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증후군과 건강주택
글 / 박 상 범(국립산림과학원 목재가공과)
전호에 이어 각종 건축자재에서 배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등의 실내 오염공기를 정화·예방하여 건강한 주택 만들기 등의 실생활 예를 들어본다.
일상생활 중 90% 이상을 보내는 주거공간의 실내공기질(Indoor Air Quality, IAQ)과 관련해서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중요하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상온, 상압에서 기체상태로 존재하는 모든 유기성물을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기환경보전법시행령 제39조 제1항에서 석유화학제품·유기용제 기타 물질로서 환경부장관이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여 고시하는 물질로 정의하고 있으며, 환경부고시 제2001-36호(2001.3.8)에 따라 톨루엔, 포름알데히드, 휘발유 등 37개 물질 및 제품을 규제대상으로 하고 있다.
정부는 2004년 5월 30일부터 ‘다중이용시설등의실내공기질관리법’을 시행하여 ①적용대상 다중이용시설을 종전의 2개시설군(지하역사, 지하도상가)에서 15개시설군 및 신축 공동주택으로 확대하였으며, ②다중이용시설의 오염물질 유지기준(5종)과 권고기준(5종)을 정하고 실내공기질 측정과 환기설비 설치를 의무화하였으며, ③ 포름알데히드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을 다량 방출하는 건축자재의 사용을 제한하고, ④ 신축공동주택에서 방출되는 포름알데히드와 6종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방출량을 측정, 공고토록 규정하고 있다.
건강주택 만들기
새집으로 이사를 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나 이사를 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설비비용은 좀 더 들더라도 화학제품이 아닌 나무와 같은 천연 마감재를 사용하면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사를 앞두고 있다면 입주 전에 꾸준하게 35~38。C 정도로 4~5일 난방을 하고 실내공기를 환기시켜 유기화합물을 최대한 배출시킨다. 새로 집을 장만한 가정이라면 가족들이 유기화합물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므로 24시간 환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실내공기보다 실외공기가 더 오염되었기 때문에 창문 열기 겁난다거나 얼마 동안만 신경 쓰면 괜찮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국내의 경우 어디에 살고 있더라도 실외공기는 새집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기화합물보다는 훨씬 깨끗하다. 그리고 유기화합물은 최장 10년간 뿜어져 나온다. 그런 점에서 노약자나 유아ㆍ어린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은 공조장치를 별도로 설치하는 등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알레르기성 코질환이나 피부염ㆍ기침ㆍ천식 등 최근 들어 각종 질병이 어린이들에게 만연하고 잘 낫지 않는 것은 집안 환경 자체가 오염되었다는 방증이다.
최근 들어 ‘광촉매’와 ‘공기청정기’ 등 실내환경 개선을 표방한 산업도 확장 추세에 있다. 광촉매란 햇빛이나 형광등을 쬐면 산화작용을 일으켜 환경호르몬이나 유해물질을 무기물로 분해하는 신물질이다. 그러나 광촉매가 실내 오염 물질의 양을 줄이기는 하지만 또 다른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화학물질을 억제하기 위해 그 위에 또 다른 화학물질을 덧바르는 대응방식이 될 수도 있다. 공기청정기는 실내환경 개선을 위한 보조적인 장치일 뿐 근본적 대안은 될 수 없으며, 필터를 제때 갈아주지 않으면 역으로 세균의 온상이 될 수도 있어 적절한 환기와 나무와 같은 친환경 건자재의 사용이 건강주택 만들기의 근본 처방이다.
새집증후군은 임업분야의 호기
■목조주택
나무로 만든 집에 사는 사람이 콘크리트 집에 사는 사람보다 9년 오래 산다는 책이 최근 국내에 소개되면서 그간 “말해서도 안 되고”, “들어서도 안 되는” 소위 콘크리트 스트레스에 대해 건축분야에서는 최대의 금기로 봉인된 채 은폐되어 왔던 진실들이 밝혀졌다. 콘크리트 건축은 몸속까지 차갑게 만들어 면역기능이 저하되고 감염증에 걸리기 쉽고, 유해 방사선인 라돈 기체, 알칼리 독성 등도 심신을 갉아 먹고 있다. 생쥐를 사육하는 경우 콘크리트에서는 어린 생쥐가 7%밖에 살아남지 못하고 금속상자에서는 41%밖에 살아남지 못한다. 그런데 목재로 만든 사육상자에서는 85%나 살아남았다. 건강주택을 위한 가장 좋은 해결방법은 콘크리트 주택을 벗어나 목조주택에서 사는 것이다. 그러나 도시민에게 그것은 비현실적일 것이다. 목조가 무리라면 차선책으로 목재치장이 있다. 콘크리트 건축의 내부를 천연 목재로 덮어주는 것이다. 1㎜ 두께의 얇은 나무판의 라돈 저감률은 31~67%에 달한다. 최근에는 나무의 정유에서 나오는 향기성분인 피톤치드가 포름알데히드의 제거, 분해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일본삼림총합연구소 소보 No. 145. 2000).
■ 숯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생활 속의 불쾌한 냄새를 없애거나 오염된 공기를 정화할 때 숯을 다양하게 이용하였다. 장을 담글 때 벌겋게 달군 숯덩이를 장독에 넣어두면 메주콩의 발효과정에서 생성되는 발암물질인 아프로톡신을 숯이 흡착, 분해하고 잡미를 제거하여 장맛을 한층 좋게 한다. 또한 아기가 태어나면 대문 앞의 금줄에 숯을 꽂아 두는데 이 또한 액운을 몰아내고 신선한 숯의 기운을 받기 위함이다. 요즘 들어 숯은 공기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음이온을 방출하고 혈행을 좋게 하는 원적외선을 방출하며 또한 악취를 흡착, 분해하므로 찜질방이나 사우나 등 생활 속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전자파 차폐효과, 항균효과, 조습효과도 과학적으로 구명되어 바야흐로 숯의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무를 탄화시키면 부피가 약 1/3 로 줄어들어 물과 양분이 이동하는 통로가 더욱 미세한 파이프 다발과 같은 구조로 변한다. 숯 1g의 표면적은 약 300㎡에 달하는데, 이는 테니스장 한 면의 넓이에 상당한다. 숯의 탁월한 흡착력은 다름 아니라 그 넓은 내부표면적 때문이다. 숯의 미세공극은 포름알데히드를 물리적으로 흡착할 뿐 아니라 강한 산성을 띠는 포름알데히드가 알칼리성인 숯과 화학적으로도 잘 결합한다.
■공기정화식물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선 안 밀폐된 공간의 유해화학물질을 관엽식물이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NASA는 이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50여종의 공기정화식물을 소개하였다. 산세베리아와 아레카야자 등 공기정화식물은 광합성작용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만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공기 중 오염물질도 빨아들여 분해한다. 모든 식물은 광합성을 할 때 잎 뒷면의 기공을 통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물과 산소를 배출한다. 이때 식물은 공기 중의 오염물질도 흡수하는데 이 물질들이 식물의 뿌리로 내려가면 미생물이 분해해 제거하는 것이다. 식물 가운데에서도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효과가 큰 식물을 바로 공기정화식물이라고 한다. 산세베리아는 다른 식물과는 다르게 밤에도 산소를 발생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 음이온을 다른 식물에 비해 월등히 많이 방출하여 음이온 식물로도 불린다. 불사조라 생각될 정도로 생명력이 아주 강해 게으른 사람이 키우기에 적합하다. 관음죽은 재배하기가 쉽고 해충에 대해서도 강한 저항력을 지닌 식물이다. 암모니아를 흡수하는 기능이 장점이며, 빛이 많지 않은 실내에서도 잘 자란다. 열대 식물이지만 추위에도 잘 견뎌 화장실에 두어도 좋다. 행운목은 가장 대중적인 관엽식물 가운데 하나로 원래는 밝은 곳을 좋아하지만 음지에서도 잘 견딘다. 공기정화능력이 탁월하며, 특히 포름알데히드를 제거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국립산림과학원의 VOC 연구
목재는 그 자체로서 가장 친환경적 소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 환경오염의 심각화, 소득수준의 향상 등에 따라 주거문화가 자연지향추세로 바뀌어 가면서 목질건축자재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금년 12월부터 내화관련 건축법규의 개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다층목조주택의 건축이 가능하게 되어 목조주택의 확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콘크리트주택은 목조주택에 비하여 수명을 9년 단축시킨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되기도 하였으며, 일부 선진국에서는 어린 학생들의 정신·육체적 건강을 위하여 학교 교실 건축에 목재의 사용을 의무화하도록하고 있다.
그러나 실내공기질 문제의 대두와 함께 목질제품이 대표적인 실내공기오염원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채 오도되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목질제품이 더욱 쾌적하고 안전한 건축자재로서 소비자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보다 합리적인 평가·인증을 통하여 저급제품의 유통을 억제하는 동시에, 목질제품의 인체친화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목재전문기관으로서 실내공기환경문제에 대응한 연구를 중점 수행하고 있으며, 관련분야 학계, 업계 등과의 공동연구 및 대외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주요 연구내용은 ①목질제품의 포름알데히드, VOC 분석, 체계화 및 표준화 ②목재접착제의 포름알데히드 최소화기술 개발 ③목재 및 목질제품의 인체친화성 평가 ④VOC 저감형 목질제품 제조기술 개발 등이다. 특히 포름알데히드 방출량 측정에 있어서는 KS(데시케이터법), JIS(20ℓ챔버법), EN(퍼포레이터법), ISO TC89(1㎥ 챔버법) 등 시험방법간의 상관성 분석을 위한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실내공기환경문제에 관한 목재분야의 공동 조사ㆍ연구ㆍ협의, 산업 및 소비자 지원 등을 위하여 연구기관, 학계, 단체, 업계가 참여하는 ‘목재실내환경협의회’를 발족하였다.
건강한 집을 만드는 ‘생활수칙 10계명’
1. 신축 아파트 입주 초기, 혹은 인테리어 공사 직후 집을 비우고 보일러를 35~38도로 5일간 가동한 상태에서 최대한 자주, 오래 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다(베이크 아웃 :Bake out).
2. 기계(공기정화기 등)에 의존하기보다는 공기정화에 좋은 숯을 두거나 벤자민, 고무나무 등을 키워 오염된 공기를 흡수, 분해시킨다.
3. 가구를 바꿀 때에는 천연소재로 만든 접착제나 도료를 사용한 제품을 구입하고, 커튼과 이불 등은 화학약품 처리가 되지 않은 면제품을 사용한다.
4. 침실 주변에는 전기제품을 놓지 않고, 잠잘 때는 전원이 있는 곳에 머리를 두지 않는다.
5. 방향제, 방충제 등 화학원료로 만든 생활용품을 피하고, 어쩔 수 없이 사용할 때는 충분히 환기되도록 한다. 방향제 대신 모과, 솔가지, 허브식물, 식물정유 등이 건강에 좋다.
6. 새 카펫, 가구 등은 실외 공기를 충분히 쐰 다음 사용한다.
7. 가습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내부를 날마다 청소하고 깨끗한 물로 교환한다.
8. 청소는 문을 활짝 열어 놓은 상태에서 물걸레 위주로 하고, 카펫도 먼지를 터는 것보다 물걸레로 훔쳐 내는 방식이 좋다.
9. 쓰레기통은 실외에 두고 음식물 쓰레기는 장기간 두지 말고 즉시 처리한다.
10. 이사는 문을 닫아두어야 하는 겨울철보다 봄, 여름철이 좋다.
공기를 맑게 하는 나무 산세베리아
♠ 산세베리아
고무나무와 마찬가지로 오래 전부터 널리 알려진 열대 관엽식물로, 단단하고 두꺼운 잎이 로켓 모양으로 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은 칼모양이고, 연한 녹색과 짙은 녹색의 가로줄무늬가 뱀과 같은 지그재그무늬를 그린다. 그것이 범의 꼬리처럼 보인다. 화단심기, 분심기, 나무틀심기, 절엽용으로 가꾼다.
♠ 재배에 적합한 종류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것은 떡잎산세베리아라고 불리는 트리파시아타, 영명 스네이크 플랜츠와 그 원예품종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품종은 복륜산세베리아라 불리는 로렌티로, 황색의 바깥얼룩무늬에 가로줄무늬가 층층으로 들어 있다. 작은 분에 알맞은 것으로 잎의 녹색이 짙고, 복륜이 뚜렷한 로렌티 콤팍타, 녹색의 가로줄무늬가 들어가는 하니, 잎은 은백색이고 금속과 같은 광택이 있는 실버하니, 황색의 복륜무늬가 아름다운 골든하니가 있다.
♠ 가꾸기의 포인트
장소와 온도 : 직사광선을 충분히 쬐면 튼튼한 포기로 자란다. 온도는 20℃ 이상만 되면 잘 자라고, 15℃ 이하에서는 생장을 멈춘다. 특히 겨울에 5℃ 이하로 내려가면 뿌리가 썩어서 말라버리므로, 분에서 뽑아내어 건조 상태로 해서 보관한다. 얼룩무늬종은 한여름에 밝은 그늘에 둔다.
물주기 : 건조에 강해서 1개월쯤 물을 주지 않아도 말라죽는 일은 없다. 하지만, 여름에는 분흙이 마르면 충분히 주고, 겨울에는 아주 조금만 준다.
비 료 : 6~9월에 옥외에 둔 포기에는, 월 1회 깻묵이나 완효성의 화학성비료를 준다.
갈아심기 : 분심기의 포기나 뽑아서 보관한 포기도, 매년 5~6월에 갈아심기한다.
번식법 : 포기나누기나 땅속줄기꽂이, 잎꽂이 등으로 번식시키는데, 단 잎꽂이에서는 얼룩무늬가 사라져버린다. 잎꽂이는 1장의 잎을 7~8cm 정도의 길이로 잘라, 강모래 등에 잎의 3분의 1쯤 묻듯이 비스듬히 꽂는다. 용토덩이황토 4, 퇴비 2, 부엽토 2, 강모래 2의 비율로 섞어서 쓴다.
<그림1>각종 식물정유성분의 포름알데히드 제거율
<그림2>숯 액자(좌), 숯 초배지(우)
산세베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