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뉴스 [제95회 총회결산] 이·모·저·모 (10월 4일자 기독신문 인터넷판)

[담백한 민경태]

특별위원회 남발은 곤란

▲…지난 94회기 총회에서는 특별위원회가 무려 27개나 활동. 총회실행위원회나 선관위, 이만교회운동본부와 같은 상설 위원회를 제외하더라도 너무 많은 특별위원회가 조직됐다는 평가를 받아. 더욱이 많은 특별위원회들이 위원회 활동 상설 또는 연장을 청원하는 사례가 이어져 눈살.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관련 상비부를 통해 처리해 행정적 재정적 인적 비용을 줄이는 생산적인 총회가 되길 기대.

또 한 번의 구슬뽑기 시도

▲…금번 총회 임원선거에서는 제비뽑기 과정에 또 한 번의 구슬선택 과정이 가미. 바로 후보자들이 자신의 구슬봉투를 먼저 고를 수 있는 순번을 정하기 위해, 먼저 각각의 숫자가 적힌 구슬을 뽑는 절차였는데. 이는 그 동안 제비뽑기 선거에서 낙선한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부정의혹이 적잖이 제기되었던 바, 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알려져. 제비뽑기를 통해서도 공정성 시비를 잠재우지 못하는 현실이 조금은 서글퍼.

‘갈 지자’ 행보의 총회

▲…제95회 총회의 특징 중 하나가 재론으로 종전의 결의가 뒤집어 지는 ‘갈 지자’였다는 점. 가장 큰 관심사였던 선거제도 개선안이 ‘수정된 직선제’로 결의됐다가 막판에 부결돼. 총신 인재양성기금도 ‘환원’을 결의했다가 다음 날 전체 내용을 삭제하기도. 부천노회도 설립이 무효화 됐다가 막판에는 살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등 혼선이 가득해.

	▲ “지키고, 지키고” 민감한 안건마다 어김없이 총회장을 호위하며 눈질을 끈 ‘단상사수팀’과 흠석사찰.

호위팀 “단상을 사수하라”

▲…광주중앙교회, 총회선거제도, 경기노회·경원노회 갈등 등 민감한 이슈가 등장할 때 마다 10여명의 ‘단상사수팀’이 총회장을 호위하여 눈길을 끌었는데. 한서노회 ‘단상사수팀’은 총대들이 서로 발언하겠다고 마이크 쟁탈전이 벌어질 때 마다 어김없이 나타나 단상주변을 에워싸고 사회를 보던 총회장을 엄호하는데 최선을 다해. 원만한 진행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하지만 총회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유독 ‘사과’ 많았던 총회

▲…이번 총회는 유난히 사과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될 듯. 감사부 보고에서 결의된 총신 인재양성기금 환수 조치 결의와 관련해 총회의 화합차원에서 당시 총회장이었던 최병남 목사가 미숙한 처신으로 불편을 끼쳤다는 사과발언으로 모든 문제를 덮는가 하면, 지난 93회기 불법특별위원활동조사처리위원회 보고 이후 관련자들이 총회 현장 결의로 사과하면서 일단락 시켜. 총회 파회 직전 김삼봉 총회장도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총대들에게 회무처리 중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너그러이 이해해 달라며 용서를 구해.

그가 야유 받은 이유

▲…제95회 총회를 축하하기 위해 여러 교단과 연합기관에서 축하 인사를 했는데, 기독교TV(CTS) 구본홍 사장은 인사를 하고도 총대들의 야유를 받아. 구 사장은 총회를 장자교단으로 추켜세우며 칭찬하다가, 점점 CTS의 재정투명성을 강조하는 등 인사말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는데. 이유는 CTS 비리를 조사하라는 헌의안이 상정됐기 때문. 외부인사에게 야유를 한 것은 실례지만, 인사하는 시간을 빌어 변호하려던 구 사장의 자세도 문제.

“책임 반드시 물어야 한다”

▲…한국찬송가공회법인화문제처리위원회 보고시간에 서기 박춘근 목사는 별지 보고서까지 만들어 찬송가공회의 문제점과 예장출판사의 출판권 문제 등을 자세히 밝혀. 특히 박 목사는 총회 소속 인사들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이들이 그동안 찬송가공회에 들어가서 어떻게 교단과 총회 결의에 반하는 일을 했는지 설명. 잘못한 인사들의 이름을 직접 거론한 이유는 “(총회에 반하는) 이런 일이 시정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난다. 우리는 이것을 알고 바로잡아야 한다.”

한시간 반동안 103개 처리

▲…제95회 총회 파회를 목전에 둔 10월 1일 오전 11시 30분. 파회 예정 시간은 12시였지만, 이때까지 정치부 완전보고가 진행되지 못해. 장소 사용 문제로 총회장은 결국 오후 1시까지만 회무 시간 연장을 선포하고 이후 일사천리로 정치부 보고가 이어져. 1시간 30분 동안 처리한 안건이 무려 103개로, 평균 52초 당 안건 한 개씩 처리한 셈. 논의할 안건이 많아져 총회 일정을 5일로 늘렸는데, 도대체 며칠 동안 총회를 해야 모든 안건을 제대로 토의할 수 있는지. 총회 일정이 짧은 건지, 회무 방식이 잘못된 건지.