 바뀐다는 것을 알수 있다.”
또 『살바다론(薩婆多論)』에서 말하였다.
“시간을 해석하는 데에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처음으로 해가 뜰 때부터 한낮까지 그 밝음이 한창 왕성할 때까지를 ‘시(時)’라고 말하고,
점심 때부터 이후로 후야(後夜)까지 그 밝음이 점점 사라지는 때까지를 ‘비시(非時)’라고 말한다.
둘째는 아침부터 정오까지는 밥을 지어 먹을 때라서 구걸해도 그들이 아끼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시(時)’라고 말하고,
점심 때부터 그 이후로 후야까지는 곧 속인들이 잔치하고 모여 노는 때라서 그때 마을에 들어가서 걸식(乞食)하게 되면 그들을 귀찮게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이것을 ‘비시’라고 말 한다.
셋째는 아침부터 정오까지는 속인들이 사무를 보느라 아직 음란(婬亂)한 마음이 생겨나지 않았으므로 구걸해도 괴로운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것을 ‘시(時)’라고 말하고,
정오부터 그 이후는 사무보던 것을 그만두고 쉬면서 음탕한 이야기와 온갖 놀이를 할 때라서 마을에 들어가 걸식을 하면 그들이 비방할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비시’라고 말한다.
넷째는 아침부터 점심 때까지는 곧 걸식할 때라서 음식을 얻어 먹고 몸을 보호[濟]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도를 닦고 일이 법에 순응하기 때문에 이것을 ‘시(時)’라고 하고
점심 때부터 그 이후로는 으레히 도를 닦고 걸식할 때가 아니기 때문에 ‘비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