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일, BMW 코리아가 인천시 영종도에서 ‘뉴 3시리즈 그란 투리스모(이하 3시리즈 GT)’의 시승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미디어와 고객 300명을 대상으로 치러졌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입소문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짧은 시승이었지만, 3시리즈 GT의 매력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3시리즈 고유 디자인과 운동 성능에 넓은 공간을 담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가 필요했죠. 그 결과물이 3시리즈 GT입니다.” BMW 코리아는 3시리즈 GT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하지만 전혀 새로운 콘셉트는 아니다. 3시리즈 GT는 5시리즈 그란 투리스모(이하 5시리즈 GT)의 ‘3시리즈 버전’이나 다름없다. 5시리즈 GT처럼 ‘휠베이스 확장’과 ‘해치도어’로 실내와 짐 공간을 확연하게 넓혔다. 5시리즈 세단이 5시리즈 GT로 진화할 때의 과정도 그대로 따랐다.
따라서 앞모습이 3시리즈 세단과 큰 차이 없다. 살짝 두툼해진 차체에 맞게 비율만 다듬었다. 옆모습과 뒷모습도 마찬가지다. 5시리즈 GT의 공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지붕 라인이 판박이다. 완만하게 떨어뜨린 C필러에 해치도어를 어울렸다. 그러나 5시리즈 GT보단 한결 매끈하다. 몸집을 과도하게 부풀리지 않아서다. 어깨선도 낮고 트렁크 리드의 군살도 쏙 뺐다. BMW가 ‘쿠페 스타일’이라는 단어를 자신 있게 붙일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도어 역시 창틀 없는 ‘프레임 리스’ 타입이다.
하지만 3시리즈 세단에 비해선 몸집이 꽤 크다. 지붕이 79㎜나 높다. 그래서 BMW는 공기 역학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앞 범퍼엔 ‘에어 스커들’, 앞 펜더엔 ‘에어 브리더’라는 구멍을 냈다. ‘맞바람’에 유연하게 대처해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다. 꽁무니엔 BMW 브랜드 최초로 액티브 스포일러도 달았다. 시속 110㎞가 되면 스르르 올라와 꽁무니의 움직임을 다잡는다. 3시리즈 GT의 공기저항계수는 cd 0.28이다.
길이는 세단에 비해 200㎜ 길다. 이중 110㎜는 실내 공간 크기를 결정짓는 차축 안쪽에 담았다. 그 결과 휠베이스가 5시리즈 세단에 육박하는 2,920㎜로 늘어났다. 피부에 와 닿는 차이는 뒷좌석 무릎 공간이다. 3시리즈 세단에 비해 72㎜나 넉넉하다. 이젠 승차정원 5명을 다 채워도 부담 없을 정도다. 넓은 공간에서 오는 여유로운 분위기도 빼 놓을 수 없다. 세단과 같은 구성의 실내지만, 한 급 위 차종에 오른 기분이 든다.
짐 공간은 평소 520L. 세단은 물론, 왜건 버전인 투어링 보다도 크다. 심지어 뒷좌석 등받이를 모두 접을 경우에도 투어링 보다 크다. 100L나 큰 1600L로 늘어난다. 짐 공간 바닥에도 수납함이 있고 등받이는 40:20:40으로 나뉘어 접힌다. 한편, 트렁크는 버튼으로 작동하는 전동식이다. ‘럭셔리’ 사양은 뒤 범퍼 밑에 발을 넣으면 자동으로 열리는 ‘컴포트 액세스’를 기본으로 단다.
국내에 출시되는 모델은 3시리즈 GT 20d 한가지로 옵션에 따라 기본형과 럭셔리로 나뉜다. 파워트레인은 320d 세단과 같다. 최고 184마력, 38.8㎏·m의 힘을 내는 직렬 4기통 2.0L 디젤 터보엔진에 8단 자동 변속기를 어울렸다. 세단보다 무게가 220㎏이나 늘었지만, 가속 성능과 연비에는 큰 차이 없다. ‘제로백’을 7.9초 만에 끊고 16.2㎞/L의 연비를 낸다. 최고속도는 시속 226㎞다.
거동은 역시 BMW다. 세단과는 사뭇 다른 운전재미가 담겨있다. 속도에 살을 붙여 나가는 과정이 한결 안정적이다. 넉넉해진 휠베이스 덕분에 앞뒤로 까딱대는 증상이 사라졌다. 물론 승차감도 한층 더 부드럽다. 꽁무니가 따라붙는 감각엔 간극이 생겼지만, 코너에서의 한계도 높아졌다. 고속에서의 움직임도 확연하게 달라졌다. 최고 속도까지 밀어 붙여도 심리적인 안정감이 매우 높다.
5시리즈 GT는 ‘스타일’을 논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었다. 몸집이 지나치게 거대했다. 하지만 3시리즈 GT는 달랐다. 늘씬한 스타일과 넓은 공간, BMW 고유의 운전재미가 모두 담겨있었다. 한편, 이날 BMW 코리아는 뉴 3시리즈 그란 투리스모의 사전 계약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정식 출시는 7월 1일로 예정되어 있다. 가격은 기본형 5,430만 원, 럭셔리 6,050만 원이다.
글 류민 기자 | 사진 BMW, 류민 기자 <차보다 빠른 검색 모토야 www.motoya.co.kr>
첫댓글 아 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